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생각했다. 도살장 같아. 아니 도살장보다 못해. 도살장은 더 질서 정연하지. 동물들은 가지런하게 절단되고 피를 흘리고 내장이 제거돼. 하지만 여기서 인간들은 갈가리 찢어지고 뭉개지고 해체되고 그슬려지고 구워져.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
“그냥 놔둬요. 다 타도록.”

“왜? 아직 시간이 있는데.”

“그냥 타도록 내버려 둬요. 그러면 모든 게 끝나 버릴 테니까. 그게 맞아요.”

“무엇이 끝나지?”

“과거가. 과거는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어요. 우리에게 짐만 될 뿐이에요. 좋았던 것도 마찬가지예요. 우린 모든 걸 새로 시작해야 해요. 과거는 이미 무너졌어요. 우린 돌아갈 수 없어요.”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
“어제까지만 해도 절대로 헤어질 수 없다고 믿었던 것들과 헤어지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정말 놀라워요.”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
엘리자베스의 방에서도 화염이 솟구쳤다. 그리고 이어서 천장이 무너졌다. “이제 가요.” 엘리자베스가 말했다.

그래버는 창을 올려다보았다. “좋은 날이었어. 정말 최고의 날이었어. 이제 가자.” 그가 말했다.

엘리자베스의 얼굴이 화염으로 붉게 빛났다.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
그래버는 맞은편에서 다가오는 사람들을 보았다. 갑자기 그들이 이전과 달라 보였다. 각자 자신의 운명을 지고 있는 것이다. 아무것도 가진 게 없을 때는 판단을 내리고 용감해지는 것이 쉽다. 그러나 무언가를 가지게 되면 세상은 달라 보인다. 더 쉬워질 수도 더 어려워질 수도 있으며 때로는 거의 불가능해질 수도 있다. 용감해지는 것은 언제든 가능했지만, 이제 그것은 다른 모습이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
! 그런데 넌 결혼한 지 얼마나 된 거야?”

“오 일째야.”

공습 경비원이 갑자기 씩 웃었다. “왜 진작 그 말을 하지 않았어? 그렇다면 얘기가 다른데.”

그래버는 발길을 돌리며 생각했다. 나는 나를 지탱해 줄 무언가를 가지려고 했어. 하지만 그것을 가지게 되면 그것이 오히려 나를 두 곱이나 고통스럽게 한다는 점은 몰랐던 거야.

?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
그래버는 생각했다. 여기서의 전쟁은 또 달라. 일선에서는 각자가 자신만 보살피면 돼. 같은 중대에 형제라도 있다면 그만큼 신경을 쓰면 되고. 하지만 여기서는 누구든지 가족이 있어. 그리고 누가 총을 맞을지도 몰라. 누구든 같이 당하는 거야. 그러니 곱, 세 곱, 아니 열 곱으로 힘든 전쟁이야. 그는 다섯 살짜리 여자애의 시체가 떠올랐다. 자신이 보았던 수많은 시체들, 그리고 부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
그들은 말없이 앉아 있었다. 너무도 고요했다. 고요함이 밤의 평화로운 음성과 더불어 천천히 생기를 얻었다. 밤의 음성은 밤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밤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숲의 호흡과도 같은 나지막한 바람, 부엉이의 울음, 풀밭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 구름과 빛의 끝없는 유희가 고요함과 함께했다. 고요함은 힘을 얻어 깨어나 모든 것을 둘러싸고 모든 것 속으로 들어갔다. 모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
그래버는 아르마냑을 잔에 절반쯤 따랐다. 아르마냑은 잔 안에서 마치 액체 상태인 호박(琥珀)처럼 빛을 발했다. 그는 엘리자베스에게 잔을 내밀었다. “한잔 마셔.” 그가 말했다.

그녀는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잔을 돌려주었다. “다 비우지 그래.” 그가 말했다. “술 마시기 좋은 날이야. 자, 그 무언가를 위해서, 우리의 저주받은 인생을 위해서 혹은 우리가 아직 살아 있는 것을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
“우리는 빛을 받았고, 빛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 주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빛을 죽였고, 우리는 다시 동굴 속에 살게 된 거에요.” 엘리자베스가 흥분해서 말했다.

빛이 과연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었을까, 하고 그래버는 생각했다. 너무 과장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의 말이 옳을지도 모른다. 동물은 빛을 가지고 있지 않다. 빛도 불도 그리고 폭탄도 가지고 있
YES마니아 : 로얄 m********e 2026.06.10. 신고 공감0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