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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한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한 때 내 인생을 이루는 메인 모토였다. 하지만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방식대로 삶을 살아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무식해서 용감할 수 있었던 어린시절에나 가능한 치기어린 믿음이었나.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어 경험이 많아질수록, 아는 게 많아질수록 늘어가는 것은 지혜로움이 아닌 상대적 박탈감었다. 죽으란 법은 없는 모양인지 그에 따라 꼼수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발전되기는 했다. 자기 합리화와 갖은 핑계들의 향연. 내가 추구하는 라이프 스타일은 결국 나 자신을 의미한다. 그래서 원하는 태도로 떳떳하게 내 삶에 임하고 싶었다. 하지만 번번이 마주한 실패의 경험을 통해 익힌 것은 좌절감과 무기력함 뿐이었다. 안좋은 일들만 반복되다 보니 내가 진짜로 원했던 것이 과연 무엇인지 앞으로 원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 색깔을 잃고 점점 모노톤화 되어갔다. 나 자신을, 내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 일부러 모른척했다. 책임지기 싫을 때 회피만큼 좋은 방법은 없었기 때문이다. 나도 한때는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모든 상황과 사물에 의문을 표하고 열정 넘치는 태도로 사람을 대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야말로 라떼는 말이야. 그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주어진 임무에 충실하고자 노력했고 나름 성실하게 살았다고 자부했다는 말이다. so what? 그래서? 지금 나에게 남은 것은 결국 무엇이지? 피로와 의심과 염세로 가득찬 눈빛. 생기를 잃은 지 오래. 그냥 다같이 소멸해 버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날이 잦아졌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넌들 나를 알겠느냐.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잘 들어맞는 대중가요 가사이지 않나. 갈수록 나에 대해 점점 더 모르겠다. 진짜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지. 절대 놓칠 수 없는 가치와 신념은 여전히 마음 한 켠에 간직하고 있는 것인지. 그저 나이 앞자리가 바뀌면서 우울증이 온 것인지 아니면 유례없는 팬데믹 현상에 지구인이라면 모두가 겪는 일반적인 현상인 것인지. 헛갈린다. 카오스다. 하지만 그 근원이야 뭣이 중하던가. 팩트는 지금 내가 처한 현실이 이렇다는 것인데. 이 책은 자화상을 그리기 위한 수업이지만 정작 그림은 그리지 않는 그런 특이한 수업의 경험에 대해 다루고 있다. 자화상이라고 하면 당장 하얀 캔버스와 붓부터 떠오르건만, 신기한 일이다. 아니, 그렇지 않다. 아무리 그림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기 자신과의 진솔한 대화없이는 제대로된 자화상을 그려낼 수 없다는 작가의 소신이 담긴 일이었을 것이다. 내가 마지막으로 그림을 그려본 것은 언제였던가? 아마도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부재한 일이 아니었을까. 자기개발을 위해 다니던 학원의 영어회화 수업시간에 혹은 거래처와의 길고 지루한 전화 통화에 집중하지 못하여 책상 위에 놓인 노트 한 귀퉁이에 끄적인 낙서 정도라도 그림이라 말할 수 있다면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사실 어느 순간부터 키보드와 스마트폰 터치에 익숙해지다 보니 심지어 손글씨조차 어색해진 그런 시대가 아니던가. 그런데도 저자의 자화상 프로젝트 참여자 대부분이 일반 직장인이었다는 사실은 적잖은 충격이었다. 그들은 전부 디자이너 출신들인가? 아니면 미술학도의 꿈을 접고 실용학문을 택했던 사람들인가? 회사에 다니는 미생들의 삶이 얼마나 고되고 바쁜지 너무 잘 알기에 굉장히 의외였던 부분이다. 하지만 곧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수업은 가면들을 벗어던지고 진짜 나다움을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자 시간이었던 것이다. 무언가를 오랜 시간 공들여 응시하는 일은 참 어렵다. 하물며 그 대상이 자신 혹은 자신과 가까운 누군가일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그것과 연관된 많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끈질기게 따라붙기 때문이다. 내 가족의 얼굴을, 내 친구의 얼굴을 찬찬히 바라본 적이 있던가? 아니, 절대 아니다. 3초 이상의 아이컨택에도 민망해지는 현대인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둘러 시선을 거두어 버리고는 한다. 오죽하면 아이콘택트라는 이름의 프로그램까지 생겼겠나. 눈부처라는 말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래서일 것이다. 우리는 갖은 이유로 자발적 회피를 택하고는 한다. 누군가의 눈동자에 비치는 눈부처가 되기 위서는 그만큼 의미가 있는 사람이어야 하기에 그만큼의 각오를 담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갈수록 소중한 것들의 존재는 귀해지고 있다. 내 한 몸 꾸리기도 버거운 시간들이다. 그래서 N포세대는 나이에 관계없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내가 바로서야 한다. 나부터 바로서야 한다. 이것은 모든 것의 시작점이다. 자화상까지는 아니더라도 그간 등한시했던 자아를 마주하고 다독여주고 싶다. 다그치고 생채기냈던 불쌍한 내 안의 나에게 눈길을 주고 싶다. 그런 기회를 준 이 책에 감사한다. 그렇게 연습을 통해 조금이라도 여유가 생긴다면 그 다음 사람을 응시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지금시작하는자화상 #오은정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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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만족스러운 철학서 발견 :)
자화상을 그리며 자신에 대해 더욱 깊이 있게 알아가는, 어찌보면 조금 독특한 미술책 같기도 하고, 유니크한 예술책 같기도 한데, 삶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책이라 무엇보다 내겐 진정성 있는 철학책으로 와닿았다.
‘지금 시작하는’ 시리즈 중 한 권인데, 디자인 전문 서적들을 출간하는 출판사에서 펴낸 책이라 그런지 책 자체가 예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을 안 해 본 사람은 없겠지만, 그런 생각의 빈도수는 개개인마다 천차만별일 거라고 생각한다.
매번 그 질문을 통해 매일매일 자신과 가까워지는 삶을 추구하는 분들에게 어울리는 책이 아닐까 싶다. 결코 가볍지 않다. 그래서 좋다.
곱씹어봐도 좋을만한 가치가 있는 문장들이 많았다. 한동안 내 가슴에 품고 온 세계를 누비고 싶은 책이 있다면 그건 바로 이 책이다.
부록도 있는데, 나는 누구인지, 지금의 내 모습과 소중한 이의 모습을 그리면서 나와 타인에 대해 좀더 많은 걸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건 덤이다.
기획도 결과물도 신박하고 세련된 책이다. 요즘 미술관에 너무 가고 싶어서 안달나 있는데, 이 책으로 충분한 만족감이 든다. 나만의 큐레이터와 함께 사색하듯 현대미술관을 산책하는 느낌이 드는 책이다.
인생에서 한 번 쯤 무게감을 갖고 심연의 세계로 푹 빠져 들어 보고 싶은 분들에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책이다. 이 적당함의 미학이 참 세련되고 마음에 든다.
중간 중간 기하학적이면서 실험적인 삽화 또한 책장 넘기는 재미를 더해주고, 나같은 미술 초보자도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전문적인 해설과 그리는 법도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줘서 만족스러웠다.
344쪽 분량에 가로 세로 사이즈가 큰 책이라 어떤 내용인지 잘 몰랐을 땐 부담처럼 다가오기도 했는데, 막상 펼치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다음 장이 계속 궁금해지는 마법이 시작된다.
글 또한 난해할 것 같지만 의외로 가독성이 좋다. 펼치자 마자 큰 부담 없이 술술 읽어 내려갈 수 있지만, 행간에서 나만의 철학을 정립할 수도 있고, 깊이감과 무게감 또한 충분히 차고 넘치게 느낄 수 있어서 그게 참 좋다는 거다.
자세한 이야기는 네이버 블로그를 참고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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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름과 한 줄의 글이 강하게 마음을 이끈 책.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지 않으면 세상의 반응에만 의존하게 될 것이다. 라고 말한 칼 구스타프 융의 문장에 마음이 기울었다. 실은 미술을 곁들인 심리학 서적인가 해서 마음이 갔다. 요즘 융에 대해 공부하고 있기 때문이겠지만, 나 자신을 객관화하는 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쨌든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은 맞고, 틀렸다. 굉장히 매력적인 한 줄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작가는 이 책의 초안을 십 년 전에 썼다고 한다. 원래는 드로잉에 관한 책을 쓰고자 했는데, 정작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데 다른 누군가에게 자신을 알아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 첫인상이 맞고도 틀렸다. 이 책은 스스로에 대한 철학적 자화상을 그려보는 책이 맞고 동시에 드로잉에 관한 책이다. #백수에게 박수를 제목이 근사한 글이다. 자화상 수업 시간에 서로를 소개하는데, 작가는 자기소개에 대한 규칙을 정하면서 백수에게는 기립박수를 쳐주기로 한다. 백수는 앞으로의 인생을 고민하며 자신의 삶을 결정하고 경영하는, 주인이 되어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제목이 마음에 들었는데, 작가의 마음도 담백하면서 따뜻하다. 참고로 나도 백수인 동안 글을 쓰기 시작했고, 지금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데 일으켜 세우고 박수를 치는 것은 지양해야겠지만, 백수인 삶에 그저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는 것은 그 사람 자체에 대한 응원일 것이다. #나는 원래 차가운 사람이다 재미있고 또 한편으로는 조심스러운 일화가 담겨 있다.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에 ‘나는 차가운 사람이고, 사람들과 노닥거리는 건 딱 질색이니 좀 빼달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였다. 고양이도 싫고 길고양이들이 귀찮게 군다면서 하루는 그 녀석들에게 밥을 주고 있는 사진을 보여주고, 그다음엔 소파 위에서 쉬는 고양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던 사람. 결국 작가는 그의 본심을 알아채고 앞으로는 우리가 귀찮게 할 테니 각오하라고 엄포를 놓았고, 그 사람도 싫지 않은 내색이었다고. 누군가의 ‘말하지 못할 마음’을 알아차려 준다는 것은 얼마나 근사하고 따뜻한 일일까. 하지만 이것을 일반화하는 것은 조심스럽고, 늘 조심해야 하는 일이다. 말 안 해도 다 안다며 강요하는 사람만큼 불편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도 없다. 누군가의 거절은 진심이 가득 담긴 거절인 경우도 있으니까. 이 책이 드로잉 서적인지 에세이인지 모르겠다. 드로잉 에세이라 하고 싶다. 꽤 근사한 글과, 드로잉에 대한 설명이 녹아 있다. 정말로 자화상을 그려보고 싶은 생각도 들게 하는 책.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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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나를 그리고 싶습니까 !!나는 누구인가 나는 책 속에서 무엇이든 척척해내는 김과장이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로 회사일도 집안일도 아이들 교육도 끼니챙기는 일도 모두 해내는 해결사이다. 나는 쉼이 필요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아야하고, 일과 가정 모두 놓치지 않는 균형감각을 익혀야하고, 부모님께 효도도 해야하는 짐을 갖고 있다. 지금의 내 모습 자화상을 그려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그려야할 지 모르겠다. 그림을 보고 감상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직접 그린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인물화를 그리기 전 시동을 거는 것이 먼저다. 인물화 기법이니 기본기니 전부 옆으로 밀고 순수한 갈망으로 인물을 그려봐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인물화를 어려워하고 중도에 포기하는 이유는 이런 워밍업을 하지 않아서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했던가. 인물화에서 첫 단추는 선긋기나 형태력 연습,해부학이 아니다. ‘그려야 하는 이유’다. ??? 내가 나를 볼 때 그걸로 충분한 하루다. 은정아, 생일 축하해. ??? 워라벨에 대한 이런저런 생각 일과 삶의 균형은 어느 정도까지 분배해야할까? 나는 항상 스스로 어디까지 감당할 수 있는 인간인지 먼저 물었다. 감당하기 어려운 것을 욕심내면 오래 걸리는 건 각오해야 했고, 무리하면 어김없이 후유증이 남았다. ???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침묵하라. 비트겐슈타인 ??- 퇴사가 답은 아니다 개인은 집단에게 압도당하지 않기 위해 언제나 고투를 벌여야 한다. 자신을 지키기 위한 싸움은 외롭고 두려울 것이다. 그러나 독립적인 삶을 위해 지불하는 값은 아무리 높아도 비싼 것이 아니다. 니체 *거꾸로 걸어간다 그냥 하루아침에 한번 해볼까 하고 나온 것이 아니었다. 그 모든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기에 그의 삶은 한 권의 소설 같았다. 만일 그가 7년 전, 퇴사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쯤 무얼 하고 있을까? 퇴사가 답은 아니다. 그는 결혼도 돈도 버젓한 직장도 옆으로 밀어두어야 했기에 인생의 큰 손실을 봤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무언가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 먼저 해야 할 것을 향해 과감하게 거꾸로 갔다. 그래서 애초에 인생의 손실 같은 건 없었을지도. 자기다운 삶을 사는 그가 거울 같은 배우자를 만날 거란 생각도 해본다. ??? 에피파니 에피파니epiphany란 평범하고 일상적인 대상 속에서 갑자기 경험하는 영원한 것에 대한 감각 혹은 통찰을 뜻하는 말이다. 원래 이 말이 그리스어로 ‘귀한 것이 나타난다’는 뜻이며, 기독교에서는 신의 존재가 현세에 드러난다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웃고 있는 가면 속의 진짜 내 모습을 다 드러내. 빛나는 나를, 소중한 내 영혼을 이제야 깨달아. 좀 부족해도 너무 아름다운걸. 이렇게 소중한 날 왜 숨겨두고 싶었는지. 뭐가 그리 두려워 내 진짜 모습을 숨겼는지. 조금은 뭉툭하고 부족할지 몰라. 하지만 이대로의 내가 곧 나인걸. 세상의 기준보다 모자라 보일지라도, 그것은 말 그대로 허공 속 기준일 뿐일 테고 나의 진짜 모습을 알아채는 것만으로도 일상 속의 보물을 발견하는 일이다. 지금의 나, 이렇게 생긴 나,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나 자체로의 나, 이대로의 나, 숨길 필요 없는 바로 나, 내가 사랑하는 나. ?? 이것도 나예요 문득 한 가지 이미지가 고착화된 인기 연예인들이 얼마나 힘들까 생각해봤다. 언제나 가족을 지켜야 하는 가장의 대표 이미지는 또 어떤가? 만능 해결사 엄마의 대표 이미지는? 무엇이든 척척 해내는 김과장의 이미지는? 사실, 남들이 생각하는 내 이미지가 주로 대표 이미지가 될진대, 그 또한 대표 이미지 함정에 빠지는 셈이다. 주변 사람의 기대치에서 멀어질 때 나는 쓰레기가 되는 것 같은 죄책감도 느낀다. 부모님 댁에 가면 난 여전히 마음 약한 막내 딸이고, 어릴 적 친구들 모임에선 장난기 많은 친구이며, 일적으로 만나는 관계자에겐 까다로운 작가일 것이다. 이젠 나의 태도를 바꿔보기로 했다. 대표 이미지는 수시로 바뀔 수 있고, 누가 내게 “대체 넌 뭐가 진짜야?”라고 묻는다면 이게 다 내 모습이라 당당히 말할 것이다. “이 모습도 나예요.” #지금시작하는자화상 #오은정 #안그라픽스 #자화상 #프로젝트 #예술 #힐링도서 #인물화 #잠시길을잃었다면 #핵심노하우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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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자화상》- 오은정 /안그라픽스 인물화 그리기를 정말 좋아해서 이 책도 그림 기법서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두꺼운 책이 와서 '뭐가 이리 두껍지?'하고 생각했었다. 책 뒷부분에 해부학도 있고 그림 그리는 법에 대한 설명이 들어 있지만 기술적인 부분을 파고들기보다는 대부분 작가의 그림에 대한 생각들이 쓰여 있다. "왜 그리는가"하는 질문부터 자라면서의 경험, 가족 이야기 주변 사람들 이야기를 자화상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엮어낸 에세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작가의 그림들과 여러 명화를 함께 감상하며 읽어나가니 감성 충만해지면서 덩달아 사색하게 되는...ㅎㅎ 나는 그냥 예쁜 게 좋아서 그린다. (고로 자화상은 그릴 일이 없다.^^) 친구 따라서 미대 가볼까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엄마가 미술학원 안 보내줘서...ㅠㅠ 인스타 시작하고부터 그림 올리는 게 소소한 취미가 됐지만 허리 때문에 영 힘드네 기타도 못 치고 당구도 못 치고 인생노낙...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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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다시 찾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 시작이 '지금 내 모습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는데. 안타깝지만 별로 진전이 없었어요.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기 위한 자화상 그리기. 지금 시작하는 자화상은 저자가 지난 몇 년간 진행해 온 드로잉 수업에 대한 이야기와 자화상을 그리면서 깨달은 이야기, 자화상 그리기에 대한 이야기를 에세이로 전하고 있습니다. 오은정 작가의 드로잉 수업은 그림을 그리며 '나도 모르는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에요. 작가의 시선을 따라가며 내가 찾던 해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어요. - 진심으로 나를 그리고 싶습니까 - 당당하게 도전하는 희망 그리기 프로젝트 본문 중에서 ... '나다움'이란 '내 감정을 부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아닐까. '내 편'은 나다움을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며 함께한 세월이나 몸담은 장소와 상관없이 저 멀리 있을 수도 있고 이미 내 주변에서 낯선 누군가로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 p.34 모두가 바쁘게 사느라 '나'라는 작품을 탐구하고 알아보지 못한다. 즉 삶의 다른 부분에 집중하느라, 헌신과 희생이라는 이름으로 '나'라는 작품을 망치거나 혹은 잊어버리고 사는 건 아닌지. 자화상은 내가 받은 가능성을 드러내는 기회이고, 그것을 어떻게 펼쳐 나갈지 힌트를 준다. p.42 세상의 기준보다 모자라 보일지라도, 그것은 말 그대로 허공 속의 기준일 뿐일 테고 나의 진짜 모습을 알아채는 것만으로도 일상 속의 보물을 발견하는 일이다. 지금의 나. 이렇게 생긴 나.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온 나 자체로의 나. 이대로의 나. 숨길 필요가 없는 바로 나. 내가 사랑하는 나. p.131 이제 거울을 볼 때나 누군가를 마주하게 될 때 내 앞의 얼굴을 유심히 쳐다볼 거 같아요. 얼굴의 선과 눈빛, 주름들은 관찰하며 표정의 말들을 들어볼 거예요. 내가 누구인지, 상대는 어떤 사람인지 오늘 하루 어떤 생각 어떤 맘으로 걸어가야 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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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은정 씨는 드로잉, 여행, 동물보호 주제를 다룬 책들을 펴냈습니다. 그중에 "지금 시작하는 드로잉"에서 자화상과 인물화를 다뤄보고 싶었지만 기본적인 이야기를 다루기에도 지면이 모자라 아쉬웠답니다. 후속편으로 집필하려던 중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며 '지금 그리고 있는 이 사람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저자는 노력했습니다. 사람들과 자화상 수업을 하며 받은 경험을 토대로 물음에 대한 답을, <지금 시작하는 자화상>에서 펼칩니다.
자화상은 그려 본 적 있나요? 솔직히 자화상은 누구나 그리기 쉽진 않아도 셀카는 적어도 한 두 장은 찍어봤을 겁니다. 그마저 보정을 해서 자신의 모습과 100% 똑같다고 말하긴 힘들지만요. 그런데 왜 사진에 보정을 할까요? 자신이 생각하는 자신의 모습과 달라서, 그래서 더 예쁘게 보이고 싶어 수정을 합니다. 자신의 사진도 낯설게 느껴지는데, 자화상은 더욱 다른 사람으로 보일 겁니다. 자신의 모습이지만 다르게 보이는 자신의 얼굴을 꼼꼼히 관찰해서 백지 위에도 그린다는 것은 과정에서도, 결과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될 것입니다. 1장은 자화상이 우리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그리는 동안 자신에게 어떻게 접근하는지 알려줍니다.
2장에는 저자가 9년 동안 진행했던 자화상 수업을 발췌해서 소개합니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아는 사람의 얼굴은 더 닮지 않게 그린답니다. 나의 마음이 투영되어 상대를 보거나 고정관념이나 선입견이 들어가기 때문이죠. 즉, 나와 가까운 사람들을 그리면 그 사람에 대한 감정도 그림에 같이 나타납니다. 타인의 자화상을 통해 비친 감정이 나를 더 객관적으로 알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3장엔 저자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작가가 자신의 자화상을 그린 그림과 배경, 감정 등을 글에 적어놓아 자화상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왠지 저자가 그릴 때의 느낌을 간접 체험할 수 되어, 이 책을 읽는 사람에게 영감이 될 것입니다.
4장에서는 이제까지 한 질문을 통해 내일의 자화상을 담았습니다. 마냥 좋은 삶이란 없으며, 평균에 머물러 잔잔하게 유지하며 사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어린 나의 자화상, 부모님의 모습, 노인의 자화상을 보여줍니다.
5장은 인물화 그리기 노하우를 알려주는데요, 블라인드 드로잉, 조각상 활용, 인물화를 위한 해부 등을 통해 인물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머리뼈, 얼굴의 안면 근육, 눈, 코와 입, 피부 표현, 주름, 감정 표현, 손과 발, 체형, 동작 등으로 하나씩 나눠 세밀하게 설명합니다.
그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풍경화, 정물화, 인물화까지 거창하지 않고, 쉽고 간단하게 그릴 수 있다는 책을 보면 나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책을 들쳐보게 됩니다. 어릴 때부터 그림과 멀었고, 미술 시간이 싫진 않아도 늘 자신 없는 시간이어서 늘 미술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부러워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시작하는 자화상>에서 여러 가지 기술을 알 수 있을까 기대했어요. 그런데 어떤 것이든 기술보다 그것을 행하는 사람의 마음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무엇이든 기초를 튼튼히 닦지 않고, 쌓기만 하면 빨리 높이 올라가는 것 같아도 어느 순간 무너지듯이, 왜 그리려고 하는지, 무엇을 그리려고 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렇게 나를 돌아보며 조금씩 그리기 시작하면 나를 똑같이 닮은 그림이 완성되진 않아도, 자신의 마음에 들 그림이 완성되리라 생각합니다. <지금 시작하는 자화상>을 통해 자신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길 바랍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고 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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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스스로 답하지 않으면 세상의 반응에만 의존하게 될 것이다. - 칼 구스타프 융
아직까지도 그날이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비행기를 마치 "새"처럼 그렸고, 색감도 엉망, 선도 엉망, 모든 게 엉망이었다. 그래서 나는 미술 쪽은 과감하게 포기했다. 아니, 포기 "당했다"라고 말하는 게 맞겠다. 그 뒤부터는 그림을 잘 그리려 노력도 하지 않았고, 미술 수업에서 A+을 받는 건 언감생김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가장 선망하게 된 사람들 역시 <미술> 쪽에 종사하는 분들이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분들을 동경하는 건 언제나 즐겁다.
그런 뜻에서 오은정의 <지금 시작하는 자화상>은 나를 그리는 것을 시작으로 미술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준 책이다. <자화상>이라는 단어가 가져다주는 따스함, 그리고 내가 나를 그린다는 것이 얼마나 재밌는 일인지 알게 되었고, 중요한 건 그림을 잘 그리느냐 혹은 못 그리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그릴 마음이 있는가, 였으니.
책은 총 5파트로 나뉘어 있다. 1. 시작, 자화상 2. 내가 남을 볼 때 3. 내가 나를 볼 때 4. 다시, 자화상 5. 본격 인물화 그리기
"내 얼굴을 그려본다는 건, 생략되고 누락된 과정을 재생시키는 것과 같다. 그 과정에서 시간도 걸리고 부정하고픈 흉터도 발견하겠지만 그런 나를 찬찬히 대면하면서 무언가 밝아짐을 느낀다. 그 빛을 따라가다 보면 그간 희미하게 보이지 않던 나만의 진짜 얼굴도 발견할 수 있다." P.20 - 돌이켜보니 <자화상>이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가 다양하다. 그리고 왜 살면서 다른 낙서와 그림은 혼자 잘도 그렸으면서 정작 나 자신을 그려볼 생각은 못했는지.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내 두 눈으로 세상을 많이 보려고는 노력을 많이 했다만, 내 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봤던 적은 없다. 준비할 때, 화장할 때 어쩔 수 없이 거울을 통해 비치는 나를 잠시 봤을 뿐. 그래서 <자화상>을 그려보는 것을 통해 진정한 나의 모습을 마주하고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다면, 내 기분이 어떤지 확실히 인지할 수 있다면 누구든 백지를 그냥 둘 수 없다. 백지를 대하는 자세는 곧 내가 채우고 싶은 삶일 테니." P.29 - 삶은 백지를 채워가는 여정이라는 말이 마음속에 남는다. 항상 삶에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했고, 시작이 0 아닌 1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삶을 백지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보는 건 어떨까.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는 만큼 시작이 더 과감하지 않을까. 잃을 것이 없으니.
- 이 책은 진심으로 나를 그려보고 싶은 분들께 추천드린다. 생각보다 나를 그린 다는 것은 그 이상이다. 나를 그리고자 한다면 긴 시간 동안 나를 마주한다는 뜻이고, 그 속에서 미처 알지 못했던 나를 알게 되는 여정에 발을 들인다는 뜻이 될 테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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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오기까지의 긴 여정을 읽으며 저자의 오랜 정성이 느껴졌다. 미술실기 책들은 다양하고 많지만 저자의 오랜 수업 과정의 기록들이 반영되어 책으로 접하면서도 여느 오프라인 강의보다 더 와닿았다. 자화상은 그저 단순히 자신의 모습을 그리는 것에서 벗어나 왜 그토록 많은 예술 거장들이 자화상을 그렸을까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림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작품의 가치를 높이는 작품들중 자화상. 작가는 나다움"에 대해서 질문하며 시작한다. 내 감정을 부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이 세상에 나를 말할 때 우린 완벽한 모습으로 스스로를 포장하려 애쓰는 이유를 건드린다. 5개의 장으로 구성된 책은 마지막의 그리기 실기 파트의 분량보다 그림을 그리기까지의 여정에 더 많은 비중을 두었다. 백지 한 장을 마주하고 자신의 모습을 담는 것. 이 과정이 미술심리 자격증 공부를 할 때 수업을 많이 오버랩시킨다. 생각보다 우리는 자신에 대해 드러내는 일들에 두려움을 느끼곤 한다. 타인에게 나를 드러내는 일,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는 필터가 늘 존재한다는 것을 이럴 때 또 한번 느낀다.
작가의 작업노트에서 발췌한 글에 공감한다. 우리는 종종 나에게, 혹은 가까운 이들에게 보이는 진실 앞에서 당황하는 순간들이 생긴다. 자화상을 그리는 것, 가까운 이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담는 것은 보이는 외형이 다가 아니다. 책 속에는 작가가 좋아하는 예술가들의 작품과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널리 알려진 예술가들의 작품을 통해, 저자와 함께 자화상 그리기 과정의 수업에 참여했던 참여자들의 사례를 통해 그림의 결과 물이 아닌 여정에 중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단순히 미술실기 책의 범주를 한참 뛰어넘는다.
책 속의 주홍빛 꼬마 책이 눈길을 끈다. 그리기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이렇게 작은 수첩에 주변의 지인 들의 모습이나 일상의 소소한 스케치를 해봐도 좋을 것 같다. 그림을 좋아하지만 그리기에는 완전 꽝 손 인터라 이렇게 슥슥 그려내는 재주가 있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그림으로 그려진 결과물보다 이렇게 그리기까지의 관찰과 관심이 그림 속에 담긴다. 거울 속에 비친 실물 과 다르게 그림은 더 많은 스토리가 더해진다. 책 속의 다양한 그림 이야기 중에서 부부의 자화상이 인상 에 남는다. 수록된 예시 작품중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나 가족을 이루고, 오랜 시간 함께 나이 들어가며 만들어진 모습에서 묘한 닮음이 느껴졌다. 본인의 자화상이나 지인을 그릴때 그림에 우리의 개인적인 포장이 더해져서 실물과 달라보인다니 공감이 간다. 읽은 느낌처럼 진솔하게 여정을 제시한다.. 자화상은 그저 외면을 담는 그림이 아니라, 그 사람의 마음까지 담겨야 한다는 것.
그림을 잘 그리고 못 그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우리가 종종 감동하고 공감하는 그림들은 그림 속에 감정이 투영된 경우였던 것을 떠올려보면 그림의 완성도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걸 분명히 한다.
삶이라고 생각했다가 문득문득 스스로의 마음조차 생소하고 낯설게 다가올 때가 종종 있을 텐데, 단순히 자화상을 그리는 작업을 하며 자신에 대해, 혹은 가까운 이들에 대해 숙고하는 시간이 되었던 타인들의 경험이 마치 내 이야기처럼 와닿았다. 타인의 삶을 통해 비춰보는 나의 삶 미술 거장의 심오한 자화상을 보면서, 자화상을 통해 자신을 발견했던 사람들을 보면서, 내 안의 연약함 조차도 자화상의 일부라는 걸 알았다는 저자의 말처럼 어쩌면 우리는 늘 일상에서 자신의 자화상을 그려나가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화상을 그리듯 꼼꼼히 나를 살피는 일. 자화상은 그려진 결과물보다 그리기까지의 고찰이 중요한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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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로잉을 좋아한다. 특히 연필로 그린 드로잉 미술은 너무도 소질이 없어 그리기보단 보는 걸 좋아하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나도?'하는 생각이 절로든다. 꼭 잘 그리지 않아도 되는구나, 나를 표현하고 나를 알아가는 방법으로 자화상 그리기는 너무나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님의 그림수업은 단순히 그림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자신 포함) 진심으로 알아가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그 기분좋은 변화를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따뜻하고 편안한 책이였다 가장 좋은건 다양한 자화상과 드로잉을 볼 수있다는 것이였다. 앞으로 내 서재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에 놓고 오며가며 들춰서 볼꺼 같은 이 책을 소개한다 [공감] 그림은 사진이 줄 수 없는 뭔가 다른 감정을 전달한다. 눈동자 하나, 코, 입가의 미소, 얼굴의 음영, 머리카락, 입술의 두께 등 붓질이 인물의 구석구석을 지날 때 마다 그림 속 인물이 궁금해졌다 미술 거장의 심오한 자화상을 보면서, 자화상을 통해 자신이 발견했던 사람들을 보면서, 내 안의 연약함조차도 자화상의 일부라는걸 알았다. 영혼이 살아 있으려면 자유로워야한다. 영혼이 죽어가려면 그 자유가 속박되고 구속당하면 된다. 나는 물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렇게 많이는 필요없다. 내 얼굴을 그려본다는 건, 생략되고 누락된 과정을 재생시키는 것과 같다. 그 과정에서 시간도 걸리고 부정하고픈 흉터도 발견하겠지만 그런 나를 찬찬히 대면하면서 무언가 밝아짐을 느낀다. 그 빛을 따라가다 보면 그간 희미하게 보이지 않던 나만의 진짜 얼굴도 발견할 수 있다. 매번 놀라웠던건 많은 이들이 백지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냥 마음대로 하고 싶은 대로, 찢든지 밟든지 마구 긋든지 전혀 상관없는데도 그 선 하나를 긋지 못했다. 나는 백지를 대하는 각자의 자세가 현재 세상을 대하는 자세가 아닐까 조심스레 추천해 보았다. 왜냐하면 그 동안 백지 앞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표현했던 공통 직업군이 있었는데, 바로 내면을 끄집어 내는 것에 익숙한 연극 배우들이었다. 백지를 적극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은 이미 내면의 표현을 충분히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었다. '나다움' 이란 '내 감정을 부정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가 아닐까. '내 편'은 나다움을 편안하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들이며 함께한 세월이나 몸담은 장소와 상관없이 저 멀리 있을 수도 있고 이미 내 주변에서 낯선 누군가로 존재하고 있을 수도 있다. 우리는 감정을 전달하는 무언가를 보완해야 한다. 사람의 그루밍은 포옹, 눈물, 악수, 높낮이가 있는 목소리일 수도 혹은 또 다른 몸짓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나와 너의 얼굴을 하나의 몸짓으로 그려보자 나의 무언가 궁금해질때 좀 더 진지한 마음을 품고 자화상을 대하면 그 과정 속에서 무수히 많은 감정을 경험하곤한다. 가끔은 당연하다고 여겼던 어떤 사람도 실은 내가 보고싶은 대로 봐오던 사람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망각의 기억을 소화시키는 과정이라면, 소화불량에 걸린 이는 그다음의 맛있는 음식도 즐길 수 없다. 즉 나쁜 기억은 우리의 삶을 마비시킬 수 있다. 다만 나처럼 겉으로 밝은 이들은 몰래 숨겨놓은 자신만의 웅덩이가 있다. 웅덩이의 짙은 고뇌는 그 누구도 대신 해결해줄 수 없다는 믿음 때문에 주변에 내색하지 않을 뿐이다. 차라리 어두침침한 음악을 듣거나 글과 그림으로 웅덩이의 검은 물을 퍼내곤 한다. 그건 내 웅덩이를 대면하는 의식인 셈이다. 성능좋은 브레이크는 차를 멈추는 것도 멋지게 멈춰준다. 갑자기 멈춰도 끼익 소리로 불안정하지 않고 언제든 다시 출발할 수 있도록 엔진이 으르렁거리는 중에도 스르륵 완벽하게 멈춰준다. 불시에 출발하더라도 꺼진 시동을 다시 거느라 허둥대지 않아도 된다. 그건 마치 내가 지금 당장 원하는 걸하고 있지 않아도 언제든 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오아도 같다. 첫 단추가 중요하다고 했던가. 인물화에서 첫 단추는 선긋기나 형태력 연습, 해부학이 아니다. '그려야 하는 이유'다. 내가 왜 저사람을 그리고 싶은지 혹은 왜 나를 그리고 싶은지. 그것은 자신의 느낌과 감정 관찰이 중심이 되기 때문에 버젓하게 그려야 하는 이유도 순위에서 밀린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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