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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02월의 두 번째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영혼의 미로 2"
'잊혀진 책들의 묘지' 4부작은 결국 셈페레 가족들의 이야기였다.
할아버지 후안, 어버지 다니엘 그리고 아들 훌리안에 이르는 그들과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의 얽힌 관계, 그리고 사랑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중요한 모티브는 바로 책이었다.
카를롤스 루이스 사폰이라는 작가는 이러한 방대한 이야기를 통해 글을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많은 책들이 쏟아져나오고 어느 순간 그 책들은 몇몇을 제외하고는 잊혀지게 된다.
그렇게 잊혀져 그 생명을 다한 책들이 모여있는 '잊혀진 책들의 묘지'는 아이러니하게 그 곳에서 영생을 얻는다.
사건의 중심에 이 장소와 '샘페레와 아들'이라는 서점이 서 있고 그 주변에서 다양한 인간들의 모습을 흥미로은 사건들을 통해 풀어간다.
4부작을 읽은 간격이 커서 내용이 연결이 되지 않으면 어쩌나 했지만 그건 기우였다. 이야기마다의 독립성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고 마지막 훌리안의 책에서 모든 걸 정리해 준다.
색다른 미스터리를 만난 즐거움이 있었고 방대한 양임에도 그 몰입도가 좋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이 작가의 신작을 더 이상 만날 수 없다는 아쉬움이 길게 남는다.
아래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하늘까지 보이는 높은 회랑을 휘감고 있는 책들..
미로 속에서 숨쉬고 있는 그 책들의 묘지. .
상상속의 그곳 한 구석에 앉아 보고 싶어진다.
'그래도 알리시아양 덕분에 앞으로 영원히 내 삶의 지침이 될 교훈 두 가지는 배운 셈이야. 물론 이번 일에서 살아남는다면 말이지. 첫번째는 거짓말을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두번째는 - 이것은 지금도 뼈저리게 느껴졌다.- 약속은 우리의 마음과 같아서 한번 깨고 나면 그뒤로는 너무도 쉽사리 깰 수 있다는 것이었다. (p. 256)'
'그건 생각하기 나름이야. 원숭이가 실크옷을 입고 사람 행세를 하는 코미디 같은 세상에서 거짓은 흩어진 조각을 하나로 붙여주는 모르타르 역할을 하지. 두려움 때문이든 이기심이나 어리석음 때문이든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고 남들의 거짓말을 따라하는데 너무 길들어서, 진실을 말한다고 생각할 때조차도 거짓말이 튀어나와버리지. 그건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야. 요즘들어 진실되고 정직한 사람들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 플레시오사우루스나 쿠플레 가수처럼. 그들이 유니콘과 달리 실제로 존재했다면 말이야 (p. 287)'
'"어떤 이들의 불행은 곧 다른 이들의 행복이죠."
"친구여, 무슨 일이 당신의 발걸음을 이런 누추한 곳으로 이끌었나? 블행한 일인가요, 아니면 좋은 일인가요?"
"절망이죠."
"절망은 결코 우리 삶에서 훌륭한 길잡이가 되지 못하는데."
"하지만 아주 설득력 있는 길잡이죠."
(p. 304)'
'잉크와 종이로 이루어진 모든 작품을 떠받치는 중심원리는 바로 이것이다.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끝나면서 객석이 텅 비면, 중요한 것은 오직 독자의 머릿속 상상의 극장에 각인된 환영이기 때문이다. 이야기꾼은 독자가 종이 위의 인물 중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었기를, 그들이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존재가 될 수 있도록 비록 몇 분이라도 자신의 일부를 바쳤기를 바란다.(p. 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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