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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파 국사학자가 20년 동안 담궈낸 광해군 대하드라마
"유학파 국사학자가 20년 동안 담궈낸 광해군 대하드라마" 내용보기
"어렵다!" 책을 처음 펴들고 1~2 시간 동안 든 느낌이다. 경주, 분조, 승습, 주본, 고변, 추국, 형신, 전인살해, 공족, 사친 등의 옛 말들이 설명 하나없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내용을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단어들의 의미가 파악되고 전체적인 이해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정확한 의미의 전달과 실제적 상황 전달의 의미로 다가온다.이 책은 서술의 형식을 빌린
"유학파 국사학자가 20년 동안 담궈낸 광해군 대하드라마" 내용보기
"어렵다!" 책을 처음 펴들고 1~2 시간 동안 든 느낌이다. 경주, 분조, 승습, 주본, 고변, 추국, 형신, 전인살해, 공족, 사친 등의 옛 말들이 설명 하나없이 쏟아져 나온다. 하지만 내용을 읽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단어들의 의미가 파악되고 전체적인 이해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정확한 의미의 전달과 실제적 상황 전달의 의미로 다가온다.

이 책은 서술의 형식을 빌린 논문이다. 하지만 일반인 입장에서도 아주 꼼꼼하게 고증이 된 역사서라는 관점에서 꼭 한 번 읽어보기를 추천드린다. 읽다보면 어느새 빨려 들어가도록 글을 풀어내는 그 솜씨에 감탄하게 된다. 현재 재직 중인 서강대학교에서 수 년간 강의 평가 1위를 하고 있는 저력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선조실록』, 『광해군일기』 등을 포함한『조선왕조실록』, 『연려실기술』, 『경국대전』 등을 포함한 60여편의 1차 사료와 100편이 넘는 근현대사 2차사료, 수십여편의 해외 2차 사료들을 넘나들며 거의 모든 팩트들마다 꼼꼼하게 달아둔 642 개의 주석들은 본문의 스토리에 한층 더 현실감을 준다. 마치 고증이 아주 잘 된 대하드라마를 보는 느낌이다.

정사각형 집을 짓는 데 네 면의 창을 모두 남쪽으로 내고 싶을 때 어떻게 하느냐는 아이디어 퀴즈가 있다. 정답은 북극점에 짓는 것이다. 북극점에서는 모든 방향이 남쪽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의 극단에서는 상식적인 것과는 다른 양상들이 펼쳐진다. 『모후의 반역』에서 다루는 주제도 유교 국가인 조선에서 벌어진 국가의 근간인 충(忠)과 효(孝)의 충돌이다. 그리고 그 이후의 영향에 대한 부분이다. 효는 부모에 대한 윤리이고, 충은 국왕에 대한 윤리이다. 일반 백성들 입장에서는 효의 대상보다 충의 대상이 우선시 되는 구조이다. 하지만 이것이 충의 정점인 왕(王)에 다다르면 충의 아이콘에게도 효의 대상이 있기 때문에 일반 백성들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저자는 왕의 위신과 왕의 효 대상의 위신 중 어느 것이 중하냐는 수십 년 간의 논쟁과 고도의 전략적 싸움을 그 배경과 영향까지 포함하여 세밀하게 그려낸다. 사료의 문자적 표현을 추출하여 엮어내는 1차적 분석에 그치지 않고, 여러 사료들과 당시 정황들을 분석하여 실체적인 의도와 사실들을 밝혀내려는 노력들이 책을 읽는 내내 즐거움을 준다.

광해군이 왕위에 오른 후 돌아가신 생모를 복권하는 데는 대신들이 쌍수를 들고 반대한다. 반면에 영창대군을 생산하여 대비에 올라 제도적으로 어머니가 된 인목대비를 폐위 하려는 데에는 /효/를 들먹이며 반대한다. 어쩌면 사대부 정치를 표방하였던 조선에서는 왕은 충의 대상일뿐이고 왕을 제어할 수 있는 대비, 즉 모후야말로 포기할 수 없는 존재였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저자가 미국으로 유학을 갈 즈음에 품었던 주제를 20년이 넘는 동안 천착하여 맺은 속이 꽉찬 결실이다. 그 긴 시간 동안 수많은 사료들을 대사하여 엮어낸 서술을 가만히 앉아서 읽는 것은 잘 익고 묵혀진 재료들을 정성스럽게 손질하고 삶고 부치고 무쳐서 잘 차려낸 수라상을 받는 느낌이다.

정통한 가이드가 동행한 광해군 시대로의 여행 추천 패키지, 꼭 한 번 읽어 보시길 권한다.
c******m 2021.05.31.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