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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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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하면 곧 자연 속 식물들 각각의 모습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59쪽     산책길에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을 챙겨 나왔다.내가 본 풍경을 책에서 혹시 만나게 되면 반가울 것 같아서... 숲길까지는 아니지만..숲길 느낌을 나게 만든 동네길을 따라 걷다가,시선이 멈췄다.이미 잘려 나간 그루터기를 화분 삼아 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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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진지하게 바라보기 시작하면 곧 자연 속 식물들 각각의 모습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59쪽

 

 

산책길에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을 챙겨 나왔다.내가 본 풍경을 책에서 혹시 만나게 되면 반가울 것 같아서... 숲길까지는 아니지만..숲길 느낌을 나게 만든 동네길을 따라 걷다가,시선이 멈췄다.이미 잘려 나간 그루터기를 화분 삼아 식물이 자라고 있는 것이 놀라웠다..'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의 목차를 살폈다.'사슬에 묶힌 힘과 정열' 이야기에서 내가 본 느낌의 감상을 만났다. 진지하게 바라보면..정말 거짓말처럼 보여지는 것들이 있다. 뿌리의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보며 얻게 된 결론이지만..자연을 바라볼때 공통의 핵심은 같지 않을까.. 바로 '진지하게 바라보기'. <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은 내용이 길지 않아 마음만 먹으면 몇 시간안에 다 읽을수도 있다.그런데 함정(?)은 바로 거기에 있다. 처음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을 때 온전하게 읽지 못하고 반납할 수 밖에 없었던 것도..어떻게 읽어야 할지...어려웠다. 아주 천천히 읽어야 하고..한 번에 다 읽으려는 욕심을 내려 놓아야 하며..자연과 교감이 충만한 날,뒷풀이 하고 싶어질 때..꺼내 읽어야 안성맞춤인 책이였던 거다.(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그렇지만 '가을 나무' 시를 읽게 된다면 숲으로 나가고 싶어질 수도 있을것 같다. '지쳐서 자신을 죽음에 내주었더니/ 가을이 온화한 가을이 나무를/화려하게 새로 단장해주었네/124쪽 ('가을나무' 부분) <헤르만헤세의 나무들>을 다시 읽어야 겠다고 생각한 건 잡지 'chaeg'에 소개된 글 덕분이었다. 마음 가는 부분을 찾아 읽었으니 다음은 다시 chaeg 를 꺼내봐야 할 차례...거짓말(?)처럼 비슷한 생각의 글을 만나서 반가웠다 "사계절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이 책에서 가을의 한 페이지를 넘겨본다.쓸쓸하기도 풍성하기도 한 가을을 어떤 마음으로 맞이할지도 생각해본다.앞으로 찾아올 다른 계절 앞에서도 부지런히 헤세의 글을 꺼내 볼 것이다"/ 81쪽( chaeg '나무바라보기' 부분)  스포일러도 아닌데.. '늦가을의 나그네'는 아직 펴보지 않았다..11월 숲길을 걸을때 함께 할 생각이라서...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9 권에서 유난히 생소한 나무들이 소개되어 수목원 느낌이 든다고 약간 오버스러운 감정을 표하기도 했지만..<헤르만 헤세의 나무들>을 읽으면서도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자연'을 주제로 '나무' 에 관한 글들로 채워졌으니 너무 당연한 말이되겠지만....굳이 말한다면..오로지 나만을 위한 고즈넉한 수목원..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

 

(ps... <헤르만헤세의 나무들>을 읽고 나서 다시 잡지 '책'을 꺼내 보길 잘한 이유가 하나가 더 있다. <잃어버린시간을 찾아서>9 권에서..'아티초크'를 만났을 때..어딘선가 만났었는데 어딘가..가 어디인줄 몰라서..답답했다. chaeg 에서 만났고..이후 <아이히슈테트르의 정원>에서 한 번 더 만났었다.^^

w*******i 2021.10.20.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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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헤세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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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괜히 대문호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데미안외에도 유명작들이 있지만 난 나무들이란 책이 정말 너무 잘만든 작품인 것 같다. 시가 중간중간에 여러개 실려 있는데 어쩜 하나같이 주옥같은지 표현의 귀재라고 해야할 듯 싶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도 좋고, 그 자연들에게 배울 것들이 이리 많을 줄 몰랐다. 정원에선 엿보는 이도 없이 달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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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괜히 대문호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책이다. 데미안외에도 유명작들이 있지만 난 나무들이란 책이 정말 너무 잘만든 작품인 것 같다. 시가 중간중간에 여러개 실려 있는데 어쩜 하나같이 주옥같은지 표현의 귀재라고 해야할 듯 싶다.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위로도 좋고, 그 자연들에게 배울 것들이 이리 많을 줄 몰랐다.

정원에선 엿보는 이도 없이
달빛받은 나무들이 졸고,
둥근 우듬지들을 통해
아름다운 꿈의 숨소리 깊이 속삭인다.
나는 연주로 따스해진 바이올린을
망설이며 손에서 내려놓고,
멀리 푸르른 땅을 놀라 바라보며
꿈꾸고 그리워하고 침묵한다. -봄밤-


 

s*****1 2022.03.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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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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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받자마자 보이는 표지가 너무나 싱그러워서 기분이 좋아졌다. 내용 또한 가슴에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다. 헤르만 헤세 특유의 감성이 듬뿍 담긴 활자들이 어지럽던 마음을 가라앉혀주었고, 삽화 또한 내용과 잘 어우러지며 자연과 나, 그리고 나아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층 더 짙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시간 속을 사는 나무의 평온함을 통해 삶을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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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받자마자 보이는 표지가 너무나 싱그러워서 기분이 좋아졌다. 내용 또한 가슴에 와닿는 부분들이 많았다. 헤르만 헤세 특유의 감성이 듬뿍 담긴 활자들이 어지럽던 마음을 가라앉혀주었고, 삽화 또한 내용과 잘 어우러지며 자연과 나, 그리고 나아가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층 더 짙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시간 속을 사는 나무의 평온함을 통해 삶을 이야기하는 이 책을 가슴이 답답해질 때마다 꺼내볼 것 같다. 나무를 볼 때마다 이 책 속의 나무들이 떠오를 것 같다. 

c********a 2021.10.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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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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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 나무들이 크고 작은 숲에서 종족이나 가족을 이루어 사는 것을 보면 나는 경배심이 든다. 그들이 홀로 서 있으면 더 큰 경배심이 든다. 그들은 고독한 사람들 같다. 어떤 약점 때문에 슬그머니 도망친 은둔자가 아니라 베토벤이나 니체처럼 스스로를 고립시킨 위대한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이들의 우듬지에서는 세계가 속삭이고 뿌리는 무한성에 들어가 있다. 다만 그들은 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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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 : 나무들이 크고 작은 숲에서 종족이나 가족을 이루어 사는 것을 보면 나는 경배심이 든다. 그들이 홀로 서 있으면 더 큰 경배심이 든다. 그들은 고독한 사람들 같다. 어떤 약점 때문에 슬그머니 도망친 은둔자가 아니라 베토벤이나 니체처럼 스스로를 고립시킨 위대한 사람들처럼 느껴진다. 이들의 우듬지에서는 세계가 속삭이고 뿌리는 무한성에 들어가 있다. 다만 그들은 거기 빠져들어 자신을 잃지 않고 있는 힘을 다해 오로지 한가지만을 추구한다. 자기 안에 깃든 본연의 법칙을 실현하는 일, 즉 자신의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 자신을 표현하는 일에만 힘쓴다.                 

잎 빨간 너도밤나무 : 할아버지의 시대에는 플라타너스 나무들을 반듯하게 심고 가지치기를 해서 마음에 들게 배치하고 형태를 가꿨지만, 그 손자들은 아이들을 데리고 손님이 되어 플라티너스를 방문했다. 플라티너스 가로수 길은 오래 버려두었더니 숲이 되어 태양과 바람이 머물고 새들은 노래하며, 사람들은 저마다의 생각과 꿈과 욕망에 몰두하게 된 것을 기뻐하였다.             

늙은 나무를 애도함 : 친구들은 나를 찾아오고 나도 그들을 방문한다. 그것 말고 다른 사람들과의 매일 지속적으로 만나는 삶을 나는 이미 끊어버렸다. 나는 혼자 살고 있으니 작은 일상의 교유에는 사람대신 점점 더 많은 물건이 등장한다. 산책용 스틱, 우유 잔, 책상 위에 놓인 꽃병, 과일 접시, 램프, 벽에 걸린 그림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좋은 것을 말하자면 내 작은 숙소의 벽 앞에마다 놓인 수많은 책들이다. 이런 것들이 내가 기상할 때와 먹거나 일할 때 좋은 날과 나쁜 날 들에 동무가 되어주는 가까운 얼굴들이고, 고향과 집에 있다는 편안한 착각을 만들어주는 존재들이다.

k****6 2021.08.1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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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만 보아도 마음이 따뜻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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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글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고, 깊이를 더해 갈수록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나무를 향한 헤르만헤세의 찬가는 어느새 우리 마음에 울림을 주고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세우고 잎을 만들고 꽃을 피우고 열매맺는 모든 과정을 통해 인생의 성장을 연결지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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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글은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고, 깊이를 더해 갈수록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나무를 향한 헤르만헤세의 찬가는 어느새 우리 마음에 울림을 주고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줄기를 세우고 잎을 만들고 꽃을 피우고 열매맺는 모든 과정을 통해 인생의 성장을 연결지을 수 있어요. 
YES마니아 : 골드 s*******0 2025.08.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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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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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한줄평 : 헤르만 헤세에게 나무는 가족이고 친구다.나무를 유심히 바라보게 되고, 바람에 떨어지는 잎사귀를 아쉬워한다면 당신은 이제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 이론이긴 하지만 사람은 나이를 먹게 되면 나무가 눈에 들어오고 들에 핀 꽃과 바람결에 떨어지는 나뭇잎이 눈에 밟힌다. 이것은 나이를 먹게 되었다는 일차원적이고 시계열적인 변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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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한줄평 : 헤르만 헤세에게 나무는 가족이고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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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유심히 바라보게 되고, 바람에 떨어지는 잎사귀를 아쉬워한다면 당신은 이제 늙어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내 이론이긴 하지만 사람은 나이를 먹게 되면 나무가 눈에 들어오고 들에 핀 꽃과 바람결에 떨어지는 나뭇잎이 눈에 밟힌다. 이것은 나이를 먹게 되었다는 일차원적이고 시계열적인 변화라기보다는, 보다 고차원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내적 변화의 상태를 말한다. 사실 누구나 나이를 먹는다고 나무를 좋아하게 되지는 않는다. 나무를 좋아한다는 것은 이제 조금은 자신이 변했다는 것을 뜻한다.

헤르만 헤세도 그랬다.  온갖 험악한 세월을 보낸 헤르만 헤세는 늘 가슴에 품고 있던 자신만의 정원을 드디어 갖게 된다. 그리고 온힘을 다해 나무와 꽃과 풀과 흙을 사랑하기 시작했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고, 그림으로 그리고, 글로 썼다. 그는 자신보다 나무가 더 지혜롭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가 자신의 철없는 생각을 두려워하는 저녁때면 나무는 속삭인다. 나무는 우리보다 오랜 삶을 지녔기에 긴 호흡으로 평온하게 긴 생각을 한다. 우리가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동안에도 나무는 우리보다 더 지혜롭다. (11)

그에게 나무는 삶의 반려자요 친구요 가족과 같은 존재였다. 그는 진짜로 나무를 친구로 여겼다. 나무 하나하나 쓰다듬고 매만지며 그들을 느끼고 그들과 삶을 공유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삶을 함께 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함께 보내고 아파하고 기뻐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나무와 자신만의 비밀을 공유하게 되었다.

최근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 '폭삭 속았수다'에 엄마와 딸이 비밀을 나눠가지는 이야기가 나온다. 딸이 어렸을 땐 엄마에게만 비밀을 말해주었는데, 앞으로도 비밀은 엄마에게만 말하겠다고 했는데, 딸은 그 말을 잊어버렸고 엄마는 그말을 가슴속에 꼭 품어 안고 있었다. 비밀을 안고 있는 것은 엄마의 사랑 같은 것이다. 헤세는 나무에게 엄마의 그 사랑으로 하나씩 변해가는 나무의 비밀을 가슴속에 품었다.

그들은 나와 함께 사는 충성스럽고 믿음직한 진짜 친구들이다. 이 정원으로 눈길을 던질 때면, 정원은 제게 매혹되거나 무심한 모든 이방인에게 보여주는 것을 내게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끝없이 준다. 여러해와 낮과 밤이 지나는 동안, 사계절의 온갖 기후들을 겪으며 그 모습이 내게 친숙해졌고, 나는 모든 나무의 잎사귀와 꽃과 열매, 그 생성과 죽음의 온갖 상태를 잘 알게 됐으니 말이다. 그 모두가 나의 친구요, 그래서 그 모두의 비밀을 나는 알고 있는데, 오직 나만이 알고 다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비밀이다. 이 나무들 중 하나를 잃어버린다는 것은 내게는 친구를 잃는 일이다. (89)

폭풍에 나무가 쓰러지는 것처럼 헤세에게 충격을 준 사건은 없었다. 그는 나무가 쓰러지고 죽을 수 있다는 사실에 너무 크게 상심했다. 자신보다 오래오래 살 것으로 생각한 나무가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지는 것을 목격하면서, 땔감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그는 자신의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꼈다. 그의 글을 읽다보면 그 아픔이 얼마나 큰지 상상 너머의 애통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정원사를 로렌초를 불러서 쓰러진 나무를 마구간으로 옮기라고 지시했다. 비오는 날 특별히 다른 할 일이 없으면 이 나무는 쪼개져서 장작이 될 것이다. 나는 속상한 마음으로 그 모습을 돌아봤다. 아, 나무들도 믿을 수가 없다니, 나무들도 사라질 수 있고 죽어버릴 수가 있다니, 어느날 갑자기 사람을 버려두고 저 거대한 어둠속으로 스러질 수가 있다니! (52)

우리는 나무의 나이테를 통해 그 나무의 삶을 역으로 추적할 수 있다. 사람은 얼굴에 새겨진 주름으로 살아온 삶의 지난한 고생과 역경을 표현하지만 그것만으로 우리는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궤적을 모두 이해할 수 없다. 사람은 감추는 것이 많다. 하지만 나무는 그렇지 않다. 나무는 자기 몸속에 자기가 살아온 모든 삶의 상처를 안고 있다. 역경과 고난 그리고 또 그것들을 이겨낸 영광의 상처까지 고스란히 남겨둔다. 어쩌면 인간에게 그것을 보고 삶이 어떠한 것인지 알려주려는 듯이.

나무 한 그루가 베어지고 벌거벗은 죽음의 상처가 햇빛 속에 드러나면, 묘비가 되어버린 그루터기에서 나무의 역사 전체를 읽을 수 있다. 나이테와 아문 상처에는 모든 싸움, 고통, 질병, 행운, 번영 등이 고스란히 적혀 있다. 근근이 넘어간 해와 넉넉한 해, 견뎌낸 공격, 이겨낸 폭풍우 들이 쓰여 있다. (9)

헤세는 자연 속에서 나무의 사계절을 목도하며 하나하나 세심하게 관찰하고 기록했다. 무엇보다 그는 버석거리는 마른 잎사귀가 겨울 내내 떨어지지 않고 나뭇가지에 붙어 있는 어린 너도밤나무에 주목했다. 보통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칠 그 흔하디 흔한 겨울 나무 갈색 나무잎사귀에 헤세는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날마다 그 나뭇잎을 지켜보았다. 11월, 12월, 1월, 2월 하루도 빠짐없이 나뭇잎을 주시했다. 그러던 어느날 그는 드디어 나무에게 변화가 생긴 것을 발견했다. 그것도 하룻밤 사이에 놀라운 변신을 이루고 말았다. 그야말로 자연의 신비였다. 눈 비비고 다시 봐도 그저 신비롭기만 한 놀라운 변화였다.

나의 어린 너도밤나무가 얼마나 끈질기게 잎사귀를 붙잡고 있는지 그 모습은 늘 기쁨과 감명을 안겨주었다. 모든 나무가 잎사귀를 떨구고 앙상해진 지 오래인데 너도밤나무는 12월, 1월, 2월 내내 여전히 시든 잎사귀 옷을 입고 서 있다. 폭풍이 나무를 흔들고 눈이 그 위로 내렸다가 다시 녹아 흘러내려도, 마른 잎사귀들이 처음에는 진갈색이다가 차츰 밝은색이 되어도, 또 점점 얇아지고 매끄럽게 되어도 나무는 잎사귀들을 떨구지 않는다. 잎사귀는 어린 잎눈들을 보호해야 한다. 그러다 봄날 언젠가, 매번 예상보다도 더 늦게 나무는 갑자기 변해 있곤 했다. 낡은 잎을 잃어버리고 대신 촉촉하게 싹이 나온 연한 새 잎눈들로 덮여 있는 것이다. (23)

나는 책을 읽는 내내 마치 그가 꾸며놓은 잘 차려진 정원 숲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았다. 그가 나무와 식물에 쏟은 애정을 담은 이 글들은 한수정 작가가 그린 그림들과 함께 치유의 시간으로 다가왔다. 그가 끊임없이 소설 작품을 통해 고뇌하고 번뇌하고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힘들게 그려낸 것이 무색하게 이 책에서 그는 마치 영원히 휴가를 받은 사람 같다. 시간이 느리게 느리게 흘러가는 곳에서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흙을 만지고 나무를 쓰다듬고 꽃향기를 맡는 모습이 그려진다. 정원 속에서 행복하게 서 있는 헤세가 떠오른다.

오후에 나는 보통 '볼일'들을 미리 끝냈다. 그런 다음엔 아무 할 일도 없는 사람의 당당한 태도로 성곽을 둘러싼 둥근 길을 한두바퀴 돌면서 자유와 한가로움을 즐겼다. 당시 나는 내 안에서 그런 여유를 향한 재능을 발견하는 중이었다. 아, 내가 삶에서 무언가 올바른 것을 이루고자 한다면 나는 그야말로 힘들게 일을 해야 할 판이니 지금 주어진 며칠을 잘 즐겨도 됐다. (42)

'여유를 향한 재능을 발견한다'는 그의 글을 읽으며 한참을 웃었다. 너무 부러웠다. 한가롭게, 느긋하게, 여유롭게 지내는 것도 재능이 될 수 있구나. 맞다. 내 주변에는 일을 너무 사랑해서 시간을 온통 일에 바치는 워커홀릭이 많다. 어쩌면 시간만 나면 끊임없이 글을 읽고, 틈을 내 글을 쓰고, 다섯 시간씩 걸려 출퇴근하면서 회사에서 일을 해내는 나 역시 워커홀릭에 가까운 사람인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그가 많이 부러웠다. 나는 언제 헤세처럼 저런 흙에 가까운 사람이 될까. 나무들이 자기자신만의 삶을 사는 것을 목격하고 싶다. 저만의 특별한 우듬지를 만드는 그 삶을 목도하고 싶다.

나는 그것들을 만지고 관찰하고 향기를 맡고, 이름을 익혔다. 나무들의 모습은 더욱 진지하고 더 깊게 내 마음을 건드렸다. 그들 하나하나가 자신만의 삶을 사는 것을 목격했다. 저만의 특별한 형태와 우듬지를 형성하고 그림자를 던졌다. (56)

나무를 통해 우리는 삶의 지혜를 배운다. 헤세도 마찬가지다. 나무가 쭉쭉 자라는 것을 보기도 하지만 맥없이 쓰러지는 것을 목도한다.  꽃이 피는 환희를 경험하다가도 어느새 시들어버리는 아픔을 경험한다. 그런 변화는 하루도 채 걸리지 않는다.

우리 인생도 그렇지 않은가. 열심히 살아왔는데 어느새 나이가 이렇게 되었다. 믿지 못할 나이다. 내 나이가, 이미 내가 어린 시절, 절대로 찾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그 나이가 되어 버렸다. 내 어머니, 내 아버지의 그때 그 나이보다 더 많은 세월의 나이를 먹은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 우리는 과거에 발 묶이지 않아야 하고, 미래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아야 한다. 다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여기에서 오늘을 엮어야 한다. 오늘의 꽃 한 송이를 만들어야 한다. 생명의 신비. 꽃이 피는 놀라움을 경험해야 한다.

연초록빛이 스민 창백한 봉오리에서 대게는 이른 아침에 꽃이 열린다. 순수한 흰색 꽃이 마법처럼 비현실척으로 둥실 떠오른다. 진하고도 단단하게 빛나는 초록 잎사귀들 사이에서 눈같이 하얀 공단처럼 빛을 반사하면서 하루 동안 젊고 빛나는 모습으로 피어난다. 그러다가 곧 슬며시 색이 바래 가장자리가 누레지고 형태를 잃어버리면서 감동적으로 체념과 피로를 표현하며 시드는데, 이런 시들어감도 하루밖에는 걸리지 않는다. (99)

헤르만 헤세는 소설을 많이 썼지만, 시도 쓰고 그림도 그렸다. 마치 문학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사람이다. 그가 지은 시 <시든 잎>은 옆에 두고 매일 읽고 싶은 시다. 그가 시들어버리는 나뭇잎을 보고 깨달은 삶의 지혜를 보라. 내 삶도 그렇고 당신의 삶도 그렇고, 삶이란 시들어가는 나뭇잎과 같다.

꽃은 그 자리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바람이 불어주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나비와 벌이 찾아 오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우리의 삶도 그렇다.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 그때가 꽃을 피우고 있을 때다.

<시든 잎>

모든 꽃은 열매가 되고자 하고
모든 아침은 저녁이 되고자 하며,
변화와 시간의 흐름 말고
지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가장 아름다운 여름도 언젠가는
가을이 되어 시들어감을 느끼고자 한다.
잎사귀야, 바람이 너를 데려가려 하거든
참을성 있게 조용히 있어라.

너의 놀이를 하고, 반항하지 말고
조용히 그 일이 일어나게 하렴.
너를 떼어낸 바람이 너를 집으로 불어 보내게 하렴.

(헤르만 헤세, 시든 잎 전문, 144)


책이 너무 예쁘고 앙증맞다. 이런 책은 사야 한다. 한 손에 포옥 들어오면서도 좋은 글이 나무처럼, 꽃처럼 가득하다. 그가 직접 그린 그림은 맨 마지막 역자의 글에 실려 있는 두 점의 그림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짐작이 간다. 나무는 삶에 찌들리고 일에 힘들어하는 사람을 여유롭고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준다. 헤세가 사랑했던 나무, 나도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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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i*******n 2025.04.2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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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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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정말 예쁘네요. 이해하기 어려울까봐 걱정했는데 다양한 나무들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사색에 물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의 글들로 채워진 책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여유로운 쉼표를 한번씩 찍는데 잘 어울려보이고 좋은 사람들에게 선물로도 추천할만 하네요. 멋진 삽화와 함께 헤르만 헤세의 시와 에세이들이 반가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시간을 두고 부담 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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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정말 예쁘네요. 이해하기 어려울까봐 걱정했는데 다양한 나무들에 관한 이야기와 함께 자연스럽게 사색에 물들어갈 수 있는 분위기의 글들로 채워진 책입니다. 바쁜 일상 속에 여유로운 쉼표를 한번씩 찍는데 잘 어울려보이고 좋은 사람들에게 선물로도 추천할만 하네요. 멋진 삽화와 함께 헤르만 헤세의 시와 에세이들이 반가웠던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시간을 두고 부담 없이 꺼내보고 싶네요. 

c*******7 2022.11.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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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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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헤르만 헤세이번에는 나무에 대한 글을 모은 책이 나왔다. 거기에 따스한 삽화까지 있어서 눈이 더 즐겁다. 나는 엽서까지 사서 뿌듯하다 ㅋㅋ헤세에게 자연은 뗄 수 없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나무는 그의 친구이자 깨달음을 주는 존재였다.여름은 유독 나무가 아름답게 느껴지는데 지금 계절에 편하게 읽으면 너무 좋을 책이다. 마음이 힘든 날 그냥 쉬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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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너무나도 사랑했던 헤르만 헤세
이번에는 나무에 대한 글을 모은 책이 나왔다.
거기에 따스한 삽화까지 있어서 눈이 더 즐겁다. 나는 엽서까지 사서 뿌듯하다 ㅋㅋ

헤세에게 자연은 뗄 수 없는 것인데 그중에서도 나무는 그의 친구이자 깨달음을 주는 존재였다.
여름은 유독 나무가 아름답게 느껴지는데 지금 계절에 편하게 읽으면 너무 좋을 책이다.
마음이 힘든 날 그냥 쉬고 싶은 날 어느 순간에 읽어봐도 좋다.
나무 한 그루로 사고가 확장되는 것도 신기하고 씁쓸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YES마니아 : 로얄 y********7 2022.07.2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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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헤세의 나무들 힐링 책으로 추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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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asmr 틀어놓고 보면 더 좋은 것 같아요 ㅎㅎ 아직읽는 중이지만 자연러버분들 읽어보면 좋을듯해여 리뷰를 무슨 100글자나 쓰라고 하다니 정말 극악무도하구만요 아 책표지 예뻐서 포스터로 가지고 싶어요 탐스럽고 예쁩니다 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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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asmr 틀어놓고 보면 더 좋은 것 같아요 ㅎㅎ 아직
읽는 중이지만 자연러버분들 읽어보면 좋을듯해여 리뷰를 무슨 100글자나 쓰라고 하다니 정말 극악무도하구만요 아 책표지 예뻐서 포스터로 가지고 싶어요 탐스럽고 예쁩니다 하하하하하
m********4 2024.06.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