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사는 나름대로 정확하게 해석될 가능성이 충분하면서도 동시에 왜곡될 가능성이 그 어느 시대 역사의 해석보다 큰 것 같다. 그런 면에서 조금이라도 더 올바른 역사해석에 접근하는 것은 역사학자의 몫일테고 선생님께서는 역사학자로서 그 의무에 충실하게 이 글들을 쓰신 것 같다. 이 책은 선생님께서 짧게 적으신 메모들을 크게 네부분 (근현대사의 잘못된 역사 인식, 통일의 문제, 통일 시대의 역사학이 나아갈 방향, 21세기 우리가 나아갈 방향) 으로 나누어 정리해두었다. 선생님의 명성과 학문적 성취를 생각했을 때 내가 토를 단다는 게 우습지만 책을 좀더 재미있게 읽기 위한 방법이랍시고 내가 한마디 덧붙이자면... 책의 내용이 가까운 현대사인만큼 그리고 학문 자체가 새로운 시각과 의견을 통해서 발전한다고 생각하기에 나름대로 추천하는 방법은 다름이 아니라 뒤집어서 책을 읽자는 것이다. 선생님의 의견을 곱씹어 보고 뒤집어 생각하며 이 책을 읽는다면 정말 재미있을 것이다. |
|
비록 역사학을 전공하고 있지는 않지만, 평소 역사학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강만길 선생님의 저작을 주로 독파하면서 미처 몰랐던 역사의 뒤안길에 대해 돌아보기도 하고, 현재의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을 생각해 보기도 하는 시간들을 갖고 있었다. 역사란 과거의 사실을 현재의 모습에 비추어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학문이라 생각했던 나는 이 책, [21세기사의 서론을 어떻게 쓸 것인가]의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읽고 싶다는 충동을 억제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비단 한 권의 역사 개설서일 뿐 만 아니라, 수 십년을 역사학자로서 살아오신 강만길 선생님의 노정과 그 풍부한 역사에 대한 애정, 그리고 우리 민족에 대한 지대한 관심들이 응축되어 있는 것이었다. 일단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써 보기로 한 이상, 그 구체적인 부분 중에서 인상깊었던, 짚고 넘어가야 할 만한 내용들을 몇 가지 언급해 보고자 한다.
"제1부 '과거의 노예"로부터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에서는 우리의 역사와 역사 의식을 얽메고 있는 지난 한 세기를 돌아보면서 역사 비전공자, 그러니까 일반인들이나 대학생 층이 한 번쯤은 들어봄직한 굵직굵직한 사건들, 그러나 그 정확한 실상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분야들을 노교수의 친절한 설명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그 중에서도 역사 교과서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는 오늘 날, 일제 시대가 근대화의 과정이라는 일본측의 주장의 허구성을 파헤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일반적으로 역사학자들이 꺼리는 극히 가까운 과거의 이야기들 이를테면 김영삼정권에 대한 평가라든가, 지역감정 문제등을 지적한 것도 일반적인 역사 개설서에 비해 이색적인 것이라 할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어지는 2부와 3부의 내용이 아닌가한다. 이 둘을 갑자기 묶어서 살펴보는 까닭은 두 부분의 내용이 공히 우리의 민족적 과제인 통일이라는 화두를 정점으로 하고 있기때문이다. 내가 진정으로 강만길선생님을 큰 스승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그 분이 가지고 계신 통일에 대한 사상때문이다. 그 분은 과거 좌우합작등 좌,우익의 통일체 형성 노력을 높게 평가하시면서 동시에 우리민족이 나아가야 할 바를 보여준다. 현대사의 전개를 통일이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이해하고 있으며, 정치적 주도세력인 우리 정부와 동시에 민간의 운동을 함께 고찰하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통일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학생으로서, 회사원으로서, 주부로서, 교사로서 참으로 다양한 지위의 사람들에게 다양한 역할들이 기대가 된다. 이에 발맞추는 의미에서 선생님께서는 역사학이 나아가야 할 길, 역사 서술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시는 선구자적 안목역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대단원은 그 제목에 걸맞게 21세기의 모습을 그리는 것으로 마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 자리에서 그 내용을 쓰고 싶지는 않다. 이미 21세기의 초입에 서 있는 우리는 그것이 비록 막연하고 쉽지않은 일일지라도, 새로운 한 세기를 그려보면서 자신의 삶과 우리의 미래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 때문에 우선은 1부에서 3부까지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한 후에 자신이 갖고 있는 21세기의 모습에 대한 청사진을 강 선생님의 그것과 견주어 보면서 진정한 21세기사의 서론을 자신의 손으로 써보는 기회를 갖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램이다.
워낙 이 책을 좋게 읽어서인지 마치 강만길 선생님을 찬양하는 투의 글이 되었으나, 이 리뷰를 읽으신 독자들께서 책을 선택하시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고, 다른 저작들도 한 번씩 둘러 보셨으면 한다. [인상깊은구절] 다행히도 지금 젊은 세대의 민족관이나 역사관은 기성 세대의 그것과는 차이가 크다. 지금의 기성 세대와 그 윗 세대와의 사이에 있었던 차이보다 더 크다는 말이며, 바로 이 점이 민족사적 희망이다. 민족의 다른 한쪽을 적으로 보지 않고 동족으로 보는 이 민족관과 역사관이 바로 21세기의 한반도가 옳은 의미의 평화통일을 달성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