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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축의 전환’이라는 책을 읽다가 중산층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이 책을 찾아 읽었다. 중산층의 사전적 정의는 유산계급(자본가)과 무산계급(노동자) 사이에 자리한 계층이다. 그런데 저자는 중산층을 실체가 없는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규정한다. 중산층은 ‘자본가 vs 노동자’처럼 뚜렷한 적대관계에 있는 계급이 없어서 확고하게 자리 잡은 정체성도 구성원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되지 못해서다. 개념은 있는데 응집된 실체가 없다면 관념 속에만 존재할 뿐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믿는 이들은 상류층으로 올라가고 싶은 욕망과 하류층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동시에 느낀다. 이러한 욕망과 불안은 자본주의가 정착하고 확장하도록 돕는다. 자본주의 체제는 필연적으로 경쟁을 유도하기에 사유재산 증식 없이는 현상 유지나 상층으로의 이동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좋든 싫든 시장에 투자하거나 노동력을 제공함으로 체제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흘러 가게 된다. 투자와 노동이라는 선택지를 제시받지만, 실상은 소외되거나 도태된다는 불안감에 궁지로 내몰리는 것에 불과하다. 나아가 시장에 편입된 이후에도 문제는 계속된다. 자산에 투자하면 기업은 생산성이 올라가지만, 소비자는 인플레이션으로 심각한 가격 변동성에 노출되는 상반된 상황을 맞이한다. 생산성은 임금 상승을 억제하고 제품 마진율을 높인지만, 특정 자산에 쏠린 투자는 거품만 만든다. 그리고 거품에 편승한 자산 증식은 결국 파멸로 이끈다. 중산층을 꿈꾸는 노동자는 이런 상황을 타개할 여력이 없다. 어차피 투자 아니면 노동이라는 한정된 선택지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보다, 거품이 터진 후 자신의 찍기 실력을 자랑하거나 탓하는 게 더 직관적으로 와닿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