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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8월 12일 토요일 오전 11시 바렌츠해에서 러시아 북해함대 소속으로
훈련에 참가하여 훈련용 어뢰를 발사하려던 오스카2급 핵잠수함 쿠르스크는
강력한 폭발음과 동시에 침몰하였습니다.
당시 쿠르스크에 승함한 장병 118명이 모두 사망하였으나
사고 직후 잠수함의 9번 격실에는 23명의 장병이 살아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비극으로 끝난 쿠르스크호 침몰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미국과 세계 패권을 겨루던 소련 시절의 영화가 사라진 러시아 해군은 전력이 붕괴되고 있었습니다.
주력 수상함과 잠수함들은 가동 불가 상태로 녹이 슬어가는 수준을 넘어서
장병들의 급여마저 제대로 지불되고 있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술주정뱅이 옐친을 대신하여 새로운 대통령으로 젊은 푸틴이 집권했지만
아직 미숙하기 그지 없었고 이는 사건의 수습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나게 됩니다.
저자는 이 사건을 추적하면서 최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자제하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제대로된 장비도 인력도 없는 러시아 북해함대였지만 자신들의 전우를 구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이 실패로 돌아가 서방의 도움을 요청했으나 이미 골든 타임은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냉전에서 적으로 싸운 처지였지만 바다에서는 서로를 구하기 위해서 협력하고 도왔습니다.
이 과정을 읽으면서 냉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과몰입하게되는 것은
아무래도 너무도 아픈 기억을 우리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천안함과 세월호.. 우리는 아무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책장을 넘기면서 왠지 이전에 이런 상황을 봤다는 기시감이 든 것은 그래서 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결과가 비극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되는 것도 괴로운 일이지요.
쓸데없는 걱정이겠지만 우리 해군의 잠수함들도 이제 30년이 다 되어 갑니다.
90년대 독일제 209급을 시작으로 이제는 자체 개발한 안창호급을 건조하기 이르렀고
해군의 잠수함 전단은 이제 잠수함 사령부까지 창설될 정도로 발전하였습니다.
하지만 수중구조함은 청해진 1척으로 충분한지 걱정이 됩니다.
이제는 이러한 구조 전력에 충분한 투자를 해야한다고 봅니다.
살아남은 전우들이 죽어가야 하는 것을 바라만 봐야 했던 러시아 북해함대의 사례는 충분한 반면 교사될 것입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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