이 세계가 나의 집이 아니라는 막막함, 그러나 이 세계를 뛰어넘을 수 없다는 절망감. 길은 어디에나 있었지만, 그 어느 것도 나를 위한 길은 아니었다. 집을 갖지 못한 자의 구름 같은 떠돌에 자유라는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한낱 위안일 뿐이다. 나는 내가 이 세계의 변두리를 한없이 배회하기만할 것이라는 불온한 예감에 일찌감치 사로잡혀 버렸다.
모든 금령이 신성한 것은, 그것들이 징벌의 공포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두려움을 유발하지 않는 법은 신성으로부터 멀다. 신성은 어디 있는가. 두려움 속에 있다 . 아니, 두려움에 대한 예감 속에 있다. 그런데 그것은 왜 두려운가. 금지된 것은 사람을 끈다. 그것이 이유이다. 금령은 권고가 아니라 유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