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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홀로 서럽고 하늘 길은 아득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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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홀로 서럽고 하늘 길은 아득하고 장봉숙 오비올프레스/2021.6.25. sanbaram   우리는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가족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면 부모와 자식이라 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되면 배우자야 말로 가족 중에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것이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인생을 함께 살아가면서 여타 가족과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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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홀로 서럽고 하늘 길은 아득하고

장봉숙

오비올프레스/2021.6.25.

sanbaram

 

우리는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간다. 가족 중에서도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면 부모와 자식이라 할 수 있지만, 성인이 되어 결혼을 하게 되면 배우자야 말로 가족 중에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는 것이다. 부부라는 이름으로 인생을 함께 살아가면서 여타 가족과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아가 사회생활을 하며 여러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가게 된다. 나는 홀로 서럽고 하늘 길은 아득하고는 일생을 함께하다 먼저 하늘나라로 떠난 배우자에게 받치는 사부곡이라 할 수 있다. 50년을 함께한 사람이 암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면서 평온했던 일상생활이 멈춰 서게 되고, 오직 병마에서 벗어나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눈물겨운 투쟁을 시작한다. 발병을 알게 되고부터 마지막 정리를 할 때까지의 일을 담담하게, 때로는 격한 감정을 쏟아내며 한 권의 수필집을 엮어 냈다. 저자는 평택상담대학원 졸업하고, 원목노인상담연구소장으로 활약하던 중 남편의 암투병을 위해 모든 것을 접고 환자의 병간호와 쾌유를 위한 일에 매진하게 되었다.

 

남편의 갑년을 맞아 바친 시 돌아보니 축복입니다로 애틋한 마음을 열어 보이는 수필집이 나는 홀로 서럽고 하늘 길은 아득하고이다. 전체 6부로 구성되었다. 1부 불청객 남편의 암발병소식을 접하고 천주교 신자인 저자는 남양성지를 찾아 9일간의 간절한 기도를 시작했다. 병원의 입원과 수술, 그리고 투병생활 시작의 아픔이 여러 편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2둔내 일기에서는 노후에 상담연구소를 위해 마련한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상대리 텃골의 별장에서의 생활이 기록돼 있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알콩달콩 한 가족들의 사랑을 담은 활동들이 수채화처럼 그려져 있다. 아들과 딸 및 손자손녀와 함께한 행복한 시간들이 수놓아지면서도 완쾌에 대한 희망과 기도가 담겨 있다. 어떤 환경에서도 이겨내고 살아가는 야생화가 만발하는 집 주변의 경관과, 텃밭에서 자라는 여러 가지 채소들 이야기가 정겹다. 과수를 가꾸고 열매를 거두면서 시련과 역경에 이겨나가는 모습들이 정겹다. 자가면역 향상을 위해 건강식단을 장만하며 점차 회복되어 가는 가장의 상태를 보며 기뻐하고 행복한 삶을 이어가는 순간들의 기록이다.

 

3'항암제의 부작용을 이겨내고에서는 치료가 잘되어 완치가 되는 듯싶다가 좁쌀 알 만하게 생긴 암세포로 인해 다시 긴장하게 된다. 건강이 점차 회복되어 가며 대체의학으로 겨우겨우 건강을 회복시켜 기쁨을 맞이한다. 그러나 치료제 과다사용의 부작용으로 지쳐가는 환자를 보는 안타까운 시간들이 함께 한다. 진통제로 연명하게 되면서 자신감을 상실하고 하루 종일 누워있어 욕창이 생겨 고생을 하게 된다. 예수부활 대축일 아침 사과 반쪽을 먹고 기적적으로 입맛을 되찾고 스스로 거동을 시작한다. 양치와 세수를 하게 되면서 땅을 밟고 싶다는 말에 퇴원하기까지의 과정이 그려져 있다. 4꽃을 든 남자에서는 땅심을 빌리고자 별장으로 내려와 생활하며 조금씩 기운을 회복해 간다. 그러던 어느 봄날 집 주변이 온통 꽃이다. 뜰 안엔 수선화, 금낭화, 마가렛, 명자꽃, 배꽃이 만개를 했고, 복숭아꽃도 화사하게 자태를 뽐내고 있다. 딸이 아빠를 부축하여 걸어서 뜰을 두 바퀴 돌았다. 잔디에 난 잡초를 뽑느라 여념 없는 나를 딸이 부른다. 돌아보니 남편의 손에 복숭아꽃 가지가 한 아름 들려 있다. 딸은 아빠가 엄마에게 주려고 꽃을 꺾었다며 어서 와 받으란다.(p.86)” 남편이 처음으로 소년처럼 해맑게 웃으며 건네는 꽃다발을 받으며 울컥 눈물이 솟는다. 간병의 노고에 대한 보답과 그동안 무심했던 것이 미안했을 마음이 담긴 꽃 선물이기 때문이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항아리에 꽃을 꽃아 거실에 두니 거실이 환하다.

 

5이승과 저승의 나뉨은 찰나였다.’ 에서는 건강이 조금씩 회복되어가던 어느 날 밤 갑자기 고통을 호소한다. 진통제를 먹였지만 듣지 않아 119를 불러 병원 응급실을 거쳐 수원의 성빈센트병원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을 하게 된다. 입원하고 회복 되지 않아 숨을 거두게 되는 과정이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202062920 : 10, ‘사망하셨습니다.’ 의사는 청진기를 떼며 담담하게 말했다. ‘귀는 아직 열려 있으니 편하게 떠나시게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이승과 저승의 나뉨은 찰나였다. 생이 다한 얼굴은 밀랍인형 같다. 손은 냉기로 굳어지고 있었으나 가슴엔 아직 온기가 남아 따뜻했다. 그가 평생 사랑했던 가족을 뒤로 하고 남편은 저승에 들었다.(p.96)” 77년의 생애가 한 줌 재가 되기 위해 화장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며 생애 최악의 상흔이 지독한 통증으로 가슴에 똬리를 틀었다. 온몸 구석구석 가늠할 수 없는 슬픔이 점령하고 함께 했던 삶이 사라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혼자 감당해야 했다. ‘이렇게 무너뜨릴 거면 애당초 빌미를 주지 말 일이지 헛된 바람을 갖게 해놓고 뒤통수치는 당신은 사기꾼이라고 하느님을 원망했다. 그렇게 남편을 하늘로 보내고 하느님을 원망하면서 하루하루를 지내게 되었다.

 

6나는 여전히 널 사랑한다에서는 두문불출하며 집안에 칩거하다 정신을 차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건강을 회복시켜 주시면 버킷리스트 첫 번째로 둘이 성지순례를 완주하겠다고 다짐했던 일을 떠올렸다. 혼자서라도 성지순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도를 시작으로 안간힘을 쓰며 하느님과 힘겨루기하면서도 전국의 성지와 성당을 찾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미사가 끝나면 연옥영혼을 위한 십자가의 길 기도도 거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여전히 하느님께 따지는 나에게 그건 내가 너희 부부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전에도 지금도 그 사랑은 여전하다.였다. 순간 가슴에 확 들어차는 사랑이란 단어가 가슴속 응어리를 스르르 녹이며 나의 중님 나의 하느님하며 원망이 감사로 변하였다. 나는 흐느껴 울었다. ‘무소부재하신 하느님, 당신의 사랑으로 앞으로 남은 제 생을 의탁합니다. 당신 나라에 드는데 장애되는 것들을 거두시고 복된 죽음을 허락하소서. 살아계신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p.111)” 이상한 일이었다. 그 이후 걷잡을 수 없던 분심이 사라지고 마음이 차분하고 고요해졌다. 앞으로 살아가는 힘의 원천은 여전히 하느님이 될 것이었다. 아직도 남편의 부재가 서럽고, 그립고, 아프지만, 사랑이신 하느님께서 죽는 그날까지 동행해 주실 것이니 이 또한 흐르는 세월에 맡겨야 할 것이다.

 

 

이달의 사락 k******4 2021.07.09. 신고 공감 7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