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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따뜻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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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갈 일이 생겼다. 대학 동기 결혼식. 서울에서 대전까지는 1시간. 이 정도 짧은 시간에 오가며 읽을 만한 책은 역시 에세이다. 두 권을 챙겼다. 김성광 작가님의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와 최근에 산 최원석 작가님이 쓴 『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 셀럽 '최초딩'의 글을 묶은 건데, 여전히 블로그와 페이스북에서 살고 있는 드미트리인지라 최초딩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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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 갈 일이 생겼다. 대학 동기 결혼식. 서울에서 대전까지는 1시간. 이 정도 짧은 시간에 오가며 읽을 만한 책은 역시 에세이다. 두 권을 챙겼다. 김성광 작가님의 『시간은 없고 잘하고는 싶고』와 최근에 산 최원석 작가님이 쓴 『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 이 책은 인스타그램 셀럽 '최초딩'의 글을 묶은 건데, 여전히 블로그와 페이스북에서 살고 있는 드미트리인지라 최초딩 님의 글을 본 적이 없다. 이 책에 실린 글은 모두 처음 읽는 내용. 선뜻 책을 바로 구매했다.

 

 

예약판매 기간에 구매해서 친필 사인본 득템.

 

최초딩님은 서점 출신 출판사 마케터이다. 서점에서 일하는 드미트리가 공감할 만한 소재가 많다. 책, 책에 관한 일을 하며 겪는 소회들도 여럿 담겼지만 이보다는 사소한 일상에서 뜻밖의 통찰을 길어올리는 글이 인상적이었다. 노령의 아버지를 모시며 겪는 사건과 감정의 변화도 주의 깊게 읽었다. 타자의 경험을 주체의 각성에 이용한 셈인데, 나는 아직 가족의 늙음과 죽음 앞에 마음의 준비가 충분히 되지 않은 상태다. 최원석 작가님의 글은 이런 나에게 말을 건네는 듯했다.

 

'시간 될 때 미리 준비하세요.'라고.

 

제목 '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 - 오지랖인 거 압니다만'만 보면 이 책에 담긴 최 작가님의 문장이 사이다처럼 할 말은 하는, 부조리한 사회를 향한 뼈 때리는 직언일 것 같지만 제목은 제목일 뿐. 이 책에 담긴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따스하고 차분하다. 택시 기사 분의 이야기를 더 듣기 위해 일부러 목적지에 도착했음에도 계속 주변을 돈 에피소드, 매미 울음 소리에 짜증내 하다가 매미의 운명을 생각하며 참으려다 다시 매미 울음 소리에 짜증나는 에피소드, 가족과의 여러 에피소드 등을 읽으면 최원석 작가님이 참으로 따뜻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전해진다

 

사유의 깊이가 결코 가볍지 않으나, 에세이답게 분량이나 문장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KTX로 이동하며 다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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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듣게 되는 누군가의 이야기에 감명받고, 공감할 수 있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다. (21쪽)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잘하고 있을 때는 물론 실수를 했을 때 '잘하고 있다'는 격려의 말 한마디가 듣는 당사자에게는 정말로 큰 힘이 된다. (32쪽)

 

> 뜨끔 했다. 일하면서 잘했다고 칭찬 받은 적이 별로 없다. 역으로, 나 역시 누군가를 칭찬해 본 적이 거의 없다... 반성해야지. 칭찬 받을 정도로 잘하고, 틈 날 때마다 칭찬하자. 물론, 내가 칭찬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르지 못하긴 했다...

 

다만 그때 마음 썼던 사람들 중에 지금 내게 남은 사람이 몇 없다는 사실이 조금은 슬프다. 아니 그중에 몇 사람이라도 남았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까. (68쪽)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그렇지만 태어나 죽을 때까지 한 번 마주치지 않을 사람들도 있다.

그런 우리가 만난다. 살아온 환경이 다르기에 생각도 다른 사람들. 그러니 자신이 정한 기준이 있더라도 약간의 양념이 필요하다. 끓이던가, 조리던가, 아니면 굽던가 상황에 맞는 조리 방법이 필요하다.

다만 그 양념의 양도, 조리 방법도 적당해야 요리가 더 맛있어지는 법이다. 말로만 들어서는 알 수 없다. 우리가 직접 넣어 보고, 해 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79쪽)

 

운전을 거듭하면 할수록 도로 위는 마치 사회의 축소판 같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든 먼저 가려는 사람이 있는 반면 자신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가려는 사람도 있다. 또 목적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양보를 구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 그러다 보면 조금 더 먼저 가려는 사람들끼리 욕심을 내다 부딪혀서 다치기도 한다. (117쪽)

 

좋아하는 문장 중에 '책은 사람을 이어 준다'라는 문장이 있다. 책이라는 매개체 하나로 나와 이 사람들이 이어진 것이다.

감사하다. 각자의 귀한 시간을 내어 이렇게 찾아와 주신 그 마음들이. 힘들어도 버텨 볼 용기도 생겼다. 이 마음을 내가 언제 어떻게 되돌려 드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애써 노력하진 않으려고 한다. 이미 그들과 나는 책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거니까. (206쪽)

YES마니아 : 플래티넘 l****i 2021.05.30.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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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
"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 내용보기
요즘 날씨는 좋은데 코로나때문에 시국이 시국인지라 밖에 나들이도 못가고.. 집에서 심심해하고 우울해하는 엄마를 위해 선물용으로 고른 책이에요~ 저자에 따르자면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마주하며 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다름 아닌 ‘사람’이 있다. 사람 때문에 울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또 사람 때문에 웃고, 다시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는 온
"잠깐 선 좀 넘겠습니다." 내용보기
요즘 날씨는 좋은데 코로나때문에 시국이 시국인지라 밖에 나들이도 못가고.. 집에서 심심해하고 우울해하는 엄마를 위해 선물용으로 고른 책이에요~ 저자에 따르자면 "우리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감정들을 마주하며 산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다름 아닌 ‘사람’이 있다. 사람 때문에 울기도 하고, 힘들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또 사람 때문에 웃고, 다시 일어난다. 그래서 우리는 온갖 감정의 선을 서로 공유하고 넘으면서 관계를 의미 있게 변화시켜 나가야 한다. 그 속에서 때론 방황하지 않는 날보다 방황하는 날이 더 많지만 그것 또한 우리의 일상이고 인생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매번 좋을 수 없고, 아무리 싫은 사람이라도 매번 싫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책소개에 이 구절이 와닿고 마음에 들어서 엄마한테 택배 보내드렸는데 엄마가 받으시고는 너무 좋아하시네요ㅎㅎ 이 책을 받으신 엄마도 책 보시면서 위로 받고 힐링하시길 바라봅니다. 코로나 빨리 끝나라ㅠㅠ
l******l 2021.06.16.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