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컨대, 코프 교수가 이 고래를 <악마 고래>라고 부른 것은 고래의 행동에 관한 무지에서 나온 것이다. 새끼를 구하기 위해 고래가 포경선과 맞서는 것을 악마 같은 짓으로 규정짓는 게 과연 옳은가?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야비하기 이를 데 없는 관점일 뿐 이다. 내가 조선에서 본 고래는 어떤 면에서는 인간보다도 나았다. 그들 은 바위 같이 생겼고, 귀신같은 몰골을 지녔어도 인
"조선인들은 누가 죽거나, 부부 싸움만 해도 울고불고 난리가 납 니다. 그런데 그들 나라가 일본에 넘어갔는데도 사람들 표정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지요? 선생이 보기엔 왜 그런 것 같소?" "그건 이들을 잘 몰라서 그러는 거요. 이들은 너무 큰 슬픔 앞에선 감정을 억누르는 게 체질화되어 있습니다. 봉건시대 귀족인 양반들 한테 짓눌려 온 게 습성이 된 거지요. 그런데 꾹꾹 눌러 참았
이들에게는 남다른 혹한기 적응법이 있다. 고래 기름은 아무리 추 워도 매서운 바닷바람으로부터 그들의 얼굴과 손 등 밖으로 드러난 신체 부위를 보호해 준다. 또 막일을 하는 조선인 인부들이라면 홍 이 끓이던 그 고래 고기 수프처럼 밸이나 부레 따위를 주워다 끓여도 그들의 위장을 덥히는데 그만한 게 (조선식 <페치카>와 더불어서) 없다. 고래 기름은 사람 몸에 들어가도 굳지
"조선에서 잡은 고래도 일본 고래요. 러시아에서 잡은 고래도 일본 고래네. 고기 1킬로에 5원 30전이오, 고래 기름은 4원 30전 이네. 고래수염 일 킬로에 1원 20전이요, 고래잡이 한세월에 고향은 머네. 어여어여 고래 잡아 고향 가서 떵떵거리며 사세. 로스케 놈들, 중국 놈들, 조선 놈들 다 젖히고 우리 대일본제국의 어부들이 먼저 나가 고래 잡으세...!""조선 고래의 머리는 조선 왕
1912년 초 조선에서 고래를 연구하였던 그 48일 동안 나는 실로 여러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은 것을 알 수 있다. 내 조사는 그해 1월 8일 귀신고래를 해부하는 것을 시작으로 2월 24일에는 마지막으로 참고래를 해부하는 것으로 끝났 다. 전체 수를 밝히자면, 2마리 고래 태아를 비롯하여 23마리 귀신 고래, 3마리 흰긴수염고래, 1마리 참고래(수컷), 3마리 혹등고래(암 컷2, 수컷1), 2
포경 작살은 원래 한번 박히면 빼낼 수 없게 쐐기 모양으로 만들 어졌고, 또 안에서 폭발하도록 고안되었기 때문이다. 이 작살포에 얼마나 많은 바다 생명이 덧없이 죽어갔을까. 아마 고 래 사냥용 작살의 발달 과정만 따로 얘기한다 해도 한 권의 책은 될 성 싶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끼의 처절한 울음은 아무 소용없는 짓이 되었고, 새끼의 절규는 곧 그 어미마저 죽음의 구렁텅이
옛날 한 옛날에 동해 바닷가 어디에 <연오>와 <세오>라는 부부가 살고 있 었다. 그런데 어느 날 연오가 바다에 나가 해초를 따는데, 갑자기 바위가 나 타나 그를 싣고는 먼 일본으로 갔다. 그는 일본에 건너가 왕이 되었다. 남 편이 돌아오지 않자 세오는 날마다 남편을 찾아 나섰다가 남편이 벗어놓은 신발을 발견하곤 가까이 있는 바위에 올랐다. 그랬더니 그 바위도 예전처럼 그녀
"여기 붉은 장미가 피었다!" 나는 이때 처음으로 작살포를 맞은 고래가 피를 뿜어 올리는 것을 고래잡이 선원들은 '붉은 장미가 피었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고래의 피는 사방 10야드 넓이로 번지다가 가장자리로부터 윤곽이 흐려지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신기한 점이라면 이 조선 앞바 다에는 상어 떼가 없는지 고래 피를 맡고도 덤벼드는 놈이 한 마리도 없다는 점이었다.
오늘 잡은 고래(범고래)는 모두 같은 과정과 절차로 해체되었는데, 시간을 재어보니 내장을 발라내는 데에만 평균 2~3시간 걸린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몸통 여러 곳을 절개한 뒤 강력한 권양기를 이용해 지방 을 벗겨내고, 다시 권양기 갈퀴를 이용해 뼈대의 술 지방을 떼어냈 다. 그 뒤에 얇은 조각으로 자른 지방을 뚜껑 없는 용해조 속에 집어 넣고 녹이기 시작했다. 이 작업에도 상
조선 울산 앞 바다에 가면 턱과 입, 지느러미 및 머리통에 온통 따개비가 달라붙은 특이한 생김의 고래가 있다고. 놈의 외형은 마치 떠다니는 바위와 같고, 심지어는 귀신 울음소리를 내는 걸 들은 적도 있다고. 그들은 이 고래를 앞서 말했듯 <꼬꾸>라고 불렀는데, 나는 그 말을 듣 는 순간 등골이 오싹해지며 바로 이 고래야말로 미 캘리포니아 연안 에서 자취를 감춘 바로 그 종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