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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은 날, 처음 3~4챕터를 읽고 조금 위험하다는 걸 느꼈다. 감정이 한바탕 휩쓸고나서 간신히 가라앉히고 책이나 읽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는데 간신히 만든 둑을 책이 순식간에 무너뜨리려 했다. 우울한 감정이나 상황의 차가움이 너무도 생생하게 느껴졌다. 책을 읽으며 무의식속에 묻어두었던 상처를 받고 괴로웠던 이유들을 마주하게 되었고, 이해하고 해결할 순 없었지만 인식하고 받아들일수는 있었다. 덕분에 간혹 그 '무언가'가 머릿속에 다시 떠오르려할 때마다 더 강한 감정이 휘몰아쳐서 '무언가'를 억지로 끌어내렸었는데, 제대로 마주한 이후로는 훨씬 부담이 덜한 것 같다. 굳이 우울함을 피할 필요 없다. 우울함도 인간이 설계될 때 있는 기능 중 하나일 뿐이고 그 기능에도 생긴 이유가 있기 마련이며 부정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다. 필요할 땐 눈물을 참지 않고 펑펑 우는 것도 좋고, 한 껏 Blue해져 그 기분에 빠져보는 것 도 나쁘지 않다. 물론 해수욕을 즐길 때 이안류에 휩쓸린다던가 예상치 못하게 수심이 깊은 곳에 빠져 큰일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듯, 기분 전환 수단이나 스스로 그 기분에서 빠져나올 능력이 갖춰진 상태이어야 안전하고 자유롭게 감정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감정을 마주하고, 만끽할 수 있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터가 될 것이다. -스물 일곱번째 편지 수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