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큰 눈망울은 깊고 검었다. 너무깊어서 까마득히 가라앉은 우물처럼 보였다. 그 깊고 어두운 심연 속, 퍼렇게 타는 불덩이 하나를 그는 얼핏 보았다. 어쩌면 환각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작고 푸른 발광체는 그의 영혼가장 깊숙한 어둠 속에, 이 순간에도 또렷하게 박혀 있었다.
어미는 그들의 눈빛과 웃음, 체온과 숨결을 이 세상에서 기억하는 유일한 존재였다. 이제 죽음은 그녀의 코앞에 와 있다. 그녀의 숨이 멎는 순간, 두 아들이 이 세상에 머물렀던 흔적도 함께 영원히 사라지리라. 노파는 그것이 못내 서럽고 억울했던 것일까. 아니면 눈을 감기 전, 이승에서의 마지막 작별을 그들과 나누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불현듯 당신은 가슴이 먹먹해옴을 느낀다.
"여보, 나는 다음 세상에선 절대로 사람으로는 태어나지 않을테요. 나무로, 풀 한 포기로, 꽃 하나로 그렇게 피어났다 사라지고 싶소. 이 세상의 어느 후미진 들판이나 골짜기에 한 알 풀씨로 아무렇게나 떨어져서,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햇빛과 바람, 비와 눈보라를 맞으며 그렇게 잠시 피었다가 사라지고 싶소.당신도….… 나는,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