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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못하는 자만이 볼 수 있던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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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 인간이 죽음의 한계 속에서 그 너머를 상상하며 영생을 열망했던 것처럼, 거꾸로 무한한 신들은 인간의 죽음과 한계를 갈망할지도 모른다.” p.162 살면서 가끔은 누구나 나와 다른 세계를 상상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출근 시간 붐비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며 ‘저 사람 바지에 강아지 털이 잔뜩 묻었던데,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일까?  또는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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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 인간이 죽음의 한계 속에서 그 너머를 상상하며 영생을 열망했던 것처럼, 거꾸로 무한한 신들은 인간의 죽음과 한계를 갈망할지도 모른다.” p.162


 살면서 가끔은 누구나 나와 다른 세계를 상상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출근 시간 붐비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내 앞에 앉아 있는 사람을 보며 ‘저 사람 바지에 강아지 털이 잔뜩 묻었던데,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일까?  또는 침대에서 SNS을 하다 모르는 사람이 친구추천에 뜬 걸 보며 ‘이 사람의 내일 스케줄은 뭘까?’   

  다만 내가 3000년전 그리스인들의 세계에 대해서 상상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덕분에 그래볼 수 있었다.  그것도 무척 재밌게. 

 어떻게 같은 지구에 살았는데, 이렇게 다른 세계 속을 살았을 수 있을까. 현대인에게 ‘과학’이 세상을 이해하는 틀이라면, 고대 그리스인에게 세상을 이해하는 틀은 ‘신화적 상상력’이었다. 천둥이 치면 이름이 ‘천둥’인 신이 노한 것이며, 해가 뜨는 것은 동쪽에서 태양신이 마차를 끌고 올라오는 것이다. 하늘(우라노스)이 시간(크로노스)에 의해 권좌에서 쫓겨나는 대목에선, 모든 것은 시간 앞에 굴복한다는 그리스인들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소개하는 내용도 재미있다. ‘일리아스’에서 트로이 전쟁의 영웅 아킬레우스는 왜 죽음으로서 영원한 명성을 얻는 편을 선택했을까? 또한 ‘오뒷세이아’에서 오뒷세우스를 만난 저승의 아킬레우스는 도대체 왜 그 선택을 후회하고 있을까? 분명히 같은 캐릭터인데. 오뒷세우스는 어떤 이유로 불멸을 약속하는 여신의 제안을 물리치고 필멸을 선택했을까?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전쟁터마다 들고 다녔다는 책 ‘일리아스’. 그리고 그가 지중해와 아시아에 전파한 고대 그리스 문화. 저자는 제19강으로 이뤄진 글을 통해 그것의 본질이 무엇인지 친절하게 전달한다. 또한 고대 그리스인이 세상을 바라본 방식을 통해서 현재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만이 유일하다는 오만한 편견에서 벗어나, 보다 다양하고 균형 잡힌 시선으로 우리 주변을 바라볼 수 있다. 그것이 ‘신화적 상상력’이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의미 있는 또 다른 이유이다.    



YES마니아 : 로얄 K***9 2020.02.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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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한 때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애독자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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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주 서점을 가던 때가 있었다. 벌써 15년 전의 일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던 책의 신간이 나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였는데, 그 책은 다름 아닌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였다. 더 이상은 보지 않게 된 낡고 유치한 만화책이지만 여태 왠지 가장 버릴 수 없는 애장품이기도 하다. 나의 기억으로 당시 나는 프시케와 에로스의 이야기가 담긴 편을 가장 좋아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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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점을 가던 때가 있었다. 벌써 15 전의 일이다. 내가 정말 좋아하던 책의 신간이 나왔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였는데, 책은 다름 아닌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시리즈였다. 이상은 보지 않게 낡고 유치한 만화책이지만 여태 왠지 가장 버릴 없는 애장품이기도 하다. 나의 기억으로 당시 나는 프시케와 에로스의 이야기가 담긴 편을 가장 좋아했는데, 아마도 초등학생이었던 나에게 그만한 연애소설이 없었던 같다. 얼굴 붉히며 읽은 만화책으로 사랑을 배운 소녀는 이제 자라 세상에 신물이 20 중반이 되었다. 그리고 종종 세상이 무어며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어디 물을 곳도 없어 혼자 속앓이를 한다. 그러던 나는 다시 그리스 로마 신화를 만나게 되었다. 이번에는 만화가 아닌 바로 ,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통해서였다. 


  책은 신화 자체의 이야기를 소개한다기 보다는 신화를 토대로 이야기가 쓰여지게된 시대적 배경과 당시 사람들의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리스 사람들도 때로는 세상을 이해할 없었고 원치 않는 일들을 맞닥뜨렸다. 그리고 논리적으로는 설명할 없는 공백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채웠다. 영웅 이야기를 지어 사람들이 가야할 곳을 가리켰으며 어쩔 없는 일에 대해서는 신들의 존재를 상상해내 인간으로서 신의 뜻에 순응하는 법을 알아가기도 했다. 

 저자는 그리스 신화에서 가장 중요하다고도 있는 가장 이야기,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를 폭넓게 설명하고 서정시가 어떻게 등장했는지를 보여주는가 하면, 그리스 비극과 희극의 역할과 차이를 소개하며 책을 마친다. 각각의 챕터에서 다루는 주제는 매우 광범위한데, 저자는 각각의 주제들을 오늘날을 살고 있는 우리의 관점으로 재해석해 현대인이 소화하기 쉽게 풀어내며 화두를 던진다. 

 물론 어떤 이야기들에는 종종 시대에는 맞지 않는 발상도 담겨 있다. 여성을 보는 관점이나 영웅에 대한 묘사가 그렇다. 그러나 그런 점들을 시대적 특성으로 감안하고 보았을 , 나는 이에 불편함을 느끼기 보다는 되려 이렇게나 다른 시대에 살던 사람들과 현대인인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인간 본연의 특성이 많다는 것에, 그렇기에 이렇게 시대적 배경이 다른 오래된 이야기에서 공감되는 부분과 참고할 점이 너무나 많다는 것에 놀라움을 느꼈다. 


 당신도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 애독자였다면, 아니, 당신이 혹여 그리스 로마 신화를 모르더라도, 나와 같은 맹랑한 고민을 가끔하고 경험을 토대로 조언을 해줄 인생 선배가 필요하다면 책의 첫 페이지를 펴볼 것을 권장한다. 그리스인들이 2000 미래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저자 김헌의 말을 빌려 담담한 위로를 건낼 것이다. 원래 인생이 그렇노라고, 다만 운명의 여신 모이라가 자기의 몫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내라고. 


a******6 2020.02.29.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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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서 찾는 신화, 신화에서 찾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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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죽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가 왔다. 인기 도서 목록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듯,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잠시 덜어주는 것처럼 보이는 달콤한 말을 원한다. 이런 경향은 갈수록 강화되어 와서, 지금은 누구도 고전에(특히 그것이 예수가 태어나기도 이전의 것이라면)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와 같이, 오래된 신화를 이야기하는 고전은 그저 허무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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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죽어가는 것처럼 보이는 시대가 왔다. 인기 도서 목록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듯, 사람들은 자신의 고통을 잠시 덜어주는 것처럼 보이는 달콤한 말을 원한다. 이런 경향은 갈수록 강화되어 와서, 지금은 누구도 고전에(특히 그것이 예수가 태어나기도 이전의 것이라면)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바와 같이, 오래된 신화를 이야기하는 고전은 그저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불과하며, 어린아이를 위한 동화에 지나지 않을까 



 신화, 그리고 문학을 읽는 법

 

이 책은 고대 그리스 문학의 흐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몇 작품들을 시간 순서에 따라 소개한다. 다만 우리가 어린 시절 동화의 형태로 한 번쯤 접했던 신화 이야기와 달리, 탄탄한 배경 지식과 함께 작품 속에 담긴 비유와 상징들을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풀어 이야기한다. 예컨대, <일리아스의 첫 부분에는, 아킬레우스가 지혜의 여신 아테나에게 머리를 붙잡혀 분노를 참는 장면이 있다. 신화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은 이 장면을 문자 그대로 해석할 수도 있겠지만, 김헌 교수는 아킬레우스가 지혜롭게 화를 참았다는 이야기를 신화적 어법으로 표현한 것이라 귀띔해준다.

 

"그는 ...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내려와 아킬레우스의 머리를 잡아당기도록 표현했다. 아킬레우스의 내부 어딘가에서 작동하는 '지혜의 힘을 공간적으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p.95)

 

신화적 어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이야기지만, 문학과 그리 친근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큰 도약이 될 만한 이야기이다. 종이 표면의 글자 뒤에 숨은 뜻을 찾기 시작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문학이라는 예술에 더 큰 흥미를 느끼게 될 뿐 아니라, 같은 글을 읽고도 훨씬 다방면의 지혜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서양문학사의 기초가 되는 것이 다름아닌 고대 그리스 문학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그러한 문학적 발전의 첫 출발을 함께하기에 좋은 책이라 하겠다.

 


서양 문학의 장르적 뿌리, 고대 그리스


어쩌면 당신은 이미 여러 문학 작품을 접한 문학 베테랑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아마 당신은 다양한 장르를 접해 보았을 것이다. 그리고 각 장르의 등장 배경에 대해 궁금해질 때가 온다면, 이 책을 통해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김헌 교수는 위대한 호메로스로 대표되는 서사시로부터 출발하여, 서정시와 그 유명한 그리스 비극, 그리고 희극에 이르는 연속적인 장르의 흐름을 따라 글을 풀어낸다. 저자는 개성의 발견이 어떻게 서사시의 시대를 마무리하고 서정시의 시대를 열었는지, 디오니소스 숭배가 어떻게 그리도 강렬한 비극들을 창조해냈는지 가장 쉽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설명한다. 비극에 대해 저자가 설명하는 대목 중 일부를 살짝 보여드리자면, 다음과 같다.

 

"디오뉘소스 극장에 참여한 아테네의 시민들은 ... 그 비극의 주인공을 제물로 삼는 제의에 참여하였다. 주인공의 분노와 사랑, 배신, 격정과 욕망에 자신을 비추고 감정이입하면서 주인공과 하나가 되어, ... " (p.295)

 

쉽지만 지루하지 않게 비극이 생겨난 당시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 오래된 비극이란 게 지금 독자에게 무슨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알려줄 준비를 한다. 필자가 그랬듯, 당신이 고대 그리스에서 서양 문학의 뿌리를 찾는 수많은 글들을 단 한번도 접해보지 않았더라도 어려움 없이 그 매력에 입문할 수 있을 것이다.

 


삶에서 찾는 신화, 신화에서 찾는 삶

 

필자는 이 책을 3년 전에 처음 읽었다. 이 책과의 만남은 필자가 가졌던 문학 세계에 큰 충격을 주는 사건이었고, 이후 그 세계는 훨씬 넓고 풍요롭게 변했다. '천생 이과'였던 필자는 이를 계기로 고전에 흥미가 생겨, 팔자에도 없는 라틴어를 조금 배우기까지 했다.

 

그리고 최근, 다시 읽은 이 책에는 3년 전의 내가 미처 받아들이지 못했던 정보들이 숨어있었다. 특히 이전에는 생소한 내용이라 대충 건너뛰었던 여러 각주들이 눈에 띄었는데, 이러한 것들은 대부분 충분한 배경 지식을 가진 이들에게는 흥미롭겠지만 초심자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내용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책의 일부 심도 있는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게 되지 않을까'하는 아쉬움이 조금 생긴다. 하지만 동시에, 관련 내용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는 이 단점 아닌 단점이 마치 선물과 같이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필자가 그랬듯, 신화를 해석하는 법을 배운 독자는 삶 속에서 신화를 이해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신화만큼 강렬한 형태는 아닐지라도, 신화 속 등장인물과 비슷한 경험을 할 때 삶은 신화의 일부가 된다. 한편 신화 속의 등장인물이 독자 개인의 경험과 비슷한 상황에 처할 때, 독자는 그의 행동에서 자신의 모습을 본다. 그렇게, 신화는 여전히 살아 숨쉰다. 문학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인 신화를 받아들인 사람은, 그간 발견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세계가 어느새 그의 앞에 다가왔음을 느낄 것이다. 문학이 삶을 풍요롭게 한다는 말이 더 이상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니게 되는 것이다. 그 아름다운 언어 예술의 세계로 나를 인도한 저자에게 감사를 표한다.

f*****n 2020.02.2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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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의 확장을 위한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리뷰
"그리스 신화의 확장을 위한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리뷰" 내용보기
그리스 사람들은 이야기를 만들어 그 안에 거주하며, 그 이야기의 집에 난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현상들을 신비로운 눈길로 바라보고, 그 모든 존재에 신성을 부여했다. 가시적 현상에 눈길을 고정하지 않고 그 너머를 통찰하며 상상했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 신화’이다.  p. 9<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김헌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그리스 신화의 확장을 위한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리뷰" 내용보기


그리스 사람들은 이야기를 만들어 그 안에 거주하며그 이야기의 집에 난 창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의 모든 현상들을 신비로운 눈길로 바라보고그 모든 존재에 신성을 부여했다가시적 현상에 눈길을 고정하지 않고 그 너머를 통찰하며 상상했다그것이 바로 그리스 신화이다. 
p. 9

그리스 문학의 신화적 상상력


김헌 지음,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추천 대상

-      그리스 신화의 바탕이 되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사고관이 궁금한 사람

-      구전되던 신화를 하나의 완결된 문학 작품으로 엮은 작가들에 대해 알고 싶은 사람

-      서사시-서정시-비극-희극으로 이어지는 그리스 문학의 개괄에 관심 있는 사람


이 책은 호메로스의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에서 시작해서, 헤시오도스, 아르킬로코스 등 다양한 작가들이 쓴 작품이 풍성하게 발췌돼 독자들을 새로운 그리스 문학의 세계로 인도한다. 어렸을 때 그리스 신화를 좋아했거나 그리스 신화와 문학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은 그 지식을 확장해 나가기 위한 좋은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이 책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지 궁금할 독자들을 위해, 다음의 내용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1.    왜 그리스 신화는 모든 현상을 을 통해 설명하는가 


그리스 신화에는 매우 다양한 신들이 등장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새벽이 밝아오는 것과 같은 자연현상이나, 마음 속 질투와 분노 등의 감정들을 모두 해당 대상에 상응하는 신들이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리아스에 이런 대목이 있다. 뮈케네의 왕 아가멤논이 아킬레우스의 여자를 빼앗을 것이라는 협박을 하며 그를 모욕했다. 분노에 휩싸인 아킬레우스는 아가멤논을 찌르기 위해 칼을 뽑았지만, 불현듯 깜짝 놀라며 칼을 다시 칼집 속으로 밀어 넣는다. 호메로스는 이런 아킬레우스의 자제력이 바로 그의 눈에만 보였던 아테나 여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설명한다.


현대의 독자들에게 신이 개입했기 때문에 자신을 절제하는 모습의 아킬레우스는 다소 수동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그리스인들에게 이런 신화적 표현은 아킬레우스의 자제력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최고의 찬사였다.


서술을 용이성을 위해 모든 현상의 원리를 신을 통해 설명한 것이 아니냐는 반박이 존재할 수 있다. 어떤 인물이 무슨 행동을 하든 그 바탕에 신이 있었다고 서술한다면, 작가는 더 이상 개연성에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들에게 역시 운명이라는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존재했다. 운명의 세 여신에게는 신 역시 복종해야 한 것이다. 만약 단순히 전개의 편의를 위해 신을 통해 현상을 설명하고자 했다면, 신에게 이런 한계는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2.    영혼과 죽음에 관한 고대 그리스인들의 믿음.


일반적으로 우리는 육체에 비해 영혼을 중시하는 플라톤의 세계관에 익숙하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인들인 혼을 뜻하는 프쉬케에 큰 가치를 부여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흔적에 불과한 프쉬케가 아닌 실재로 존재하는 육체였다. 따라서 육체를 중시한 그리스의 영웅들은 사후세계의 영광을 믿지 않아 항상 필멸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다.


이런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그들이 이승의 명성과 명예에 집착하는 결과를 낳았다. 이름을 남기고 죽어 불멸의 명성을 누리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되기를 바랐다. 이를 위해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고 전쟁터로 돌진한 영웅들에게 호메로스는 신을 닮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여주었다.


3.    고대 그리스 서정시가 가지는 의의는 무엇인가 


모두가 영웅과 신에 대해 노래할 때 최초로 시인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 아르킬로코스는 그리스 서정시의 문을 열었다. 그는 전쟁을 미화하지 않았고, 전사들의 고단함을 꾸밈없이 풀어냈다. 다음은 그가 사랑한 연인의 아버지인 뤼캄베스를 비난하기 위해 쓴 시이다.


아버지 뤼캄베스여, 거 무슨 생각 하시는 거요 

그 누가 당신 마음을 뒤흔든 거요 

전에 당신이 지녔다는 그 마음을? 이제 진정 숱한

웃음거리 도성에 드러나 있소. (조각글 172)


뤼캄베스는 그의 딸 네오블레를 아르킬로코스와 결혼시키기로 약속했지만, 그 약속을 깨고 네오블레를 다른 곳으로 혼인시켰다. 아르킬로코스는 그에게 분노해 이런 시를 남겼다. 아르킬로코스의 개인적인 분노는 영웅 아킬레우스의 웅장하고 귀족적인 분노와는 사뭇 구분된다. 그러나 이렇게 개인의 생각과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서정시는 후의 삽포 등의 시인에 의해 공동체의 권위적 가치에 저항하는 수단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이 외에도 이 책은 호메로스의 정체와 그가 위대한 작가로 칭송받는 이유가 무엇이고, 주인공의 파멸이 예정된 비극이 어떻게 주류 문학으로 향유될 수 있었는지와 같은 다양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스 문학을 깊이 알아가는 것에 관심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읽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g*********8 2020.02.2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