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 없는 사람이 없고, 이름 불리는 것도 너무 자연스러워, 이름이 없어서 속상한 일곱번째 늑대와 곰과 개구리 등등의 동물들의 마음을 잘 읽었는지는 사실 모르겠다. 하지만 정말로 내게 이름이 없어서 아무도 불러주지도, 관심을 가져주지도 않는다면... 아기 늑대처럼 숲속에서 혼자 훌쩍거리고 싶은 마음이 들 것도 같다. 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발견해서 대출해서 처음 보았다. 여덟살짜리 딸이 책 보는 걸 정말 좋아해서 집에도 상당량의 책이 있고, 도서관에서 빌려다 보는 책도 많은 탓에 이제 세 살 먹은 아들래미한테는 새 책을 사 줄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누나가 본 만큼만 봐도 충분하지.. 하는 생각이 늘 있기 때문인데... 순전히 아들 녀석에게 두고두고 보여주고 싶어서 사 준 두 번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사실 이 곳에 주문해 놓고 아직 받지도 못했다. ^^;; (그리고, 아직 두 권이 전부다.) 처음 읽을 때 도대체 이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이 될까, 추리 소설 읽을 때처럼 뒤가 궁금했다. 생각지 못했던 결말이 신선했고 즐거웠다. 파스텔로 그린 듯 윤곽선이 선명하지 않은 그림도 왠지 이야기와 어울리는 것 같은 느낌이고, 생소한 독일식 이름들(정말 많은 이름이 나온다!)을 하나하나 읽어주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실 여덟살 짜리도 동생에게 읽어주는 걸 옆에서 듣고 있다가 다 읽어주자마자 저도 읽어본다며 빼앗다시피 가지고 갔고, 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인 신랑도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하며 호기심을 나타냈다. 온가족이 함께 읽어도 좋을 유쾌한 동화라고 생각한다. |
|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어린이 도서 중 가장 나은 듯 하다. 내용도 재미있으면서, 그림도 실감 나고, 한번쯤 생각해 볼만한 내용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일곱 형제의 늑대 중 막내가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나머지 여섯 형들은 다 이름이 있으나 일곱번째인 자신에게만 이름이 없어 방황하고 있던 늑대가 어떤 할아버지를 만난다. 할아버지는 이 꼬마 늑대에게 이름을 주기로 하고 함께 길을 걷는데, 그 늑대처럼 이름이 없는 일곱번째 곰, 개구리, 고슴도치 등등...많은 동물들을 가는 길에 만나게 된다. 모두들 이름을 얻을 생각에 가슴이 부풀어 할아버지 집으로 간다. 그래서 도착한 할아버지의 집, 할아버지는 그제서야 보따리를 열라고 한다. 그게 다름 아닌 이름 보따리였던 것! 할아버지는 참을수록 좋다고, 가장 마지막에 나온 이름이 가장 멋진 것이라고 말해주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결국 마지막 이름을 얻는 건 꼬마 늑대인데, 얼마나 멋진 이름이길래...하는 호기심을 잠깐 자극했으나 결말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다. 궁금하면 책을 보시라. 기다릴 줄 아는 지혜, 나누는 기쁨, 소외된 자에게 손 내미는 뿌듯함...이런 것이 알량한 이름 몇 자보다 훨씬 귀한 것임을 아이들도 깨달았으면 한다. 그건 그렇고...동물들도 자식을 여럿 낳다보면 막내는 이름조차 짓기 싫어지나?...책장을 덮으며 문득 든 엉뚱한 생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