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의 모든 문화생활이 그렇듯이 영화도 무지하게 소비적이고 개인적인 문화행태입니다. 연인들은 서로 손을 잡고 극장에 들어가지요. 하지만 극장안에서 그들은 서로 영화속의 다른 배우와 사랑에 빠집니다. 동상이몽이지요. 게다가 이건 기껏해야 두 시간이면 끝이 납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불이 켜지면 그들 둘은 어색한 듯 서로를 바라보고 "재밌었어?" "응. 너는?" 하면 고작입니다. 나오는 길에 닭갈비라도 먹으며 아까의 몇장면을 얘기해 보기는 하지만 서로 "유지태 정말 멋있지.." "김하늘이 짱이지.."하다가는 싸움 날 것을 뻔히 알기 때문에 조용히 마음속에 묻어둡니다. 영화는 소통되지 않습니다. 하기는. 우리는 이렇게 살지만 신문이며, 잡지며, 인터넷에는 영화이야기가 넘쳐나지요. "페미니즘적인 시각에서 보았을때 이 영화는..." "독립영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전문가는 또 얼마나 많은지. 어찌보면 감독이 영화를 만들기만을 기다려 입을 놀려대는 것처럼 보일때도 있다니까요. 그런데. 이런 전문가와는 좀 다른 사람이 영화이야기를 합니다. 20자평의 독설을 받을 만한 헐리웃 오락영화를 당당히 좋아한다 말하며 옛시절 순천극장에서 보았던 영화 이야기들을 우리에게 슬며시 풀어놓는 사람. 마암분교 김용택 선생님. 이 분을 통해 우리의 영화보기가, 영화읽기가 되고, 영화읽기가 영화를 통한 인생의 나눔이 됩니다. 책을 읽는 내내 이 분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몰라요. 그 분이 누리는 일상이 참 따뜻하고 정겹습니다. '나도 이렇게 살고 싶어...' 어쩌면 이 분의 일상이 제게는 영화같은지도 모르겠어요. 저는 특히 책 끝머리에 나오는 '귀여운 우리 혜교의 사랑'이라는 글을 좋아합니다. "혜교야 힘내. 사랑은 느닷없고 엉뚱하고, 그리고 시처럼 방향없이 오는 거야. 그사랑의 힘든 고비를 넘기면 끝없는 해방감과 평화와 그리고 또 다른 사랑이 오는 거야. 혜교야, 그래 사랑은 이슬로 서리를 만드는 것처럼 아픈 일이야. 거봐, 창훈이 오빠가 너의 손을 가만히 잡지 않니." 그래요. 폼 좀 잡지 말고, 이렇게 사는 모습 그대로, 그대로 편안히 지내면, 이런 삶의 진리도 얻게 되나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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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시인이 참으로 부럽다. 나도 영화를 좋아하지만 같이 극장에 갈 영화 친구도 없고, 그렇다고 혼자 극장을 들어갈 정도의 뻔뻔스러움도 없어 영화를 보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결혼 전에는 영화를 보러 다니기도 했는데, 두 아이를 키우는 요즘은 극장은커녕 TV 영화나 비디오도 여섯 살, 세 살인 두 아이에게 밀려 우리 차례가 오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큰 아이와 함께 새로 개봉하는 만화 영화를 보는 게 내 영화 생활의 전부가 되어 버렸다. 그러나 누가 그러면서도 무슨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느냐고 말한다면 이건 좀 억울하다. 극장에 못 가는 대신에, 또 비디오도 못 보는 대신에 신문 등을 통해서 영화를 미리 맛보는 일에는 상당히 열심이다. 귀가 좀 엷은 편이긴 하지만, 나름대로는 영화에 대한 심미안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무슨 소용이랴! 결국 영화란 자기가 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을…. 나는 모든 영화를 다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상하게 어릴 때부터 코미디나 멜로는 별로 끌리지 않았는데, 그 외의 영화는 대부분 좋아하는 편이다. 그 중에서 SF나 환타지 계열이 좋고, 또 사회성이 짙은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그렇다면 현실에 대한 사실적 묘사가 중요시되는 영화와 현실을 벗어난 세계를 다룬 영화라는, 극과 극의 세계를 나는 좋아하는 셈이다. ‘촌놈, 김용택 극장에 가다’는 영화에 담은 전문적인 평론이 아니다. 영화 에세이라는 부제답게 영화를 소재로 한, 가벼운 읽을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무거움이 좋은 책의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듯이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이다. 책을 읽으며 김용택 시인의 영화에 대한 사랑을 마음껏 느낄 수 있다. 특히나 ‘삶과 죽음의 경계 지우기’라는 제목이 붙은 일본 영화 ‘나리야마 부시코’에 대한 글이나 ‘그러나 삶은 계속된다’라는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에 대한 글은, 영화를 보지 나에게 좋은 길잡이가 되었다. 그러나 영화를 통한 단상이 중심이 되다 보니 말 그대로 삼천포로 빠진 경우나 영화에 대한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 점은 좀 아쉬웠다. [인상깊은구절] <나리야마 부시코>는 욕망이 이끄는 대로 사는 인간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동물적인 그들의 삶이 추해 보이지 않는 것은 죽음을 맞는 오린의 마지막 장면 때문인지도 모른다. 죽음도 삶의 한 연장인 것이다. 어머니를 버리고 다츠헤이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 며느리도, 자기의 아내도 어머니의 옷을 나누어 입은 것을 본다. 오린의 죽음으로부터 이 영화는, 삶은 시작되었던 것이다. |
| "영화 좋아해요?" 처음 만나거나 잘 모르는 사이일 때, 젊은 사람들끼리 자주 오고 가는 질문이다. 나도 비슷한 또래에게 많이 들었던 물음이다. 그럴때마다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에요. 재밌는 영화만 봐요." 라고 대답하면 약간은 실망하는 듯한 표정이다. 하긴 젊은 사람치고 영화 보기 싫어한다는 사람 찾아보기 힘들걸. 가장 만만한 취미가 영화감상이니까... 하지만 난 좀 부담스러웠다. 너도 나도 전문가 같아서. 영화광이라는 학교 후배 하나는 몇 년 전 크게 히트했던 호화 유람선의 침몰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되기도 전에 아카데미에 몇 개 부문에 노미네이트가 되었느니 하면서 흥분을 감추지 목하기도 하고, 어떤 영화는 딱 잘라 쓰레기라고 말하면서 나 같은 기냥 영화보는 걸 영화 보는 걸로 끝내는 사람에게 이상한 자격지심마저 느끼게 했었다. 영화를 보려면 어느 정도 영화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고, 어느 정도 식견은 있어야, 그래서 30자 영화평이라도 감동적으로 할 수 있어야 영화를 볼 자격이 있는 것 처럼 몰아가는, 너도 나도 매니아가 되어야 대화에 끼어들 수 있는 그런 영화에 대한 분위기가 부담스럽고, 싫었다. 너무 어려웠으니까. 시인이라는 직업을 가진 채 영화 보기를 무지 좋아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괜히 책 소개에서부터 끌었다. 그 시인의 시는 정작 한번도 읽지 못했지만 '섬진강 시인'이라는 애칭이 매우 익숙했기 때문인가보다. 이 안에는 그 시인이 애정을 가지고 보아 온 영화 여러 편이 언급되어 있다. 어떤 영화에는 아쉬움이, 어떤 영화에는 만족이 배어 하나하나의 영화에 대한 본인의 느낌이 담겨져 있다. 영화에 대해 어렵지 않게 소개하고 있으며 시인의 감각 때문인지 못 본 영화는 비디오로 빌려서라도 꼭 보고 싶은 느낌을 들게 한다. 유쾌한 책이었다. 마치 한 권의 예쁜 수필집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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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해 공부한 적도 없고, 영화를 분석하는 평론가도 아니고.. 그저 영화를 좋아하고 보는 사람일 뿐이라는 점에서 나와
김용택 시인은 같은 입장이다. 어린 시절.. 겁많고 모범생이었지만, 유독 영화에 대해서만은 과감해서.. 삼류영화관을 들락거리며.. ( 그 시절에 규제가 전혀 없었던 것이 놀랍다 ) 그 유명한 < 별들의 고향 >을 초등학교 4학년에 보고야 말았다. 뭔 내용인지도 잘 모르면서..이런 영화에 대한 사랑은 지금도 여전해서..
빠듯한 일상에 시간을 억지로 쪼개어.. 극장으로 달려가곤한다. 같이 보려면 이것 저것.. 시간 맞추고.. 취향 맞추고 하기 그래.서.. 언제부턴가 혼자 훌쩍 극장을 찾게 되었다. 김용택 시인이 극찬한 내 마음의 풍금에서의 홍연이는 내게도 가장 기억에 남는 주인공이다. 식스센스에서의 블루스 윌리스의 연기도 칭찬하고 싶다.
올리브 나무 사이로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 에 대한 감상도 비슷하다. 같은 시각으로 영화를 바라보는 사람을 발견할 때의 기쁨을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느꼈다. 다시한번 영화의 힘을 생각해본 읽기였다. [인상깊은구절] 아, 인생아! 내 인생도 영화가 될 수 있을까? 인생의 희망과 절망, 끝없는 욕망과 순간의 좌절, 슬픔과 기쁨, 눈물과 환희, 기다림과 그리움과 간절함과 사랑의 미련과 아련함 등 우리가 가 닿을 수 없는 것을 영화는 우리 코앞에다 펼쳐놓는다. 영화는인생의 이 모든 것들의 처음과 끝을, 완성을 보여준다는 데 그 매력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온 사랑을 보여주고, 우리의 세상에서 결코 완성할 수 없는 인생을 영화는 보여주는것이다. 이 끝이 없을 것 같은 영화의 매혹은 늘 나를 사로잡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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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주로 한국영화를 보며 재미를 느끼는 나하고 비슷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며 주욱 읽었어요.
읽으면서 내가 본 영화는 다시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하고 그래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는데... 또는 생각나지 않는 장면은 머리 속을 마구 뒤져 기억해 보려 애쓰게 되는 책인것 같아요. 내가 놓쳤던 장면에 대한 평이나 다른 시각으로 설명한 부분도 참 좋았구요. 안 봤던 영화는 수첩에 빌려 보고 싶은 비디오 목록에 적게 되더군요.
가끔 영화 전문 잡지나 영화 평론가의 글을 읽으며 이해하기 어려운 용어가 한두개 나오면 읽다가 포기하게 되는데 전문적인 영화광이 아니라면 추천 할 만한 영화 평론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스컴이나 책을 통해 김용택님에 대한 관심과 책 제목이 주는 풋풋함으로 책을 샀는데 김용택님의 영화에 대한 사랑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가끔 영화를 보는 사람, 영화를 보고 최소한 두세번 본 영화 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 드라마나 향수적인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소박한 멋을 즐기는 사람, 보았던 영화를 1-2년 뒤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사람등...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게 될것 같아요. 책 중간중간에 원색으로 주요 장면이 삽입되어 있고 감독,배우들과의 일화나 설명이 있어서 도움도 되고요.
단 장르가 멜로,드라마 중심이고 한국영화가 거의 대부분이라는 것을 참고하세요. 또한 아쉬운 것은 책속에 이러한 말이 나오는데요. <나라야마 부시코=""> 영화에 대한 평에서 "우리에게도 이런 영화가 하나쯤 있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는 너무 영화를 영화처럼 만들려고 하는게 탈이야" 반론하자면 개인적으로 <서편제>에 대한 평이 없던것이 아쉬운데 우리도 우리다운 영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상깊은구절] 우리에겐 전도연이 있고 영화속엔 전도연이 없다 중에서 이 영화가 내게 만족스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도시락을 난로위에 쌓아 놓는 모습은 어설프기 이를데 없고(도시락은 4교시 끝날 무렵이나 쉬는 시간에 난로에 올려놓는다), 점심을 가지고 오지 않은 아이에게 도시락을 주는일은 <검사와 여선생=""> 때부터 선생과 가난한 제자 사이의 일이고~ 선생님이 일기장을 집으로 가지고 온일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나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며...검사와>서편제>나라야마> |
| 글쎄... 뭐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김용택 시인의 글들은 항상 새로움을 준다... 그가 쓴 시이며, 아이들의 동화며 이 책 "촌놈 김용택 극장에 가다"까지도 말이다... 그의 시와 몇 권의 동화를 읽고 난 후 김용택이 쓴 영화평론이라는 말에 기대를 하고 책을 사고 읽었는데... 그 신선함이란... 다른 영화평론가나 영화기자들이 써놓은 평론과는 너무나도 다른 영화 이야기가 써 있는게 아닌가... 삶 속에 베어있는 영화에 대한 사랑 아니 열정? 아무튼 그의 영화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기에 충분한 그것이었다... 어떤 부분에서는 굉장히 쉽게 다가가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아주 깊이 있게 다룬 이야기들... 이 책을 읽으며 뭇 영화들을 떠올려 봤는데, 역시 김용택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
| 자신을 촌놈이라 지칭하는 이 아저씨는 참 글을 정겹게 쓴다. 자신이 본 영화에 대해서 감상을 적어 놓은 이 책은 제목부터가 참 특이했다. '촌놈 김용택 극장에 가다'!! 사실 나도 문화의 혜택을 그리 많이는 못 받는(그래도 다른 데 보다는 낫다고 하지만..) 촌에 살아본 적이 있기 때문에 제목이 참 정겨웠다. 저자가 이 책에 담아놓은 영화들 중에는 나도 재미있게 봤던 것이 있었고, 내 취향과는 동떨어진 영화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에 담긴 글들이 꼭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통의 마음들을 고대로 옮겨놓은 것 같아서 푸근한 마음으로 수업시간에, 버스 안에서 즐겁게 읽었다.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영화에 나왔던 시가 저자가 쓴 것이라는 걸 이 책을 보고서야 처음 알았는데 그 때의 친밀감이란.. 이 책은 영화 비평, 평론이라기 보다는(형식은 그렇게 취하고 있지만) 영화를 한 편, 한 편 보고나서의 마음을 옮겨놓은 에세이 같은 느낌을 준다. 영화이론에 맞추어 객관적으로, 논리적으로 써 놓은 영화비평이 아닌 그냥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한 권의 책으로 권하고 싶다.. |
| 제목에 이끌리고 영화에 이끌려 이책을 읽었지만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눈높이를 조금 낮춰서 편안하게 영화이야기 또는 인생이야기를 들려줄 심산이었던 것 같지만 가슴와 와닿는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아무리 비전문가라고 하지만 그래도 시인이라면 뭔가 다른 시선으로 영화를 보고 느끼고 또 다르게 얘기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영화에 대한 애정이 구구절절 베어나는 것은 페이지를 넘길때 마다 느낄 수 있지만 조금 냉정하게 평가하면 영화전문사이트의 게시판에 수없이 올라오는 일부 열혈영화광들의 글에 비하면 초라함마저 느끼게 된다. 영화평론가라면 무조건 잘난척하네, 학문적이네 아예 배척하려는 분위기도 많지만 그들의 경험과 전문지식에서 나온 이른바 영화평 이라는 것이 단지 현학적인 입발림은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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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의 글은 꾸미지 않았으되 아름다운 가을들판의 감국이나 쑥부쟁이 같다. 그래서 그의 시와 산문은 모두 다 좋아한다. 재목부터가 시원하지 않은가? 하지만 [나는 영화평론가가 아니라 그저 영화를 보는 사람]이라면서 시작한 촌놈 김용택의 글은 전주 문화저널에 연재되던 것들이라는데 편차가 무척 심하다. 아주 퍼질러 앉아 농담을 하려 드는 것에서 날카로운 심미안의 칼을 보여주는 것도 있다. 박하사탕의 장면장면에 대한 사랑의 눈길, 아름다운 시절의 배경이 된 인근 마을에 대한 애착, 쉬리가 보여준 우리영화의 가능성, 미술관옆 동물원에서 인용된 자신의 시에 대한 자랑, 전도연, 심은하에 대한 찬사와 최민수등에 대한 안타까움등에서녹녹치 않은 영화보기의 관록이 묻어난다.
스스로 이야기 하듯이 유구한 영화 보기 개인역사는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는 영화와 영화관,관객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이제 그는 한국영화에 대해 애착을 가지게 되고 '봐주자'고 하는 의식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 시점이 쉬리까지에서 마쳐졌으므로 요즘 계속 쏟아져 나오는 '대박'들에 대해서도 그는 남도의 어느 영화관에서 수십년 역사를 자랑하는 영화보기의 맥을 이어가면서 뭐라고 궁시렁거리고 있으리라 생각된다.
설거지하다가도 영화라면 따라나선다는 그의 아내와 함께 그 곳에서 행복한 영화보기를 계속하는 그가 거기 있음으로 해서 그 고장이 행복한, 그 고장에 있음으로 해서 그가 행복한 그들의 이야기는 이어지겠지. [인상깊은구절] 42그 여선생은 나를 좋아하는 것 같았다. 나도 싫지는 않았지만 사랑의 감정은 없었다. 학교 운동장에 벚꽃이 구름같이 만발하면 나는 어쩔줄을 몰랐다. 그런 날 숙직이라도 하면 나는 달빛을 받으며 운동장을 돌아다녔다. 달이 뜬 밤 벚꽃으로 인하여 달빛은 창백할 정도로 환했다. 그렇게 숙직을 한 밤이면 그 여선생은 꼭 내게 저녁밥을 해서 학교로 보냈다. 동네 아이들에게 들려 보낸 상보로 덮은 밥 쟁반 속에는 꼭 편지가 들어 있었다. 반찬은 없지만 맛있게 먹으라는 짧은 편지였다. 나는 밥보다도 그 편지가 더 맛이 있었고 달콤하기까지 했다. 밥을 먹고 나면 나도 짧은 쪽지를 써 보냈다. 그런 밤 나는 잠을 이룰수 없어 운동장 벚나무 밑을 헤매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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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란 영화를 만드는 사람에게도 그 영화를 비평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게도 영화를 보는 사람에게도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물론 사랑할 수 있는 영화가 많지 않다는 것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워낙 많은 영화가 해마다 극장에 걸리고 비디오로 출시되는 바람에 이 책에 나온 영화들은 고전도 아니고 새영화도 아니다. 이게 문자가 지닌 한계가 아닐까.
게다가 영화는 왠만한 것들을 빼고는 보고 난 직후의 감정이 시간이 감에 따라 너무나 빨리 잊혀진다. 몇 천원만 내고 편한 좌석에서 두시간 남짓만 투자하면 되는 쉬운 경로라서 그런지 영화는 쉽게 감동을 주고 쉽게 잊혀진다. 특히 헐리웃의 지겨운 블록버스터들이 그렇다. 그럼에도 나는 얼마나 많은 돈을 들였나 궁금해져서 그런 영화들을 본다.
김용택씨처럼 나 또한 한국영화를 사랑하지만 무조건 봐주는 착한 관객은 아니다. 이 책에 나온 한국영화들은 인상적으로 본 작품들이다. 시인으로서 어떤 비평적 잣대도 주장하지 않고 편안하게 영화를 보아주어서 감사하다. 실은 비평가들의 글들을 읽다보면 전문지식만 갖춘 잘난 척하는 기능적 지식인으로서의 모습을 발견한다. 가끔 그런 글들이 재미있기는 하지만 머리 아픈 건 김용택씨와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조금은 아쉽다. 너무나 사소한 일상들이 영화 이야기를 묻어버린다. 나는 김용택씨와 비슷한 세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옛날의 향수를 언급하면 흥미가 생기다가 곧 따분해진다.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가 막 시작되는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선다. 아니나 다를까. 아름다운 날들을 기회로 온갖 시골의 이야기들이 터져 나온다. 나는 영화 이야기가 듣고 싶었던 것이었다. [인상깊은구절] 다시 시작하고 싶은 인생, 다시 시작하고 싶은 사랑. 그러나<박하사탕>은 옛날로의 회귀를 꿈꾸는 영화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우리이다. 영호의 볼에 흐르는 한없는 저 순수한 눈물은 내 볼에 흐르는 뜨거운 눈물인 것이다.박하사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