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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셔 푸른초원 펼쳐지고 한가로이 풀을 뜯는 소와 염소, 양떼들, 개와 고양이 평화로운 풍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들 속에서 꿈을 꾼다. 거기에 내가 있었으면^^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 모든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들, 모든 똘똘하고 경이로운 것들, 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 [세실 프랜시스 알렉산더 1818~1895]
수의사 헤리엇 이야기 마지막편 <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이다. 세상에 태어나 가장 인간과 교감을 많이 나누는 동물들과 반려견(묘)들이다. 말 못하는 동물들이지만 그들은 더 성실하고 의리가 있으며 정이 깊다. 점점 사회가 각박해져가고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인구는 줄어들고, 홀로 사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점에서 외로움은 견디며 감당해야하는 또다른 사회 문제가 되었다.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은 떠나고 그 지점에 함께 외로움을 나눌 수 있는 반려동물들이 있다. 그래서일까 사람과 동물은 각별한 사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고 사회와 인간 모두 혼란스러운 나날들이다. 눈으로 볼 수 없지만 느껴지는 변화가 감지된다. 전쟁 때 영국 공군으로 복무한 것을 제외하고 평생 요크셔 푸른 초원에서 순박한 사람들과 더불어 산 수의사 헤리엇이 있는 한적한 요크셔 데일스 마을에도 느리지만 전과 다르게 바뀌어간다. 여전히 새벽에, 한밤에도, 맛있는 밥을 먹는 중간에도, 평온한 쉼을 만끽할 새 없이 농장으로 뛰쳐나가는 헤리엇의 일상만 변하지 않았다. 엉뚱한 농장주인의 눈살 찌푸리게하는 요구도 여전했지만, 그 속에서 작은 승리와 실패는 가슴 떨리게 하는 뭉클함과 아쉬움, 아픔을 선물한다. 어떤 감정이든지 그 때는 항상 옳다. 변하지않는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묵묵히 감당하는 것은 천직이 아니고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왕진하러 갈 땐 늘 혼자였지만 이젠 지미와 로지가 있다.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요크셔 푸른 초원에 가득하다. 자연에서 커 가는 아이들, 아빠의 일을 자랑스러워하며 그 곁에서 배우면서 돕는 아이들은 축복이다. 1년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뽐내는 피아노 연주회에서 지미는 몇번이나 아빠의 심장을 쫄깃쫄깃하게 만든다. 집에서 잘 연습해왔던 부분이 막혀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래도 아이는 떨지않고 해맑다. 선생님이 '지미, 다시 치렴' 여러번 말을 하고 다시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연주회가 다 마쳤을 때 선생님이 지미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지미는 연주회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했다. 잊어버리지않고^^ 이 장면이 나는 너무 좋았다. 믿고 기다려준 선생님도 멋졌지만, 지미가 너무 사랑스러웠다. 헤리엇이 부끄러웠던 것은 내 몫인가?!!!^^ 소심하면서도 자연을 닮은 선한 사람이라서 그랬겠지. 읽으면서 자잘하게 툭툭 웃음을 건네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래서 믿고 봤던 수의사 헤리엇 이야기다.
참신한 대학교재용 전문서적들이 출판되고 있었다. 나는 아직 젊은이였지만, 내가 그토록 자랑스럽게 키워서 머릿속에 터질것처럼 가득 차 있는 그 모든 지식이 점점 부적절해지거나 소용없어지고 있었다. (p 61) 변화는 농장이란 현장에서 제일 먼저 일어난다. 처음엔 두렵고 의심을 살 수 밖에 없다. 전쟁이 끝난 뒤 새로운 진보는 그들도 꿈꾸지 못했던 약품과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다. 인간에게 행해지고 있던 제왕절개술을 암소에 응용하거나 페니실린 도입에 대한 이야기는 획기적이다. 새로운 진보 앞에서 오랫동안 고수해왔던 전통방식은 답이 될 수 없다. 수의사란 직업에 대해 무시해왔던 농부들은 이제 이 직업에 대해 존중하게 되었고, 병원에 직접 와서 조언을 청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것은 요크셔 초원의 사람들의 투박하지만 소박하며 따뜻한 마음씨다. 변화는 변화고, 삶의 테두리에서 그들은 여전히 옛날부터 내려오는 생활방식에 매달려있다. 사람이 쉽게 변할 수 있나요? 이 말은 요크셔 데일스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일 것 같아 웃음이 났다. 요크셔 초원에서 살려면 각오를 해야될 듯 싶다. 절대 변하지 않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된다는 거다. 느긋하고 태평한 사람들만 보고 속터지지 않으려면 성격이 급하면 절대 안 된다. 전쟁이 끝나고 전쟁 포로들이 농장에 많이 투입되었다. 독일과 이탈리아, 그리고 러시아 포로들까지. 고국으로 돌아갈 때 그들은 처형을 당하거나 감옥에 갇혔다는 기사를 접하게 된다. 그들의 운명이 슬프고 안타깝다. 아이러니하다. 또다른 전쟁이다.
수의사 헤리엇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동료이자 친구인 동물병원 원장으로 등장하는 시그프리드 파넌. 다른 성향인데, 참 잘 맞는 친구다. 평생을 같은 길을 가면서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주제들이 많다는 것. 이런 평생의 친구 한 명 있다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일거란 생각이 든다. 공통분모가 너무 많다. 모든게 변하지만 변하지 않는게 있다는 것,...... 그것은 의외로 마음을 위로한다. 새롭고 획기적인 것에서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찾는다는 것이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 이유다. 많은 것을 가질 수 있지만 그래도 텅 빈 마음을 어쩔 수 없다. 허하니깐.... 요크셔 초원을 동경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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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임스 헤리엇 시리즈의 마지막 권인 이 책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현대의 AI혁명이 생각납니다. 항생제 페니실린이 의료계뿐 아니라 동물의학계에도 혁명을 일으키고, 소규모 영세농들은 대규모 농장주들에게 가축을 팔고 목장일을 그만둡니다. 하지만 아직 현대식 수의학이 도입되지 않은 요크셔의 시골에서 제임스는 계속 시골에서 헌신적인 수의사로 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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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헤리엇의 책은 모두 김석희님 께서 번역하셨다. 책의 말미에 적으신 말씀을 통해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시리즈가 드디어 4편 모두 마무리 된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도 모두 소장하고 있는 이 시리즈는 '이 세상의 모든 크고 작은 생물들' '이 세상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것들' '이 세상의 똘똘하고 경이로운 것들' '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 이렇게 네 권으로 각 권의 제목은 영국의 시인 세실 프랜시스 알렉산더의 찬송가 구절을 인용한 거라고 한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1편은 수의대를 갓 졸업한 헤리엇이 데러비로 이주해 수의사 일을 하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이야기, 2편은 신혼 생활임에도 걸핏하면 한밤중에 불려나가 일해야 하는 수의사의 고락과 애환, 3편은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공군에 입대한 헤리엇이 동료들과 훈련하며 벌어지는 일들, 4편은 제대 후 고향에 돌아와 다시 수의사 일에 전념하며 아들과 딸을 낳고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이야기.... 물론 이 밖에도 제임스 헤리엇의 책은 많다. 절판되어 구할 수 없거나 도서관의 낡은 책으로만 만났던 제임스 헤리엇의 책들이 아시아 출판에서 새롭게 단장되어 나온 건 독자들에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읽을때마다 무한한 즐거움과 행복을 선사해준 제임스 헤리엇. 작은 마침표를 찍는 시점에 다시금 그의 책들이 주는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반세기가 넘는 동안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몇 가지만으론 설명하기 어려운 고귀한 가치가.... 수의사 헤리엇의 이야기는 그가 수의사로 일하며 벌어지는 크고 작은 소동과 그것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 모든 것은 관계속에서 이루어진다. 살아있는 모든 것과의 관계 말이다. 가족, 이웃, 동료, 그가 만나는 수 많은 고객 (농부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동물들! 그의 책에는 다양한 케릭터의 인물과 동물들이 등장하는데 개성 넘치는 등장인물들로 인해 이야기는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고 독자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이번 책에는 헤리엇과 헬렌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지미와 딸 로지를 만나볼 수 있었다. 지미와 로지의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야기로 분량은 짧지만 커다란 즐거움을 안겨주었다. 사랑스러운 두 아이의 에피소드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딸에게만큼은 수의사 일을 시키고 싶지 않아 온갖 험한 꼴을 일부러 보여주어 그 뜻을 꺾게 만든 아버지의 마음에는 진한 부성애를 느낄 수 있었다. 수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그의 직업이 얼마나 위험하고 힘든지 잘 알고 있으니까... '그들도 모두 하느님이 만들었다'는 공군에 복무하고 돌아온 헤리엇이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가며 시작된다. 전쟁이 끝나고 돌아온 요크셔 데일스는 예전과 변함이 없지만 페니실린이 개발되고 수의사라는 직업에도 점차 변화의 물결이 인다. 더 나은 치료법과 약이 개발되고 옛날의 방식도 서서히 사라져간다. 사람들은 조상대대로 지켜온 것들을 고수하려는 고집스러움과 과학의 발전이 안겨준 놀라운 결과 사이에서 혼란스러움을 느끼지만 나름 잘 적응해 나가는 것 같다. 따뜻한 인간애와 돈독한 관계성, 웃음과 유머는 제임스 헤리엇 책 전반에 자리한 놀라운 힘과 가치를 드러내며 현대의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되짚어준다. 매번 읽을 때마다 놀라는 것이지만 어떻게 이 많은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생생한 생명력을 지닐 수 있을까?
제임스 헤리엇이 필명이고 그가 사는 마을 데러비도 가공의 도시이며, 이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이 아니라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물론 평생 수의사로 일한 경험에서 나온 것임에는 틀림없지만...... 번역자님도 언급했지만, 마지막 장에 헤리엇과 시그프리드가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나누는 대화는 네 편의 이야기를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적절하다. 새로운 약품과 치료법이 개발되고 수의사로써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면서 농부들은 새삼 수의사라는 직업을 존경하게 되었다. 시그프리드 역시 요 몇 년간이 그들 직업에 가장 좋은 시절이라고 말한다. 가정적으로나 직업적으로 가장 행복한 전성기라고.... 헤리엇은 묻는다. '우리가 지금 정상에 올라와 있다면 앞으로의 우리 삶이 내리막길을 걸을 거란 뜻이잖아요?' 시그프리드는 대답한다. 제임스! 앞으로의 삶은 달라! 그것뿐이야! 미래에도 멋진 날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그렇다! 아무리 힘든 여정일지라도 우리는 미래의 멋진 날들을 기대할 수 있다. 따뜻한 마음과 웃음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면서..... 생각보다 그의 책은 더 많다고 한다. 아직 읽지 못한 이야기들도 나오게 될 거란 기대를 해보게 된다. *오탈자 p100 ( 8째줄 ) 순전한 (순전히? ) P177 (밑에서 5째줄 ) 영원사원의 (영업사원의) p181 ( 18째줄 ) 계약을 경신하고 (갱신하고) p270 (1째줄 ) 주의 깊에 읽었다 (깊게 읽었다) p322 (19째줄 ) 서류를 작정하도록 (작성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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