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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여운이 길었다. 특히 각박한 현대인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끄집어낼때 많이들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빙긋이 웃음을 짓곤 하는데 과연 그 영화에서 나온 맛있는 뭔가를 떠올리며 그런 반응을 일으킨 걸까?
영화는 여러가지 먹을 걸 제시하지만 각각의 먹거리엔 사연이 들러 붙어 있다. 대개는 엄마와 관련된, 우리들이 어떤 음식을 잘 먹거나 아니면 반대로 손도 안대는 이유 중 80%는 어린 시절 엄마가 해준 어떤 것들에게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짙다. 커서도 "나 이거 안먹어봐서 못먹어"라거나 아니면 "어릴 적에 먹어봐서 잘먹어" 라고 하는 투다. 어른이 되어서도 입맛은 여전하다.
어릴 적엔 손도 안대는 것들이 땡길때가 있다. 어른 입맛이 되어가는 반증이라고 하지만 그 조차도 결국 어린 시절 엄마가 그렇게나 몸에 좋은 거니 좀 먹으라면서 한 입 넣어주면 "맛없어" 라며 음미하기도 전에 퉤퉤 뱉곤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단지 건강에 좋다는 이유 말고도 자연스럽게 입에 가져가는 걸 보면 음식은 인간을 지탱하게 해주는 에너지원 그 이상이 무엇인가가 있다.
심리학을 공부하고 후학을 길러내는 선생으로서, 그리고 아내로서, 엄마로서 저자의 일상은 조금 외로워 보인다. 책 안엔 비단 음식 만들기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공을 살려 심리학의 현상을 조금 풀어 설명하고 거기에 맞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실었다. 그리고 그 이야기와 연결되는 한 가지 음식을 맛깔지게 소개한다. 심리학+일상다반사+요리 레서피 라고 보면 된다.
어릴 적 그다지 튼튼하지 않았던 기억이 난다. 툭하면 자다가 경기를 일으켜 아빠는 어린 날 들쳐 없고 밖에 나가 시원한 바람을 쐬주며 정신이 들게 했다. 그게 부실한 몸에서 발현되는 것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엄마는 양이라 불리는 검은 천엽을 끓여 느끼한 국물을 마다하는 나에게 고기만 한 점 먹어보게 했다. 생긴 건 카페트 자락같아 거부했지만 마지 못해 한 입 먹다 보니 쫄깃한 게 먹을 만했다. 그걸 한 입 가득히 입에 넣고 우물거리다 밖으로 뛰어 나가 공차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배가 훌쭉해지면 그제서야 고아놓은 고기국에 밥을 한술 말아 먹곤 했다. 그 이후엔 경기는 사라졌다.
저자에게 음식과 관련해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사람은 역시 엄마였다. 엄마의 고등어 조림 솜씨를 따라잡지 못함에 풀이 죽은 모습이거나 역시 비실비실한 딸을 위해 곰탕을 눅진하게 끓여준 엄마의 모습을 떠올린다. 음식은 딸인 저자뿐이 아닌 온 가족의 소울 푸드였다.
뱃속의 허기뿐이 아니라 세상 흐름에 많은 부족함을 느끼는 시절이다. 그래도 뭔가를 먹음으로써 심리적 허기를 채워야 하는데 너무 올라버린 물가가 또 발목을 잡는다. 뭐가 들어가 있는지 모르는 가공식품이 아닌 제철 채소로 한 상 차리려고 해도 그또한 부담이 된다. 최소한 먹고 사는데 만큼은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세상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후회를 남기지 않는 삶을 살아.설령 후회할 일을 했더라도 그건 네 잘못이 아니야. 다음에 더 잘살면 돼. p112
현재는 과거나 미래 그어디에도 잠식당하지 않는다. 과거는 현재 모습의 실마리로서 냉정히 성찰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바로 지금 여기에서 충만하게 살아가야 하는 삶의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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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부엌은 우리가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여러 감정들에 대해 다양한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어떻게 극복하고 치유할 수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는 에세이이다. 저자 자신의 일상을 털어놓고 있는 글이지만 또 한편으로는 저자의 이야기속에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라거나 그 음식으로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을 통해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기도 하고 스며들듯 위안을 받게 되기도 하는 치유의 글이 되기도 한다.
저자의 어린시절 소풍때만 먹을 수 있는 김밥을 기대했지만 그와달리 엄마는 삼단도시락을 싸주었고, 친구들과 다른 밥이 부끄러워 끝내 도시락을 꺼내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는 이야기에 나 역시 친구들과는 다르지만 김밥이 아니라 달걀로 밥을 말아 도시락을 싸갖고 갔던 것이 생각났다. 친구가 말을 꺼내야 떠올랐으니 어린적 나는 '차이'라는 것에 꽤 둔감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어쨌든. 저자는 엄마의 정성이 더 들어간 도시락을 친구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꺼내지 못했지만, 저자의 아들은 일률적인 샌드위치가 아니라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는 볶음밥을 싸주니 더 좋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서 획일성과 자발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며 "자발적 행위를 통해 세상에 무기력하게 편입되기보다 스스로 세상을 포용한다"(152)고 말한다. 나의 추억은 어떻게 생각해볼 수 있을까. 성인이 되어 우연히 듣게 되었지만 내 친구는 내가 꽤 부잣집 아이인 줄 알았다 그랬고, 어머니는 그때 김밥김을 살 돈이 없어서 궁여지책으로 달걀 한판을 외상으로 빌려 와 밥을 싸줬다고 하셨다. 사실 나는 친구가 그때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면 아무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그저 친구들의 까만 밥과는 달리 노란색으로 돌돌 말아진 밥이 꽤 이뻤다는 기억밖에는.
이 책의 이야기들은 이처럼 저자의 이야기속에서 나의 추억을 꺼내어보게 되기도 하고,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그 마음들에 대해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때로는 고마움과 뒤늦은 후회와 감동을 깨닫게 해주고 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 같았던 육개장을 보는 순간 허기를 느꼈던 그 죄책감 같은 감정은 오랫동안 그 음식을 멀리하게 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장례식장은 삶과 죽음이 명확히 갈린 곳이 아니라 무기력과 열정, 상실감과 충만함 등 모든 상반된 것들이 공존하며 서로를 어루만지는 자리"(27)임을 알게 되고, 육개장은 오히려 아버지를 추억하며 먹게 되었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나 역시 그러한 감정들과 치유의 시간들을 가져보게 된다.
처음 책을 읽을 때 순차적으로 읽었는데 이후에 온갖 감정들로 지쳐갈 때 책을 펼쳐놓고 목차를 보며 저자의 이야기에 위로를 받고 나는 또한 나만의 위로가 되는 음식을 만들어 먹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봤다. 물론 저자가 '분노'라고 써놓은 초콜릿 이야기와 달리 나는 '분노'의 감정을 떠올리게 되었을 때 저자가 '승화'라고 써놓은 힘겨웠던 여름날을 위한 제철 밥상의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하지만. - 이건 아마도 말도 안되는 부당함에 대한 분노는 내 정당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해서일수도 있고, 쉬는 날 내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더구나 그것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직장상사나 누군가의 일방적인 통보에 의해 망가지게 되는 것을 더 힘겨워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것이든 저것이든 저자의 이야기에 동화되어 여러 감정들을 느끼고 또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치유의 시간을 가져보게 될 것 같은 이 느낌들이 좋다.
내가 한 음식은 너무 심심하고 밍밍하다며 그닥 좋아하지 않는 어머니를 위해 주말이면 어머니 입맛에 맞게 조금은 짜고 달게 부식을 만들곤한다. 오늘도 역시 달달한 떡볶이를 만들었더니 평소 점심은 잘 안드시는 어머니가 평소보다 많은 양을 드시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신장기능이 떨어져 언제 기능이 멈추게 될지 모르고 그때는 어머니의 임종을 준비해야 되겠지만 주치의 선생님 말씀처럼 약으로 조절하고 있으니 굳이 음식을 너무 가리지 말고 좋아하시는 것 드시게 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이 아닐까 라는 생각으로 짜고 달달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데 그것이 그리 마음을 무겁게 하지는 않는다. '나를 치유하는 부엌'은 그렇게 내 마음을 도닥여주는 위안을 주고 있는 책이다.
늘 반복되며 자로 잰 듯 변함없이 흘러가는 것 같은 일상도 실제로는 어느 하루도 같은 모습인 적이 없었다. 주변 사람들과 환경의 변화, 그리고 매 순간 나의 감정에 따라 변화무쌍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그 모든 변화를 즐기며 받아들이고 다듬어감으로써 우리는 예쁘게 발효된 빵 반죽을 오븐에 넣어 맛있게 굽듯이 인생을 만들어간다. 그리고 다구워진 빵을 꺼내기 직전의 설렘처럼 예측 불가능한 미래에 대해 ‘불안‘이 아닌 ‘기대‘를 안은 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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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러와 고등어조림, 매슬로와 콩자반, 몽테뉴와 초콜릿, 버트런드 러셀과 밥과 김치. 어떤 관계일까요?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심리학과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원초적으로 필요한 음식을 연결한 <나를 치유하는 부엌>.
생활과 살림, 비움에 관한 철학을 공유하는 네이버 블로그 '본질찾기'의 운영자이자 숙명여대와 고려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고명한 저자의 책입니다. 전작 <생활의 미학>에서 일상 속 행복을 찾는 미니멀라이프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고선 느낌이 참 좋았었는데, 이번 책은 더더더 맘에 쏙 들어요.
"잘 먹겠습니다."에 담긴 의미부터 먼저 생각해 봅니다. 이야기와 추억과 깨달음이 쌓여야 진짜 의미를 깨닫게 되는 말이었음을 저자도 뒤늦게 깨달았다고 고백합니다. "밥 한 톨을 씹는 건 그 모든 순간을 꼭꼭 곱씹는 것이며, 밥 한 끼를 먹는 건 또 하나의 기억을 쌓아가는 행위"임을 일깨웁니다.
그러고 보니 음식에는 우리의 삶이 스며들어 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며칠 전 아이와 외식하러 갔는데 직전부터 삐거덕거리며 투닥대는 바람에 맛을 음미하기보다는 전투적으로 씹어댔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불편한 기억으로 남기기엔 음식 자체는 너무 좋았거든요. 이후 그 메뉴를 접할 때마다 나쁜 기억이 먼저 떠오를까 봐 그 기억을 덮어버리기 위해 우리는 다음 날 다시 한번 밥집을 찾아갔습니다. 이처럼 음식에는 우리의 삶이 조각조각 얽혀 있습니다.
고명한 저자는 장례식장 육개장 한 그릇에 아이러니한 감정을 경험한 에피소드를 들려줍니다. 상주가 되었을 때 상실감 앞에서 식욕을 잃은 상태에서 육개장에 식욕을 느꼈다고 합니다. 빈속을 따뜻하게 채워준 육개장 한 그릇이 가져온 포만감. 만족감이 들면서도 상주라는 입장에서 죄책감이라는 상반된 감정을 느낍니다.
이렇게 상반된 감정과 태도가 공존하며 상호 충돌할 때 느끼는 혼란스러움을 양가감정이라고 합니다. 프로이트는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본능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본다고 합니다. 흑과 백이 아닌 억누름과 치우침 없는 양가감정의 균형을 잡을 때 우리의 삶은 더 성숙해짐을 알려줍니다. 장례식장은 모두 상반된 것들이 공존하며 서로를 어루만지는 자리였음을 이제는 깨달았다고 합니다.
감당하기 힘들 만큼의 분노를 추스르지 못한 날, 감정을 진정시킨 건 매운 음식 대신 초콜릿 한 조각이더라는 에피소드에서는 초콜릿의 맛을 음미하는 과정이 마음을 추스르는 '쉼'을 의미한다는 걸 깨닫습니다.
후회까지 껴안는 성숙함을 안겨준 삼계탕, 불안했던 신혼 시절을 위로한 베이킹, 허영과 정신적 공허감의 늪에서 끌어올린 티라미수 케이크,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애착을 표현하는 집밥 등 저자가 살면서 먹었던 음식들에 깃든 그리운 추억들이 철학적이 심리학적인 해석과 함께 소개됩니다.
불안, 열등감, 분노, 권태, 자존감, 자기실현 등 삶에서 마주하는 위기를 음식과 연결해 치유하는 지혜를 전하는 <나를 치유하는 부엌>. 완벽한 엄마 노릇에 집착하던 것에 이만하면 괜찮은 엄마로 변하기까지 아들의 소울푸드 달걀밥도 일조합니다. 온갖 근사한 요리보다 배고픔에 눈뜬 아침에 엄마가 뚝딱 만들어내는 달걀밥에서 더 큰 만족감과 기분 좋은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에 수긍하게 되지요. 엄마와 아이 사이를 연결하는 강력하고 밀접한 관계인 '애착'을 정의한 심리학자 존 볼비의 심리학과 함께 패러독스와 관련한 음식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삶의 온갖 모순과 역설, 부조화를 심리학자들의 이야기와 일상의 음식을 연결해 설명하는 <나를 치유하는 부엌>. 밥 한 끼가 가진 수많은 의미 가운데 으뜸은 사랑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 내 삶에 대한 사랑, 나 자신에 대한 사랑을요.
부정적인 권태 대신 긍정적인 측면을 바라보는 권태의 또 다른 모습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버트런드 러셀은 '행복한 인생이란 대부분 조용한 인생'이라고 했고, 삶에서 권태감이 찾아왔다는 것은 아무런 사고 없이 행복한 삶이 지속됨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권태를 긍정적으로 승화시키기 위해 정신적 풍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합니다. 결국 무난하게 흘러가는 삶 속에서 행복을 만들어가는 비결은 내적 에너지가 큰 몫을 하는 것 같습니다.
매일 먹는 끼니를 통해 풍부한 이야기를 만들고, 삶이라는 한상차림을 가장 맛있게 음미하도록 돕는 <나를 치유하는 부엌>. 한정수량 굿즈 앤드파인의 천연수세미도 있어 요긴하게 사용 중입니다.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에 도움 되는 천연수세미여서 기분 좋은 설거지로 상쾌하게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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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음식 이야기를 생생하고 먹음직스럽게 잘 쓰는 사람이 부럽다. 고명한 작가는 <나를 치유하는 부엌>에서 음식 이야기를 술술 써내려간다. 게다가 심리학까지 편하고 친절하게 잘 버무려 낸다. 첫 글인 ‘양가감정- 장례식 육개장 한 그릇’을 읽는 날 (마침!) 남편과 말다툼을 한 날이라 책을 읽으며 뜨끈한 위로를 받고 마음을 풀 수 있었다. 라면 이야기 ‘내려놓기- 완벽한 엄마에서 이만하면 좋은 엄마로’편도 좋았는데 이만하면 좋은 (good-enough)이란 단어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레몬 과자, 몰입의 순간‘편 “레몬 과자는 반죽을 만들고 굽는 과정 내내 나를 설레게 만든다.(208)”란 문장에서 ‘지금까지 레몬 마들렌을 구웠던 내 마음이 바로 이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레몬 마들렌을 구우면서 그 과정에 귀찮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물론 시작 전에 오늘 만들까 말까 고민하기와 만든 후에 설거지 과정을 귀찮지만. 마지막 ’자기실현-삶은 달걀, 너처럼 되고싶다’까지 매일 먹는 음식에서 삶의 지혜를 찾아낸 맛있는 책이다. TV에서 라면이나 짜장면 먹는 장면이 나오면 먹고 싶듯이, 나도 음식 이야기를 한 번 써 볼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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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부엌>은 요리와 음식 속에 담긴 심리학 이야기를 다룬 책이에요. 이론이나 연구 내용이 아닌 매일 먹는 끼니를 통해 그 음식이 가진 치유의 힘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리는 일상에서 "밥 먹었어?"라는 질문으로 안부를 건네곤 해요. 익숙하게 주고 받는 평범한 질문이지만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관심과 애정을 듬뿍 담은 특별한 표현이 되기도 해요. 그래서 서로 끼니를 챙긴다는 건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이 책의 구성은 참으로 독특한 것 같아요. 저자가 살면서 먹었던 음식들이 주인공이에요. '나를 치유하는 음식'이 하나씩 등장해요. 장례식장 육개장 한 그릇, 콩자반, 초콜릿 한 조각, 라면, 고등어조림, 곰탕, 삼계탕, 시나몬 롤, 티라미수 케이크, 도시락, 달걀밥, 청국장, 밥과 김치, 레몬 과자, 오이 냉국, 삶은 달걀까지 각 음식마다 지나온 추억이나 에피소드를 들려주면서, 철학적이고 심리학적인 해석들을 덧붙이고 있어요. 이를테면 곰탕은 '긍정'의 심리를 담고 있어서, "이걸 먹고 나면 좋아질 거야, 곰탕!"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어요. 저자는 어린 시절에 몸이 약해서 병원과 한의원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고 해요. 힘들어하는 딸을 위해 엄마는 한약을 수저로 떠먹여주고, 곰탕을 정성들여 고았다고 해요. 하루를 꼬박 들여 완성한 곰탕의 맛이 아이에겐 그저 밍밍하고 기름진 맛이었지만 엄마는 어떻게든 한 숟갈이라도 더 먹이려고 애쓰셨대요. 곰탕 한 대접을 모두 먹을 때까지 옆에서 떠먹여주고 김치를 찢어 숟갈 위에 얹어주면서, 엄마가 잊지 않고 말해주던 주문이 있었대요. "아이고, 우리 딸 건강해진다. 이거 다 먹고 나면 엄청 튼튼해진다." (92p) 엄마의 사랑이 담긴 주문 덕분인지 식욕이 돌았고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어른이 될 수 있었다고 하네요. 그래서 곰탕은 엄마의 손끝에서 탄생한 모든 밥상을 상징하는 저자의 소울 푸드였대요. 저도 곰탕을 떠올리면 비슷한 감정이 느껴져요. 뽀얀 국물 한 그릇을 싹 비우고 나면 온 몸이 따뜻한 에너지로 충전된 것 같아서, 저희 집도 가족 건강을 지키는 대표 음식이 되었어요. 곰탕을 만드는 법은 단순하지만 그 과정은 오랜 시간 만큼이나 정성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특별해요. 저자가 긍정적인 마음에 비유한 이유를 알 것 같아요. 긍정적 마음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희망을 품고 스스로 만들어가는 의지인 것처럼, 곰탕은 딱딱한 뼈가 말랑말랑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푹 우러내는 인내심으로 완성되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저마다 자신이 먹어본 음식 목록을 떠올리겠지만 제 생각에는 배고플 때 먹는 음식이 아닐까 싶어요. 미식가처럼 음식 자체의 맛만 평가하는 경우도 있지만 여기에서 보여준 음식들은 '나를 치유하는 음식'이라는 점에서 음식과 더불어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맛보는 것이 중요해요. 신기한 건 저자의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제 마음까지 함께 들여보게 된다는 거예요. 삶의 허기를 채우는 음식 이야기가 따스하게 마음을 다독여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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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유하는 부엌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저자 : 고명한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전업주부로 산지 꽤 오랜 시간동안 부엌이란 친근한 공간 안에서 맘껏 유영하며 산다.
칼질도 어설프고 예상치 못한 맛에 인상을 잔뜩 쓰며 먹던 신혼의 어설픈 손맛이 이젠 제법 내 엄마의 손맛을 닮아간다.
이 곳에서 매일 밥을 짓고 산다.
그렇게 부엌에 붙박이처럼 사는 나이지만 많은 위로와 따뜻함이 있는 이 곳이 참 좋다.
그런 사소함이 좋아서 이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평온했다.
이 곳, 이 시간.
내가 있어 더 빛날 수 있는 이 곳이 마냥 좋다.
그 강력함은 엄마의 주문 대로 건강해지겠다는 나의 긍정적인 믿음이 더해진 결과다. 나의 아들 또한 내가 끓인 곰탕과 함께 건강히 자라겠다는 믿음을 먹으며 성장했으리라. 슬며시 찬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나는 커다란 들통 가득 곰탕을 끓인다. 그리고 진한 국물을 대접에 담으며 마법의 주문을 걸 듯 온 마음을 담아 기도한다. "이 음식을 먹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건강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p95
코로나 사태 이후로 외식은 거의 하지 않고 삼시세끼는 집에서 해결하니 아이들도 전보다 더 건강해진 기분이다.
전보다 더 부지런 떨며 도전해보지 못한 숱한 음식들의 레시피를 찾아 좋은 엄마 코스프레에 열심이다.
정수기 물보다 뭐라도 넣어 끓여 먹는 물이 맛있다는 건 아침마다 주전자에 물부터 끓이는 걸 먹다보니 그 심심한 맛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이리라.
심심한 야식도 뚝딱 만들어 먹고 밤이 되면 조용히 불 꺼진 주방에 앉아 거실에 켜진 조명 아래에서 책을 보는 아이들을 보면서 하루의 고단함, 내 수고가 참 헛되지 않음을 느낀다.
하루가 다르게 오동통하게 살이 오른 막내의 볼살을 보며 저체중을 걱정하던 때가 아득한 옛 이야기 같다.
그런 뿌듯함이 내가 부지런히 움직여 음식을 만들고 정성을 쏟은 덕이라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울컥해진다.
내가 엄마의 집밥을 항상 그리워하는 것은 허기를 느낀 나의 위장을 달래주려 누구보다 빠르게 부엌으로 달려가던 엄마의 모습에서 더없이 사랑을 느꼈기 때문이다. 말하지 않아도 내오는 소박하지만 따뜻한 밥상, 입맛이 없어도 먹어야 한다며 귀신처럼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차려내는 눈썰미, 밥숟가락 뜨는 내 모습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무한한 애정,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차려내는 민감함, 모든 것이 엄마의 사랑이었다. p163
이따금 엄마의 집밥이 그립니다.
친정에 못 가본지가 꽤 오래되다보니 엄마의 손맛이 그리워진다.
내 손으로 분주하게 움직여 차린 음식을 식구들이 맛있게 먹지만 정작 냄새 맡고 이리저리 정신없었던 나는 음식을 잘 뜨지 못한다.
편안하게 차려진 정갈한 엄마의 밥상 앞에서 어지러움없이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앉아 그저 편히 한 숟갈 뜨고 싶다는 생각에 오늘따라 유난히 엄마 생각이 많이 난다.
엄마의 집밥은 가장 편안한 안식처이자 강력한 애착의 연결고리이다.
엄마의 살냄새가 좋아서 매일 밤 엄마 손을 꼭 잡고 자는 작은 아이의 애착처럼 엄마의 손길을 쓰다듬고 싶어하는 내 안의 크지 않은 내가 있다.
그 소박하고 따뜻한 밥상이 나에겐 보내는 엄마의 손길이었다는 걸 여러 해 밥을 짓고 살면서 알게 되었다.
그런 강한 유대감이 그릇에 담긴 수북한 밥 안에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하교하고 배고플 아이들을 위해 맛있는 간식을 준비해 볼 생각에 피곤하지만 좀 더 힘을 내어 본다.
집밥으로 보살펴야 할 내 가족들을 향한 내 무한한 사랑을 오늘도 보여줘야지.
'그거 아니? 너희가 먹는 건 엄마의 사랑이야.'
따뜻한 음식 안에서 오늘도 나와 내 가족이 사랑과 위로를 얻을 수 있는 이 공간 안에서 영원히 머무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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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소울푸드라는 말을 한다. 지치고 힘든 순간 떠오르는 음식, 그래서 먹으면 다시금 할 수 있다는 힘이 나게 하는 그런 음식 말이다. 물론 꼭 소울푸드까지는 아니더라도 힘이 되는 음식이 분명 있다. 기분이 우울할 때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화를 푸는 경우도 나름 그런 음식에 속하는 것일테니 말이다.
단순히 먹는 행위를 넘어 마음을 치유하는 힘을 가진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궁금한 사람들에게 『나를 치유하는 부엌』을 추천해주고 싶다. 이 책 속에는 바로 그런 음식 이야기가 소개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책의 저자가 대학에서 오랫동안 음악 심리치료에 대해 강의를 했는데 강의 중 이해를 돕기 위해서 호라용한 소재가 바로 요리와 음식이였다고 한다.
3가지의 주제에 따라 각기 다른 음식들이 소개되는데 아이러니, 패러독스, 딜레마가 그 키워드다. 이 키워드만 보면 딱 심리학 용어이지만 그 안에 담겨져 있는 음식들을 보면 심리학 분야와 음식의 조화가 묘하면서도 그속에 왜 이런 음식이 포함되었는지 너무나 궁금하게 만든다.
게다가 그 음식이라는 것이 상당히 낯설거나 그래서 평소 먹어보기 힘들었던 음식들이 아니라는 점이 의미 있겠다. 분노를 잠재우는데 초콜릿이 등장하고 열등감과 우월감이 정반대의 것이 아님을 이야기하면서 고등어조림을 말하고 있으니 얼마나 흥미로운가 말이다.
3가지의 주제어 안에 총 16가지의 감정과 심리 치유와 관련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음식들, 그러나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던 조합의 감정과 음식 이야기여서 그런지 읽고 있노라면 나 역시도 이런 감정이 드는 날 저자가 말하는 음식을 먹으면 그 감정이 치유될까 싶은 궁금증이 들었고 직접 먹어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던 책이다.
나처럼 이런 마음을 가진 독자들이 있을것을 배려하기라도 한듯 책에는 해당 음식의 레시피가 소개된다. 이야기의 말미에 레시피가 참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으니 이 부분만 따로 프린트를 해서 그때 그때의 감정이 드는 날, 소중한 날 위해 음식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또 한편으로는 꼭 그런 감정과 연결짓지 않더라도 맛있는 한 끼를 위한 레피시로 활용해도 좋을것 같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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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대학에서 심리학 강사로 일을 하다가 블로그에 글을 연재했다. 그 글을 모아 책으로 펴낸 것이다. 주부로서 부모님과 남편, 아이와 연관되는 이야기가 주요 소재이다. 평범한 요리 이야기라 생각하기 쉬운데 각 음식에 얽힌 추억과 심리학의 방어기제가 결론으로 등장한다. 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심리학과 접목한 의미있는 글이 담겨있다. 독자에게도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오르게 하는 추억의 음식과 기억에 저장되어 있던 사건들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집밥으로 대변되는 엄마의 음식은 언제나 정성이 가득하다.와 살림꾼이셨던 엄마는 언제나 가족에게 새롭고 맛깔난 음식을 자랑으로 삼으셨다. 저자처럼 몸이 약했던 나에게 기울이신 정성은 더욱 남달랐다. 철마다 맛있는 반찬과 보약으로 특별히 보살펴주셨다. 그래서 엄마와 더 마음을 나누는 사이인지도 모른다. 입이 짧은 가족들을 위해 한식과 양식을 넘나드는 많은 음식이 우리 입을 즐겁게 해주시곤 했다. 학교에 다녀오면 출출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영양빵이 생각난다. 당근 등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빵에 갖가지 채소를 넣고 뚜껑있는 프라이팬에 구워주시는 엄마표 음식이다. 오븐을 구입하여 생일에는 케익도 만들어주시고, 쿠키 등 당시에는 만들기 어려운 음식들을 수시로 해주셨다. 당시에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결혼을 하고 살림을 해보니 일을 하시면서도 그 많은 일을 어떻게 해내셨는지 저절로 존경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한 단원이 끝나고나서 만나는 각 음식에 대한 레시피와 정갈한 사진을 보니 갑자기 허기가 지기도 한다. 조만간 가족을 위해 정성스러운 음식을 마련하여 근사한 상을 차려보려 다짐해본다. 바쁘다는 핑계로 간단한 음식을 주로 마련하는 데에 대한 반성이다. 직장과 살림을 병행하며 힘들다고 하소연하며 변명을 털어놓기 일쑤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감정에 대한 고찰은 한번더 생각해보게 하는 심리상태를 느끼게 된다. 무엇이 나를 걸림돌이게 하는 지와 어떤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는지 반성하는 시간도 가져보는 기회이다. 내 안의 모순점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너무 엄격한 잣대로 가족을 대하는 건 아닌지 고민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알아가는 여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잔잔하지만 저자가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 아닌가 싶다. 저자의 생활 속 통찰이 스며들어 더욱 가깝게 다가온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나를치유하는부엌#고명한#세이지#책좋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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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이름을 내 부엌 문에 써 붙이고 싶다. 설거지가 산더미, 또 밥시간이라며 툴툴대던 나의 부엌을 고개를 기울여 다른 각도로 생각하고 싶었다. 이 책에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음식과 그 에피소드에 녹여내며 감정, 음식, 건강 이 모든 것이 다 한 몸뚱이라는 것을 알게 한다.
'플라세보효과', '가짜 약', '긍정적 마음' 이 모두 나를 살리는 힘이 된다. 인간은 그 자유의지로 내 생각과 마음 상태와 행동을 바꿀 수 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제하고 결정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인생의 모든 일이 완전한 좋은 것도 완전한 나쁜 것도 없다. 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다. 힘들어 쓰러질 때 마음에 가짜 약을 선물하자. 그리고 다시 불끈 힘을 내보자.
이효리를 참 사랑한다. 그 또한 나와 같은 타락한 인간이다. 그런데 그는 살아가야 할 방향을 알고 그것을 지켜 나아가려고 노력한다. 그가 동물애호가로 활동하며 피혁, 모피 옷을 입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어느 쇼에서 입고 나온 피혁 코트에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쏟았다. 그때 그가 한 말이 모든 비난을 잠식시켰다. 그는 자신 또한 일반적인 사람이며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향하고 싶은 방향이 있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는 그 말이 참으로 인간적이게 다가왔다. 우여곡절과 풍파 속에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들에 대처하는 지혜와 혜안이 쌓인 모습이었다. 너처럼 되고 싶다.
별말 하지 않고 특별한 존재감을 뽐내지 않고 주변 사람들에게 늘 좋은 인상을 주는 이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내공이 탄탄한, 마음이 단단한 사람들이 많다. 스스로 완벽해질 때 누구에게 기대지 않고 기대하지 않고 자신의 향기를 간직하며 옳게 살아간다. 스스로 온전해질 때 온전한 인연들 또한 만날 수 있다. 오늘도 계란 먹으며 모난 마음에 기름칠해 본다. [출처] 나를 치유하는 부엌|작성자 Live a full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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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의 식탁 위에서부터 시작되는 온기있는 위로를 전하는 책이었다 네이버 블로그 본질찾기의 운영자이기도 한 작가 그의 전작을 통해서 잔잔한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책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펼쳤다 양가감정,자존감,분노,내려놓기 열등감,긍정,후회,불안,허영,획일화 애착,지금여기,권태,몰입,승화,자기실현 심리학의 키워드16가지를 요리와 일상의 식탁, 그 언젠가의 밥상의 기억을통해 버팀과 삶의 근원으로서의 의미를 찾게 해주는 책이었다 그 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를 옮겨본다 문상객이 되어 먹어본 육개장은 아이러니한 음식이었다 빈소에는 검은색 상복을 입은 유족이 식욕을 잃고 밥 한 톨조차 목에 남기기 어려울만큼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슬픔에 빠져있다 생과 사를 구분짓는 음식 장례식장에서 앉아먹는 시뻘건 육개장 국물을 문상객의 입장에서 먹었던 지은이 불과 5년 후 아버지를 여읜 상주가되어 다시 장례식장에 앉아있게된 지은이 몇 끼를 거른 뒤 입맛이 전혀 없었던 그 때, 매콤한 냄새가 위를 자극했는지 꼬르륵 소리가 몸 전체에 진동했다 나는 이성의 끈을 완전히 놓아버린 채 흰 밥을 가득 말아 육개장 한 그릇을 모조리 먹어 치웠다 주린 배를 채움으로써 느끼는 물리적 포만감과 아버지를 상실한 데서 오는 정신적 허기 절대 공존할 수 없을 것 같은 이 두가지 감정이 함께 머무르는 것은 기이하면서도 불편했다 심리학에서의 용어 양가감정 상반된 감정과 태도가 공존하며 상호충돌하는 상태 지은이가 느꼈던 감정은 아버지의 죽음앞에서 너무도 큰 슬픔가운데에서 육신의 허기를 채우기위해 비워냈던 육개장을 보며 생겨났다 책 속에서 지은이가 찾은 방법 양가감정의 극복방법은 산 사람은 살아야지... 이런 뻔한 멘트가 아니라 두 감정을 억누르지않고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 그것의 균형을 잡아가는 것이었다 흑과 백의 논리에 선을긋는것이아닌 그럴수도 있다. . . 라고 인정하며 그 중간의 다양한 대안으로 인생을 조금 더 유연하게 대하는 방법 이제 지은이에게 육개장은 장례식장에서의 죄책감의 음식이 아니라 아버지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시는 날 어머니가 끓여주셨던 반가움의 음식으로 기억에 남기기로 했다 반가운 아버지를 기억하며 끓여내는 육개장 한 그릇은 이제 지은이 자신에게 응원을 건네는 치유의 음식이 되었다 이렇게 음식 안에 담긴 기억과 그것의 근원에 있는 심리들을 바라보며 유연하게 풀어가는 과정들이 담겨있는 책이었다 특히나 음식 사진과 레시피가 함께 있어서 더 보기 좋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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