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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토박이는 제주가 싫습니다. 다소 자극적이고 흥미로운 제목의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되어있다. Part1 제주에서는- 현지인이 아니고서는 알기 힘든 제주의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을 음미할 수 있는 섬- 이 제주에 대한 나의 인식이었다. 그래서 현지인이 아니면 알 수 없었을 이면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아름답지만 갇힌 제주, 친절함과 차별이 공존하는 곳, 그렇다고 제주에 실망만 남은 것은 아니다. 비로소 통합적인 제주를 알게 된 느낌이다. Part2 서울에서는- 그렇게 싫어하던(?)제주를 떠나온 제주 토박이의 서울 적응기가 펼쳐진다. 대외활동 면접날, 날고 기는 경쟁자들 사이에서 느낀 좌절감은 '어차피 잡힐 트집'이니 내가 하고 싶은대로 하자는 결단으로 변화되며 애정결핍의 연애는 내가 어렵사리 키워온 가치들을 내어줘서는 안된다는 깨달음을 남긴다.
그렇다고 마냥 교훈적인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짠하기에 더욱 진솔하게 느껴지는 경험들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즉, 이렇게 멋진 깨달음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작가님일지라도 왠지 또 넘어질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래서 더 좋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또 어떤 순간에는 멋지게 성취를 이루며 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를 포함한 평범한 사람들처럼. 무엇이든 뒷면을 들쳐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제주를, 한 개인을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경험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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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제주토박이는 제주가 싫습니다>는 제목부터 호기심과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책이다.
다들 놀러가고 싶어 하고, 오래 머물고 싶고, 심지어 살고 싶어 하는 아름다운 섬 제주. 나조차도 올해 여행은 꼭 제주에 가야 된다고 벼르고 있는 중인데 그토록 환상적인 제주가 싫다고??
그러나 책을 읽으면서 단순히 제주에 놀러 가는 것과 그 곳에 사는 것은 엄연히 다를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민의 '육지것들'에 담긴 의미, 제주에서의 괸당의 존재, 제주의 학창시절 등 생각지 못했던,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들은 다소 놀랍기도 했다. 소문이 생기면 지역 전체에 퍼지기 쉬운 곳이라 작은 소문에도 조심해야하는 곳 제주. 그런 제주에서 외롭고 힘들어 했던, 그 아픔을 솔직하면서도 담담하게 풀어내는 저자의 이야기는 조금은 슬프고 아리게 다가오기도 한다.
저자가 말하는 제주사람에게 묻지 말아야 할 일곱가지 질문들 중 몇 개는 나도 정말 물어볼 수도 있는 것들이라 살짝 당황하기도 했다. 제주에 대해서 정말 아는 것이라고는 없는 나이기에 사실 흥미롭기도 하다. 겉으로 보여지는 아름다운 자연과 관광지로서의 제주 이면에 또 다른 모습이 존재하는 것은 처음 알게 된 것 같다. 누구나 학창시절 즐거운 추억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주라는 곳의 특성상 저자가 느꼈을 상처나 고민들이 이해되고 왜 그토록 육지로 오고 싶어했는지 공감되는 부분이다.
지금은 자신의 꿈을 이뤄가고 있는 저자의 모습에서, 상처입은 여린 새에서 하늘로 힘껏 날아 오르는 멋진 새가 되어가는 모습이 느껴진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그녀의 글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거나 고민하고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격려와 힘이 될 것 같다. 때론 슬프기도, 마음 아프기도, 때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때론 위로해주고 싶고 내가 위로받기도 하는 글들이 가득하다. 아픈 청춘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 어깨가 무거워 사는게 힘든 사람들, 솔직한 현실 에세이가 읽고 싶은 사람들 모두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저자의 특별한 무기 비밀 대장간 리스트는 나도 꼭 적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도 나를 지킬 무언가가 필요하니까 말이다^^
제주에 대해, 제주에서 살았던 경험에 대해 이렇게 솔직하고 자세히 얘기하는 책이 또 있을까. 차근차근 하나하나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용기 있는 저자의 글이 너무나 좋다. 감성에세이와는 다른 더 큰 공감과 흡입력이 있는 현실에세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주. 특별한 기대와 환상을 갖고 보기 보다는 그냥 사람 사는 곳 제주로 봐 주길 바라는 마음이 저자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p.76 슬픔에서 쉽게 빠져나오는 법은 아직 터득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하나 확실히 깨달았다. 절대로 불행 울타리를 두르지 말 것, 이 고통은 나만 이해할 감정이라고 확신하는 순간, 아무도 나를 도와 줄 수 없다. 설령 그게 나라고 해도 말이다.
p.80 관광객에게는 환상의 섬이지만 내게는 환멸의 섬, 제주. 사람들이 모여 일파만파 소문을 퍼뜨리고, 고등학교 교복으로 서열을 매기던 제주. 맨발로 몸을 감추던 제주의 풀숲. 공부하다가도 슬픔이 복받칠 때면 나는 그 길로 바닷가에 다다랐다. 그리고 종종 울었다. 모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기에 환멸의 섬이 하루아침에 환상의 섬으로 바뀌진 않을 테다. 그럼에도 그토록 벗어나고자 한 제주에서 6년을 떨어져 지내다 보니 느낀 점이 있다. 평생토록 바뀌지 않으리라 확언하기도 어렵다는 것이다.
p.171 사람이란 모두 백지에 그림을 그리듯 직접 익히고 배워가는 존재인데, 나는 노력도 하지 않고 깔끔하게 완성된 조각품만 바랐다. 내로라하는 영화감독이나 피아니스트, 소설가도 처음부터 완성본을 갖지는 않겠지. 그렇게 나는 초라함이라는 두려움을 조금씩 껴안았다.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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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에세이 제목이 거의 문장형인 것 같다. 그래서 이 책도 흔한 에세인 줄 알았는데, 돈이 아깝지 않았다. 몰랐던 제주의 정보 뿐만 아니라 마음에 와닿는 문장도 정말 많았다. 하루에 한 챕터만 읽어도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떤 기분이다. 몇몇 문장은 필사까지 했다. 나중에 또 힘들 때마다 볼 것 같다.
이 정도의 솔직함을 쓰려면 얼마나 많이 담담해져야 할까. 인생 선배의 책을 읽은 듯한 기분. 나이는 역시 노력 없이 먹는 것 뿐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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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막히는 괸당문화 벗어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이토록 발칙하면서도 솔직한 제주도 토박이의 책을 본 적이 있었나 싶은 책이다. 제주도 토박이 동화작가인 저자가 19년 제주도 생활과 6년 서울살이를 풀어낸 자전적 수필집이다. 제목으로는 제주를 경멸하는 내용으로 보이지만, 상처가 있는 사람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가 숨어 있다. 제주가 아름다운 섬이지만 사람 사는 세상이어서 누군가에는 상처를 줍니다. 서울은 자유로워 보이지만, 매사에 누구에게나 불쑥불쑥 청구서를 내밉니다. 그 아픔을 공유함으로 그 안에 위로의 틈이 열린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수성이 사회 분위기를 지배합니다. ‘괸당’ 문화가 발달할 수밖에 없었고, 제주 4·3과 같이 역사적인 사건들로 육지인을 차별하는 세태가 자리 잡았다. 같은 제주도 내에서도 제주시 출신과 서귀포 출신 그리고 시에따이(제주시와 서귀포시 시내권에 사는 아이)와 촌에따이(시내가 아닌 읍과 면에 사는 아이) 등으로 나누는 차별 문화가 책 초반에 나온다. 저자는 좋게 말하면 관심이고 안 좋게 말하면 간섭인 ‘괸당’이라는 답답한 문화를 벗어나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래서 19년 생활한 제주를 떠나 행동과 말 하나하나를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육지에 정착하겠다는 시도를 했다. '제주사람에게 묻지 않으면 좋을 것 중 첫째는 ‘맛집’을 묻지 말자. 특히 고등학생 때까지 제주에 줄곧 산 친구라면. 딱 평범한 고등학생이 자주 먹을 분식집만 추천해줄 수밖에 없어서다. 결국, 초록창에 ‘찐 제주도민 맛집’을 검색하는 도민을 볼 게 뻔하다.' P41-'제주 사람에게 묻지 말아야 할 일곱 가지' 중에서... 나도 육지에서 대학을 다닐 때 인사를 하면 첫 마디가 제주도 어디가 맛집인지, 관광지는 어디가 좋은지, 로컬만 가는 찐 도민맛집은 어디인지 하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럴 때면 늘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 거린 적이 많았습니다. 나에게 물어보는 육지 친구들에게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나를 대신해 말해주는 것 같아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서울의 상영관은 제주보다 훨씬 크고 넓은데, 정작 영화를 보기 위해서는 밥을 굶어야 하니 서울에 살아도 인프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자괴감이 들었을 때, 주머니가 헐거운 나는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는 시사회 초대에 응모하고 감상을 적었다. 기한 내에 적지 않으면 다음 행사는 응모조차 안 된다고 했다. 엉망인 영화도 억지로 포장해 근사하게 녹였다. 그때 필력이 늘었다.' P106~107-‘네, 저 돈 없습니다만' 중에서... 나 역시 문화생활의 갈증을 풀기 위해 이곳저곳 다양한 영화 시사회에 응모한 적이 있다. 영화관에서 일주일 중 닷새 동안 영화를 5편씩을 감상하며 영화에 대한 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한 경험이 있다.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육지(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며 하루하루 아등바등 살아나가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서울의 현실은 제주보다 훨씬 갑갑했다. 현재 서울 시민이지만, 제주도 토박이로서 제주문화가 싫다는 견해를 대놓고 표현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이 처한 녹록지 않은 현실을 솔직하게 써내려 간 용기가 멋있고 부럽기까지 하다. 저자의 용기 있는 이야기가 탈제주 실패 후 고슴도치처럼 날 세우며 응어리져 있던 나를 적잖이 위로했다. 토박이로서 제주를 더 사랑하고 아끼자는 다짐을 하게 했다.
제주 토박이는 제주가 싫습니다/현요아/핑크뮬리/248쪽/1만4000원/2021년 03월 25일 출간 허지선(사서 출신 시민 서평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