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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째를 낳고 몸에 대한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진 때가 있었다. 나름 무난하게 회복한 첫 번째 출산에 비하면 두 번째 출산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숨을 한껏 들이마시고 멈추어도 배는 쪼글쪼글했고, 가슴은 중력의 힘을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주고 있었다. 군데군데 거뭇거뭇해진 사타구니와 목에서부터 쇄골로 이어지는 쥐젖은 내가 봐도 끔찍했다. ? 이런 내게 엄마는 '옷 입으면 안 보이는데 무슨 상관이야.'라고 하셨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내가 아는데 그게 어떻게 아무렇지 않을 수 있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몸의 문제가 정신을 지배하기 시작하면서였다. 떨어진 몸에 대한 자존감은 일상의 태도에 나타났다. 만사에 부정적이 되었고, 짜증과 화가 늘기 시작했다. 한밤중이 되면 이유도 없이 눈물이 나기도 했다. ? <나는 누드모델입니다>를 읽으며 벌써 6년도 더 지난 그때가 떠올랐다. 만약 그때 내게 이 책에 있었더라면, 그때 누군가 내게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줬더라면 얼마나 힘이 되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 30여년 간 누드모델로 활동해온 하영은 몸으로 평생을 일하며 갈고 닦은 몸에 관한 생각과, 누드모델의 쓸모, 누드모델을 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았다. ? 무엇보다 인상적인건 '몸'을 대하는 자세에 관한 이야기다.있는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고 사랑할 수 있는 것. 얼굴은 화장과 표정으로 나를 숨길 수 있지만, 발가벗은 몸은 나라는 사람의 실체를 숨길 수 없다.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화초에 물을 주듯 내 몸도 건강하게 가꾼다면 나를 갉아먹던 쓸데없는 생각과 습관까지도 바꿀 수 있다. ? 나를 당당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옷이 아닌 태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또 사람을 보면 스스로 얼마나 몸을 아끼고 사랑하는지가 드러나며, 자기 몸을 사랑하고 아낀 흔적이 남은 몸은 그렇지 않은 젊은이의 몸보다 훨씬 아름답다고도 말한다. ? 책을 읽고나서 내 몸은 어떤지 다시 한번 거울 앞에 서본다.툭 튀어나온 무릎의 상처는 매일같이 놀이터에서 뛰어놀았던 어린시절의 기억이며, 허벅지에 남은 튼살은 한때 네 인생을 통틀어 가장 열심히 공부했던 고3 시절 훈장이며, 거뭇거뭇 변한 너의 가슴은 한때 두 아이가 온힘을 다해 빨던, 보기만해도 절로 웃음이 지어지던 행복의 기억이다. 너무나도 싫었던 몸의 기억들이, 이제는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 #북스타그램#책스타그램#리듬블로그#책추천#나는누드모델입니다#라곰출판사#추천도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