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죽음이 한번 뚫고 나간 삶의 구멍들은 어떤 노력으로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차라리 그 사라진 부분을 오랫동안 들여 다보아 익숙해지는 편이 낫다는 것을 그때 나는 몰랐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그것으로부터 떨어져나오기 위해 달아나고, 실제로 까마 득히 떨어져서 평생을 살아간다 해도, 뚫고 나간 자리는 여전히 뚫려 있으리란 것을, 다시는 감쪽같이 오므라들 수
삶이 제공하는 당근과 채찍에 철저히 회유되고 협박당한 사람의 얼 굴로 어머니는 작은 방에서 늙어가고 있었다. 따뜻한 아랫목에서 어 머니의 살비늘 냄새를 맡고 있으면, 그녀에게 삶이 폭력이었다는 느 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그녀는 어떤 희망에 그토록 교묘하게 회유당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