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들은 부석사에서 공부하고 떠났지 머물지 않았다. 결국 부석사는 일시의 수도처는 될 망정 상주처로는 적당하지 않다는 셈이다. 하기야 이렇게 호방한 기상의 주거공간 속에서는 깊고 그윽한 진리의 토색이 거추장스럽고 쩨쩨하게 느껴질지도 모를 일이다. 집이란 언제나 거기에 알맞은 사용자가 있는 법이니 의상 같은 스케일이 아니고서는 감당키 어려웠을 것이다.
이 우화궁의 기둥마다 달려 있는 주련 중에 진묵대사의 시는 그 시적 이미지가 모르긴몰라도 세상에서 가장 스케일이 클 것이다.하늘은 이불, 땅은요, 산은 베개달은 촛불, 구름은 병풍, 바다는 술독크게 취해 거연히 춤을 추고 싶어지는데장삼자락이 곤륜산(히말라야)에 걸릴까 걱정이 되네天衾地褥山爲枕月燭雲?海作樽大醉遽然仍起舞却嫌長袖掛崑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