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든 일단 살아남는게 잘못은 아니자나! 내가 이런 말을 외친다면, ‘네가 뭐가 부족해서’ 라고 말할 사람이 한트럭은 넘게 나타나겠지만. 내가 그렇다는데 뭐! 어쩌라고! 비겁하고 싶지 않고, 비루하고 싶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되었다면. 술에 나를 맡기고. 또 하루를 건너가 보자. 전처럼 무엇에라도 취해서라도 살아내야지 까진 아니더라도. 하루를 건너가보자. |
|
아무튼 시리즈를 좋아한다. 그리고 술도 좋아한다. 그래서 김혼비 작가의 '아무튼, 술'을 재미있게 읽었다. 그건 술꾼이라면 으레 겪을 수 있는 에피소드들로 나를 대입해 읽으면서 깔깔댔다. 아무튼, 술집도 술 이야기라 덥썩 집었다. 물론 술마시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특정 술집을 기반으로 하는 이야기라 아쉬웠다. 왜냐, 내가 갈 수 없는 곳이라서. 우리 동네에 있는 술집이 아닌 저 멀리 있는 곳의 술집 이야기라서 굳이 찾아가지 않는 이상 조금은 겪기 어려운 공간에 대한 이야기라 몰입도는 조금 떨어졌다. 그래도, 앞으로도 여류작가들의 재미난 술 이야기는 계속 나와주길 |
|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동호회에 가입했다. 동호회에 가입한 바로 그날 선배들과 함께 술집으로 향했다. 홍대 시장통(이라고 부르던 곳에) 있는 술집이었는데, 바닥은 콘코리트로 마무리 되어 있었고 (일명 공구리라고 부르는) 테이블이라고 해봐야 서너 개가 전부였(던 걸로 기억한)다. 입학 후 첫 번째 만취였고, 86학번 선배네서 잤다. 홍대 앞의 규모가 지금의 천분의 일쯤(?)일 때의 이야기이다.
|
|
아무튼 술집 리뷰
아무튼 술집이라는 에세이를 읽기에 난 술을 그리 즐기는 편도 잘하는 편도 아니다 마지막으로 술에 씨게 취해 본 적이 언제인가 생각해보면 아마 쌀쌀했던 그 날 그 저녁과 밤 오뎅바에서 먹었던 달달했던 청하 4병이 었던 것 같다 세상이 조금 흔들리기도 모든 게 다 용인 될 것 만 같았던 그 온도와 질감 다음 날의 두통이 지나치게 괴롭긴 했지만 그 후로도 많은 술을 마시긴 했다, 양주 소주 맥주 칵테일 종류가 다양한 만큼 즐길수 있는 경험이 다양해진다는 건 축복이었다 술 잔을 짠 하며 부딪힐 수 있는 사람들이 항상 곁에 있었던 것까지도 말이다
<인상 깊었던 구절> - 아빠는 요리 솜씨가 좋은 여자친구가 생기면 한 손 가득 반찬들을 들고 오기도 했다. 건강한 단맛을 곁들이기 위해 씨를 뺀 참외를 넣고 담근 깍두기라든가. 호두 검은 콩을 넣고 조린 멸치조림이라든가. 십 대의 나는 그렇게 배고플 일은 없었으나 내 취향과 의지대로 메뉴를 선택할 일도 없는 잔잔한 세계에 머물렀다. 나름 안정적이었지만 그대로 멎어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록 진폭이 낮은 생활이 반복됐다. 나만의 리듬을 갖게 된 건 술집에서였다.
- 춤은 못 추지만 끝없이 늘어 놓을 수 있는 술집의 무용담들이 그렇게 생겨났다. 똑바로 서기 위해 비틀거리는, 비틀거리다 즐겁게 몸을 흔드는 시간들이었다.
- 나는 한없이 다정한 문장들 앞 겁에 질리고 말았다. 그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었던 마음만 진실일 뿐 나머지는 전부 거짓투성이었으니까 이 시람이 내가 누군지 알게 되면 어떡하지? 자신을 위로해준 사람이 가상의 인물이라는 걸 알고 실망하면 어쩌지?
- 나는 값싸고 소박한 술집들의 기억을 잊게 해주는 자본주의의 맛에 취한 채 집으로 가는 마지막 광역버스쯤이야 쿨하게 보냈다. 어차피 택시비는 술값보다 덜 들 테니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며. 응급실에서 눈을 뜬 날도 바로 그런 날 중 하나였다.
- 비싼 양주에 값싼 맥주를 섞다니! 수입이 안정적인 직장인이란 정말 대단하구나 생각하며 짐짓 호쾌하게 한 모금 들이켰다. 맥주가 들어갔으니 괜찮겠거니 생각한 사회 초년생의 치명적 실수자 불행의 도화선이었다. 꼬릿한 향을 풍기는 양맥은 식도를 타고 박력있게 내려가더니 속을 화르르 불태웠다. |
|
제목을 보고 아 술을 진짜 많이 마셔본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기억도 마음도 신발도 놓고 나오는... 나는 고등학교 다닐 때 술을 선생님이나 어른들 눈을 피해 도둑고양이처럼 숨어서 마시거나 아님 후딱 급하게 먹는 버릇이 들어서 마실때는 괜찮은데 순간 확 올라서 그 다음 기억이 없었때가 많다. 아직도 그렇게 마시는 건 아니지만 술은 여전히 좋다. 천천히 천천히 몸과 마음이 가벼워지고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대인배가 되는 느낌이 들어서랄까?비장의 무기처럼 뽀족한 바늘 하나 숨기고 어디 콬콕 찌를 곳 없나..어디를 찔려야 제일 아플려나? 찾는 내가 아니라서. 그래서 읽었는데...내가 꼰대구나만 느끼게 하는 책이다. 젊은 나이에 술집만 찾아서 술만 마시는 저자가 별로 탐탁치가 않다. 마주보는 의자에 앉아 두 눈을 사냥하게 보면서 그렇게 마시는 거 아녀..지금은 젊지만 그 젊은 몸띵이는 금방이여..좀만 지나면 몸 다 버려야..그럼 힘들제...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는 벱이여..이럼써 씨알도 안 먹힐 돌돌이 말을 하고 싶어진다.생전 처음보는 디..오지랖도 넓어지고...큰일이여..ㅋ 아무튼,이 책은 고속버스 타고 흔들리는 차 안에서 같이 흔들리며 가볍게 읽을만 하다. 다 읽고 나면 젤 만만하고 젤 재밌는 친구에게 문득 니가 찐하게 사무치게 보고 싶어서 전화를 했다면서 밥이라고 먹자 그러면서 밥 대신 술을 진탕 먹고 오면 더 좋은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