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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디컬 페미니스트의 일상'이라는 부제의 이 책은,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각성'한 이들의 인터뷰로 이뤄져 있다. 흔히 '여성주의'라고 변역될 수 있는 페미니즘은 단순히 지식이 아니라, 현실에서의 실천을 전제로 하기에 페미니스트들도 조금씩 다른 견해를 가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각자 살아왔던 경험이 다르고, 또한 현재 삶의 위치가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생길 수밖에 없는 문제일 것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생각과 실천을 하는 이들을 일컬어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규정하고, 그러한 생각을 온전한 자신의 삶으로 받아들였던 계기를 '각성'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남성중심의 문화에서 단지 여성으로서 느꼈던 불합리한 점에 대해서. 그 원인과 대안을 분명히 자각하게 된 계기를 각성이라고 표현한 것이라 이해된다.
따라서 책의 제목이기도 한 <빨간 약 먹은 여자들>은 바로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각성한 이들을 지칭한 표현이라고 하겠다. 반공주의 시대의 이념적 폭력이 여전히 통용되고 있는 한국에서 '빨간 약'은 주류 사상에서 배제된 이념을 낙인찍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저자들은 이러한 현실에 맞서 '당당하게' 자신들의 존재를 ‘빨간 약’이라는 표현에 담아내고 있는 것이라 이해된다. 어쩌면 남성으로서 페미니즘에 공감하고 있는 이들조차도 래디컬 페미니스트에게는 때로는 적대적인 세력으로 인지될 수도 있을 것이라 이해된다. 남성 중심의 문화가 지배적인 한국 사회에서 기득권을 누리며 살아왔기에, 남성들이 비록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여전히 가부장제의 혜택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3명의 인터뷰어가 모두 21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각각의 인터뷰 내용을 읽으면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자처하고 있는 이들조차도 생각이나 실천 영역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러한 차이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대상자 각자가 처한 구체적인 삶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하겠다. 또한 그러한 경험의 토대 위에서 구체적인 실천이 동반되어야하기 때문에 개인 간의 편차는 부득이한 것이라고 하겠다. 이러한 양상에서 운동으로서의 페미니즘이 지닌 다양함과 역동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책의 목차를 통해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지향하는 바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는데, 가장 먼저 '탈 코르셋: 남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닙니다'라는 제목을 통해서 그 전제가 바로 탈코르셋 임을 알 수 있었다. 여성의 몸을 옭죄었던 코르셋의 문화적 함의를 '사회가 여성에게 강요하는 사회적 여성성'으로 해석하여, 화장이나 치마 등 여성의 신체적 움직임을 제한하고 성적 대상으로 취급하는 문화로 규정한다. 따라서 ‘탈코르셋’이란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주체적인 삶을 실천할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이라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항목에서 4명의 대상자들이 탈코르셋에 대해서 응답하고 있지만, 다른 항목들에서도 인터뷰 대상자들에게 이러한 질문들이 가장 중요한 전재로 다뤄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몇 해 전 중고등학교에서 교사나 학교 관리자들에 의해 발생한 학교 성폭력 문제가 이른바 ‘스쿨 미투’ 운동으로 전개된 적이 있었는데, 21세기의 학교 교실에서는 여전히 남성 중심의 문화가 팽배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페미니즘 문제를 일찍부터 깨닫고 실천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현실이기에, '청소년: 나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두 번째 항목에서는 7명의 대상자들이 청소년으로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살고 있는 현실을 밝히고 있다. 여전히 견고한 문화 탓이기도 하지만, 이들은 페미니즘에 대한 생각을 밝히는 순간 많은 경우 학교에서 학생들이나 교사들에게 낙인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릇된 문화는 누군가의 용기 있는 발언과 실천에 의해서 조금씩 고쳐질 수 있기에, 힘든 현실에서도 실천으로 응답하는 이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게 된다.
세 번째 항목은 '소수자: 우리는 소수가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6명의 대상자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마지막 '야망: 여자가 못할 것은 없습니다'라는 항목에서는 견고한 남성 중심의 문화에서 주체적으로 성공하고픈 이들의 목소리가 담겨있다. 비록 살아온 삶의 경험이나 딛고 선 현실이 조금씩 다르지만,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각성한 이들의 목소리를 모아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인터뷰 대상자들도 각자 이러한 기획이 책으로 출간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워할 정도로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아직도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활동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한다.
인터뷰 대상자 가운데 한 사람의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발언이 나에게 다가왔다. '나와 같은 부류의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정말 편한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과 만나면 너무 불편하'다고 고백하는 내용이었다. 어떤 사회이든지 단일한 색깔을 가진 사람들만으로는 존재할 수 없기에, 다양한 사상과 이념을 가진 이들이 서로 인정하며 공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서 더욱 치열하게 노력해야만 한다는 것을 함을 인지하게 되었다. 여전히 사상의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하는 작금의 한국 현실에서 래디컬 페미니즘 역시 하나의 삶의 지향으로 인정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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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키애누 리브스 역)는 진실을 알기 위해 빨간 약을 선택한다. 이후 펼쳐지는 내용은 진실에 눈을 뜬 네오가 매트릭스에 갇힌 허상의 세계를 지배하는 인공지능 요원들을 상대로 동료들과 함께 벌이는 한판 승부다. 단지 영화 속의 설정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우리 현실에서 매트릭스는 가부장제 이데올로기이며, 여성혐오의 진실을 알기 위해 용기를 내어 선택해야 하는 빨간 약은 바로 래디컬 페미니즘일 것이다.
사실 래디컬 페미니즘은 그리 친숙한 용어가 아니다. 하지만 실천적인 페미니즘 운동 차원에서 보면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들은 좋은 게 다 좋은 건 아니라고 콕 집어 말하고 항의하는 사람들이자 메갈리아라 불리기도 하고, 탈코르셋을 선언하고 머리를 싹둑 자르고 꾸밈 노동을 거부하기도 한다. 또 남성 연대에 맞서는 여성 연대의 필요성을 느끼고 커뮤니티와 페미니즘 독서모임을 꾸리며, 정치에 관심을 갖고 정당 활동에 참여하기도 한다. 이러한 점들이 외적으로 보이는 래디컬 페미니즘의 일부분이다.
외면의 변화는 내면의 변화와 함께 하는 법이다. 래디컬 페미니즘을 접하고 각성한 그들의 내적인 변화는 어떨까? 이 인터뷰집에 실린 21명의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은 다음처럼 말한다. "자신이 아름다울 필요가 없다. 외모강박에서 조금씩 벗어난 게 그때부터인 것 같아요." "페미니즘을 접하기 전에는 패배주의 감성과 "나는 해도 안 돼"라는 생각이 정말 심했어요. " "건강한 정신 상태가 아니었는데 래디컬을 접하고 굉장히 많이 회복했어요. 외모와 관련 없이 저의 능력으로 인정받고 싶은 욕구와 성공에 대한 열망도 강해졌고요. …… 굉장히 긍정적이고 일에 집중하는, 자존감 높은 사람이 됐어요." (14~15p) "예전엔 어떻게든 유대 깊은 관계를 맺으려 노력했는데, 이젠 굳이 타인과의 관계에 과하게 내 시간이나 감정, 에너지를 쓰려고 하지 않아요." (48p) "각성 후 제 몸에 대한 증오를 거의 떨쳐냈어요. .… 래디컬 페미니즘을 접한 후 직접적으로 여성들에게 법적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변호사라는 꿈이 생겼고, 야망을 하나씩 추진해나가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 (56p) "가장 큰 변화는 모부님하고 싸우는 일이 많아졌다는 거예요. ...... 원래 친하던 친구들과도 사이가 천천히 멀어졌어요." (69p) "여성들은 다른 누군가가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사는 법을 알아야 해요. 여자들은 남을 위해서만 살아요. ...... " (92p) "예전이었으면 아무렇지도 않았을 일들이 각성 이후에는 많이 불편했어요." (97p) "지역 페미니즘 모임방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19명 정도 모였어요. 굉장히 다양한 연령대에, 하는 일도, 좋아하는 것도 다른 많은 여성들을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죠." (107p) "저도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각성하고 나니까 다 정치가 내 생활 하나하나와 다 연결되어 있는 거였더라고요." (118p) "나한테 당당할 수 있는 삶." (120p) "진로를 정하려 하더라도 높지 않은 것을 고르려 했었는데 이제는 남자가 하는 만큼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고 더 높은 진로를 선택하게 되었어요." (129p) "예전에는 여자를 쉽게 미워했다면 지금은 '여자가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해요. 마치 남자들이 남자들을 범죄까지도 감싸주는 것처럼." (137p) "탈코르셋 후 미용실 여남 커트가격 차별이 눈에 들어왔어요. 여자가 모종이 다른 게 아닌데 같은 숏컷이라도 여자 머리는 커트스킬, 디자인 등 핑계를 대면서 가격 차이를 두는 게 아주 불합리한 일이죠. 사적인 영역에서는 확실히 편해졌어요." (167-168p) "주변의 변화보다는 제 스스로의 변화가 제일 커요. 긴 우울증에서 벗어난 계기는 페미니즘과 무관하게 댄스 진로를 잡고 운동량이 많아지면서였지만, 두 번 다시 '못생김'으로 자학하며 우울증에 빠져들지 않게 되었거든요. ..... 몸의 외형이 아닌 기능에 집중하여 몸을 관리하게 되었고요." (197-198p) "'나'의 삶을 열심히 살고 있어요. 나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높이고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 등 열심히 살고 있어요. 페미니즘과 관련된 일상이라면 언제나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고 논의하는 편입니다." (212p)
과연 래디컬 페미니즘이란 빨간 약의 효과가 가져온 변화는 대단하다. 평생 걸려 치료해야 하는 우울증을 극복하고, 자기 혐오를 떨치고 자신의 꿈과 야망, 신념을 갖고 삶의 매 순간을 주체적으로 사는 인간으로의 변화는 이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변화가 아닌가. 다만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지향하는 4B(비혼, 비출산, 비연애, 비섹스)와 6T(탈코르셋, 탈오타쿠, 탈아이돌, 탈종교, 탈루키즘, 탈성애)에 대해서는 좀 더 논의해야 할 점들이 많은 것 같다. 트랜스젠더의 여대 입학을 반대한 '여남 평등' 주장에 대해서도.
-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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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탈코르셋을 넘어서, 남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다.
이 책은 ‘빨간약 먹은 여자들’이란 제목처럼 래디컬 페미니스트 스물한 명이 엮은 다양한 관점과 놀라운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래디컬 페미니즘은 이런 것이다. 개념과 정의, 역사적 전개를 소개하는 책보다 훨씬 가깝게 다가온다. 쇼트커트의 의미, 같은 행동에도 래디컬 페미니스트는 탈코르셋으로, 또 어떤 이는 자신에 맞는 스타일로 이렇듯 밖으로 드러나는 표현, 현상 하나하나가 다른 의미를 지닐 수 있다. 우리는 낯선 생각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아니 강하게 거부하고 때로는 배척하기 조차한 다. 스테레오타입(고정관념, 특히 젠더에 대한 바른 이해는 한참 뒤떨어져 있다)이 강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한국에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라는 부제 속에 스물한 명의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각성 시기나 계기, 경험, 바라는 것들 등을 내용으로 한 인터뷰집으로 크게 4분야로 이뤄졌다. 첫 장은 탈코르셋을, 두 번째 장은 청소년(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세 번째 자는 소수자(우리는 소수자가 아니다) 네 번째 장 야망(여자가 못할 것은 없다). 이렇게 정리해 놓고 보니, 상당히 강렬한 문장들이다. 결의라 할까 뭔가 차고 넘치는 듯하다. 먼저 첫 장, 탈코르셋의 핵심은 누구에게 보여주고 싶은, 상품화, 대상화를 거부하는 것이지 남자가 되고 싶어서 하는 게 하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실린 글 중 드레스를 찢은 피아니스트 ‘사랑’씨의 이야기(32쪽)다. 이를 한 번 보자. 여성 피아니스트의 무대의상은 드레스다 이런 코르셋을 하고 작품 발표회 무대에 오르는 게 불편했다. 그래서 탈코르셋으로 재킷과 바지 차림의 정장으로 올랐다. 편했다. 그는 ‘이건 몸으로 직접 느껴야 하는 거잖아요’라고 말했다. 교수님은 예의만 차리면 된다고 했는데, 그 연주회를 본 다른 교수 왈 ‘너 성 정체성 검사를 해봐라’는 말을 했고, 주변의 남자 선배들은 너만 정장 입으니 그렇더라 졸업연주회 때는 당연히 드레스 입을 거지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결국 부모(모 부라 표현) 님도 정장 모습을 싫어해서 졸업연주회에는 드레스를 입었지만, 왜곡된 젠더 사이라는 게 영향을 미쳤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요구되는 남성상, 여성상 때문에 생기는 거부감이랄까? 지금은 그래도 딸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계신다고 했다.
이 짧은 글에서 한국 사회, 아니 가부장주의 질서라는 것이 규정해둔 전형적인 남성상과 여성상, 그들의 사회적 역할을 당연시하는 프레임으로 옭아매고 있다. 이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여성해방이겠다.
그냥 사람이고 싶다. 여성의 정신적 종속을 벗어나 독립을
래디컬 페미니스트는 가부장제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주장한다. 정신적으로 나는 누군가의 소유, 독점 상대라는 무의식적 인식이 생기게 되고, 결국 그 상태를 정신적 종속 상태라 본다. 정신적 종속은 법적/육체적 종속처럼 눈에 드러나지 않으니 스스로 판단하기도 어렵다. 결혼 제도와 같은 법적인 종속 상태나 성 착취다 섹슈얼적 관계와 같은 육체적인 종속 상태가 아닌 말 그대로 정신적인 종속을 뜻한다. 플라토닉 사랑이 정신적인 종속 상태의 좋은 예시가 될 것 같다. 결혼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법적/육체적 종속을 모두 피해 가지 않는가? 그러나 정신적으로는 내 연인에게 종속된 상태다. 일대일 독점 관계, 연인이라는 명칭으로 서로에게 채워두는 암묵적인 족쇄가 있으니까, 이 말이 전적으로 수긍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이해는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도 이렇게 쉽고도 어려운 이야기가 있나?, 나 자신 안에 내면화된 젠더 역할론, 젠더의 사회 분담론에 나 역시 아주 많이 강하게 갇혀 있는 게 아닐까라는 의심이 든다.
청소년(청소녀) 학교 수업에서 여성 혐오를 경험하다.
청소년이 아닌 청소녀가 아닐까 생각하는데, 청소년이라 적혀있으니, 그리 적는다. 학교 수업 시간에 어떤 내용이 이야기되는가(60쪽), 교과서에서 접하는 여성 혐오, 사회문제 탐구라는 과목에서 저출산의 원인 여성의 사회 진출이라고 가르친다. 가정과학에서는 결혼 준비과정에서 남성이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에 부부 사이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이라 말한다. 성폭력 예방교육에서는 한술 더 뜬다. 성폭행을 당하지 않으려면 거절을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말이다. 피해자의 거절이 아닌 동의의 의미와 가해자의 처벌이 훨씬 중요한데도 뭔가 본말이 뒤바뀐 듯하다. 교육기관 자체가 여성 혐오적인 것들을 가르친다. 교사들 또한 여성은 아름다워야 한다. 여성은 결혼을 해 아이를 낳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까지 이야기했으면, 대충 알만할 것이다. 우리 사회, 집 안에서 아주 당연하게 해 온 말들이, 딸들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여성의 역할론이다. 여성과 남성의 성 구분은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가?, 시몬느 드 보부아르는 철학자 사르트르와 계약 결혼(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런 게 아닌 서로를 존중하는 그런 유의 아무래도 우리 사회가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라 내용 파악에는 한참 시간이 걸리겠지만)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제2의 성’이라는 작품에서 남성과 여성의 구별을 1성과 2성으로 봤다. 제1의 성은 남성이오. 제2의 성은 여성이라는 구분법 자체가 존재하는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했다. 젠더에 관한 것이다. 사회적 성이 뭐 어때서가 아니라 남녀 대등관계를 포함, 평등에 있어서도 모든 사회적인 동등함을 실현해야 한다는 관점이다. 후 혜인은 ‘왕진 가방 속의 페미니즘’책(46쪽)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대학에 입학한 후 페미니즘 모임에 나가, 나와 친구들은 가슴을 얘기하기 시작했다. 가슴을 숨기고 싶어 했던 시기를 너나없이 보냈다는 사실에 우리는 놀랐다. 가슴을 숨기고 싶었던 시간과 가슴이 크면 멍청해 보일 것 같았던 사춘기의 걱정이, 내 안에 자리 잡은 ‘여성 혐오’라는 걸 깨달았다. 여성 혐오는 남성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말이다.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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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아가는 우리 여성들,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소중한 기록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차를 읽자마자 우리가 고민하고 겪는 것, 그리고 세상에서 마주하고 있는 다양한 상황들이 무럭무럭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런 이야기들을 함께 공유하고 되돌아볼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본인을 정의하고 그렇게 불리는 여성들은 사실상 자신의 일상에서, 그리고 한국사회의 최전선에서 페미니즘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것마저도 벅찬데, 세간의 인식까지 더하면 두 배로 힘들죠. 페미니즘을 대놓고 욕할 수도 없고, 그냥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페미니즘에 우겨넣기에도 촌스러운 시대가 오니, 어느 진영이고 소속이고 래디컬 페미니즘을 실천하는 여자들을 대놓고 욕하는게 만연한 시대니까요. 그런 시기에 당당하게 나는 한국에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로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이러한 삶을 살고 있다고 나서준 저자분들과 이 책의 존재는 너무나 소중합니다. 나도 함께 나아가는 여성들에게 힘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하는 생각이 들게 만듭니다. 이 책 역시 시중에서 더 널리 읽힐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