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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스콜라 철학의 형이상학적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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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자와 본질』은 짧지만, 중세 형이상학의 핵심을 압축한 텍스트다. 철학사에서 ’존재(ens)’와 ’본질(essentia)’의 구별은 단순한 개념 분류를 넘어, 존재의 구조와 신과 인간, 보편자와 개별자의 관계를 가로지르는 사유의 시작점이 된다. 아퀴나스는 이 논문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 보에티우스, 아비센나 등 고대와 아랍 철학의 유산을 정리하면서, 자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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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아퀴나스의 『존재자와 본질』은 짧지만, 중세 형이상학의 핵심을 압축한 텍스트다. 철학사에서 ’존재(ens)’와 ’본질(essentia)’의 구별은 단순한 개념 분류를 넘어, 존재의 구조와 신과 인간, 보편자와 개별자의 관계를 가로지르는 사유의 시작점이 된다. 아퀴나스는 이 논문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 보에티우스, 아비센나 등 고대와 아랍 철학의 유산을 정리하면서, 자신만의 존재론적 입장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특히 ‘존재는 본질과 다르다’는 명제는, 이후 아퀴나스의 전체 신학 체계의 형이상학적 기초가 된다.


이번에 도서출판 길에서 출간된 박승찬 교수의 번역은, 국내 아퀴나스 연구의 깊이를 반영하는 훌륭한 작업이다. 간결하고 명료한 번역, 그리고 본문의 맥락과 사상적 배경을 짚어주는 충실한 해설 덕분에, 이 어려운 고전이 단지 신학자나 철학 전공자만의 텍스트로 남지 않는다. 박 교수는 라틴어 원전의 용어 선택에서 오는 의미 차이, 예컨대 esseessentiaformamateria와 같은 주요 개념들의 미묘한 결을 섬세하게 옮기며, 아퀴나스의 언어가 단지 교의적 체계가 아니라 철학적 사유의 구체적 운동임을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은 것은 책 말미의 해설이다. 단순한 개념 정리나 문맥 해명이 아니라, 『존재자와 본질』을 읽는 독자가 철학적으로 어떤 질문을 품고 읽어야 하는지를 제안하는 철학적 해설이다. 해설은 아퀴나스 철학에서 ‘존재의 유비성’, ‘합성 존재로서의 피조물’, ‘실체와 사고의 구별’ 등이 어떻게 이 논문 안에서 이미 씨앗처럼 제시되고 있는지를 설명하며, 이후 『신학대전』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사유의 밑그림을 그려준다.


『존재자와 본질』은 존재론과 형이상학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에게 하나의 문턱이 되는 책이다. 그리고 박승찬의 번역은 이 고전의 문턱을 단순히 낮추는 것이 아니라, 철학적으로 성실하게 건너게 해주는 발판이 된다. 형이상학적 언어의 난해함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는 질문을 발견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 번역본은 가장 신뢰할 만한 안내자다.

YES마니아 : 로얄 t*******7 2025.07.1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