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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가 진부하게 느껴지는가? 사랑이 대단치 않다고 생각되는가? 세상 돌아가는 것과는 담을 쌓고 자신들의 사랑에만 빠져 사는 이야기가 짜증나는가? 인간의 가장 숭고한 감정이 사랑이라는데 의심이 든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독일인의 작품답게 간결하고 너무나 이성적인 이 글은 정말 사람을 매료시키고 뼛속까지 감동하게 하는 힘이 있다. 책 내용의 상당부분이 시타인이 니나에게 쓴 편지글인데, 처음 만나서 죽는 그 순간까지 니나를 사랑했던 시타인의 마음을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한순간도 생의 한가운데에서 치열하게 살아가기를 겁내지 않았던 용감하고 아름다운 니나. 그녀를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런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시타인. 그런 시타인의 고뇌와 기쁨이 모두 이 책에 담겨 있다. 아마도 그건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보낼 수 있는 최대한의 사랑이 아니었을까... 나치즘이 전 유럽을 휩쓸던 그 시대에 생의 한가운데서 치열하게 살아간 두 연인의 삶을 여러분에게 꼭 소개하고 싶다. [인상깊은구절] 내 평생 어떤 해도 이렇게 아름답게 시작된 기억이 없었다. 아침이다. 태양은 빛나고, 열어 젖힌 창가에서 나는 차갑고 맑은 공기를 깊이 들이쉬며, 니나의 방이 있는 방향을 바라본다. 니나는 자정이 넘도록 나한테 와 있었다. 우리는 새해의 시작을 알리는 성당의 종소리를 들었다. 나는 니나의 손을 잡고 말했다. 오늘이 내 생일이오. 니나, 나는 오늘까지, 당신이 내게 오겠다고 말한 그 순간까지는 살아 있는 게 아니었소. 나는, 묻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아주 진지하게 솔직 담백하게 그렇게 말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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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책꽂이에 자리하고 있어야만 안심이 되는 책이 하나 있다.
루이제 란저의 책 중 <생의 한가운데="">가 그것이다.
이게 청소년의 필독서인지 아닌지..??
막 성년이 됐을 무렵 읽었던 기억이 난다. 다 이해 되지 않음에도 너무도 매력적인 글귀가 많았다.
처음에 이렇게 시작한다.
자매는 서로에 관해 그 전부를 알고 있거나 아니면 전혀 모른다.
내 동생 니나에 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어쩌면 자녀가 혼자인 가족틈에서 자랐던 사람이면 처음 시작에 심드렁했을 수도 있는 그 시작이 난 좋았다.
예쁜 얼굴이 아니지만 야성적인 그 무언가가 매력으로 발산된다거나.. 눈에 띄는 모습을 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모든 남자들이 그녀를 돌아보게 된다던지 하는 설명..그런 것들이 소녀취향을 만족시켜줬다. 그건 소설적 재미이고, 책 내용에 점점 깊숙이 들어가보면 가볍게 읽고 지나치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아니.. 이 책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괜찮은 남자가 그녀에 대한 사랑을 목숨처럼 놓지 못한 얘기는 사랑에 대한 동경에 가득차 있을 때 나를 빨아들이는 소설적 요소였고, 그녀가 삶에 대한 열정적 자세와 행동은 그 이후 나를 계속 잡고 있게 하는 요소이다.
용서할 준비가 되어있는 관대함으로 가득 찬 얼굴, 고향을 잃은 사람의 떠도는 눈빛과 그 밖에 많은 것을 알면서도 생을 경멸하지 않는 사람의 우수에 넘친 고요를 그 얼굴은 간직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운명을 갖고 있지 않아. 그건 그들의 죄야. 그들이 원하지 않는 거니까. 커다란 한 번의 충격보다 자잘한 백 번의 충격을 받아들이는 거지. 그작은 충격들은 우리를 조금씩 비참으로 몰아넣지만 아프진 않거든. 커다란 충격만이 우리를 앞으로 끌어가는 걸 사람들은 몰라.게다가 작은 충격에서 오는 타락 쪽이 더 편하니까.......
주인공 니나를 보면서 루 살로메가 떠오른다. [인상깊은구절] 우리가 정신 속에서 스스로를 구제하지 않는다면 생은 너무 끔찍한 것일 뿐이라는 사실을--대화중 니나의 말 중에서.생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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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세대들한테는 "북한을 직접 방문해서 김일성 당시 주석을 만나고 온 독일 할머니 작가'로 더 유명한 분이죠. 지금만큼 이미지가 나쁘지야 않았을지 모르지만, 그 당시에도 북은 여전히 폐쇄적인 국가였습니다. 다니고 싶은 세계 곳곳의 명승지, 핫 플레이스가 많았을 텐데도 굳이 그 긴장된 분위기의 고장을 들러(당시는 아마 독일도 우리처럼 분단국가였다는 사항도 고려해야겠습니다만), 논쟁적 인물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고 온 행적을 보면, 참 대단한 행동파라고 부를 만합니다. 굳이 이런 작품 외적인 상황을 고려애 넣지 않아도, 이 장편 소설은 자체 감상만으로도 독일 버전의 앙가쥬망이 무엇인지 먼 이국의 독자들에게 잘 깨우쳐 주는 가작입니다. 주인공 니나 부슈만은 강철 같은 의지, 자신의 생을 구성하는 그 모든 것에 대한 불꽃 같은 사랑, 이 둘에 대해 도전하는 어떤 불순한 의지에 대해서도 단호히 격퇴하려는 호승심, 그 무엇보다 인간성 보편이 추구하고 지향하는(지향해온), "빛"으로 상징될 일체의 이념에 대한 순일한 충정과 헌신을 간직한 여성입니다. 전사 리츨리, 앨리스가 있기 전, 이미 20세기는 니나 부슈만이란 캐릭터를 인류 문화 유산으로 갖고 있었다고나 할까요? 공교롭게도 뤽 베송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헐리웃 영화의 제목과 주인공 이름도 "니나"였습니다. 가냘프게 들리는 음성적 효과와는 달리(아마 미학적 패러독스 이펙트를 노린 것이겠지만) 이 이름은 의외로 여성 전사 캐릭터에게 잘 어울리나 봅니다. 소설에는 전쟁의 참혹상이, 대개 전쟁의 참혹상을 그릴 때에는 이런이런 수법으로 그려진다 하는 전통적 방법론에서 한참 이탈하여, (당시로서는) 대단히 참신하고, 참신하다 못해 끔찍하게까지 여겨지는 각종 사실주의 묘사로 가득 채워집니다. 니나의 생명력, 자신의 말에 언제나 충실하려 했던 그 sincerity, 그리고 특히 많은 여성 독자들로부터 공감을 자아냈던 그 진한 아니마, 여성으로서의 정체 모색을 위한 노력만 부각하려 했다면, 오히려 그런 사실주의 묘사는 주의를 산만하게 하는 역효과마저 낳았을 텐데요. 허나 작가 루이제 린저 여사는 이 모든 요소를 작품 하나에 다 투입했습니다. 계산 없이 격정과 순정을 독자에게 그때그때 오롯이 제시하는 작가적 순진함의 발로입니다. 물론 정신적 깊이와 표현의 재능이 수반되었기에 이 모든 게 가능했겠습니다만. 저처럼 당시 사춘기였던 남자 아이가 읽어도, "여성이란 존재 안에 어떤 감정과 사고의 가닥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지" 그 일부라도 모색하고 탐구할 계기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통일된 구성, 박력 있는 내러티브에 잘 탑승되어 있어서, 읽기에 재미있습니다. 독일이라고 하면 나치즘을 태동하여 세계를 악의 손길에 던져 넣을 뻔한 전체주의의 온상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유럽 진보의 정신적 요람인 사회민주당의 가장 오랜 형태가 이미 비스마르크 이전 독일 제국에서 활발한 행적, 뚜렷한 공적을 남겼고, 칼 마르크스부터가 독일 국적의 사상가죠. 그리고 여기, 전후 독일(전전, 전중이라도 마찬가지지만)의 양심을 대변하고, 페미니즘을 구질구질한 말 아닌 행동으로 자신과 주변에 확인시킨 소설가의 열렬한 표백이 있습니다. 그간 여러 정치적 격변이 있엇지만, 세월이 지나도 퇴색하지 않는 게 고전의 품격 아닐까 합니다. |
| 정말 유명한 책이죠, 생의 한가운데. 항상 봐야지, 봐야지 하다가 지난 여름에서야 구입했습니다. 아마 그때 가격할인 행사를 했던가.. 그랬을 걸요. ;; 고전은 괜히 고전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저로서는, 출판사나 역자를 그다지 따지지 않습니다. 요즘 나오는 책들 같으면 좀 신경쓰는 편입니다만, 고전은 아무래도 하도 많이 번역되어 나오는 터라 어느정도 평준화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다른 책에 상당히 만족했던 적도 있었고. 그렇지만 이번에는 번역이 좀 아쉽네요. 책 속에 푹 빠질 수 없게 하는, 직역에 가까운 번역이 자주 눈에 띕니다. 예를 들면,'나는 스톡홀름 신문을 '위해서' 일하고 있어' 하는 식이죠.(자원봉사도 아니고 자기 직장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은..) 내용에 몰입하지 못하고 힘들게 읽었지만, 어쨌든 루이제 린저라는 작가가 하고자 했던 이야기는 좋았구요, 다른 번역으로 한번 더 접해보려고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