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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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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침묵이 계속된다. 나는 말을 하고 싶어져서, 말을 하 지 않을 수 없게 된다. 나는 그에게 말을 걸고 이렇게 말한다. 「이봐, 전우, 나는 자네를 죽이고 싶지 않았어. 자네가 이 곳에 또다시 뛰어든다 하더라도 자네가 얌전히만 있으면 자 네를 죽이지 않을 거야. 자네는 전에 나에게 하나의 관념이 자내 머릿속에 살아 있다가 결단을 하게 만든 하나의 연상 에 불과했어. 내가 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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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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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도대체 왜 전쟁이란 게 있는 거지?」 차덴이 묻 는다. 카친스키는 어깨를 추스른다. 「전쟁으로 분명 득을 보는 사람이 있는 거지.」 「뭐, 나는 그렇지 않은데.」 차덴이 히죽히죽 웃으며 말한다. 「물론 너는 아니지. 여기에는 아무도 그런 사람이 없지.」 「그럼 대체 누가 득을 본다는 거야?」 차덴이 집요하게 묻는다.「황제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것 같은데. 황제에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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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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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명령으로 이 조용한 사람들이 우리의 적이 되었다. 하나의 명령으로 이들이 우리의 친구로 변할 수도 있으리라. 우리가 모르는 몇몇 사람들이 어딘가의 탁자에서 어떤 서류에 서명했다. 그리하여 몇 년 동안 우리의 최고의 목적 은 평상시 같으면 세상의 멸시를 받고, 최고형을 받을 일을 하는 것이다. 누가 이곳에 와서 어린이 같은 얼굴과 사도 같 은 수염을 지닌 이 조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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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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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나는 이런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과 같은 전시에 우리 마음속에 돌멩이처럼 가라앉아 있는 모든 것이 전후에 는 다시 깨어난 다음 비로소 생과 사의 대결을 시작하는 것 이다.   여기 일선에서 보낸 나날들, 주들, 해들이 또다시 돌아올 것이고, 그러면 우리의 죽은 전우들은 다시 살아나 우리와 함께 진군할 것이다. 우리들의 머리는 맑아질 거고, 우리는 목표를 가지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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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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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는 여행객처럼 청춘의 풍경 속을 이리저리 돌아다닐지도 모른다. 우리는 사실들에 의해 불타 버린 상태에 있다. 우리는 장사꾼처럼 차이점들을 알고 있고, 도살자처럼 필연성을 알고 있다. 우리는 더 이상 아무런 근심 없이 지낼 수 없는데도, 끔찍할 정도로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살고 있다. 우리가 존재하고는 있지만 과연 살고 있는 걸까?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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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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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에 맞는 것도 우연이듯이 내가 살아 있는 것도 마찬 가지로 우연이다. 포탄으로부터 안전한 엄폐부에서도 나는 당할 수 있다. 그리고 엄폐물이 없는 전쟁터에서 열 시간 동 안 포탄이 비 오듯 쏟아져도 상처 하나 없이 무사할 수 있다. 어떤 군인이든 온갖 우연을 통해서만이 목숨을 부지할 수 있다. 그리고 군인이면 모두 이런 우연을 믿고 신뢰하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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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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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트는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밝힌다. 「전쟁이 우리 모두의 희망을 앗아 가버렸어.」   사실 그의 말이 옳다. 우리는 이제 더는 청년이 아니다. 우 리에겐 세상을 상대로 싸울 의지가 없어졌다. 우리는 도피자 들이다. 우리 자신으로부터, 우리의 삶으로부터 도피하고 있다. 열여덟 살이 되었을 때 우리는 세상과 현존재를 사랑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것에 대고 총을 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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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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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유탄이 터지는 소리를 들었을 때 우리 존재의 일부가 일순간 수천 년 전으로 되돌아간 느낌을 받게 된다. 이는 우리 내부에 깨어 있다가 우리를 인도해 주고 보호해 주는 동물적 본능이다. 그런 본능이 있는지 우리가 의식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우리의 의식보다 훨씬 더 빠르고, 훨씬 더 확 실하며, 훨씬 더 믿을 만하다. 이를 말로 뭐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 우린 아무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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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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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프가 웃으며 말했다. 「우린 강철 같은 청춘이래.」 우리 셋은 모두 화가 나 웃는다. 크로프는 욕을 퍼붓는다. 그는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기분이 좋다.    그래, 그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 수없이 많 은 칸토레크 같은 사람들은!  강철 같은 청춘. 청춘이라! 우리는 모두 채 스무 살도 되 지 않았다. 그러나 어리다고? 청춘이라고? 그건 다 오래전 의일이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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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벰이 죽은 것이 칸토레크 선생 탓이라고는 할수없 다. 이런 것을 그의 탓으로 돌린다면 대체 세상에 죄를 뒤집 어쓰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세상에는 칸토레크 같은 사람이 얼마든지 많이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에게 편리한 방식으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런데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리가 사는 세상이 파멸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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