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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희망은 농에 있다 /저자 정경식/출판 두레/발매 2000.02.07.
지금의 환경 위기는 소비문화에서 비롯되었다. 자연과 공생하며 생명을 키우는 산촌에 그 대안을 찾을 수 있다. '3대 굶어죽을 각오, 3대 매 맞을 각오, 3대 얼어 죽을 각오'를 갖고 유기농 농사꾼의 길을 묵묵히 걸어간다. 수확량과 수입이 적어 유기농업을 포기할 수도 있다. 생태주의자의 삶이 철학적 견지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정경식씨에게는 농법과 철학이 따로 있지 않다. 그래서 그는 익충과 해충의 구별 또한 단호히 거절한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익충이란 육식 곤충을 뜻하고 해충이란 초식곤충을 뜻한다. 보통 사람들은 육식 생물보다 초식 생물을 더 순한 것으로 보고 친숙하게 느끼지만 곤충에 대해서만큼은 시각이 정반대인 것이다.
이런 점만 보아도 해충이니 익충이니 하는 구별은 다분히 인간 중심적인 편협한 시각에 불과함을 알 수 있다. 단지 그런 구별은 인간의 욕심으로 가름한 것뿐이지 자연 생태계는 그런 구별이 없는 것이다. 바로 그런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과 편협한 시각이 현재의 농약 농법을 만들고 자연을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생태주의에 입각한 유기농 실천은 농약과 비료의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 자기와 싸워 온 투쟁의 기록이며 온갖 고통과 난관을 극복해온 고난의 기록이다. 저자는 살아있는 땅에서만 생명의 밥상을 마련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에 농약을 치지 못하고 고독하게 고난의 유기 농사의 길을 걸어왔다.
정경식의 농법은 자연과 함께 하는 공생농법, 순환농법이다. 그의 밭들은 모두 짚이나 풀로 덮여 있다. 한 뼘 정도로 쌓인 짚풀을 들쳐 보면 거의 지렁이 밭이라 할 만큼 지렁이가 우글거린다. 짚 밑에는 생태계가 완벽하게 살아 있다. 물론 그중에는 두더지같이 작물에 피해를 주는 동물도 있다. 그러나 두더지에 대한 그의 말은 너무 상식 밖이다. '그놈도 먹고 살아야지요.' 이 말이 바로 졍경식의 공생농법이자 공생철학이다. 그의 농법은 이런 철학에서 출발한 것이다.
자연의 이치에서 중요한 것은 인간에게 좋은 것들만 남기는 게 아니라 하나의 생태계를 살려 주는 데 있다. 그래서 정경식씨는 밭 곳곳에 진딧물 해충들이 좋아하는 양배추나 케일 같은 작물을 심는다. 이것들은 배추밭이나 토마토 밭에 심으면 진딧물들이 다른 데는 안 가고 양배추와 케일에만 낀다. 일종의 미끼인 셈이다. 이런 그의 공생농사는 작물들 상호 간에도 적용된다. 예를 들어 수수나 옥수수는 영양분을 엄청나게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지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 작물이다. 반면 뿌리혹박테리아처럼 공중 질소를 고정하는 세균을 갖고 있는 콩과 식물은 뛰어난 질소비료 생산능력으로 땅을 비옥하게 한다. 그래서 콩밭에 옥수수를 함께 심으면 옥수수에 따로 비료를 줄 필요도 없고 지력도 보호할 수 있다. 그리고 고추 사이사이에 들깨를 심으면 들깨 특유의 향이 고추에 생기는 담배나방 벌레를 막아준다.
《21세기 희망은 농에 있다(정경식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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