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쥘 수 있는 많은 것들 중에, 소설을 선택해준 당신에게 내 미약한 응원과 용기를 보낸다. 그 덕분에 나는 오래 쓸 수 있는 방향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감사하고 감사한 일이라고, 우리가 온전히 차지할 수 있는 이 영역을 포기하지 말자고 적어둔다. 쓰는 일에, 그렇게 해서 당신을 만나는 일에 나는 어느 때보다 욕심이 생긴다. 그 욕심을 이해해주는 가족과 친구들, 문학동
아주 오랫동안 마음이 상하는 일을 두려워했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인정하지 않고 싶었지만 돌아보면 그것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과일이 물러지듯 자연스러운 일. 상할수록 더 진하고 달콤한 향을 내는 무언가가 있다고 마음이 다치는 과정을 미화할 생각은 없지만 상처를 들여다보는 사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진실, 깨달음, 아름다움, 서글픈 환희를 발견
블로그의 글들을 책으로 묶으려면 더 늘여 써야 했는데 윤은 거기까지는 작업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런 저자들은 많았다. 수집은 목록의 작성이고 애호는 취향의 드러냄인데 그런 걸 전달할 수 있는 글을 쓰기란 어려웠다. 무엇보다 길어지지 않았다. 취향은 물질이 되기 어렵지 않은가. 하지만 책은 물질이고 원고지 매수로 카운트되고 가격으로 치환된다.
진로 이야기를 하면서 선배는 사실 자기는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나는 NGO단체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는데 국화는 난데없이 자기는 이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기는 사람, 부끄러움을 이기는 사람이 되겠다고. 강심장이 되겠다는 뜻이냐고 물었더니 아니 그게 아니고 이기는 사람, 부끄러우면 부끄러운 상태로 그걸 넘어서는 사람, 그렇게 이기는 사람. 정확히 뭘 이기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