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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은 내 오래된 벗이다. 스무살에 만나 쉰을 바라보는 지금이니 오래된 것은 맞고, 대학을 졸업할 즈음 각자의 길을 좇은 후로 얼굴을 본 것은 경조사에서 두어번뿐 가끔 전화나 톡으로 생사확인을 하는 정도에 불과함에도 전혀 거리감이나 어색함은 느낄 수 없으므로 벗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혼란의 대학시절을 접고 새로운 전공을 찾아 떠나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던 어느날, 아이처럼 들뜬 목소리로 문학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그제서야 나는 학회 공용 일기장에 쓰여 있던 비범한 글의 주인이 그였다는 기억을 떠올리게 되었다. 취미활동 정도로는 갈증이 가시지 않았던지 작가는 틈틈이 글을 써왔나보다.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언젠가 자신의 책을 펴낼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막상 실물로 접하고 나니 친근하기만 하던 대상에 경외심이 보태어 졌다. 지인들에게 한 권씩 건네며 "제 친구가 작가라서요"라고 말하는 내 어깨가 한 뼘은 올라가기도 했다. 화성으로 떠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그대, 잘 가라'는 실제로 우주인들이 이렇게 이별하거나 마음의 상처를 입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다. 픽션이 자전적 요소를 배제한 완전한 허구일 수 있을까. 나는 어쩌면 화성으로 떠나고 싶은 사람은 작가가 아닐까 상상해 봤다. 새로운 시도에 대한 선택을 앞두고 이미 공고해져 버린 가족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경이랄까. 우리는 모두 마음 속에 화성을 두고 있지 않을까. '우리 아이'도 재미있게 읽혔다. 날로 곤두박질치는 출산률에 조만간 현실화될 것 같은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전국민이 애정과 돈을 쏟아 넣은 '우리 아이'를 전국민이 멸시하는 상황이 씁쓸하면서도 날카로웠다. 오늘같이 흐린 일요일 오후는 이 소설집과 무척 닮은 듯 어울린다. 이미 여러 번 읽었지만 추억을 환기하듯 책을 펼친다. 작가의 다음 소설집이 기다려지는 이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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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논술을 써야할 때마다 꼭 한 번씩은 다뤄야 하는 주제가 있었다. 고령화 사회와 인구 감소. 일 할 사람은 줄어들고, 대가족은 핵가족화 되다가 1인 가족으로 점점 축소되고 있다.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었으며, 누군가에게 자녀계획을 물어보면 실례다. 사회는 언제나 변화해왔다. 종종 사회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룬 소설들이 등장하는데, 디스토피아 소설인 조지 오웰의 <1984>나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처럼 필독 도서로 꼽히기도 한다. 김강 작가님의 단편소설집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도 이와 같은 맥락의 단편소설들이 많이 수록되어있다.
제 21회 심훈문학상 당선작인 <우리 아빠>가 대표적인데, 인구 감소로 인해 남자와 여자에게서 정자와 난자를 기증받아 '우리 아이'를 생산해 사회에 '공급'하는 미래사회를 담아냈다. 고령화, 인구감소, 인간복제 및 생산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담고있다. 수록작이 다루고 있는 소재를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 병호가 오는 날 : 노인 인구 - A리그 : 고령화 - 그대, 잘 가라 : 가족 - 밴타블랙 99.695% : 정치 - 알로하의 밤 : 뿌리(가족), 난민(외국인) - 잘자, 병철 : (등장인물이 내가 싫어하는 사람 이름이랑 똑같아서 너무 집중이 안되서 포기..) - 호모XY : 가족 - 우리 아빠 : 인구감소, 가족 - 아라히임 : 인류 중고등학교 모의고사 지문으로 출제하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알'씨 성을 가진 '로하'라는 이름의 사람들의 모임. 왜 우리의 이름은 '알로하'일까? 왜 사람들은 '알로하'를 내 이름이 아닌 별명이나 다른 것으로 받아들일까? 왜 '알 로하'라고 읽고 아랍쪽 난민이라고 오해하는걸까? '알로하'를 '알로하'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람들 각각 자의적인 해석을 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언어학 시간에 배웠던 개념들도 떠오르고.
수록작 중 가장 인상에 남은 <호모 XY> 미래에 '아빠'는 어떤 의미를 갖게 될까. 아빠가 단지 '정자'나 '유전자'로만 받아들여지는 사회에서는, 혹은 반대로 여자가 '난자'나 '유전자'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는 어떤 모습이 될까.
고등 생명체가 지구를 찾아온다면? 그들은 인류를 어떻게 평가할까?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https://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846594 김강 작가님이 어떤 배경에서 이런 소설을 썼는지 궁금해져서 몇 가지 인터뷰를 찾아봤다. 법 공부하다 의대생이 되어 의사의 삶을 살다가 45세에 소설가가 됐다는 엄청난 이력..을 확인했고, "풀지못한 본질적 모순과 차별을 공유하고 싶었다"는 의도를 보고 작품 세계를 깨달았다. 개인적으로 목적의식이나 목표가 뚜렷한 소설을 좋아하지 않는다. 중고등학교 때 너무 많이 데여서일지도. 하지만 김강 작가님의 단편소설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은 읽기 쉽게 썼으면서도 생각해볼 거리를 많이 던져줘서인지 싫지 않았다. 앞으로 김강 작가님의 더 많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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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시대에 사는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전개되어 지루할 틈이 없이 읽게 된다. 다음 소설이 기다려진다.
1. 병호가 오는 날: 우리 주위에서 늘 뵐 수 있는 노년들의 일상이 잔잔하게 그려지고 아들이라고 주장하는 병호가 그 고요함 속에 꼬리치는 물고기처럼 보인다. 글을 읽다보면 이 세명의 관계가 서서히 들어나고 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의미 있게 다가온다.
2. A리그 : 야구를 보러 온 사람, 타자, 장내 아나운서 3명의 등장한다. 공통점은 젊은 시절엔 찬란한 봄이 있어나 싶게 빛의 속도로 사라지고 나이만 차곡차곡 먼지처럼 쌓여 빛바랜 황혼의 나이로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 3명의 마음속에 들어갔다 나오면 그들의 인생에도 또 다른 봄날이 오기를 응원하게 된다.
3. 그대, 잘 가라 :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이지만 화성에 가고 싶다는 목적을 향해 앞으로만 돌진하는 사내다. 결국 아내는 지구에서 일상적인 생활을 하루하루 살아내야 할 것이고 남편은 화성에서 본인이 선택한 삶을 살아내야 할 것이다.
4. 밴타블랙 99.695% : 한여름 대도시 8차선 도로에 차들이 빼곡하게 서있고 불쾌지수를 높이는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경적소음들. 갑자기 화면이 전환되면서 한적한 태평양 어느 섬, 야자수 그늘 밑에 앉아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는 상쾌함을 느끼며 캬! 하는 소리로 마감되는 CF가 연상되는 소설이다.
5. 알로하의 밤 : 김유정의 동백꽃, 봄봄을 읽을 때처럼 문장마다 익살스러움이 묻어 있지만 마냥 웃을 수 없는 소설이다. 5명의 알로하들이 제주도에 왔던 예멘인들이 지금 현재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6. 잘 자, 병철 : 노숙자 병철이 불가마 같은 자그마한 토큰 박스에서 여름을 보내면서 훔쳐보기 시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비주류의 주류에 대한 소심한 복수는 존경심까지 들게 만든다.
7. 호모XY : 동물 세계에서 수컷이 꼭 필요한 경우는 어느 정도일까? 의식주와 교육이 보장되는 인간 사회에서 남자 인간은 어떤 존재가 될까? 남성인 작가가 동성인 호모XY를 보는 시선에는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연민이 느껴진다.
8. 우리 아빠 : 호모 XY와 같은 시대, 다른 쪽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호모XY에 등장하는 남성들은 결국 여기에서 정자를 팔고 생계를 이어나가는 존재가 된다. 그들에게도 부성애는 존재하는 것일까? 그리고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우리 아이’들이 하부구조를 지탱하는 세계에도 자유, 평등, 박애는 존재할까
9. 아라히임: 외계인 수장과 대한민국 대통령이 주고받은 편지로 구성되어 있어 독특한 형식이 돋보인다. 특히 대한민국 대통령 이름이 <김 달라이>로 이름이 특이해서 찾아보니 달라이는 몽골어로 지혜를 가진 영혼 & 바다를 뜻한다고 한다. 두 인물이 또 다른 달라이 라마(지혜를 가진 큰 스승이란 뜻이라고)가 되는 것일까 |
** 작가의 심훈 문학상 수상작 '우리아빠'를 읽었던 독자로써 기대를 많이 한 소설집이 나와서 무척이나 반가웠다. 소설집이 출간하자 마자 구해서 읽기 시작한 것이 반나절 정도를 몰두해서 읽게 된다. 머리를 갸우뚱하면서 추리를 하며 읽었던 작품, 번뜩이는 상상력에 눈이 크게 떠진 작품,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작품, 지금 현대의 시대상과 통렬한 반성을 통해서 미래에 우리 공동체가 이루어야 할 내용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가득한 작품들을 읽고 무거우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작품 리뷰를 남긴다.
1. 병호가 오는 날 - 약 20 ~ 30분 정도면 읽을 수 있는 단편 소설이지만 꽤나 머리를 복잡하게 했던 것 같다.아주 편한 마음으로 시작해서 과연 작가는 무슨 애기를 하고 싶은 것일까? 라는 의문이 솔직히 마지막 까지 남았던 것 같다. 병호는 정말 아픈 기억에 의해서 혼란이 온 것인지? 아니면 만수의 정신적인 아픔으로 이루어진 일들인지? 희옥은 어떤 존재인지.의문이 풀리지 않고 이야기가 종료되어서 의문점이 가득함. 나중에 작가와의 만남의 시간이 있다면 꼭 나의 추리를 확인해 보고자 한다.
2. A 리그 - 노년기에는 무엇을 하고 어떻게 지낼까? 라는 상상을 하고 있는 대부분의 독자들에세 즐거운 상상의 이야기 였던 것 같다.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일하고…적당히의 문장들이 폐부를 찌르면서 약간은 머쓱해지지만 인생 2막 아니 인생 3막의 희망과 기대를 가지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고령화 사회" 인 최근의 사회적 이슈를 충분히 재밌게 표현한 것 같다. 앞으로의 작품들도 여러가지 주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가 될 정도로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좋다. 작가의 다양한 인생 경험과 풍부한 지적인 스펙트럼을 조금은 알 것 같다.
3. 그대 잘 가라 - '자전적 반성문' 이라는 느낌이다. 주인공은 작가 자신 인 것 같다.결국에는 마지하게 될 '죽음에 대한 기억'이 '화성'이라는 또다른 이야기가 된 것은 아닌지? 언젠가는 겪게 될 익숙한 이들과의 헤어짐에 대한 두려움과 지금까지의 삶에 대한 회고가 '화성' 이라는 미지의 세계로 가는 것으로 결론이 된 것 같다. '그대 잘 가라' 라는 노래 제목이 '잘있어… 나의 익숙한 모든 것들' 이라고 애기하는 것으로 시선이 바뀌면서 이해가 되는 것은 오해인지 .. 아니면 요즘들어서 '죽음을 기억하라' 라는 말에 필이 꽂혀서 죽기 전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앞으로 남은 시간을 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질문을 스스로 하고 있는 때문인지 잘 모르겠다. 근데 정말 심장 소리는 정말 그렇게 들릴까?
4. 벤타 블랙 - '벤타블랙' 이라는 물질이 발견되었다는 것은 전혀 몰랐다. 이야기를 읽고 네이버에서 '벤타블랙'을 검색하여서 탄소 물질의 연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 있는 평론서에서 애기하는 것과 같이 아나키즘, 아나키스트 로써의 생각을 이야기에 녹여 놓았을 수도 있고 요즘의 "Factor check" 와 같이 거짓정보에 대한 작가의 실랄한 비판이 아닌가 싶다. 사실로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들을 사실인것 처럼 언급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검은 물감을 뿌려서 "이 사람들은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인 것 처럼 속이고 있습니다." 라고 알파벳 A 의 주홍글씨를 가슴에 달아 주고 싶은 것을 애써 '벤타블랙' 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닌지…
5. 알로하 - 웃음이 슬며시 나는 참신한 상상력이다. 혹시 작가의 외자 이름의 특별한 경험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알로하' 라는 이름은 어떻게 상상을 한건지? 51년생 '알로하' 는 왜 참석을 안하고 경찰에 고발을 했는가? 앞의 이야기 들도 모두 동일하게 마지막에 '권성징악' 이나 '범인은 바로!!' 라는 결론이 없는 것이 공통적인 것 같다. 읽는 사람이 무언가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이야기의 흐름이다.혹시 나중에 추리 소설의 맥락으로 활용을 해서 쓰게 되면 괜찮겠다…라고 생각해 본다.
6. 잘자. 병철 - 작가가 병철이 되고 싶은 것 처럼 느껴지는 건 뭘까? 전지적 작가시점? 뭐 그런것 같은데…. 기득권을 빼앗기 위해서 노력을 하지만 결국에는 안된다는 것을 그래서 소심한 복수로 배설과 암수를 사용하는 노숙자 병철. '자본가'라고 하는 건물, 공장 등의 가치 생산이 가능한 자본을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어떻게 저 자본을 가질수 있을까? 라고 고민을 해 본적은 있지만 이렇게 소심한 복수는 하지 못하고 기존의 질서에 편입해서 익숙해 질수 밖에 없었는데 '잘자. 병철' 은 그런 것을 우회적으로 잘 표현 한 것 같다.
7. 호모 XY - 어렵다. 3명의 가족과 한명의 아버지로 구성된 이야기이며 결론이 어느정도 예상이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어렵다… 예상했던 결론과 동일한 마무리에 순간 당황했다. 앞에서 읽었던 몇편들과 조금 다른 내용과 결론은 익숙치 않다. '우리아빠' '병호가 오는 날' 과 일맥상통하게 아버지와 자식이라는 뼈대 안에서 이야기가 구성되는 것이 작가의 관심사가 '가족' 이라는 것에 많은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8. 아라히임 - 지구를 방문한 외부 인들에 대한 편지 형식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지구상에서 대부분의 경제적, 외교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강대국(백인종)을 향해서 그리고 우리 스스로의 사회를 향해서 하고 싶은 애기들을 전지적인 신과 같은 외부인의 입을 빌어서 '요한 계시록'에 의해서 지구 멸망과 일부 인간들을 구원하는 듯한 느낌이다.지금의 우리 사회와 국제 정세가 이대로 지속되다가는 언젠가 멸망이 있을 것이므로 그 전에 스스로 각성을 하고 개선을 하는 '치유의 프로세스' 가 필요하다는 것을 재밌는 상상력으로 애기하는 것 같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성취는 재앙이 된다' 는 문구가 가장 마음에 와서 부딪치는 것은 왜일까?
* 빠른 시일안에 작가의 또 다른 작품 세계를 경험하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