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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여러면을 작가의 관점에서 풀어낸 추천 현대시
"인생의 여러면을 작가의 관점에서 풀어낸 추천 현대시" 내용보기
저녁의 너를, 바라보는 '트렁크' 오늘 비가 내린다 울리는 기적소리에 나를 올려 놓고, 이젠 돌아갈 수 있을까? 꽃이 떨어지고, 타이어가 멀어지고, 떨어지는 강가에서 악마의 돌다리에 웅크린 애수가 애수로 흘러간다   김현신 시인의 "애수역에서 트렁크를 열다" 라는 시의 일부이다. 마음을 서글프게하는 슬픈 생각을 애수역이라는 가상의 역으로 표현한 시라고 생각된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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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의 너를, 바라보는

'트렁크'

오늘 비가 내린다 울리는 기적소리에

나를 올려 놓고, 이젠 돌아갈 수 있을까?

꽃이 떨어지고, 타이어가 멀어지고, 떨어지는 강가에서

악마의 돌다리에 웅크린 애수가 애수로 흘러간다

 

김현신 시인의 "애수역에서 트렁크를 열다" 라는 시의 일부이다.

마음을 서글프게하는 슬픈 생각을 애수역이라는 가상의 역으로 표현한 시라고 생각된다. 그 대상이 사랑했던 사람인지 시인을 슬프게 하는 걱정거리인지는 잘 모른다. 슬픔은 눈물을 보이게 하고 눈물을 연상하게 하는 돌다리에 새겨지는 비, 워털루브리지, 안개, 물집에서 진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그 슬픔은 기적이 울리면서 몽타주와 같은 희미함과 함께 애수역이 붉어가듯이 시인의 마음속에 승화된다.

김현신 시인의 시는 현대시이다. 우리가 그동안 읽어온 서정시가 자연의 모습이나 시인의 감정을 언어적인 영감을 활용하여 비유적으로 표현한것이라고 한다면, 현대시는 시인의 감성을 언어를 도구 삼아 무의식의 자아를 기호로 풀어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시적 발화에 사용되는 언어를 이용한 기호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특정한 대상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무의식의 자동적인 표현에 불과하다. 이때 언어는 외부와의 표현 매개체에서 벗어나 개인의 무의식이 드러나는 통로가 된다. 즉, 현대시에서의 언어는 사전적인 의미가 아니라 시인의 내면 세계와 무의식에 의해 발생된 언어 기호일 따름이다.

김현신 시인의 위 시에서 애수역은 실체하는 기차역이 아니고, 기적소리 또한 기차역에서 울리는 실제 기적소리는 아닌것이다. 시의 내용이 문법적 상식을 벗어나서 언어가 해체된 상태로 제시되는 것은 시인의 무의식를 표현하고 이것을 질서있게 만들어 보기 위함이다. 언어 자체를 한계지점까지 밀고 나아가는 이러한 초현실주의는 달리나 피카소의 그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많이 읽혀지는 나태주 시인의 시처럼 쉽고 단출한 글로 마음을 위로해 주는 시도 좋고 원태연 시인과 같이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간략한 문장으로 절절히 풀어 내는 시도 참 좋은 시이다. 하지만 서정시는 시인의 마음을 가감없이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시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그대로를 독자는 그냥 똑같이 느끼게 된다. 하지만 현대시는 시인이 표현한 감정을 언어라는 기호를 사용하여 무의식속에서 해체한 후 질서있게 배치하였기에 현대시를 계속 읽으면서 곱씹어 보게 되면 시인의 감성에 나의 감성을 더해서 더 큰 울림으로 의미가 전달되게 된다.

 

"바람이 늙어 갑니다" 라는 시의 일부를 더 살펴보자

 

바람이 늙어 갑니다

바람은 비목입니다

초연 가득한 메시지엔 이름 모를 미소가

늙어, 늙어갑니다

달빛에 숨깁니다 마디마디 이끼를

쓰러지는 바람을

어젯밤 같은 슬픔입니다 뼈의 노래, 천진한 적막,

알알이 흐르는 궁노루 밤, 달빛은 흘러흘러 어디로 갔을까

바람이 늙어가면 비목이 된다고 표현하면서 시인은 노래 비목의 "초연히 쓸고간 깊은 계곡~" 가사를 떠올리면서 살짝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그리고는 늙어간다는 것은 자꾸 밀려나는 바람처럼 슬픔을 느끼게 하고 그것이 오늘같은 현실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늙어간다는 것이 단순히 그냥 시간만 지나간것이 아니라 마다마디 이끼를 달빛에 숨기듯이, 뼈의 노래 이듯이, 천진한 적막이듯이 인생의 많은 과정을 통해서 세월이 흘러왔음을 느끼게 해 줍니다. 그래도 늙어간다는 것은 오늘 다시 느끼는 슬픔입니다.

김현신 시인은 늙어가는 슬픔이 단순한 여정이 아니라 다양한 시공간을 지나온 추억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시를 읽으면서 내가 지나온 세월의 시공간을 생각하면서 시인의 생각에 내 생각을 다시 보태는 또 다른 창작물을 만들어 보게 됩니다.

단순한 서정시에서 벗어나 한번 더 자신과 주변을 주의깊게 생각하게 하는 김현신 시인의 현대시를 한번 만나보세요.

i******l 2021.10.0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