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통 재미가 있으면 학문적 가치가 없고, 학문적 가치가 높으면 재미가 없는 것이 책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듯 싶다. 난 천주교신자다. 신앙생활은 거의 없으나, 매주 성당에 나가는 웬만한 아이들보다는 성서에 대한 지식은 더 깊다고 자부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종교서적들은 역사서이기보다는 신앙고백록같기 때문에, 나같은 사람들이 보면 거부감부터 드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책은 달랐다. 우선 직접 히브리어로 쓰여진 성서 원본을 직접 연구하고 썼기 때문에 새로운 해석이 곳곳에 보인다. 또한 성서를 보는 시선이 참으로 독창적이다. 그리고 신앙심에 근거하기 보다는, 사실적 고증과 그 지방의 자연이나 문화 사회배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기반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도 쉽게 공감을 느끼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심이 너무 깊은 친구들은 읽고난 후 거부감이 든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
| 이 책은 그 제목만큼이나 매우 흥미진진한 책이다. 룻과 그의 아이를 잉태한 두 딸, 시아버지로 하여금 대를 잇고자 한 며느리의 이야기, 전장에서 승리한 아버지가 신에게 맹세한 약조로 인해 그의 희생제물이 되어야만 했던 외동딸, 이복동생을 잔인하고 악랄하게 범하여 스스로 파멸을 자초한 악인에 대한 이야기 등등----- 시종일관, 책에서 도저히 눈을 돌리지 못할 만큼 성서 원전의 짧막한 기술을 바탕으로, 이를 하나의 완벽한 시나리오로 재현해 내었다. 흔히 성서만 읽어도 인간사의 온갖 밝음과 어둠의 장면들을 모두 접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 성서를 이미 통독했던 터라, 오히려 이 책이 그리 불경(?)하게 느껴지진 않았다. 왜냐하면 성서는 말 그대로 '성스러운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비극(?)으로 인하여 더욱 그 성스러운 이야기들이 빛을 발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그 표면에 보이는 부도덕함에 놀랄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데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이 책은 충분히 그 역활을 다 했다고 여겨진다. 덧붙여서, 이 책은 읽었으나 아직 그 본전인 성서를 읽지 않은 독자라면, 어서 빨리 성서를 통독하길 권한다. 역시 한 나무는 그 자잘한 가지만을 보기 보다는 전체의 형상을 보고 꼼꼼히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어지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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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교회가면 재미있는 이야기도 해주고 과자도 준다고 해서 친구따라서 주일학교에 따라갔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꽤 있을 듯 싶다. 그렇지 않더라도 영화를 통해서 또는 주변사람들을 통해서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몇가지는 들었을 것이다. 아담과 하와이야기, 모세의 애굽탈출과 십계명이야기, 예수님이야기등 흔히 알려져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다 아는 이야기들이 꽤 많이 있다.
그렇지만 교회에 열심히 다녔던 혹은 다니는 사람들도 성경에 신문 사회면에 사회비판으로 실릴만한 강간, 집단살인, 근친상간등 끔찍한 내용이 상당히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단순히 강간하지 말라는 계명과 같은 설교조의 이야기가 아니라 중요한 인물 등의 삶속에 나타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위와같은 성경책에 있지만 숨겨져온, 의도적으로 무시된 이야기들을 다룬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끔직하고 무서운 이야기로 보일수도 있지만 사실상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이야기들이다.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아닌 암살, 살인, 강간과 같은 끔찍한 것들이라 읽기가 거북할 수도 있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 어쩌면 불행하거나 괴로운 이야기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힘든 상황을 이겨내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담긴 이야기도 하다. 다만 딱딱한 성경의 어려운 문체에서 벗어나서 소설책을 읽듯 쉽게 풀어서 이야기를 만들어서 이해는 쉬울거라 생각된다. 거기다가 그러한 이야기들의 역사적 배경과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설명도 덧붙여 있어서 읽을만 하다.
기독교에 대한 이해가 없어도 한번 읽어볼 만한 책이다. 특별히 신앙에 관한 것도 아니니까 거부감을 가질 필요도 없고. 잊고 있던 성경속 일화를 다시금 되새겨 보는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있을듯. [인상깊은구절] 커시는 [길섶의 창녀]에서 금기시되고 잘못 전해져온 성서 속의 이야기들을 소설기법으로 재구성하여 현대 독자들에게 들려준다. 여기에는 팔레스타인의 이웃 원주민 족장 아들에게 강간당한 후 구혼을 받는 이스라엘 족장의 딸인 처녀 디나의 이야기가 있다. 그녀와 결혼하는 대가는 무엇이었을까? 구혼자의 부족 남성 전원의 할례(割禮)를 받는 것이 그대가였던 것이다. 롯의 두 딸 이야기도 그 뒤를 잇는다. 지상의 마지막 생존자들이 될 가능성에 직면한 두 처녀가 종족보존을 위해서 술에 취한 자신의 아버지와 동침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기구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길섶의 창녀 노릇을 자청한 다말의 이야기는 며느리가 그녀 자신에게 약속된 아들을 낳기 위해서 창녀로 가장하여 시아버지를 유혹할 수밖에 없었던 기막힌 사연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