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흥미로운 내용은 이미 익숙한 개념과 책에 담긴 개념의 교차 비교 과정에서 확인된다. 독서는 내가 가진 개념과 저자의 개념이 편집되는 에디톨로지 과정이다. 그래야만 저자의 생각이 내 생각의 일부가 된다. 우리는 저자의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위해 책을 읽는 것이 절대
여기서 헷갈리지 말아야 할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다. 카드 편집을 통해 새로운 이론 구성이 가능하려면 편집할 수 있는 카드가 아주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편집의 재료가 많아야 한다는 뜻이다. 고작해야 카드 몇 장으로 아무리 뒤섞어봐야 거기서 거기다. 제한된 카드로 잔머리 굴리며 자꾸 뒤섞어 내놓는 행위를 전문용어로 ‘순 구라’라고 한다.
그러나 ‘창조는 편집이다’라는 에디톨로지의 핵심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편집’은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창조 방법론’이다. 독어로 ‘행위가능성Handlungsmoglichkeit’이라는 개념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다. 인간이 가장 즐거울 때는 ‘주체적’이고 ‘목표지향적’인 행위를 할 때다. 그리고 이 같은 행위의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행복해진다. 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