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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자신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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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외롭다.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의지할 곳이 없다. 안락한 공간으로 그려지는 가정, 집 조차도 이제는 버거움일 뿐이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뤄줄 수단으로서의 자녀, 가끔씩 성적 욕구를 위해 필요한 배우자. 모든 관계가 피상적으로 돌변했다. 최인호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냉소적이기 보다는 냉정하다. 그 냉정함의 내면에 깃들어 있는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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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은 외롭다.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의지할 곳이 없다. 안락한 공간으로 그려지는 가정, 집 조차도 이제는 버거움일 뿐이다. 자신이 이루지 못한 꿈을 대신 이뤄줄 수단으로서의 자녀, 가끔씩 성적 욕구를 위해 필요한 배우자. 모든 관계가 피상적으로 돌변했다. 최인호는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의 소설은 냉소적이기 보다는 냉정하다. 그 냉정함의 내면에 깃들어 있는 따사로움. 그 실낱 같은 희망으로 우리 세상이 지금껏 버티어 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방="">의 주인공 ‘나’는 철저히 타자화된 인물이었다. 늘 그곳에 머물러왔지만 수금을 위해 잠시 찾은 외부인으로 그는 그려진다. 외부인이 그를 낯설게 여기는 것처럼, 그 역시 자신의 집을 ‘타인의 방’이라고 말한다. 자신만을 위한 존재가 아닌 아내에 그는 잠시 분노하지만, 거짓을 말하고 있는 쪽지를 발견했을 때 오히려 그는 안정감을 되찾은 듯 해 보인다. 늘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남자를 위한 존재가 되어 있을 아내를 그는 인정한다. 침묵 속에 이루어진 계약 마냥 이들 부부의 관계는 지속된다. 하지만 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너무도 정상적인 모습을 한 가정이었다. 그들은 사회가 용인하는 남편-부부로서의 관계를 지속하고 있기에 어느 누구로부터도 비난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처세술 개론="">은 한 남자 아이의 남성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에 대해 다루고 있다. 술에 찌든 모습으로 사는 아버지와 무기력해 보이는 어머니는 출산이 의무라도 되는 것 마냥 열두 명의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주인공은 어머니를 닮아 유난히도 뽀얗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겉모습 때문에 그는 어머니로부터 일종의 보호막을 제공 받았다. 하지만 가부장적이고 폭력적인 아버지의 모습은 결정적인 순간 그의 것으로 발현된다. 여자 아이를 때리던 그날 비로소 그는 아버지로부터 남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인정받게 된다. 한없는 자유가 존재하지만, 결코 그 자유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었던 <깊고 푸른="" 밤="">의 두 주인공 그리고 천도재를 통해 태어나던 그 순간부터 혼자였던 자신을 위로하는 <산문>의 주인공 법운까지. 최인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은 세상 속에서 지극히 정상적이면서 동시에 일탈적이다.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했기에 하루하루 불안에 떠는, 일탈을 통해서라도 주류 사회에 편입하길 꿈꾸는 오늘날 우리의 모습과 너무도 흡사한 것이다.
q*****2 2004.08.0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주옥같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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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대표적인 남성 작가를 꼽으라면 최인호 씨 이름을 쉽게 불러진다. 최인호씨의 소설은 예나 지금이나 절대 가볍지 않으며, 꼼꼼하며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다. 최근의 소설도 좋지만 이 수상 작품집에는 최인호씨의 주옥같은 작품품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아주 오래전의 작품들인 ' 타인의 방' 과 ' 처세술 개론' 그리고 이상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며 널리 알려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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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대표적인 남성 작가를 꼽으라면 최인호 씨 이름을 쉽게 불러진다. 최인호씨의 소설은 예나 지금이나 절대 가볍지 않으며, 꼼꼼하며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진다. 최근의 소설도 좋지만 이 수상 작품집에는 최인호씨의 주옥같은 작품품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아주 오래전의 작품들인 ' 타인의 방' 과 ' 처세술 개론' 그리고 이상 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하며 널리 알려진 ' 깊고 푸른 밤' 이 모두 들어있는 이 책이야 말로 지금의 최인호씨의 소설에서는 느낄수 없는 고전과 향수가 가득한 수상집이다. 나 역시 그냥 지나칠 뻔한 이 책을 50%나 할인된다고 해서 저렴한 값에 구입을 하였고 분명 전혀 어떤 하자도 없으며 오히려 같이 구입한 다른 책들보다는 더 값진 책이 아닐까 싶다. 최인호씨를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정말 저렴한 금액으로 주옥같은 작품들을 만나 볼수있는 너무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인상깊은구절]
소녀는 마치 솜씨 좋은 외무사원처럼 말과 말 사이에 화제를 풍부하게 하는 침묵도 배제할 줄 알았다. 그러다가는 발작적으로 손을 흔들어 소리를 높였고, 그럴 때마다 빛 속에서 계집애의 모조 반지는 둔중하게 번득이고 있었다.
5***1 2004.06.2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완급의 속도감, 그리고 고도의 상징과 은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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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대작가 중, 최인호만큼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가는 드물다. 역시나도 그의 작품들은 막히는 곳 없이 술술 잘 읽혀내렸는데, 나에게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그 시원스런 문체다. 최인호 작품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짤막한 문장들에서 배어나오는 속도감과 고도의 상징적 은유 그리고 긴장과 이완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줄거리 전반의 완급을 조절하는 솜씨,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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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현대작가 중, 최인호만큼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가는 드물다. 역시나도 그의 작품들은 막히는 곳 없이 술술 잘 읽혀내렸는데, 나에게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그 시원스런 문체다. 최인호 작품의 특징을 요약하자면, 짤막한 문장들에서 배어나오는 속도감과 고도의 상징적 은유 그리고 긴장과 이완을 적절하게 배치하여 줄거리 전반의 완급을 조절하는 솜씨, 마지막으로 작품을 다읽고난 후 밀려오는, 아련하게 묘한 여운들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타인의 방'은 누구라도 한국현대 단편문학의 정수라고 꼽을만한, 빼어난 작품이다. 非인간화-反휴머니티의 첨단을 도시공간의 '방'이라는 밀폐된 공간을 통해 드러내는 솜씨는 물론이거니와, 거세된 자연, 사물화가 차라리 편한, 그래서 타인과 소통하기엔 너무나 힘겨운, 하지만 석고상처럼 굳어버리기엔 안타까워 몸부림칠 수밖에 없는, 그런 현대인-도시인의 단면이 고스란히 담겨있기에 그렇다. 한편 '처세술 개론'은, 어린아이를 화자로 삼아 정말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편하게 써내려간 단편이다. 특별한 메시지를 발견한다기보다는, 치사스런 위선보다 생긴대로 사는 게 편하다는 내용의 소품. '깊고 푸른 밤'은, 나에겐 솔직히 별로였다. 미국을 무대로 펼쳐지는 이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은, 개인에 대한 사회-관계의 속박과 거기에 反하는 개인들의 분노, 그리고 자유에의 갈망과 가상의 탈출구를 향한 허탈한 몸부림들이다. 쭉 뻗은 고속도로와, '로스엔젤레스'라는 허구의 목적성을 향한 중단없는 질주, 상념에 빠져 지도를 보지못하여 방향을 잃은채 이탈해버리는 두 주인공의 상징성. 오로지 질주만을 계속하며 '인생을 이미 다 산 것'이라 뇌까리는 허무.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꼭 미국이라는 무대를 통해, 한국으로의 귀향이라는 소결로 끝맺어져야 하는지에는,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산문(山門)'은, 인물 설정의 기교가 세련된 작품이란 느낌이 남는다. '無二' 스님이 맡기고간 작은 절에서, 주인공 법운이 천도재를 올리러온 한 여인과의 교감 속에 '하나'가 되어가는 모습. 부목 김씨와 할멈의 모습도 인상적인데, 그들의 삶은 차라리 보살행에 가까운 것이 아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의 초점이 법운과 여인의 고뇌와 번뇌에 대한 한바탕 (조용한, 그리고 차분한) 씻김굿에 맞춰져있는 것은, 그들이야말로 '산문'에 다다라있는 이들이기 때문일 것이다. '문'을 이미 넘어선 이도, 멀찌감치서 '문'에는 다가올 염도 않는 이도 아니라, 지금 막 '無二'의 깨달음을 과정삼아 '문'에 들어서려는 이들이기에, 그런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이 작품의 제목 '산문'은 의미심장하다. 하여, 천도재를 올리기 전날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로 인해 다리가 떠내려가고 -이른바 '입문의 험난함'- '나와 무슨 상관인가'를 연신 중얼거리면서 걱정을 감추지못하는 법운의 모습, "천도재는 죽은 자가 아니라 산 자('막 입문하려는 자'로 바꿔말해도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를 위한 것"이라는 유의미한 언술들은 하나의 유기적인 전개과정들이다. 정말 차분하게 정교한 플롯의 작품인 것이다. 최인호의 글쓰기는 짧은 호홉과 직설적 언술들로 시원스런 느낌을 주면서도, 정교하고 세심하게 알맹이를 채워넣는, 만만치않은 즐거운 경쾌함을 선사한다. 가볍지 않다는 소리다. 이 작품집에서도, 특히 '타인의 방'과 '산문(山門)'은 샘날만큼 정교한 구성과 물샐틈없고 완급을 능숙하게 조절하는 전개, 치밀한 은유와 상징을 고루갖춘 수작들이다. 본받을만한 글쓰기라 여겨진다.
b********g 2003.07.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