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의 배경은 전주의 한옥마을이다. 한옥마을에 살고 있는 주인공 단우가 한옥마을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천주교 유적지인 초록바위에 가면서 만나게 되는 홍이와의 이야기이다. 표지를 보면 긴머리를 풀어헤치고 옛날 옷을 입은 아이가 보인다. 이 아이가 바로 홍이다. 홍이는 병인박해때 순교된 홍봉주의 아들이다. 홍이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전주 감옥에 수감되었다가 나이가 차고나서 전주천에서 순교한다. 홍이가 현대를 살아가는 중학생 단우와 만나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중학생들이 쓸법한 단어가 군데군데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해서 판타지인데 판타지스럽게 읽히지 않고 현실처럼 생생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200페이지에 달하는 청소년 소설인데 언제 읽었는지 모르게 벌써 다 읽었다. "학교 폭력 위원회는 올 해 두 번 열렸다." 나는 청소년 소설의 첫 문장을 좋아한다. 첫 문장이 주는 느낌이 책을 읽는 내내 지배한다. 이 책의 첫문장은 학폭위이고, 좀 더 읽으면 주인공 단우가 가해자라는 것을 알수 있다. 하지만 좀더 읽어보면 단우가 가해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상황들이 연달아 나온다. 단우의 아빠는 가족의 만류에도 산에 갔고 결국 시체가 되어 돌아온다. 이 작품은 남은 가족인 단우와 엄마가 겪게 되는 상실감을 현실감 넘치게 표현했다. 가족을 버리고 가버린 아빠를 원망하던 단우는 홍이를 만나면서 서서히 아빠를 이해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로 한다. 홍이또한 단우를 만나서 더 이상 귀신으로 떠돌지 않고 떠날 수 있다. 이책을 읽다보면 신념은 거창한 것이 아니고, 우리 일상에 있는 평범한 삶의 모습이며, 우리를 살게 하는 삶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 느껴진다. 오늘도 나의 신념에 따라 나는 살아간다.
이책을 읽는 청소년들이 너무 어렵지 않게 심각하지 않게 자신의 신념에 대해, 타인의 신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