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세계의 끝은 멀리 있지 않아.”“그럴까요?”“그렇고말고. 세계의 끝은 밖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아버지는 생각한단다. 웜홀도 그렇지 않을까? 너랑 아빠 사이에 있는 이 테이블 위에 실은 웜홀이 이미 출현했을지도 몰라. 그건 정말로 한순간의 일이라서 우리한테 안 보이는 것뿐일 수도 있어.”나는 커피잔을 봤다. 그리고 잔 옆에서 다른 우주로 통
하늘을 나는 캔은 더욱 봉긋하게 부풀었지만 터지지는 않았다. 회전을 계속하면서 솟구칠 만큼 솟구친 후 방향을 바꾸어 서서히 내려왔다. 그러면서 캔은 점점 더 커지고 끝이 둥글어지는가 싶더니 부리가 만들어지고 이내 파닥파닥 날갯짓을 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캔은 버스터미널의 중앙에 착륙해 뒹굴뒹굴 구르더니 뒤뚱 하고 일어났다.굽질리듯이 일어선 콜라 캔은 이미 콜라 캔이
아버지는 나에게 문제 푸는 법을 가르쳐줄 때 세 가지 도움이 되는 생각을 가르쳐줬다. 나는 그것들을 노트 표지 뒷면에 써서 언제라도 볼 수 있게 해놓았다. 그건 수학 같은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된다.△ 문제를 작은 문제들로 쪼갠다.△ 다른 각도에서 문제를 바라본다.△ 닮은 문제를 찾는다.나는 펭귄 하이웨이 연구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했다. ‘누나’와 ‘펭귄’
내가 치과에 다니는 이유는 내 뇌가 무척 활발하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나의 뇌는 에너지를 많이 쓴다. 뇌의 에너지원은 당분이다. 집에서 먹는 간식만으로는 내 뇌가 필요로 하는 당분을 감당할 수 없어서 나는 내 예산에 간식비를 두고 독자적으로 에너지를 비축한다. 그러다 보니 그만 단 과자를 많이 먹게 된다. #리딩런
다른 사람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지만 어제의 나 자신에게 지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하루하루 세계에 대해 배워나가면 나는 어제보다 조금씩 훌륭해진다. 내가 어른이 될 때까지는 아직 긴 시간이 남아 있다. 오늘 계산해보니 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3000하고도 888일이 남아 있다. 그러면 나는 3000하고도 888일을 나날이 훌륭해지는 거다. 그날이 왔을 때 내가 얼마나 훌
나는 머리가 매우 좋은 데다가 공부도 열심히 한다. 크면 분명 훌륭한 사람이 될 거다.나는 초등학교 4학년밖에 안 됐지만 벌써 어른에 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매일 착실히 노트에 많은 것을 기록하고 책도 많이 읽기 때문이다. 나는 알고 싶은 것이 많다. 우주에 대해서도 알고 싶고 생물이나 바다나 로봇에도 관심이 있다. 역사도 좋아하고 훌륭한 사람의 전기 같은 것
“그러니까, 예를 들어 내가 우치다가 죽는 걸 봤다 하더라도 그게 정말로 우치다 본인에게도 죽음인지 아닌지는, 나로서는 알 수 없다는 거구나? 그건 증명할 수 없어.” “그래. 맞아! 바로 그거야!” 나는 팔짱을 끼고 생각에 잠겼다. 무척 신기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건 너만이 아니라 나한테도 해당되는 거네.” “우리는 그 누구도 죽
전철에서 나는 누나에게 여러 가지에 대해 얘기해줄 생각이다. 어떻게 펭귄 하이웨이를 달렸는지, 누나와 헤어진 후 내가 탐험한 장소와 내가 만난 사람들, 내가 눈을 본 것들, 내가 스스로 생각한 모든 것들. 그래서 누나를 다시 만나는 그 순간까지 내가 어떻게 얼마만큼이나 어른이 됐나 하는 것.그리고 내가 얼마나 누나를 좋아했나 하는 것.얼마만큼, 다시 만나고 싶어 했나 하는 것
아버지는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세계의 끝은 멀리 있지 않아.” “그럴까요?” “그렇고말고. 세계의 끝은 밖에만 있는 게 아니라고 아버지는 생각한단다. 웜홀도 그렇지 않을까? 너랑 아빠 사이에 있는 이 테이블 위에 실은 웜홀이 이미 출현했을지도 몰라. 그건 정말로 한순간의 일이라서 우리한테 안 보이는 것뿐일 수도 있어.” 나는 커피잔을 봤다. 그리고 잔 옆에서 다른 우주로
하늘을 나는 캔은 더욱 봉긋하게 부풀었지만 터지지는 않았다. 회전을 계속하면서 솟구칠 만큼 솟구친 후 방향을 바꾸어 서서히 내려왔다. 그러면서 캔은 점점 더 커지고 끝이 둥글어지는가 싶더니 부리가 만들어지고 이내 파닥파닥 날갯짓을 하는 것이었다. 드디어 캔은 버스터미널의 중앙에 착륙해 뒹굴뒹굴 구르더니 뒤뚱 하고 일어났다.굽질리듯이 일어선 콜라 캔은 이미 콜라 캔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