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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들고 서원 답사하면 좋을 가벼운 책, 서원 건축_최모창(Choi, Mochang)
"한 권 들고 서원 답사하면 좋을 가벼운 책, 서원 건축_최모창(Choi, Mochang)" 내용보기
논어를 계속 읽다가 좀 힘들기도 하고 해서, 얇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 집어 들었다.내가 좋아하는 대원사의 빛깔있는 책들 시리즈 중 - 서원 건축이 책은 서원 건축에 대한 일반론을 설명한 뒤, 서원 건축 순례라고하여 유명 서원 몇 곳을 직접 설명하고 그 특징을 서술해 놓았다. 책을 들고 그 서원에 방문하며 본문과 실제를 살피며 읽으면 참 좋을 부분인데, 그나마도 사진
"한 권 들고 서원 답사하면 좋을 가벼운 책, 서원 건축_최모창(Choi, Mochang)" 내용보기

논어를 계속 읽다가 좀 힘들기도 하고 해서, 얇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 집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대원사의 빛깔있는 책들 시리즈 중 - 서원 건축


이 책은 서원 건축에 대한 일반론을 설명한 뒤, 서원 건축 순례라고하여 유명 서원 몇 곳을 직접 설명하고 그 특징을 서술해 놓았다. 책을 들고 그 서원에 방문하며 본문과 실제를 살피며 읽으면 참 좋을 부분인데, 그나마도 사진 자료가 부족한 곳이 많아 그냥 책만 읽기엔 조금 힘든 면도 있었다.

그래도 한옥 수업을 받고 있는 요즘 많은 도움이 되었다. 참 아는 만큼 보인다고, 어제 글 썼지만 리움 미술관의 한국 건축 예찬전에 걸려있던 도산 서당 사진을 보고도 이 책을 읽은 덕분에, 아! 저게 퇴계 선생이 직접 지었구나, 아! 맞배지붕 집인데 가적지붕과 마루를 덧붙여 늘리는 소박한 처리를 했구나! 하는 등등을 알 수 있었다.  

자! 본문 중 인상적이었던 부분을 이 곳에 옮겨본다.

주세붕은 [죽계지] 서문에서 이렇게 이유를 밝히고 있다. 
"기근이 심함에도 불구하고 서원을 세우는 목적은 교화가 구근보다 급한 것이며, 교화는 반드시 선현을 존숭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하므로 사당을 세우고 서원을 만드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교화란 단순한 교육이 아니라, 성리학적 세계관을 실현하여 향촌 사회를 재조직하는 정치적 행위였다. 선현 존숭이라는 종교적 행위도 궁극적으로는 교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점을 명백히 인식한 주세붕을 단순히 관념론자로 평가할 수만은 없다. 20세기 말 한국이 겪고 있는 경제 위기의 근원이 사회적 철학과 정신의 빈곤에서 비롯한 것과 같이, 모든 현실적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정신의 위기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60년대 보다 몇십 배, 몇백 배 경제적으로 풍족해 졌고, 아마 90년대 보다도 훨씬 풍족해 졌을텐데, 그때와 비교하여 과연 그렇게 경제가 풍족해 진 것만큼 행복해 졌을까? 물론 절대 빈곤 상태에서 행복을 느끼기 힘들다는 것도 사실이지만 현재와 같이 빈곤이 해결된 상황에서, 경제에만 매달려 돈이 좀 더 생긴다고 해서 그것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우리보다 소득이 훨씬 높은 여러 선진국들의 자살률이 매우 높은 것이나, 경제 발전 속도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한 우리의 자살률은 세계 최상위권 수준이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경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우리 선조 주세붕이 지적했듯이 정신을 풍요케 하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사회적 철학과 정신이 빈곤한 지금의 우리 사회 속에서  괴로워 하는 우리에 대한, 각박해지고 극단적으로 흐르는 그 사회에 대한 해결책은 철학과 정신을 풍요케 하는 데서 찾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현실의 우리들은 이러한 근본 해결책은 완전히 외면한 채, 국민을 이끄는 정치인부터, 다음 세대를 길러내는 부모에 이르기까지 모두 돈과 경제만을 서로에게 외치고, 또 어린 아이들에게 주입 시키며 더더욱 이 사회를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천인합일(天人合一) 정신은 이론과 행동, 관념과 현실, 마음과 몸을 일치화하려는 특유의 형이상학으로 발전하였다. 인간 중심의 자연관은 서원의 입지나 구성에서도 잘 드러난다.   
서원 건축의 지리적인 입지 조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원 내에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적 대상 곧 안대(案對)였다. 예를 들어 도동서원은 낙동강 건너 멀리 고령 땅의 산봉우리를 보기 위해 북향을 하고 있다. 북향을 하면 햇빛을 받아들이기도, 바람을 피하기도 매우 불리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안대를 향해 구성축을 정하고 건물들을 배열한다. 그러면서도 중심은 원장이 앉아 있는 강당 건물이 된다. 강당의 왼쪽 곧 서쪽에 있는 재실을 '동재(東齋)'라 부른다. 원장이 바라보는 곳이 무조건 남쪽이 되는데, 자연 방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원장으로 대표되는 주체로서의 인간을 중심으로 방위 체계를 재조직하기 때문이다. 
서원의 외향적 경관 구조 역시 인간 중심의 자연관을 여실히 보여 주는 예이다. 외부에서 서원 건축의 형태를 감상하는 것보다 서원 안에서 보여지는 외부의 경관이 중요하게 된다. 건축적으로 말한다면 내향적 경관 보다는 중심에서 바라보는 외향적인 경관이 중요하다. 자연은 인간의 관념으로 재조직할 때에만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서원 건축은 바깥에서 어떻게 보이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에서 무엇이 보이는가가 중요하다.

 위, 우리 할배할매의 건축 철학을 지금 우리의 삶에 대입하면 아래와 같은 문장이 되지 않을까? 
'남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할까 전전긍긍하며 사는 것 보다,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의 추구.'

남의 얘기하는 것 좋아하고, 또 남의 눈치 보며 살다보니 진짜 자신을 잃어버린 우리들. 과연 내가 남을 위해 살고 있나 나를 위해 살고 있나 돌아볼 필요가 있다.


16세기 중반에 설립되기 시작하여 1871년 흥선대원군의 철폐기까지 300여 년에 걸친 서원 운동은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역사상 설립되었던 서원과 사우의 총수는 900여 개소를 넘었고, 서원 설립과 운영이 절정에 달하였던 18세기 초에는 600여 개소의 서원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었다. 조선 말까지 공교육 기관인 향교가 총 230여 개소였던 것과 비교하면, 사교육 기관인 서원은 3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수효였다.
대원군의 철폐령 이후 사우와 서원들은 역사상 존재하였던 총량의 20분의 1 정도만 살아 남았다. 그나마 존치된 47개소 가운데 20개소는 서원이 아닌 사우였다. 27개소의 서원 가운데 5개소는 북한에 있고 경기, 강원 일대의 6개소는 한국전쟁 등으로 불타 버렸거나 심하게 변형되어 원형을 알 수 없다. 따라서 어느 정도 원형이 보존된 것은 불과 16개소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건축적인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10여 개소에 불과하다.

어제의 경복궁이 우리 근현대사의 질곡을 말해주었 듯, 서원도 비슷한 얘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요즘의 사립학교 / 사립대학이라 할 수 있는 서원이 18세기 600여 개에 달했다고 하니,  그 곳에서 우리 철학을,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법을 공부한 양반들이 엄청 많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우리 문화가 결국은 완전히 단절! 그 곳에서 공부하는 이도 아무도 없지만, 껍데기만 남은 건물도 16개소에 불과하다는 것에 오늘도 안타깝다. 지금을 사는 우리들도 껍데기만 조선 민족. 단군 왕검의 옛 조선시대부터의 우리 할매할매들과의 연관성은 지금 미국인과 우리 사이의 연관성보다 더 작은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원 건축은 양과 질 모든 면에서 조선시대 건축을 대표하는 소중한 건축 분야이다. 조선시대를 유교 사회라 하고 유교 사회의 주도층을 성리학자들이라 한다면 그들이 가장 심혈을 기울였고 그들의 정신이 가장 깊게 투영된 건축이었다. 절검의 정신, 절제와 추상의 정신, 우주와 인간을 일체화시키려고 하였던 옛 지식인들의 거대한 노력들은 물질과 유행과 자본에 찌든 현대 건축에 무한한 교훈과 가능성을 던져 주는 귀중한 건축 자산이다. 
현존 사례가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서원 건축의 일반론이나 발달사를 논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업삳. 오히려 현존하는 소수의 예를 보석과 같이 소중히 다루면서 서원 하나하나의 특징과 개별적인 가치를 살펴보는 것이 의미 있는 자세라 하겠다. 또한 그들 속에 녹아 있는 성리학적인 건축관과 정신의 실체들을 규명해 보는 것 역시 현대적으로도 큰 의의가 있는 작업일 것이다.




아래는 목차

1. 서원, 성리학 그리고 사림파 
2. 성리학적 정신과 서원 건축 
3. 서원 건축의 입지와 배치 형식 
4. 서원의 기능과 건물 
5. 서원 건축의 역사 
6. 서원 건축 순례 
7. 소중한 건축 자산, 서원



f******y 2016.03.3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