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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동락(同苦同樂)? 동고동락(同GO同ROCK)! - [시인과 화가]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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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동락(同苦同樂)? 동고동락(同GO同ROCK)! <시인과 화가>를 읽고     [들어가며] 흔히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말한다. 하지만 예술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예술품도 사람의 숨결이 닿을 때야 비로소 생명력을 얻게 된다. 예술은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상징적으로 인생의 모습과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붓'이 아닐까. 시인이 붓을 들어 시를 쓰고 화가가 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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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고동락(同苦同樂)? 동고동락(同GO同ROCK)!

<시인과 화가>를 읽고

 

 

[들어가며] 흔히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말한다. 하지만 예술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고, 예술품도 사람의 숨결이 닿을 때야 비로소 생명력을 얻게 된다. 예술은 때로는 사실적으로, 때로는 상징적으로 인생의 모습과 의미를 담아낼 수 있는 '붓'이 아닐까. 시인이 붓을 들어 시를 쓰고 화가가 붓을 들어 그림을 그리는 일이 곧 예술인 까닭에 어느 것이 더 길고 짧은지 대봐도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비범한 일상과 찬란한 인생을 살다간 예술가, 그 가운데 시인과 화가의 만남에 주목한 책 한 권을 만났다. <시인과 화가>라는 타임머신은 독자를 1920~30년대 우리나라의 문단과 화단으로 데려간다. 그 시공간에는 낯익은 사람들도 보이고, 그들에게 곁을 내어주는 낯선 사람들도 자리한다.

 

  시는 곧 그림이요, 그림은 곧 시이다. 오랫동안 모셔져 왔던 동북아시아의 주요 사상, 그것은 바로 시화일률(詩畵一律)이다.(중략) 시인과 화가의 관계는 바늘과 실의 관계였었다. 예전에는 그랬다. 시인과 화가의 관계는 형제지간이었다.(「서문」 중에서)

 

[책속으로] 요즘 인기있는 영화나 드라마, 소설에 관한 포스팅 주제로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등장인물 관계도'이다. <시인과 화가>에 소개된 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서로가 연결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동시대를 살면서 시대적 사명과도 같은 예술적 가치를 추구한 사람들이었기에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32쪽, 이상의 말)

 

  학창시절 교과서와 문제집에서 자주 마주쳤던, 그의 이름에서부터 선보인 시와 소설까지 이상한 점 투성이라고 여겨왔던 '이상(李箱)'이 내가 그린 관계도의 정중앙에 위치한다. 『오감도』, 『날개』 등 '박제된 천재'의 작품들은 오늘날까지도 뭇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며 긴 생명력을 이어간다. 사실 그에 관해 아는 바가 거의 없었는데 책을 통해 놀라운 이야기들을 많이 만나게 되었다. 먼저 그의 장래희망이 문인이 아니라 화가였다는 사실이다. 절친인 화가 구본웅으로부터 고등학교 졸업선물로 휴대용 미술 도구상자, 즉 사생상(寫生箱) 을 받고 감동한 그는 감사의 표시로 자신의 필명을 상자의 재료인 나무(木)를 넣은 이(李)씨에 상자를 뜻하는 상(箱)을 합쳐 '이상'으로 정했다는 설이 그럴 듯하게 느껴진다. 그의 회화 작품 가운데 자화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식민지 암흑기에 자연스럽게 생긴 자존의식의 발로이자, 자아의식이 강한 화가일수록 자화상 그리기에 주력했다는 게 그 이유다.

 

 

 


구본웅, 『친구의 초상』, 1935,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화가 이상의 초기 작품은 자신의 자화상이었다. 시인 이상의 마지막 흔적은 데스마스크, 역시 자신의 자화상을 타인의 손에 의해 제작하게 했다. 자화상, 이는 자존의식이 강한 예술가의 대외적 발언의 하나이다.(48쪽)

 

  이상은 그림과 시뿐만 아니라 한 여인을 애정했다. 20세기 전반부와 후반부를 나누어 살면서  위대한 두 예술가의 배우자로 기록된 그녀의 이름은 변동림(훗날 화가 김환기와 재혼한 김향안)이다. 짧은 결혼생활을 뒤로 한 채 일본으로 건너간 이상은 오래지 않아 세상을 떠난다. 병원에서 이상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한 후 그의 무덤을 단 한 번도 찾지 않았던 그녀는 그가 사망한지 반세기가 지날 무렵 이상 문학비를 건립했다. 저자는 이상의 미망인 변동림에게 이상과 관련한 증언을 공개하도록 부추긴 일을 회상한다.

 

"밤새 빗소리 때문에 잠을 잘 수 없었다."

(72쪽, 100세 화가 김병기의 증언)

 

  일본 도쿄에 도착한 이상은 화가 김병기의 집에서 잊지 못할 첫 밤을 보낸다. 김병기는 이상에게 침대를 양보하고 자신은 다다미 바닥에서 잠을 잤는데, 이튿날 아침 시인은 고맙다는 인사 대신 화가에게 투덜대며 아침 인사를 나눴던 것이다. 얼마 후 화가는 시인의 부음(訃音)을 듣게 된다. 시인은 반일 조선인 지식인으로 낙인이 찍혀 구속된 뒤 감옥에서 건강이 더욱 악화되어 병원에서 눈을 감고 만다.

  김병기는 2016년에 백세 기념 개인전을 개최한 화가이다. "백 살이 되니 그림이 뭔지 알겠다. 이제 그림이 뭔지 알았으니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작품을 할 생각이오." 그의 백세 생일날 저자에게 한 말이다. 지금은 세상에 없는 시인 이상을 비롯하여 시인 백석, 화가 이중섭, 김환기 등 많은 예술가들과의 추억과 문화 예술계 비화를 전하는 그의 증언이 중요한 사료로서의 가치를 지닌다는 저자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어린 시절 평양에서 김병기, 이중섭, 문학수는 화가 삼총사로 불릴 만큼 절친한 사이였다. 문학수의 여동생 문경옥은 백석의 부인이다. 백석은 우리나라 현역 시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북방 정서 혹은 농촌 정서를 시세계의 바탕에 깔고 개성있는 시들을 선보였다. 바늘가는 데 실 가듯이 그의 곁을 함께 한 사람이 화가 정현웅이다. 백석의 시 가운데 특정인을 거명하여 쓴 헌시 「북방(北方)에서-정현웅에게」만 봐도 둘 사이가 얼마나 각별했는지 알 수 있으며, 정현웅 또한 「백석의 프로필」이라는 제목으로 그림과 해설을 통해 화답하였다. 두사람은 서울 뚝섬에서 이웃으로 지내며 작품활동을 이어간다. 그동안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만 알고 있었는데, 책을 통해 정현웅의 그림까지 더해진 작품을 만나 보니 정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는 걸 짐작할 수 있었다.

 

 

 

  시인들이 사랑하는 시인이 백석이라면, 문인들이 사랑하는 화가는 바로 이중섭이다. 그는 박수근, 김환기와 함께 한국 미술시장의 3대 거장, 바꿔 말해 보증수표로 통한다. 여러 미디어를 통해 이중섭과 가족의 안타까운 일화들이 많이 알려져서인지 그를 사랑하는 일반인들도 많은 듯하다. 일본행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여러 차례 개인전을 열었던 이중섭은 대구에 피난해 있던 시인 구상에게 의탁해 지낸다. 그때 구상에게 그려준 「시인 구상의 가족」을 보노라면 일본으로 건너간 아내와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그린 다른 그림들 속에서 느꼈던 가족사랑을 또다시 느낄 수 있다. 

 

 

  "이것이 현재까지도 남아 있는 나의 시골집 관수재(觀水齋)로서 중섭도 발병 직전 그곳에 머물렀는데 그때 우리 집 <가족사진>을 하나 만들어준다고 그린 것이 바로 이 그림이다."

(174쪽, 시인 구상의 증언)


  여기서 저자는 이중섭의 예술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기 이전에 문인들이 먼저 관심의 대상으로 대중화 작업에 앞장서서 심지어 '이중섭 신화'로까지 이어진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그의 작품세계에 대한 연구가 화단에서도 문단만큼 진척되길 바라는 마음과 그렇게 된다면 그의 진면목을 더욱 드러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아닐까 조심스레 헤아려본다.

  박완서 작가의 등단소설 『나목』에는 '간판쟁이' 화가 옥희도라는 인물이 나온다. 그의 이야기는 단순 허구이지 현실 속의 실화가 아니라는 작가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알고 있다. 그가 바로 화가 박수근이라는 것을. 소설은 그의 전기는 아지만 전쟁 시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삶을 살았던 화가를 이해하는 데 큰 밑거름이 된다. 작가와 화가는 실제로 미8군 PX에서 함께 일하며 교류했던 경험을 나눴다.

 

 

  박수근의 상징적 도상은 나목(裸木)이다. 박수근의 나무는 무엇보다 정상 발육상태와 거리가 멀다. 나뭇가지가 필요 이상으로 절단되었고, 그나마 꿈틀꿈틀 '갈등'의 모습이다. 이렇듯 심한 전지(剪枝)와 갈등은 시대 상황의 반영이다.(중략) 바로 전쟁 이후의 궁핍했던 시대상황의 조형적 표현이다.(190쪽)

 

  일본 유학생 중심의 당시 미술계에서 '무연고'의 박수근은 외로움 속에서도 독학으로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어나갔다. 오늘날 국민화가로 불리는 그가 그린 작품 가운데  「빨래터」는 한국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인 45억 2천만 원을 기록하며 평생 궁핍함 속에서 살았던 화가에게 사후 영광을 안겨주기도 했다. 작품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순 없으나, 그의 경매 기록은 화가 김환기에 의해 경신되었다고 한다.

  저자는 김환기를 '유화 붓을 든 문인 화가'라고 부른다. 서정주, 김광섭, 황순원, 김동리 등 많은 문인들과 교유하면서 그들의 저서 표지를 맡았던 것에서 연유를 찾을 수 있다. 목포 앞바다의 기좌도라는 섬 출신인 그는 자연스럽게 파랑색을 좋아했다. 예전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실시한 한국인의 색채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놀랍게도 한국이 가장 좋아하는 색깔 역시 파랑이다. 섬과 파랑의 세계에서 자신의 세계관을 구축한 화가는 파리시절에 시정신(詩精神)에 대한 깨달음을 얻는다. 노랫속 운율과 같은 것을 항아리(정신)에 담고자 애쓰던 그는 뉴욕에서 시정신을 무수한 점으로 바꿔 표현했다. 끝으로 흥미로운 주장 하나를 소개하자면, 이상의 시에서 표현된 점이 김환기의 그림으로 부활되었고, 김환기가 생애 마지막에 변동림과 이상이라는 두 점을 잇는 선이 되어주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만의 '등장인물 관계도'는 이상에서 시작하여 이상으로 끝을 맺는다.

 

 


  "여기 와서 느낀 것은 시정신(詩精神)이오. 예술에는 노래가 담아져야 할 것 같소. 거장들의 작품에는 모두가 강력한 노래가 있구려. 지금까지 내가 부르던 노래가 무엇이었다는 것을 나는 여기 와서 구체적으로 알아진 것 같소. 밝은 태양을 파리에 와서 알아진 셈."

(164쪽, 파리시절 김환기의 편지에서)

 

[나오며] 문단과 화단이라는 각자의 마당에서 둘만의 이야기를 나눴던 시인과 화가를 만나보는 것으로 일독을 마쳤다. 다시 책을 집어 들었을 때는 서로의 마당을 오가며 나눈 예술혼과 그들의 삶의 궤적을 어렴풋이 엿볼 수 있었다. 또한 예술가들에게 당시의 시대적 한계가 오히려 창작을 향한 열정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다. 서문에서 저자가 힘주어 말했던 '시화일률'의 필수조건이 어쩌면 동고동락이 아닐까 싶다. 함께 나눈 괴로움과 즐거움이 같은 길을 걸어 나가며 서로를 북돋아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문학과 미술이라는 교유의 영역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홀로 또 같이 창작의 날개를 펼친 것으로도 볼 수 있겠다. 혹시 책을 읽지 않은 독자라면, 책속에 마련된 만남의 광장에 서서 저마다의 시선으로 우리나라 근현대 예술가들과 마주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권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달의 사락 k*****o 2021.07.01. 신고 공감 18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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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과 화가들의 관계를 통해 근대 예술사를 새롭게 읽다!
"문인과 화가들의 관계를 통해 근대 예술사를 새롭게 읽다!" 내용보기
'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이 책은 한국의 근대예술사의 다양한 면모를 문인과 화가와의 인연이라는 고리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 문학은 언어를 사용하여 작품을 완성하고, 미술은 구체적인 모습으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예술이다. 분명 서로 다른 매체를 활용하고 있지만, 문학과 미술은 통하는 점이 많다. 아마도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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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과 화단그 뜨거운 이야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책은 한국의 근대예술사의 다양한 면모를 문인과 화가와의 인연이라는 고리를 통해서 풀어내고 있다문학은 언어를 사용하여 작품을 완성하고미술은 구체적인 모습으로 작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작품으로 형상화하는 예술이다분명 서로 다른 매체를 활용하고 있지만문학과 미술은 통하는 점이 많다아마도 문학에 관심을 가졌던 이라면 학창 시절 시에 그림을 그려 전시하는 시화전을 준비하거나 관람했던 경험이 있을 법하다유명한 시인 혹은 자신이 창작한 시에 어떠한 그림이 어울릴까를 생각하고시의 내용에 걸맞은 그림을 그려 전시하는 행사가 바로 시화전이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한국의 현대 예술사의 문인과 화가들이 어울려 활동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저자 자신이 미술인으로서 문인들과 어울렸던 경험이 적지 않고그들 사이에 밀접한 관계로 연결된 경우가 자주 발견된다는 점이 기획 의도로 작용했을 것이라 여겨진다모두 17개의 항목을 통해서 서술되는 문인과 화가의 관계는 아주 흥미롭고때로는 지금껏 알려진 통설과 전혀 다른 사실을 밝히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현대사의 시대적 흐름에 따라 해당 인물들이 배치되어 있는데가장 앞부분에는 소설가이자 화가로 활동했던 나혜석과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그녀의 약혼자 최승구와의 애틋한 사연이 소개되어 있다주지하듯이 나혜석은 남성 중심의 습속이 팽배했던 당시에 '취미정조론'을 주장하고후에 결혼한 남편과 이혼하고 신문에 이혼 고백서를 연재해 주목받았던 인물이었다저자는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일본 유학 시절 시를 남겼던 최승구를 시인으로서 평가할 필요가 있음을 주장하면서두 사람의 예술 활동과 연애담을 풀어내고 있다.

 

현대문학사에서 가장 특별한 시인으로 평가되는 이상을 시인이자 화가라는 위치에서 조망하면서화가 구본웅과의 관계는 물론 후에 김환기 화백과 재혼한 이상의 부인 변동림(김향안)과의 사연도 서술하고 있다저자 자신이 변동림을 직접 만나 증언을 듣고그동안 이상과 변동림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사실들에 대해서 바로잡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이러한 내용은 자연스럽게 김환기와 다양한 문인들을 조망한 항목과 연결되고 있으며성북동에 있었던 늙은 감나무가 있던 노시산방의 주인이었던 김용준과 김환기의 인연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확인했던 내용들을 이 책의 곳곳에서 소개하고 있는데이러한 내용은 해당 인물들의 연구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겨진다시인 정지용과 화가 정종여의 신문 연재를 위한 남해 여행이 1950년 벌어진 한국전쟁으로 인해 더 이상 이어지지 못하고당시의 여행 중에 벌어진 다양한 에피소드를 흥미로운 필치로 서술하고 있다나아가 조각가 김세중과 시인 김남조 부부의 연연과 예술 활동에 대한 사연 역시 저자가 겪은 바를 상세히 풀어놓기도 하였다

 

조각가 김복진을 소개하면서 일제 강점기 이념을 토대로 활동했던 예술단체인 카프의 활동 양상과 당시 예술계의 흐름을 서술하고, 100세가 넘어서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병기를 통해서 이상과 백석 등의 문인과의 관계를 밝히고 있다백석과 화가 정현웅과의 사연을 물론윤동주와 더불어 저항시인으로 평가를 받는 시인 이상화와 그의 고향인 대구 미술계와의 인연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문인과 화가와의 관계에 있어서 직접적인 교류는 없었지만 시인 윤동주와 화가 한낙연은 중국의 연변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노래 고향의 봄의 작사가인 이원수가 노래의 배경으로 삼은 곳이 바로 조각가 김종영의 창원 생가라는 흥미로운 사실을 밝히고 있다또한 40세의 나이로 등단한 소설가 박완서의 작품 나목이 화가 박수근을 모델로 했다는 것그리고 소설가 오영수와 화가 오윤 부자에 얽힌 이야기 등 그야말로 한국 현대예술사의 주요 인물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이 지닌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지독한 가난으로 가족들을 일본으로 보내고가족을 그리워하며 그림을 그렸던 이중섭은 사후에 가장 비싸게 팔니는 화가 중의 한 사람이 되었다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소개하기도 한다특히 손에 담배를 놓지 않아서 호마저도 꽁초(공초)라고 지었던 오상순과 화가 하인두의 인연 역시 흥미롭게 다가왔던 내용이었다영화로도 만들어져 인기를 끌었던 소설 갯마을의 작가 오영수와 그의 아들인 판화가 오윤그리고 그들의 가족들에 대한 사연도 인상적이었다마지막에는 저자 자신과 함께 동인으로 활동했던 오윤의 삶과 예술세계를 서술하면서시인 김지하와 오윤의 인연에 대해서도 논하고 있다

 

이상 개략적으로 살펴보았지만 이 책에는 단순히 해당 인물에 얽힌 이야기만을 소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각 인물들이 활동했던 당시의 시대 상황까지 조망하고 있어 예술사의 흐름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한다는 점도 특징이라고 여겨진다미술인인 저자의 시각을 통해서 해당 인물들의 예술세계를 논하고 있어문학사 혹은 미술사 연구에 있어서도 이 책의 내용들이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다무엇보다도 그동안 근대 예술사에서 잘못 알려진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이 책을 통해서 바로잡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된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i*****n 2021.07.12. 신고 공감 1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리뷰] 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 - 시인과 화가
"[리뷰] 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 - 시인과 화가" 내용보기
이 책 '시인과 화가'의 표지에 위쪽에는 '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라는 카피가 있다. 제목보다 그 카피가 이 책의 성격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 문단과 화단에 한 획을 그은 많은 인물들 중, 특별히 화제거리를 남긴 인물들을 조명한 책이다.   이 책을 쓴 이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미술대 교수를 역임한 미술평론가이자 두 권의 시집을
"[리뷰] 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 - 시인과 화가" 내용보기

  이 책 '시인과 화가'의 표지에 위쪽에는 '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라는 카피가 있다. 제목보다 그 카피가 이 책의 성격을 더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은 한국 문단과 화단에 한 획을 그은 많은 인물들 중, 특별히 화제거리를 남긴 인물들을 조명한 책이다.

  이 책을 쓴 이는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으로, 미술대 교수를 역임한 미술평론가이자 두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필자가 근대기의 시인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기획한 것으로, 오래 전에 "인간과 문학"이라는 잡지에 연재했던 글이라고 한다.

  나는 이 책 서평단에 신청할 때, 이 책 제목을 보고 이 책의 내용이 '(특정)시인과 (특정)화가'의 교류에 초점을 맞춘 글일 거라고 지레짐작을 했었다. 내 짐작이 맞는 글도 있지만, 빗나간 글도 있다.

  파격을 그린 화가와 저항 시인이란 제목으로 다룬 '(화가) 나혜석과 (시인)최승구의 비련', 박제된 천재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다룬 '시인 이상과 화가 구본웅의 우정' 등 시인과 화가의 교류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 글들도 있지만, 20세기 전반 최정상급 문예운동가란 제목으로 다룬 "카프의 주역 김복진"처럼 특정 인물 자체에 초점을 맞춘 글들도 있다.  

  그리고 문인과 미술가의 교류를 다룬 글에서도 인물 간 교류에 대한 언급은 조금이고 상당 부분은 특정 문인 혹은 화가의 예술세계를 조명하고 있는 글들도 제법 있다.

  어쨌거나,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인물들이 모두 미술가이거나 문인인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차례를 통해 살펴보면 인물들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위에 소개된 글들에서 흥미로웠던 몇 가지만 적어본다.

 

  <파격을 그린 화가와 저항시인 - 나혜석과 최승구의 비련>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 화가 정월 나혜석(1896~1948)의 삶을 표현할 수 있는 적당한 단어는 무엇일까. 필자는 '파격'이라는 말로 설명한다. 그것도 그냥 파격이 아니라 '파격, 파격, 파격의 길'로 표현한다. 

  나혜석의 파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1935년에 잡지에 발표한 글에서, "정조는 도덕도 법률도 아무 것도 아니요, 오직 취미다"라며 이른바 정조취미론을 펼친 것이다.

  나혜석은 화가이면서 문필활동도 했다. '경희'라는 제목의 단편소설, '빛'이라는 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시인 최승구(전남 고흥 출신. 1892~1916)와의 만남은 일본 유학시절에 이루어졌다. 당시는 조혼 제도가 성행했기에 일본 남자 유학생 대개가 기혼자였고, 최승구 역시 기혼자였다. 그러나 나혜석에게 최승구가 기혼자라는 건 아무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둘은 열애했다. 그러나 최승구가 결핵으로 요절하면서 둘의 사랑은 막을 내린다. 이후 나혜석이란 이름은 이광수 등의 유명한 남성 작가들의 이름과 결부되기도 하지만, 외교관 김우영과 결혼한다.

  나혜석의 파격. 김우영과 결혼식을 올린 나혜석이 신혼여행지로 택한 곳은 전남 고흥에 있는 최승구의 무덤이었다. 첫사랑의 무덤으로 신혼여행을 가다니, 이런 파격이 어디 있을까.

  그뿐인가. 결혼 7년차에 부부가 2년간의 세계 일주 여행에 올랐고 이때 장기 체류했던 프랑스 파리에서 민족대표 33인의 1인이었던 최린과의 로맨스로 남편에게 이혼당하고, 최린을 상대로 정조 유린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의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나혜석과 최승구를 모두 잘 아는 염상섭은 '추도'라는 소설에서 나혜석과 최승구, 김우영을 회고한다. 이 글에 따르면, 최승구의 요절만 아니었다면, 나혜석의 인생 항로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게 되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박제된 천재의 비밀 - 시인 이상과 화가 이상>

  "사람이 비밀이 없다는 것은 재산 없는 것처럼 가난하고 허전한 일이다." (이상)

  이 글의 첫머리에 인용된 글이다. 필자는 이상(본명:김해경, 1910~1937)처럼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게다가 비밀 관련 풍문을 많이 남기고 간 작가도 흔치 않다고 말한다.

  소년 시절 이상의 장래 희망은 화가였다고 한다. 그리고 필명 '이상'이 절친한 친구인 화가 구본웅이 졸업 선물로 준 '휴대용 미술도구 상자'에서 연유되었다는 주장(구광모, <우인상과 여인상>)도 소개한다.

  이상과 절친했던 인물은 화가 구본웅(1907~1053)이다. 구본웅의 유화 작품 '친구의 초상'(1935년 제작, 국립현대미술관 소장)은 이상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이 둘은 <신명학교> 입학 동기로 만났지만 우정을 나누었는데 구본웅이 이상보다 4살 연상이었다. 둘은 고교시절 화가 지망생이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나중에 이상이 다방 사업 실패 후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구본웅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이상을 도와준다.

  이 둘의 외모와 관련된 일화도 하나 소개되어 있다. 이상은 키다리고, 구본웅은 꼽추 난쟁이여서 이 둘이 함께 길을 걸어가면, 동네 꼬마들이 곡마단이 왔다고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구본웅과 이상의 관계에 대한 글에 이어지는, 이 글의 많은 부분은 이상과 부인 변동림(뒤에 화가 김환기의 부인이 됨. 김향안으로 개명) 이야기이다.

  이화여전 영문과생이던 변동림은 이상과 동업하던 오빠의 소개로 이상을 만나, 데이트를 하다가 결혼도 하지 않은 상태로 집을 나와 이상과 신방을 차린다. 서울에서 '이상의 스캔들'을 비난하는 소리가 높아지자 1936년 6월 양가 어머니들이 서둘러 결혼식을 주선하고 10월에 이상이 혼자 일본으로 떠나가면서 둘의 정열적인 결혼생활은 3개월 남짓에 불과했다. 이상은 일본으로 건너간 후 왜경에 불령선인으로 검거되어 감옥 생활을 하게 되고 그동안 건강이 상해 폐병이 재발하여 보석으로 석방되지만 결국 운명하고 만다.

  이상이 죽은 후 변동림은 화가 김환기와 결혼한다. 다음은 이상에 대한 김향안의 언급의 일부이다.

  글 속에 나오는 통속성, 유치한 연극, 이것은 이상의 잡문 속에 나오는 상례인 엄살(여성에 대한)이다. 나는 이러한 이상의 글을 싫어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독자)은 아내였던 변동림을 의심했다. 오늘날까지도 이상 연구자들은 삼각관계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삼각관계는 부재라는 것은 시일을 따져봐도 증명되지 않는가?  나는 오랫동안 상을 용서할 수 없었다. (중략) 이상은 시인이다. 소설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상의 시 <오감도>는 세계적 수준에 이른 탁월한 시라고 하는 믿음은. 그때나 이제나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상의 잡문들은 고매한 시 정신에서 대단히 멀어져 있음을 느낀다.

  변동림은 무능력한 남편 이상을 대신 생활비를 벌기 위해 바에 나간 일이 있다. 이상의 소설에 나오는 퇴폐적 아내의 모습을 변동림과 중첩시키는 시각에 대해 변동림은 (아내의 남자관계에 의혹을 가진) 이상과 (변동림이 삼각관계라고 의심하는)독자에게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 불만은 이상의 소설을 잡문이라고 하며, 이상은 시인일 뿐, 소설가가 아니라는 주장을 펴게 한다.

 

  <북방에서 친구에게 - 시인 백석과 화가 정현웅의 동행>

  현역시인이 가장 좋아하는 시인으로 뽑힌 백석(1912~1996)과 절친했던 친구 화가 정현웅(1910~1976)을 다루고 있는 글이다.

  1939년 백석은 신문사를 퇴사하고 무작정 만주로 떠난다. 그곳에서 <북방에서-정현웅에게>라는 시를 쓴다. 백석 시 가운데 특정인을 거명하면서 쓴 유일한 헌시이다. 유일하게 헌시를 쓸만큼 둘의 관계는 각별했다. 정현웅은 <미스터 백석>이라는 제목으로 백석의 프로필과 육필 해설을 남긴다. (아래 사진)

 
 

  정현웅은 10대에 이미 조선미전에서 입선하면서 화가로 등단했다. 정현웅이 그린 단행본의 표지화 장정은 화단뿐만 아니라 문단에서도 화제의 대상이었다. 유명한 소설가나 시인의 단행본 표지와 장정은 정현웅이 그린 것이었다.

  정현웅은 백석의 시에 그림을 그려주었다. (아래 사진)

    두 사람 모두 격동의 현대사 속에서 월북하여 잊힌 존재였다가, 해금되어 다시 주목받고 있는 시인과 화가이다. 남북의 분단만 아니었다면 두 시인과 화가의 아름다운 교류는 이어져 우리나라의 시단과 화단을 더욱 뜨겁게 했을 것을 생각하면 참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17편의 글 중 세 편만 알아보았다.

  <정지용과 정종여의 남해 여행>, <김용준과 김환기 그리고 노시산방>, <조각가 김세중과 시인 김남조 부부> 등 문인과 미술가의 관계를 다룬 글도 관심을 끌었다. 물론 언급하지 않은 다른 글들도 그 나름으로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다.

 

  "시인과 화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이 책의 필자(윤범모) 말이다.

  "시인과 화가. 나도 좋아하는 말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t*******1 2021.07.04.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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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자체의 다양함과 그 흐름을 결합하여 설명하다
"예술자체의 다양함과 그 흐름을 결합하여 설명하다" 내용보기
책 리뷰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한 주에 읽는 책이 꽤 됩니다만, 리뷰까지 이어지는 책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뭐랄까, 할 말이 잘 안 생기는 책들이 좀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해서 말이죠. 말 그대로 할 말 생기는 책을 리뷰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예술가들이 서로 뭉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다른 형식에 대한
"예술자체의 다양함과 그 흐름을 결합하여 설명하다" 내용보기

 책 리뷰를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한 주에 읽는 책이 꽤 됩니다만, 리뷰까지 이어지는 책은 많지 않은 편입니다. 뭐랄까, 할 말이 잘 안 생기는 책들이 좀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해서 말이죠. 말 그대로 할 말 생기는 책을 리뷰 하게 되는 겁니다.

 

 그럼 리뷰 시작합니다.

 

 

 


 

 

 

 

 예술가들이 서로 뭉치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다른 형식에 대한 호기심일 수도 있고, 일종의 미학에 대한 토론에 관해서 자신의 지평을 넓히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단순히 술친구로 만나서 친구로서 의기투합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재능과 관심이 다른 관계로 관심이 가는 사람들을 만나는 경우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말입니다. 이는 말 그대로 사람들의 생각과 느낌에 따라 갈리는 경향이며, 이 특성으로 인해서 예술가 집단이나 모임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예술가들의 모임은 정말 다양한 시대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 해오기도 했습니다. 어떤 시대에서는 그냥 놈팽이 모임으로 이야기 되기도 하지만, 다른 시대에서는 지식인들의 지식에 대한 수호 모임으로 이야기 되기도 하고, 어떤 시대에서는 말 그대로 자신들이 가진 예술에 대한 여러 면모를 수익성으로 치환하기 시작하면서 그 수익을 지키기 위한 모임으로 이야기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떤 시대에는 정부를 전복시키기 위한, 시각에 따라서는 불순한 모임으로 해석되는 경우도 있어왔죠.

 

 이런 다양한 모임들의 면모는 시대에 따라, 그리고 각자 가져가는 여러 특성들에 따라 매우 많이 갈리는 지점들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시대가 그들의 모임을 규정 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임 자체에서 모임의 성격이 규정되는 경우도 많은 편입니다. 앞서 말 한 모든 것들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때로는 예술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시대의 저항을 스스로 상징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자신들이 가진 능력들을 모으려는 모습을 보여줬으니 말입니다.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는 그런 모임중 하나입니다. 각자가 나름대로 능력을 발휘하는 동시에, 각자의 예술성을 발현하면서도 동시에 시대적인 면모를 가져가는 것이죠. 이에 관해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결과를 냈고, 덕분에 근현대사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무지무지하게 힘든 일들이 되기도 했습니다. 순수성과 저항성, 시대성을 모두 고려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는 한국사에서도 마찬가지고, 국어 공부에서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일이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향성은 경향성이고, 진정으로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것에 관해서는 확실히 각자의 특성이 매우 강하게 작용하는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 여러 사람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경향성과, 개인적인 특징이 어떻게 서로 결합되는 동시에 분리 되는가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시대 속에서 개인의 능력이 어떻게 발휘 되면서도, 그 능력이 사회에서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죠.

 

 책에서 설명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앞서 이야기 한 개인의 면모와 시대의 상황인데, 개인의 면모에 관해서는 각자의 전기만큼은 아니지만, 예술가의 관점에서 무엇을 주로 발휘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지점을 주로 짚어 나가고 있습니다. 두 가지가 서로 교차 되어 나가면서 각자의 특성을 내세우게 되고, 결국에는 이 속에서 당대 예술이 나아갈 수 있었던 길과 각자 그 길을 찾는 과정에 관해서 매우 다양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 속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시인과 화가입니다. 책의 이야기가 진행 되면서 둘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가에 관하여 이야기를 하고, 그 관계 속에서 변화되어가는 여러 예술적 면모와 개인적인 지점들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하여 매우 다양한 지점들을 독자에게 전달하려 노력하면서도, 예술이 이뤘던 것들에 관한 지점, 둘의 교제 과정에서 나타난 여러 사회의 면모에 대한 해석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직접적인 시와 그림을 소개 하면서 좀 더 사람들에게 효과적인 전달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점 역시 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 속에서 가깝게는 둘의 관계에서, 좀 더 멀리 나아가면 그 둘 사이에서 벌어진 여러 일들을 통한 사회 변화를 다루면서 이야기의 확장을 보여주고 있는 상황이 되는 겁니다. 이를 통해서 책에서는 당대 무슨 일들이 벌어졌는가를 보여주고 있고, 동시에 이 속에서 다양성과 발전상을 끄집어내기도 합니다.

 

 다양한 시인과 시인을 소개 하면서 드러내는 것 역시 다양성의 면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다양성은 예술가들이 잡은 방향성과 관련된 지점들이기도 합니다. 순수한 내부의 탐구로서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도 하고, 동시에 당대 사회상에서 어떤 영감을 얻고, 이에 관한 감정들을 이야기 하는 면모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심지어는 이에 대한 각자의 해석 방식을 보여줌으로 해서 이야기의 다양성을 더 많이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죠.

 

 약간 재미있는 것은, 이런 상황에서 사회상을 이야기 하면서도, 이를 해석하는 지점에 있어 오직 분노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또 아니라는 겁니다. 혼돈의 시대이자 나라를 빼앗긴 시대임에도, 이 속에서 무엇을 표현해야 하는가에 관해서는 각자가 다 달랐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는 겁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매우 다양한 지점들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한 사회의 다변성을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하는 것이죠.

 

 예술에 관해서 다양한 면모를 경험 하는 동시에, 사회적 속의 다양성을 보여주기도 하는 책입니다. 그리고 이 다양한 지점들이 합쳐져 거대한 하나의 흐름을 만드는 것에 관해서 역시 나름대로 설명을 열심히 하는 책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예술에 관한 분석을 하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그 예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관한 감성적인 지점 역시 나름대로 잘 짚어내는 책이기도 하죠. 사회상에 관해서 알고 싶어 하는 분들 외에도, 예술에 관한 막연한 질문을 정리하고자 하는 분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올 책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d********h 2021.06.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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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리뷰] 시인과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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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곧 그림이요, 그림은 곧 시이다 (서문 중..)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가 인상 깊었고, 주제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읽고 싶었던 책이다. 몰랐던 인물들에 관한 내용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인물의 새로운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조금은 익숙한 인물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다.     백석과 정현웅은 ‘시인과 화가의 입장에서 예술세계를 호흡할 수 있는 돈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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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곧 그림이요, 그림은 곧 시이다 (서문 중..)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가 인상 깊었고, 주제가 겹치는 부분이 있어서 읽고 싶었던 책이다. 몰랐던 인물들에 관한 내용도,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인물의 새로운 내용도 흥미로웠지만, 조금은 익숙한 인물의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갔다.

 

 

백석과 정현웅은 ‘시인과 화가의 입장에서 예술세계를 호흡할 수 있는 돈독한 사이’였다고 한다. 정현웅의 작품 <백석의 프로필>은 전시회에서 봤던 거라 반가웠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에서는 둘의 ‘동반자적 인간관계가 이룩해낸 성공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정현웅은 검은색 이외 붉은색 한 가지만으로 눈 내리는 밤의 흰 당나귀와 나타샤의 모습을, 그것도 선과 면의 대칭적 활용으로 표현하는 기량을 보였다. 풍경의 특색을 집약적으로 표현한 바, 이는 그림만 보고도 시의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만큼 시화 동체의 경지를 보여준다. (p.102)

 

오양호의 연구에 따르면, 백석의 시 120여 편의 시 중 ‘백색’의 빈도가 70여 군데라고 한다. 저자는 이것이 백석의 결벽증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고 한다. 결벽증이 있었다는 것은 정현웅의 부인의 증언에서 알 수 있다.

 

백석 시인의 성품에 대한 대표적 소문은 결벽증입니다. 그는 결벽증 환자처럼 수시로 손을 닦고, 특히 누구나 만지는 문고리는 맨손으로 잡지를 않았어요. 그러니까 아무나 잡는 문고리는 (불결하다면서) 꼭 손수건에 싸서 잡았지요. 그걸 사람들은 별꼴이라고 흉도 보았어요. 특히 그의 시 세계와 비교하면 이상했어요. (p.104)

 

 

김환기는 문인과 ‘교유’하면서 현대문학 잡지를 포함하여 문학 도서의 표지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호인이라서 누가 청하면 거절하지 않고’ 그려주었다고 한다. 이 책에 나오진 않았지만,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표지도 김환기 그림이다.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전시에서도 김광섭 시와 김환기 작품을 함께 다뤘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서정시를 화면으로 옮겨 대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는 게 이해가 된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광섭, <저녁에> (p.163)

 

 

이 책은 화가이자 시인이었던 이상, 미술학계보다 문인들이 더 사랑한 이중섭, 박완서 작품에 영감을 준 박수근을 포함하여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인 저자가 쓴 내용이라 전문적이고, 시인과 화가 또는 그들을 아는 지인을 직접 만나서 나눈 대화와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어서 다큐멘터리 같기도 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p********0 2021.07.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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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시절을 밝힌 예술가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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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풍경’이 된 문인들과 화가들의 만남… 시는 곧 그림이요, 그림은 곧 시이다. 시인과 화가. 평소의 나라면 아마 눈여겨 보지 않았을 제목이다. 시는 여러번 들여다 보아도 너무나 어렵거나, 나에겐 너무 감성적인 영역이고, 화가라고 불리우는 순수 예술 직업인보다 일러스트레이터나 삽화가들이 더 친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려운 제목을 가진 이 책에 눈길이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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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풍경’이 된 문인들과 화가들의 만남… 시는 곧 그림이요, 그림은 곧 시이다.


시인과 화가. 평소의 나라면 아마 눈여겨 보지 않았을 제목이다.
시는 여러번 들여다 보아도 너무나 어렵거나, 나에겐 너무 감성적인 영역이고, 화가라고 불리우는 순수 예술 직업인보다 일러스트레이터나 삽화가들이 더 친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려운 제목을 가진 이 책에 눈길이 간 이유는, 얼마 전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때> 라는 전시 덕분일 것이다.
조금씩 독서를 하기 시작하면서 느낀 것은, 글과 그림이 그 표현 방법이 다를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예술적으로 담는 행위라는 건 같은 맥락으로 느껴졌기에, 둘의 만남이 어떤 것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우리나라가 가장 어두웠던 시기인 1900년대 초반의 문학과 그림이라니, 남아있는 자료를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다고 여겼는데, 생각보다도 훨씬 풍부하고 실험적이라 근대 예술이 폭발하던 시기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전시를 보고나니 이 시기의 작가와 화가들에 대해 알고싶은 마음이 생겼다.

 


책을 집필하신 윤범모님은 국립현대미술관의 관장님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예술 분야에 여러가지 일을 해오셨다. 
본인과 아주 멀지 않은, 혹은 꽤나 가까운 근현대의 예술가들에 대해 학문적으로 탐구하는 일을 아마도 꾸준히 해오신게 아닐까 싶다.

책에서 저자는 시대별로 주의깊게 살펴보아야 할 근대기의 시인과 화가에 대한 이야기를 17장에 걸쳐 이야기한다.
그 중에는 누구나 들어봤을법한 이름도 들어 있고, 미술이나 문학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기억나지 않을것 같은 이름도 있다.
몰랐던 이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와서 흥미로왔고, 이미 알았던 이에 대한 이야기에는 알려진바 외의 숨은 이야기들이 재미 있었다.
일제강점기의 어두웠던 시절에 이토록 시와 그림에 열정을 쏟은 이들이 있었다니, 역시 예술은 시절이 힘들때 더욱 더 꽃피우게 되는건가 싶었다.

나로서는 많은 이야기 중에서도, 나혜석님, 박완서님, 김남조님 등의 여성 예술인과, 이상, 김환기님 곁에서 함께한 변동림이자 김향안님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이 시기에 귀한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여성의 이야기였다.

 


<식민지 시절에서 주체적 여성의 삶과 사랑을 이야기한 나혜석 화백님>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렸던 '나목'을 닮은 박수근화백과, 그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글을 쓴 박완서작가님>

 


<전쟁 속에서 깨달은 생명의 소중함을 노래한 김남조시인님> 
 

...돌맹이처럼 어느 산야에고 굴러

그래도 죽지만 않는

그러한 목숨이 갖고 싶었습니다.

<목숨 (1953, 김남조)>


근대라지만 옛 시절의 문장과 문체가 익숙하지가 않고, 저자의 글투 역시 수월하게 읽히지는 않아 독서하는데 시간이 좀 필요했지만, 어쨋거나 쉽게 찾아 들을수 없는 이야기 였던지라 즐거이 읽었다.
그러나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나니 어딘가 마음 속 한켠이 불편한 것이 느껴졌다. 그것이 왜 인지 곰곰히 생각해보며 조금 더 이 시절의 이야기를 찾아보다 보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나에게 1900년대 전후의 시기를 떠올려보라고 하면 가장 첫번째로 떠오르는 것은 바로 드라마 ‘미스터 썬샤인’ 속 의병들의 모습이다.
주로 학창시절에도 그 시기의 시나 문학에 대해 배우면 대체로 저항시인들의 시를 배웠었다. 
그와 같은 일제강점기 시기에, 오로지 예술과 철학의 근원과 바탕에 대해 고찰하고 고민하고 표현하는 예술가들이 이토록 그 시절에 많았다는게 놀라울 따름이었다.
근대 프랑스 빠리의 한 쌀롱에 모인 그 이름도 유명한 많은 예술가들 못지 않게, 서울, 그 시절 경성에도 그토록 많은 예술모임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기뻤다. 


반면, 이 어둡고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잃은 슬픔을 뒤로한채, 일본에 유학도 다녀올 정도로 부유하고, 순수하게 예술과 학문에 대해 깊고 깊은 고찰을 할 수 있었던 사람들은 어떤 집 자손들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보니 이미 일제강점기였고, 그것이 너무나 당연한 사회에서 태어났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살아가는데 불편함이 없었다면 나라고 분연히 일어날 수 있었을까? (혹은 그런 생각을 하기나 했을까?) 직접 살아보지 않고선 알 수 없는 일이긴 하다. 그냥 지금 되돌아보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씁쓸한건 어쩔수 없는 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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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a*****e 2021.07.0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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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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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곧 그림이요 그림은 곧 시이다.     모든 예술은 장르를 떠나 그 지점들이 맞닿아 있다. 저자가 언급했던 '시화일률'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문인들과 화가들의 교류나 만남은 어느 시대나 있어 왔고 어색한 일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만이 예술의 세계를 서로 이해하고, 교류하면서 풍성해질 수 있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책의 서문에, <시인과 화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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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곧 그림이요 그림은 곧 시이다.

 


 

모든 예술은 장르를 떠나 그 지점들이 맞닿아 있다.

저자가 언급했던 '시화일률'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문인들과 화가들의 교류나 만남은 어느 시대나 있어 왔고 어색한 일도 아니다. 오히려 그들만이 예술의 세계를 서로 이해하고, 교류하면서 풍성해질 수 있음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책의 서문에, <시인과 화가>는 근대기의 시인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인간과 문학'이라는 잡지에 연재되었던 내용을 펴낸 책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인지, 목차의 구성을 보자면 시대의 순서대로 선별된 문인과 화가의 이야기가 17개의 챕터에 담겨 있다. 각각의 챕터는 그다지 길지는 않지만 현재까지 주요하게 회자되는 그 조합의 짝궁들에 관련된 일화를 엿볼 수 있다. '한국 문단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자체이다. 

그 중 평소에 관심있었던 작가나 화가의 이름이 나오면 괜히 반가웠고 반대로, 평소 잘 알지 못했던 인물들에 관해서는 이번에 자세히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유익했다. 여기에서는 특히,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고, 흥미로웠던 작가와 문인들에 관련된 주제의 챕터들만을 선별하여 요약된 내용을 올려 보고자 한다. 

 


 

 

01 파격을 그린 화가와 저항 시인

나혜석과 최승구의 비련

 

나혜석. 우리나라 근대기 최초의 여류화가이며, 보수적인 고정관념에 끊임없이 도전했던 선구자의 이름이다. 나혜석은 미술과 문학의 경계를 가뿐히 넘나들어 소설<경희>를 발표하기도 하고, 시도 여러 편 썼다. 당시 그녀가 언급했던 문장을 읽어보면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다. 

"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은 영원히 못갈 것이오. 우리가 욕심을 내지 아니하면 우리 자손들을 무엇을 주어 살리잔 말이오? 우리가 비난을 받지 아니하면 우리의 역사를 무엇으로 꾸미잔 말이오? 다행히 우리 조선 여자 중에 누구라도 가치 있는 욕을 먹는 자가 있다 하면 우리는 안심이오." p12

 

당대의 신여성이라 불릴만큼 스타일도 삶도 시대를 앞서나갔던 그녀의 삶과 사랑. 

저자는 그녀의 족적을 계속 파격, 파격!이라고 외쳤는데, 가히 그럴만한 인생을 살았다. 

나혜석은 일제 강점시기에 도쿄로 유학하여 미술학교를 다녔는데, 재학시절 만난 최승구와 약혼한 후, 불꽃같은 연애를 하게 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최승구는 결핵으로 요절하게 된다. 사랑을 잃고, 그녀는 외교관 김우영과 결혼하고는 2년간의 세계일주 여행을 하기도 한다. 그런중 파리에서 만난 최린과의 로맨스가 발단이 되어 이혼을 당한다. 그 당시 시대상을 감안해 본다면, 정말이지 여러 모로 흔치 않는 파격을 삶을 살았음이 맞다. 

그녀의 인생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사건을 뒤로하고서, 여성의 주체적인 의식을 몸소 삶으로 보여주었던 그녀의 용기가 인상 깊었다.  

 


 


 

 

02 박재된 천재의 비밀

시인 이상과 화가 이상

 

우리에게 요절한 천재 시인으로 잘 알려진 이상은, 처음에는 작가가 되기보다는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웠다. 

그가 그렸다는 표현주의적인 강렬한 자화상을 보니, 시대상의 어두움과 내면의 고뇌가 수려하게 표현된것 같다. 특히, 그가 직접 그려 넣은 <조선과 건축>의 표지나, <날개>의 삽화들을 보면 굉장히 현대적이고 참신하며 과감한 실험 정신이 그대로 드러나 있음을 볼 수 있다. 

 

화가 구본웅과의 돈독한 관계와 그 일화들은 이미 너무 유명한데, 구본웅이 그린 그림<친구의 초상>은 바로 이상을 그린 작품이다. 붉은 눈매와 입술로 담배를 물고 있는 자유분방하고 강렬한 얼굴이 무척 인상적이다.  

이상이 남긴 작품이나 독특한 기행만큼 눈에 띄는 외모도 결코 평범하지 않았던것 같다. 커다란 키에 곱슬머리, 우뚝 솟은 코, 세 꺼풀진 크고 검은 눈이 이글거리듯 타오르고 유난히 광채를 발산했다고 묘사하고 있다. 

 

이번 장에서 언급되는 또 한명의 인물인 '변동림'은 후에 김환기의 부인이 되는 김향안으로, 김환기를 만나기 전, 이상과 먼저 결혼했다. 이상과 변동림의 결혼생활은 '3개월 남짓'에 불과했고, 이상은 결혼 후 도쿄로 가는데, 거기서 급작스럽게 폐병이 재발되어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고 만다. 

이 상. 아무래도 그는 의심할 여지없이 시대를 너무 앞서간 천재였음에 틀림없다.

 


 


 

 

06 북방에서 친구에게

시인 백석과 화가 정현웅의 동행 

 

시인 백석과 화가 정현웅은 서로 함께 예술 세계를 호흡할 수 있는 돈독한 사이였다. 두 사람이 남긴 특별한 각각의 특별한 작품을 보면 예술적인 교감을 공유하고 작품에 반영하였음을 여실히 볼 수 있다.  

백석의 시 <북방에서-정현웅에게>는 정현웅의 이름을 언급하며 쓴 헌시였고, 정현웅은 <미스터 백석>아리는 제목으로 백석의 육필 프로필을 그림과 함께 그려 작성하였는데 이 작품들만 보더라도 그들 관계의 진중함을 한눈에 알 수 있다. 

시화일률의 경지를 보여주는 두 사람의 유명한 합작으로는 백석의 시와 정현웅의 그림이 함께 작업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이다.

그들은 서로 가까운 이웃으로 지내기도 하였다가 전쟁과 해방이라는 격변의 시대를 겪어내고 다시 재회하여, 말년까지 함께 했다고 한다. 

 


 


 

 

10  "예술에는 노래가 담아져야 할 것 같소"

김환기, 시정신의 조형적 변수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김환기의 유명한 작품이 있다. 이 작품은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라는 시에서 영감 받아 변주된 대작이라고 한다. 그 아름다운 시는 이러하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서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김환기는 파란색으로 자신의 절대적인 회화 세계를 구축했다고도 보여지는데  작가 자신의 조형 언어가 푸른 빛깔로 승화되어 있는 듯히다. 그가 시를 쓴다면 분명히 푸른색 시일 것이다.  밤하늘의 별처럼, 파도치는 푸른 바다처럼, 무수히 찍힌 푸른 점들은 아련히, 그리고 또렷하게 박혀 그림과 내가 하나가 되는듯한 서정감을 안겨준다. 

김환기의 그림에는 푸른 물감으로 물결치는 운율과 시가 있다. 그림 한폭이 마치 글자가 필요없는 일렁이는 시처럼 보여진다. 파리에서 유학하던 김환기가 쓴 편지의 한 구절에 적혀 있듯이, 거장의 그림들을 보고 느꼈다는 시정신이라는 것이 그렇게 발현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와서 느낀것은 시정신이오. 예술에는 노래가 담아져야 할 것 같소. 거장들의 작품에는 모두가 강력한 노래가 있구려. 지금까지 내가 부르던 노래가 무엇이었다는 것을 나는 여기 와서 구체적으로 알아진 것 같소. p164

 


 


 

 

12 궁핍한 시대의 진정성

'나목'을 닮은 박수근과 박완서

 

한국 미술에서 가장 비싼 그림의 대명사로서 언급되기도하는 박수근의 그림은  화려한 가격과는 달리, 평범한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담고자 했다. 담백하면서도 투박한 선, 중첩되어 두툼해진 화폭의 표면에 따스한 색감으로 고스란히 담겨 그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다.

그는 주로 일하는 아낙네들을 자주 그렸는데, 그녀들에게서 느껴지는 인고의 모습은 당시의  전쟁과 분단의 혼란을 겪어낸 시대상이 반영되어 있다. 그의 그림에서 자주 나타나는 나목 역시 그 시대상을 표현하기에 적합했던 조형적 표현으로 보여진다. 

 

작가 박완서의 등단 소설로 알려진 <나목>에 등장하는 화가가 바로 박수근을 모델로 쓰여졌다고 한다. 박완서의 기억에 고스란히 남겨진 나목의 계절인 겨울의 풍경. 살풍경한 풍경 안에서도 꿋꿋하고 늠름하게 서있는 나목을 통해 박수근의 삶의 진실함과 작품 세계를 담아내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책 <시인과 화가>를 읽으면서 근대의 화단과 문단의 이야기들을 자세히 읽게 되었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시대가 흉흉하고 고단할수록 문단과 화단은 늘 그 강렬한 힘과 위용을 떨치고 빛을 발해 왔다. 현실과 동떨어져 아름다움만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예술의 한 면만을 보고 섣불리 판단하는 것이다. 각박한 시대에 여전히 살아있고 빛난던 예술을 다시 보는 기회가 새삼 소중해진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자료와 시대상을 알려주는 친절한 설명으로, 이제껏 자세히 알지 못했던 근대의 이야기에 심취하게 되었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대의 풍경'이 된 문인들과 화가들의 만남...."이라는 문구가 사뭇 애틋해지는 감상을 남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w*********u 2021.07.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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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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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시화전(詩?殿)’이라는 말이 꽤 귀에 익을 것이다. 감성적인 시 한 편과 거기에 어울리는 배경 그림을 그려 전시하는 ‘시화(詩?)’는 학급 미화나 학교 축제 때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다. 알고 보면 시와 그림의 이런 어우러짐은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옛 문인들은 문인 예술의 정수를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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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시화전(詩?殿)’이라는 말이 꽤 귀에 익을 것이다. 감성적인 시 한 편과 거기에 어울리는 배경 그림을 그려 전시하는 시화(詩?)’는 학급 미화나 학교 축제 때면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다.

알고 보면 시와 그림의 이런 어우러짐은 꽤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옛 문인들은 문인 예술의 정수를 시서화삼절(詩書畵三節)’이라고 불렀으며, 시서화에 능통해야 하는 것이 선비의 미덕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현대문학의 여러 분야 중에서도 유독 시는 그림과 함께 언급될 때가 많으며, 시인과 화가의 교류도 흔한 일이었다.

시인과 화가의 이런 교류에 대해 저자는 바늘과 실같았다고 표현한다. 저자가 옛날이야기 하듯 술술 풀어서 들려주는 일화에는 우리 귀에 익숙한 예술가들이 다수 등장한다. 나혜석, 이상, 백석, 정지용,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 박완서 등은 한국문학사와 미술사에 있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이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이기도 한 저자는 1920~30년대 서울을 중심으로 시인과 화가가 친밀하게 교류한 이야기들을 자신의 경험담, 동석자들의 전언 등을 통해 사실적으로 들려준다.

 

저자가 들려주는 시인과 화가의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다. 흔히 나혜석하면 최린, ‘백석하면 자야를 덩달아 언급하는 게 보통이지만, 저자는 그런 가십성 이야기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덕분에 흔하고 뻔한 일화가 아닌 시인과 화가의 삶, 그들의 교류와 작품 세계에 오롯이 집중하며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이제껏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던 일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알게 되어 좋았다. 김기진과 박영희로 주로 기억되고 있던 카프(KAFT)의 실제 주역은 김복진이라던가(p.53, 카프의 주역 김복진), 건축가 김해경이 이상(李祥)이란 필명을 쓰게 된 계기(p.31, 시인 이상과 화가 이상), 박완서의 등단소설에 나오는 간판쟁이 화가가 박수근이었고, <나목(裸木)>은 박완서의 대표작이기도 하지만 박수근 회화의 상징적 도상이기도 하다.(p.179, ‘나목을 닮은 박수근과 박완서)

 

하나의 작품이 누군가에게는 시로, 누군가에게는 그림으로, 그리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유행가로 먼저 기억되기도 한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로 시작하는 김광섭의 저녁에라는 시다. 화가 김환기는 이 시에서 영감을 얻어 무수한 파란 점이 찍힌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명작을 그렸고, 후에 유심초라는 형제 가수는 김광섭의 시에 노랫말을 추가하여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라는 곡을 지어 크게 유행시켰다. 한 편의 시가 그림으로, 노래로 확장되면 작가의 작품은 더욱 생명력을 얻고, 서로의 작품 세계 또한 더욱 넓어진다. 책에 등장한 시인과 화가의 작품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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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d******n 2021.07.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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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그림을 일깨워준 시인과 화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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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시기부터 배움과 활동을 보인 시인과 화가들은 조국을 빼앗긴 아픔에도 불구하고 천재적이고 파격적이다. 그들의 창작물들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시와 그림. 첨부되어 있는 작품을 보면서 그 시대의 풍경과 아프고도 뜨거운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숨결을 느껴본다.    꼭지마다 내용이 좀 짧은 감이 있어 인터넷으로 자료 검색을 해보니 인터넷 글이 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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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 시기부터 배움과 활동을 보인 시인과 화가들은 조국을 빼앗긴 아픔에도 불구하고 천재적이고 파격적이다. 그들의 창작물들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시와 그림. 첨부되어 있는 작품을 보면서 그 시대의 풍경과 아프고도 뜨거운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숨결을 느껴본다. 

 

꼭지마다 내용이 좀 짧은 감이 있어 인터넷으로 자료 검색을 해보니 인터넷 글이 책의 분량보다 몇 곱절. 가령 나혜석의 신혼여행지가 애인 최승구의 묘지라는 소리에 검색해보니, 고흥에 있는 최승구 묘비를 찾으라는 내용과 더불어 주위 인물들의 출현에 계속 보다가 엉뚱한 길로 빠진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나혜석이 가서 세운 최승구의 묘비를 아직 찾지 못했다. 그리고 정지용의 '향수' 노래와 윤동주의 '서시' 시낭송, 이원수의 '고향의 봄'을 찾아 들으면서 한동안 잊었던 시정을 되찾은 느낌이다.

 

젊은 나이에 요절한 예술가가 많다. 화가 나혜석의 애인인 시인 최승구, 시인이자 화가 이상, 카프의 실질적 조종자 조소가 김복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윤동주, 그들을 접할 때마다 그지없이 안타깝다. 그리고 백석과 정종현, 정지용과 정종여, 김용준, 이태준, 이들은 월북 혹은 납북된 시인과 화가, 잃어버렸던 이름을 되찾은 반가움과 그들의 행적에 미소짓게 한다. 책 후반에는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과 박완서, 이원수와 최순애, 김종영, 김세중과 김남조, 오영수, 오윤, 김지하, 이름이나 작품이 친숙한 작가들이다. 

 

동요 '고향의 봄'와 '오빠 생각'를 모르면 간첩이 아닐까? 작사자가 이원수, 최순애다. 그런데 이 책으로 깜짝 놀라운 사실 하나, 창작 시기기 그들 나이 14세, 11세였다. 소파 방정환의 '어린이' 잡지에 실려 그때부터 편지가 수년 오가며 부부의 인연이 되었다니 흥미진진할 수 밖에 없다. 이원수 작  '고향의 봄'의 꽃대궐이 창원 소답동 소재 김종영 조각가의 생가로 현존하고 있단다. 

 

국내 도처에 문학예술가들의 뜨거운 혼이 남아있는 흔적을 찾아 가보고 싶어진다. 곳곳 남아 있는 그들의 작품과 자취를 따라 같은 감흥을 찾을수 있을런지. 문학관, 미술관, 생가, 고향, 그들을 따라 산과 강, 들이 보이는 길을 거닐며 교감해보고 싶다.   

"미술과 문학은, 하나는 색채와 형상으로 또 하나는 생각과 언어로 이루어진다는 점만이 다를 뿐,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나 거기에 다가서는 열정은 같다.(김남조)" (p224)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w****u 2021.07.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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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과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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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 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 #시인과 #화가#나혜석 #이상 #김병기 #이상화 #정지용 #윤동주 #박완서 #이원수 #김복진 # 백석 #정현웅 #정종여 #한낙연 #김용준 #김환기 시인과 화가. 잘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생각해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사회나 현상, 상황을 그려낸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려낸다는 것은 그림으로 그릴수도 있고 글로 시로 표현하며 그릴수도 있다.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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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단 과 #화단, 그 #뜨거운 #이야기 #시인과 #화가#나혜석 #이상 #김병기 #이상화 #정지용 #윤동주 #박완서 #이원수 #김복진 # 백석 #정현웅 #정종여 #한낙연 #김용준 #김환기


시인과 화가. 잘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생각해 보니 공통점이 있었다. 사회나 현상, 상황을 그려낸다는 것이다. 여기서 그려낸다는 것은 그림으로 그릴수도 있고 글로 시로 표현하며 그릴수도 있다. 같은 것인데 겉으로 표현하는 방식만 다른 것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그래서 시인과 화가는 바늘과 실 관계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의 시대적 배경과 그 시대를 살아왔던 시인과 화가에 대해 알수 있는 책이다.


시인과 화가의 영광을 위하여

시인과 화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이다. 평소 편하게 만나는 친지들도

따지고 보면 시인과 화가가 제일 많다. 그런면에서 나는 행운아라 할수

있다. 친구 덕분에 강남 가다보니 어느새 나도 시단에 이름을 올려놓게

되었고 이런저런 시인들 모임에 자주 끼게 되었다. 보람차고 즐거운

시간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화가들은 미술평단의 말석을 차지하면서

역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다. 아니 거의 의무적으로 만날수밖에 없기도

했다. 화가들과 함께 한 나의 인생 참으로 화사했고 보람찼다. 시인과 화가.

내 인생을 엮어준 고마운 존재들이다.

시는 곧 그림이요, 그림은 곧 시이다.

오랫동안 모셔져 왔던 동북 아시아의 주요사상 그것은 바로 시화일률이다.

시화를 따로 떼어 놓고 어떻게 풍류를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진정한 의미의

선비는 시서화를 잘하는 삼절의 경지에 올라야 한다. 시인과 화가의 관계는

바늘과 실의 관계였었다. 예전에는 그랬다. 시인과 화가의 관계는 형제지간

이었다. 1920~30년대의 서울은 문학과 미술이 한 가족 되어 동고동락했다.

문학과 미술은 상호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새로운 창작의 세계로 진입하곤

했다.

이 책은 근대기의 시인과 화가들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기획된 것으로

오래전 인간과 문학 잡지에서 연재했던 내용이다. 연재 당시 출판 제의를

받았지만 보완이라는 핑계로 미루다가 잊어버렸던 것이다. 최근 한 친지

의 강권으로 잃었던 연재물을 다시 꺼내게 되었다. 여전히 부족함 투성이

지만 문학과 미술의 즐거운 만남을 기대하고픈 마음에서 출판이라는 그릇

에 다시 담기로 했다. 연재 당시 자료를 제공해준 분들과 인터뷰를 통하여

소중한 증언을 들려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시인과 화가의 만남을 , 하여 시인과 화가의 영광을 위하여.

꽃피는 계절이다.


? 작가의 말 中

파격을 그린 화가와 저항시인 나혜석과 최승구가 첫 이야기 이다. 나혜석은 완전 파격적인 여자다. 정조는 구속받을 것이 아니고 정조로부터의 해방을 주장하는 여자였다. 1930년대에 이런 주장을 하다니 상상이 가질 않는다. 국내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일본에서 유학을 했던 서민으로는 생각되지 않는 여성이다. 여성이 한국에서 무엇을 할수 있었을까? 일본의 미술학교를 졸업하고 여성 유화가로 불리게 되었다. 여성의 지위향상을 주장하는 소설도 발표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 시대에 일본의 유학생활 없이 국내에서만 살았다면 전혀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100세가 넘으시고도 활동을 하시는 화가가 있으셔서 놀랐다. 100세 화가 김병기 님이시다. 100세가 넘으시고도 개인전을 여시는 분이다. 개인전을 열수 있을 만큼 작품 활동을 하실수 있다는 얘기고 아직 정정하심을 증명하게 된다. 백살이 되니 그림이 뭔지 아시겠다고 하셨다. 1930년대 도쿄 유학생 출신이셔서 특별강연에서 일본어로 강연을 했다고 한다. 김병기 선생님의 나이가 많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화예술계의 중심부에서 활동한 경력, 그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기억력이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그 시대의 시인 이상, 시인 백석 등과 함께 어울렸던 생존인물 이시기 때문에 누락된 역사의 복원이 가능하다. 김병기 선생님의 기억과 증언을 통해서 말이다.


시인과 화가에 대해서 평소 관심이 많지 않아서 잘 모르고 살아왔는데 한권의 책을 통해 일제 강점기의 시인과 화가의 상황 대해 생각해 보게되었다. 몇년전 박근혜 정부에서는 블랙리스트를 관리하여 방송과 영화, 연극, 음악 등의 예술 활동을 제안했던 것처럼 그 시대에는 시인과 화가의 활동도 제약이 많이 따랐을 것이다. 그러한 상황에서도 시로 그림으로 억압 당하는 상황과 해방을 담고 있었다. 블랙리스트를 통해 활동이 제약이 얼마나 생계를 힘들게 하는지 알기에 시인과 화가 분들은 어떠했을지 그러함에도 계속해서 활동을 하셨을 것이다. 독립운동가로 불려도 손색이 없을것 같다. 한국의 문단과 화단에 대해 배울수 있는 한권의 책이라 할수 있다.

b******y 2021.07.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