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한 줄기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쳐 수천 장의 노란 시카모어 낙엽이 생명줄을 놓치고 온 하늘에 흐드러져 떨어지기 시작했다. 가을의 낙엽은 추락하지 않는다. 비상한다. 시간을 타고 정처 없이 헤맨다. 잎사귀가 날아오를 단 한 번의 기회다. 낙엽은 빛을 반사하며 돌풍을 타고 소용돌이치고 미끄러지고 파닥거렸다.
카야는 한 발 한 발 다리를 옮겨 휘몰아치는 바다로 걸어 들어가는 상상을 했다. 파도 아래 깊이 가라앉으면, 연푸른 바다에 풀린 검은 수채물감처럼 머리카락이 떠오르고, 긴 손가락과 팔이 후광을 받아 빛나는 수면을 향해 치켜들겠지. 탈출의 꿈은, 심지어 죽음이라 해도, 언제나 빛을 향해 떠올랐다. 마침내 카야의 몸이 바닥으로 가라앉아 시커먼 침묵 속에 가만히 자리 잡으면, 그
재갈매기 부리의 붉은 반점은 단순히 장식이 아니다. 새끼들이 부리의 그 붉은 점을 콕콕 쪼아야만 부모가 잡아온 먹이를 내어준다. 붉은 반점이 더러워지거나 안 보여서 새끼들이 쪼지 못하면 부모는 밥을 주지 않고 새끼를 죽게 내버려둔다. 자연에서도 부모 노릇은 생각보다 애매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