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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혜석의 <경희>를 읽었다. 참 멋진 소설이다. 그녀의 '신여성'은 어찌나 사랑스럽고 대견스러운지(....)"/ 624쪽

도서관이 집 가까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인게 분명하다. '멋진 소설'이라는 말에 호기심을 참을수 없어,'경희'를 검색해 보았더니, 문지에서 출간된 '근대 여성작가선'에 '경희' 가 있었다. 냉큼 빌려와 후다닥 읽었다. <조용한 날들의 기록>을 읽는 그 잠깐 동안, 멋진..을 재밌는...으로 오독한 덕분이었다.(사실은) 어떤 미사여구보다 일차원적인 표현..이라 더 궁금했다. 종종 나혜석 그림을 볼때마다 그녀가 소설도 썼다는 사실도 알았지만 선뜻 손이 가질 않았다. 솔직한 마음에는, 조금 뻔한 내용일거라 생각하고 굳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그녀가 살아온 삶이 너무 파란만장하였기에 편하게 읽을 자신이 없었던 것도 같고...그런데 '경희'라는 작품은 심각하지도 않으면서도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는 기분을 느꼈다. 공교롭게도 영화 '마더'에서 그녀의 이름이 시종일관 마더로 불리워진 이유가 신호탄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정도로 영화 '마더' 페터 한트케의 '소망 없는 불행' 그리고 '경희' 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지점이 있어 읽는 즐거움이 컸다.신여성으로 살아가는 시대의 여성을 그리면서 제목에 당당히 이름을 제목으로 삼았던 것 부터 나름 상징성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건, 영화 '마더' 덕분이다. 나는 누구인가를 당당히 외치던 경희 라는 인물을 통해 '소망 없는 불행'에서 절망적이었던 어머니가 자연스럽게 비교되는 지점이었다. 본의 아니게 '함께 읽기'의 즐거움을 누렸다. 여자가 마지막으로 도착할 수 밖에 없는 곳은 어디일까..라고 질문했던 <조용한 날들의 기록>의 코멘트에 고개가 끄덕여진 이유 <경희>에서 답을 찾게 될 줄이야... 어머니가 자신의 언어를 끝내 찾지 못했다고 생각했다면, 경희는 찾으려 애쓰는 인물로 그려졌다고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누구인가를 찾아 가는 여정 속에, 신세한탄 분위기가 아닌점도 좋았다. 비장하다기 보다 인간적이라고 해야 할까 ."경희도 사람이다.그다음에는 여자다.그럼 여자라는 것보다 먼저 사람이다"/199쪽 페미니즘에 대한 논쟁이 붙을 때마다 내가 하는 생각이라서 더 반가웠다. ...사랑스럽고 대견스럽다는..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었던 거다. <근대 여성 작가선>에는 다섯명의 작가가 소개되어 있다. 부끄럽게도 나혜석을 제외하면 들어본 이름이 없다. 나혜석의 글도 처음 읽어 보았으니...'경희' 가 궁금해서 도서관에서 빌려왔으나..구입해서 다른 작품들도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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