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시.. 꽤 오래전에 들어본 책 제목이다. 책꽃이 한 켠에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는 낡은 이 책을 본 기억이 있다. 하지만 제목부터가 어려워보여 읽지 않았었다. 다시 이 책을 보았을 때, 왠지 읽어보고 싶어져 읽게 되었다. 평범한 시골농부 요한 모리츠. 그는 이웃의 수잔나와 연인 사이였다. 결혼한 그들은 행복하게 살던 도중 한 군인의 질투섞인 조작으로 요한이 징발되게 된다. 유태인으로 오해받고 수용소에 갇힌 그는 착오를 알아차리고 항의했으며 곧 확인받고 풀려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한 사람을 신경쓰지 않고, 그는 이 나라 저나라의 수용소를 떠돌며 수잔나를 그리워한다. 어느날 갑자기 수용소로 떠나 온갖 고초를 겪는 그. 갑작스레 찾아온 변화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행복하게 살던 그가 사회에 의해 그 삶을 빼앗기고 젊은 날들마저 수용소에서 비참하게 보내야 했던 것이다. 전쟁 중에 이렇게 희생된 사람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을 것이다. 전체의 이익만을 주장하며 수많은 개인을 희생시킨 사회.. 중년을 넘어 겨우 가정으로 돌아온 요한은 그 사회를 얼마나 원망했을까. 또한 단지 몇 시간만을 자유롭게 보내고 온 가족이 다시 수용소로 가게 되었을 때의 그 기분.. 얼마나 비참하고 절망스러웠을까. 마지막에 사진을 찍는다고 웃으라고 하던 군인을 난 때려주고 싶었다. 아마 요한은 너무 비참하고 가소로운 기분마저 들었을 것이다. 전쟁은 어떤 목적이든지 결국 비참한 결과를 낳을 뿐이다. 앞으로 요한과 같은 사람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 |
| 이 작품은 루마니아의 작가 C.V.게오르규의 대표적인 장편소설이다(1949년 발표). 선량한 농부 모리츠는 유대인으로 오인(誤認)되자 헝가리로 탈출했으나, ‘적성(敵性) 루마니아인’으로 체포되어 나치스의 강제노동수용소로 보내진다. 그 곳에서 게르만 민족 연구가인 한 독일군 장교에 의해 그는 게르만 영웅족(英雄族)의 순수한 혈통을 이은 후예로 인정되어 강제노동의 감시병이 되었으나 다시 연합군 지역으로 탈주한다. 그러나 이번에는 적국 병사로 잡혀 수용소에 갇히어, 이를 아무리 항변해도 소용이 없다. 전쟁이 끝나 간신히 석방되어 처자를 만났으나 18시간 뒤에는 다시 감금된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서유럽에 사는 동유럽인들이 갇히게 된 때문이었다. 미·소 양진영의 틈바구니에 끼인 약소민족의 고난과 운명을 묘사한 이 작품으로 작자는 일약 명성을 얻게 되었다. 오래전에 한국에도 소설과 영화로 소개되었다. 루마니아의 망명작가인 저자는 부쿠레슈티와 하이델베르크대학에서 철학과 신학을 배우고, 루마니아의 외무성에 근무하였으나, 문화사절단의 수행원으로 서구 사회와 접할 수 있어, 공산화된 루마니아를 떠나 46년 프랑스로 망명, 파리에 정주하였다. 그의 처녀작이며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작품인 《25시:Vingt-cinqui뢭e heure》(1949)에서 나치스와 볼셰비키의 학정과 현대의 악을 고발하여 전세계에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25시’란 최후의 시간 다음에 오는 시간, 즉 메시아의 구원으로도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는 시간을 말하는 것으로, 여기에서 그는 서구 산업사회가 멸망하는 환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였다. 이 작품 외에도, 《제 2의 찬스》 《단독여행자》 《도나우의 희생》 《마호메트의 생애》 등이 있는데, 특히 《25시》는 번역물과 영화로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으며, 74년에는 내한하여 서울과 지방에서 몇 차례의 강연회와 좌담회를 가졌다. 서구문명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정신을 동양에서 찾은 그는 한국을 ‘새 고향’이라고 부를 정도로 사랑하여 74년 이래 5차례나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찬가》를 출간하기도 하였다. |
| 읽게 된 동기는 문화 기행을 보게 되면서 였다. 뭔가 가슴에 와닿는 한 인간의 인생.... 주인공인 요한 모리츠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여러가지 인종 문제에 희생된다. 개인으로서가 아닌 일정집단의 구성원이라는 이유로... 여러가지 모순이 정말 답답하고 기가 막혔다. 끝부분에 가서 자유라고 일컫는 또 하나의 구속을 하면서도 웃으라고 강요하는, 그런 모습에서 또다른 억압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이 작품을 통해 개개인의 인권이 존중되어 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개인의 인권이 너무 쉽게 짓밟힐 수 있다는 것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