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p.2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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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동물원 중에 진짜로 이익을 내기 위해 운영되는 곳은 많지 않다. 원래 동물원이 만들어진 목적은 무분별한 도시 개발을 막기 위 한 것이다. 그래서 대개 왕립, 국립, 시립이라는 이름을 달고 공공의 목적을 위해 운영된다. 더구나 동물원이 단순히 동물 전시를 위주로 하여 시민들이 눈요기만 하고 돌아가는 곳으로 기능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요즈음엔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는
w******l 2026.05.25.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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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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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에게는 겨울잠을 자는 이유가 또 있다. 바로 번식이다. 대부분의 동물은 추위를 피해 겨울에 새끼를 낳지 않지만 곰은 오히려 겨울잠에 들어가서야 새끼를 낳는다. 보통 500그램도 채 안 되는 아주 작은 새끼를 세 마리 정도 낳는데 몸무게가 어미의 1/1000 수준인 새끼들은 반쯤 잠든 어미 품속에서 따뜻하고 안락하게 겨울을 보낸 다. 동물원의 곰은 겨울잠은 자지 않아도 겨울에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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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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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식 동물은 마취시키기가 까다롭다. 특히 서너 개의 위로 구성된 반추위를 가진 초식 동물들이 그렇다. 이런 동물들은 위가 커다란 발효 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어서 이 발효 공장이 잠시라도 가동을 멈 추면 바로 반추위에 가스가 차는 고창증이란 무서운 병으로 이어진 다. 또한 과식한 상태에서 마취되거나 마취 후에 쓰러진 자세가 불안 하면 이 거대한 통에 담겨 있던 내용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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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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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는 계절별, 암수별 그리고 임신 여부 같은 생리 상태까지 면밀 히 고려해서 실시해야 하건만 여러 번 경험해 보았다는 이유로 체중 으로만 용량을 결정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전에 내가 마취시켜 본사 슴은 모두 수사슴이었다. 주로 뿔을 자르기 위해 마취시키다 보니 자 연스레 뿔이 없는 암사슴은 마취시킬 기회가 없었다. 사고를 친 다음 에야 문헌을 살펴보니 겨울철의 암컷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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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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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나 멧돼지는 뱀에 물려도 잘 독이 퍼지지 않는 동물들인지라 마취제도 쉽게 듣지 않는다. 아주 비싸고 특이한 마취제를 써야만 겨 우 마취가 된다. 그래서 이때도 한 번에 10만 원가량을 들여서 조심스레 마취제를 쏘았다. 그런데 5분 정도 지나면 쓰러져야 할 곰이 비틀 거리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겨울을 지낸 뒤여서 몸에 생긴 생리 변화가 마취 효과를 반감시키는 모양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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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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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에서도 프렌치 키스 치료법을 종종 사용한다. 한번은 우리 동물원의 새끼 염소가 태반을 둘러쓰고 태어나는 바람에 양수를 들이 켜서 입만 벙긋거리고 있던 적이 있다. 그걸 보고는 이것 저것 잴 겨를 없이 즉시 염소의 코를 입에 넣고 힘껏 양수를 빨아올렸다. 양수의 짭짜름한 맛과 비린내가 입안에 확 몰려 들어왔다. 입을 막고 있던 양수를 빨아내 주자 새끼는 기운을 차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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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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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책에서 힌트를 얻다
동물들을 치료할 때 한의학 지식들이 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수의사 와 한의학이라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전통 수의학은 한의학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 치며 전통 수의학의 맥이 끊어지기는 했지만 최근 몇몇 뜻있는 사람 들이 수의 침구학과 수의 한의학의 부흥을 주창하면서 새롭게 태동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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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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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약의 발전은 사람 약의 발전을 그대로 따라간다. 하지만 그 속도는 사람 약보다 느리다. 개발 과정에서는 동물 실험을 먼저 거치면 서 정작 동물 약은 사람 약 다음에 만들어지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그마저도 개발하는 곳이 주로 바이엘, 화이자 등 몇몇 다국적 제약 회사 에 한정되어 있다. 동물 복지 차원에서 좀 더 많은 연구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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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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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가 신비롭게 느껴질 때도 있었다. 봄이면 축사 안에 똥 냄새 대신 더덕 향기가 진동했다. 강원도에는 유난히 더덕이 많은데 젖소들 이 방목지에 나가면 꼭 물오른 더덕을 찾아서 먹고 오는 모양이었다. 또 늦가을 무렵에는 젖소들이 방목지에만 가면 일제히 숲 속으로 들어갔다. 도대체 숲에 뭐가 있기에 저러나 싶어서 따라가 보았더니 여기저기서 우두둑우두둑 하는 소리가 들려왔
w******l 2026.05.23. 신고 공감0 댓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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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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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서로 얼굴을 익힌 지 두 주 뒤에 이 둘의 합방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손에 물총과 폭죽을 들고 한 우리에서 만남을 성사시켰다. 혹시라도 싸움이 일어나면 폭죽을 터뜨리거나 물총을 쏘아서 둘을 떨어 뜨려 놓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행히 토토(암컷원숭이)와 대원이(수컷침팬지)는 쭈뼛쭈뼛해하긴 했지만 딱히 싫은 티를 내지는 않았다. 폭죽도 물총도 필요 없었다. 오히려 폭
w******l 2026.05.23. 신고 공감0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