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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역사학자가 바라본 미국 보건의료시스템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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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애서 역사를 가르치는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반 사이 입원해 있으면서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막 시작된 2019년 12월 29일은 나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었다. 간에 야구공만 한 농양이 있었고, 염증은 핏속으로 스며들어 있었다.” - 프롤로그에서   미국의 보건의료는 우리와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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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일대애서 역사를 가르치는 티머시 스나이더 교수는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었던 2019년 말부터 2020년 초반 사이 입원해 있으면서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막 시작된 20191229일은 나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었다. 간에 야구공만 한 농양이 있었고, 염증은 핏속으로 스며들어 있었다.” - 프롤로그에서

 

미국의 보건의료는 우리와 달리 전국민 의료보험이 아직 시행되지 않고 있다. 거주지 혹은 인근에 있는 민영 보험사와 조합 방식의 계약을 맺어야 한다. 보험사마다 보험료가 천차만별이다. 납입 보험료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의 내용과 품질도 상이하다. 더욱이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사람도 무려 37백만 명에 이른다.

 

원래 오바마 대통령 시절 전국민이 2014년까지 의무가입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오바마 케어가 추진됐다. 하지만 트럼프 이후 탈퇴율과 미가입자 수가 증가해 왔다. 특히 MZ세대, 흑인, 히스패닉, 저소득층에서 미가입률이 두드러졌다.

 

폭군은 질병을 기회로 여겨, 자신을 삶과 죽음의 합법적 중재자로 내세운다. 트럼프는 납세자의 세금으로 구입된 자원들을 자신을 향한 주지사들의 충성도에 따라 배분되게 했다. 연방정부는 스스로 초래한 대학살로부터 발을 뺐고, 각 주에서 의료 자원 확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분투하라고 지시했다.” - 134

 

보험은 건강할 때 만약을 위해 들어두는 대비책이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드니 보험을 들지 않지만, 사고나 질병으로 몸이 아프면 파산하는 악순환에 내몰린다.

 

이러한 상업적 의료체계는 어떤 것일까? 이 책이 지닌 가치는 합리적 이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는 미국의 교수가 객관적으로 미국의 보건의료와 접하며 실제 체험한 것들을 과감 없이 보여준다는 데 있다.

 

이 책은 내가 마지막 순간의 외로움에 맞서 분투할 때 일기에 남겼던 얼마 안 되는 메모에서 비롯되었다. 그때 갈망했던 몇 주만 더의 생을 지금 나는 얻었고 그래서 책을 썼다. 더 작아지긴 했지만, 간에는 아직도 구멍이 하나 있다. (중략) 내 몸에 난 아홉 개의 구멍은 이제 흉터의 별자리를 이루고 있다.... 통증과 함께 나는 잠시 후 이 책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체념의 증표가 아니라 회복의 표시로서” - 197

 

책은 병상 일기와 사회 비판이 결합된 형식을 보인다. 저자는 의사인 장인과 많은 대화를 주고 받으며 현 미국의 보건의료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살펴본다. 가령 코로나19가 발생했을 때 미국의 초기 대응은 미숙했다고 질타한다.

 

“2020년의 경제적 파탄은 사실상 공중보건의 위기였지만 의사들 어느 누구도 조언을 하기 위해 모이지 않았다. 구제책이 논의되고 있을 때, 우리는 합당한 자금 운용에 대해 의견을 내는 의사와 간호사를 방송에서 보지 못했다. 연방정부는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마스크, 방호복, 산소호흡기 같은 것들을 구입하지도 않으면서 2조 달러를 지출했다. 3월 초에 들어서자, 미국에서 생산된 마스크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이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었다.” -162

 

이외 민영 의료가 주도하는 미국 보건의료시스템의 문제점도 조목조목 비판한다. 가령 코로나19 유행시 병상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이유도 추가 병상을 두면 그 만큼 비용이 늘어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맹장수술을 받거나 아이를 낳은 산모들이 너무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 이유도 병상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저자의 관점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의 절대성에 대한 확고한 믿음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는 의료보장이 선택적 권리가 아니라 보편적 인권의 문제이며 누구나 차별 없이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건강 없이 자유로울 수 없고, 앎 없이 건강할 수 없다. 이 앎은 개별 인간 혼자의 힘으로는 생성시킬 수 없다. 우리에게는 진실의 가치에 대한 광범위한 믿음, 진실을 밝히는 일에 전념하는 전문가들, 그들을 뒷받침해줄 튼튼한 제도들이 필요하다.” - 150

YES마니아 : 로얄 h*******c 2021.07.23. 신고 공감 4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건강한 삶, 국가의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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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료받을 권리 】 - 팬데믹 시대, 역사학자의 병상일기 _티머시 스나이더 / 엘리       “의료의 목적은 병든 사람들로부터 짧은 생애 동안 최대한의 이윤을 짜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긴 생애 동안 건강과 자유를 누리게 하는 데 있다.”   나치즘과 스탈린주의의 참상을 연구해온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의 병상일기이자 미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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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 - 팬데믹 시대, 역사학자의 병상일기

_티머시 스나이더 / 엘리

 

 

 

의료의 목적은 병든 사람들로부터 짧은 생애 동안 최대한의 이윤을 짜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긴 생애 동안 건강과 자유를 누리게 하는 데 있다.”

 

나치즘과 스탈린주의의 참상을 연구해온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의 병상일기이자 미국의 의료시스템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담긴 책이다. 아울러 바람직한 의료 환경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 단지 미국의 사례로만 생각할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현재 한국의 의료 시스템은 작동이 잘 되고 있는가를 점검해보는 시간도 된다.

 

저자는 2019년이 저물어가던 1229일 한밤중에 병원 응급실을 가게 된다. 머리가 아팠고, 손발이 욱신거렸으며, 기침이 났고, 몸을 거의 움직일 수 없었다. 자주 몸이 떨렸다. 이 증상은 패혈증의 시작을 알리는 징조였다. 같은 해 123일 저자는 독일 뮌헨에서 강연 중 맹장염 증상이 시작되었다. 독일 의사들은 그의 상태를 간과했다. 맹장이 터졌고, 간으로 염증이 퍼졌다. 미국 의사들은 일련의 이런 증상들에 대해 무심했다. 생명이 위태로운 지경까지 가서야 겨우 병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질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미국의 질병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고발하고 있다. ‘정치적 병폐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닌가 생각도 들지만, 그의 전공분야인 인종말살, 나치 홀로코스트, 소비에트 공포정치까지 거론한다. , 현재 미국의 의료제도가 건강하고 평안하게 살 수 있는 인간의 자유를 무참히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사유는 삶과 죽음의 문제까지 접근한다.

 

분노는 나 자신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분노가 있었기에, 충격을 받은 내 육체와 정신이 또렷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다.” 무엇이 문제인가? 무엇이 저자를 이렇게 분노하게 만들었는가? 현재 미국의 의료보장 제도는 병원 문턱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따라서 병원에 가는 것은 최종적인 단계로 미뤄두고, 우선 약물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약물 중독자가 많이 생기고 있다. 전혀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약물 중독자가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개인적으로 사회적으로 결코 건강하지 못하다. 자살, 폭력, 총기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도 약물중독과 관련된다고 생각한다.

 

저자가 입원했던 종합병원엔 저자의 친구인 흑인 여의사가 있었다. 저자의 나이가 50대 초반이니까 그 의사의 나이도 그쯤 되었으리라 추정하면, 병원에서 과장급일 것이다. 어디나 마찬가지겠지만 진료부서가 다르고 담당의사가 아닌 이상 환자를 위해 특별히 해줄 수 있는 부분은 없다. 그러나 어쩌면 친구가 백인 의사였으면 대우가 달라지지 않았을까? 미국의 인종차별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소한 의료계에선 괜찮을 줄 알았다. 저자가 책에서 언급한 부분을 그대로 옮겨본다.

 

친구(흑인 여의사)는 수련의에게 지난 며칠 사이 환자가 응급실만 두 번째 왔고 따라서 특별히 주의 깊게 살펴야 되지 않겠느냐고 했다. 수련의는 수긍하지 못한 채 자리를 떴고, 그의 뒤로 커튼이 반쯤 열린 채였다. 그때, 나를 응급실에 들여준 간호사 두 명이 힐끗 보였고, 둘이 지나가며 하는 소리가 들렸다. “저 여자 누구야?” “자기 말로는 의사라는데?” 그들은 내 친구 얘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 인종 차별이 그날 밤 내 명운에 상처를 냈다. 인종차별은 다른 사람들 삶의 모든 순간에도 그들의 명운에 상처를 낸다.

 

 

저자의 친구인 여의사. ‘슬기로운 의사생활하기 힘들겠다. 안타깝다.

 

 

#치료받을권리

#티머시스나이더

#엘리

 

#쎄인트의책이야기2021

 

 

 


 

이달의 사락 s******5 2021.07.19.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팬데믹시대 인간이라면 치료받을권리가 보장되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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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권리 읽었어요.읽으면서 미쿡을 저따위로 만든 전 대통령땀시 부들부들.#팬데믹시대 역사학자 #티머시스나이더 의 병상일기에요.분량이 많지 않고 실제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어렵지 않게 잘 읽었어요.티머시 스나이더가 미쿡의 의료시스템 문제에 관해서 분노하고 또 연대가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라서 미국의 민낯을 본 느낌이랄까요?자본주의 최첨단의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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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권리 읽었어요.
읽으면서 미쿡을 저따위로 만든 전 대통령땀시 부들부들.

#팬데믹시대 역사학자 #티머시스나이더 의 병상일기에요.
분량이 많지 않고 실제로 보고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해서 어렵지 않게 잘 읽었어요.
티머시 스나이더가 미쿡의 의료시스템 문제에 관해서 분노하고 또 연대가 필요함을 이야기하는 내용이라서 미국의 민낯을 본 느낌이랄까요?

자본주의 최첨단의 의료현장을 티머시가 겪어보니 몹쓸 의료시스템이었다는 점.
울 나라 국민건강보험은 즈얼때 민영화되선 안됩니데이.민영화되뿌믄 의사들은 돈되고 편한 질병만 맡으려한대요.
의료보장이 되는 미쿡이 되길요.

누구나 최소한의 비용으로 적절한 의료보장을 누릴 수 있어야하는데 미쿡은 그게 안되어있다는 점.
ㅋㄹㄴ로 많은 의료진과 병원관계자들ㅡ병원청소부까지~ㅡ이 목숨을 잃었건만 사망자 카운팅도 제대로 안했다네요.
ㅋㄹㄴ걸렸는지 안걸렸는지 검사도 안해줬고 해줄 인력도 턱없이 부족했다고요.

69년생 역사학자님 정말 큰 일 날 뻔.
책읽으면서 같이 분노하고 공감했습니다.
이렇게 직접 겪은 일을 진정성있게 쓴 책은 진실의 힘이 있네요.
많은 분들이 치료받을권리를 읽고 우리 주변 소외된 이웃들이 없는지 다시금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엘리출판사 #책추천 #팬데믹 #의료 #병상 #치료



o********5 2021.07.2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치료받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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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의 각종 공공인프라가 민영화 시도에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떠올랐다. 그리고 만약 공공부문 서비스들이 민영화가 된다면 우리나라에 어떤 참상이 벌어질지 이 책을 통해 가늠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자유와 건강의 관계, 그리고 의료는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다루고 있다. 크게 세 가지 내용이 눈에 띈다. 첫째, 미국의 상업적 민영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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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의 각종 공공인프라가 민영화 시도에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 떠올랐다. 그리고 만약 공공부문 서비스들이 민영화가 된다면 우리나라에 어떤 참상이 벌어질지 이 책을 통해 가늠해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자유와 건강의 관계, 그리고 의료는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라는 점을 다루고 있다. 크게 세 가지 내용이 눈에 띈다. 첫째, 미국의 상업적 민영의료 시스템이 초래한 비극적 현실이다. 이윤의 논리와 생명의 논리가 대결 구도를 보이는 비상식적인 실태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이 책은 저자의 병상일기라는 부제에서 볼 수 있듯이, 보통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의료 조치를 받지 못했던 경험을 낱낱히 고발하고 있다.

 

 

 

 

둘째, 이 책은 현재 이익의 논리로 점철된 미국 사회에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추락한 현실을 고발한다. 특히 팬데믹 초기에 미국의 역량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간과한 트럼프 정부의 실책을 미국 언론계 어느 곳도 제대로 지적하고 공론화하지 못한 점을 설명한다. 오히려 사람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불확실한 정보와 가짜 뉴스들을 더욱 확산시킨 주범인 소셜 미디어에 그 주된 역할을 내주면서 오로지 경제적 이익과 생존을 위한 존재로 전락한 언론의 현실을 드러낸다.

 

셋째, 첫 번째 지적의 연장으로서, 의사들이 오로지 환자들을 중심으로 생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자본의 논리로 결집되다 보니 병원이나 의사들의 입장에서도 환자를 시간과 비용의 관점으로 대할 수밖에 없는 의료 제도의 부당함을 고발하고 있다.

 


 

 

저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이전부터 이미 미국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쉽게 죽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발한다. 소수의 이윤을 보장하는 미국 정치의 최신 증상이라는 표현과 함께 미국이 겉보기에는 강대국일지 몰라도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아직 뒤처진 나라들보다도 못한 보건의료 체계를 통해 무의미한 희생을 계속 유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나 뿌리 깊은 미국 사회의 병폐를 치료하기 위한 근본적인 혁신은 요원하기만 하다. 아직 이 지경까지 가지 않은 우리나라는 그나마 행운으로 여기고 시민 한 사람 한 사람부터 각성하여 미국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 네이버 「문화충전 200%」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치료받을권리, #티머시스나이더, #강우성, #엘리, #문화충전200

 

 

p*********h 2021.07.1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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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료체계의 난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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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역사학자가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 다섯 군데 병원을 전전하며 병 치료를 받으면서 느꼈던 분노가 폭발해 펴낸 책이다. 원제목은 "Our Malady"인데, malady는 고어로 질병이란 뜻이 있는데다 심각한 문제나 병폐가 있다는 뜻이라서 중의적으로 사용된 것이다. 저자의 분노를 폭발 시킨 입원과 수술, 치료의 상세 내용은 책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한마디로 의사들의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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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명 역사학자가 2019년 말에서 2020년 초 다섯 군데 병원을 전전하며 병 치료를 받으면서 느꼈던 분노가 폭발해 펴낸 책이다. 원제목은 "Our Malady"인데, malady는 고어로 질병이란 뜻이 있는데다 심각한 문제나 병폐가 있다는 뜻이라서 중의적으로 사용된 것이다. 저자의 분노를 폭발 시킨 입원과 수술, 치료의 상세 내용은 책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한마디로 의사들의 무관심, 오진, 실수가 연발되어 쉽게 진단하고 고칠 수 있는 병을 크게 키웠다고 말한다. 이 문제의 근원에는 민영보험, 지역의 민간병원 집단, 그리고 다른 힘 있는 이해 집단에 좌우되는 미국의 상업적 의료 시스템이 자리잡고 있다고 일갈한다. 미국은 마땅히 자유의 나라이건만 병과 두려움이 우리를 자유롭지 못하게 만든다면서 행복을 감지하지 못할 만큼 아프거나 행복을 추구하지 못할 만큼 허약해지면 자유란 불가능하다고 역설한다. 미국처럼 의료보장이 보편적 권리가 아니라 특별한 혜택이 되면 혜택 받는 사람들을 비인간적으로 만들고 혜택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말한다. 이렇게 건강을 의도적으로 빼앗는 일은 나치 치하의 독일과 유대인 대학살처럼 해악라면서 말이다.

 

자신도 부당한 병치료를 받으며 사람들이 치료받고 회복되어야 하는 동료 인간이 아니라 단지 어떤 질병의 근원으로 여겨질 수 있겠다는 생각, 사람들을 건강 상태에 따라 분류해 어떤 다른 집단의 보다 큰 이익이라는 미명 하에 일하다 죽게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에 비해 다른 선진국들은 잘 갖춰진 의료보장 덕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언급한다. 이 책에서는 저자가 아내와 함께 오스트리아에 거주할 당시 경험한 그곳의 선진 의료 시스템을 자세히 설명해준다. 자신들이 외국인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단계에서 의료 시스템이 자신들을 위해 마련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공공 병원에서 공립 유아원, 모든 지하철 정거장에 승강기가 설치된 대중교통에 이르기까지 자신들을 도와주었던 제도들은 아이들이 있는 가정에만 주어지는 일방적인 혜택이 아니었으며, 이러한 제도들은 사람들을 한데 뭉치게 하고 결국 그들이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줄 연대의 인프라였다고 술회하고 있다. 또한 저자는 그 어떤 민주주의 국가도 미국처럼 코로나 바이러스 펜데믹에 잘못 대처하지 않았다고 질타하고 있다. 원저가 작년에 출간되었기에 현직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말이다.

 

트럼프 정권 내내 권위주의를 향한 길로 서둘러 들어서는 바람에 미국인들은 자유 뿐만 아니라 생명마저 위협에 처하게 되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질병을 다른 나라의 탓으로 돌리는 일은 본질적 사실을 은폐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인들은 결백하고 우월하기 때문에 면역력이 있다고 말하는 트럼프를 믿게 되었다고 말한다. 이어 병에 걸리면 미국인들은 결백하고 우월하기 때문에 다른 누군가에 의해 부당하게 공격받은 것이 틀림없다고 믿게 된다면서 말이다. 펜데믹 시기를 겪으며 수천만 명의 미국인들은 일자리를 잃었다는 이유로 의료보험마저 잃게 되었고, 진단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고통 속에 죽어갔으며, 병가가 터무니없이 부족했기에 아픈 와중에도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일터로 향해야 했고 이는 감염을 확산시켰다고 개탄한다. 게다가 2020년의 경제적 파탄은 사실상 공중보건의 위기였지만 의사들 어느 누구도 조언을 하기 위해 모이지 않았다고 말한다. 금전 논리가 의료 논리를 지배하는 한 미국은 항상 감염병에 무방비 상태라서 여분의 병상은 결코 있을 수 없고 여분의 보호 장비나 산소호흡기가 있을 리도 만무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한편 미국인들의 일상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소셜 미디어 회사들도 코로나 19 방역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고 말한다. 소셜 미디어 회사들이 가지고 있는 빅데이터는 당신의 몸이 세상에서 어떻게 더 잘 활동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이윤을 위해 당신의 마음을 어떻게 조종할 수 있는지와 관련이 있다면서 말이다. 또한 코로나 19 전파 소식은 지역 언론인들이 부족했기 때문에 적절하게 보도될 수 없었다고 말한다. 거대 미디어 그룹이 지배하는 세상이 되었기에 대부분의 미국 카운티에는 이렇다 할 신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말이다. 게다가 페이스북 같은 소셜 미디어가 지역 언론을 소멸시켰다고 언급한다. 이러한 소셜 미디어가 신문의 검증을 받았다면 결코 통과하지 못했을 터무니없는 거짓을 퍼뜨리고 있다는 게 더 큰 문제라면서 말이다. 한마디로 미국 민주주의에 있는 제약 중 하나는 정치에 등장하는 광범위하고 규제 없는 돈의 존재라면서 위기의 순간에 살고 죽는 문제에 있어 사모펀드 기업과 보험 회사들이 환자와 의사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를 타계하기 위해 거대 의료 집단은 반독점 법률을 통해 해제해야 하고, 의사들의 입을 막는 일은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d****o 2021.07.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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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를 더 아프게 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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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을 치료하려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 안에서 새로운 병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물론 바깥에서 얻은 질병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불치병이나 희귀병이 아니면 병원에서 처방하는 대로만 따르면 질병은 사라진다. 문제는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온전한 생활을 할 수 없는 데에 있다. 의사가 가하는 생활이나 식단의 제한이나, 주사 놔주는 주기라던가, 그저 모든 것이 괜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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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을 치료하려고 병원에 입원했는데 그 안에서 새로운 병을 얻는다는 말이 있다. 물론 바깥에서 얻은 질병을 그대로 둘 수는 없다. 불치병이나 희귀병이 아니면 병원에서 처방하는 대로만 따르면 질병은 사라진다. 문제는 치료 과정에서 환자가 온전한 생활을 할 수 없는 데에 있다. 의사가 가하는 생활이나 식단의 제한이나, 주사 놔주는 주기라던가, 그저 모든 것이 괜히 아쉽다. 그냥 누워있지만 편하지 않고 되레 무기력하고 무능해진 자신에게 화나고 괴롭다. 

 

이 책은 저자가 실제로 죽을 위기의 병에 걸려서 병상에 있는 동안 경험하고 느낀 점을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엉터리로 진료하는 일부 의료인들에서 시작해서 의료에 관련한 시스템 전반에 대해 따져본다. 코로나와 같은 전염병에 대해 의료체계를 제대로 세우는 걸 방해한 행정부의 오만, 시장의 흐름에 기대어 생명윤리를 저버리는 행태 등 기본적으로 받아 마땅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게 하는 많은 요소들을 하나씩 꼬집는다.

 

여기서 다루는 내용은 모두 미국 의료시스템에 관한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의료 체계를 생각하면서 읽는다면 납득이 안 가는 부분도 종종 있다. 그렇지만 환자로서 병상에서 당연히 지켜져야 하는 권리와 도덕은 같을 것이기에 병원에 입원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나, 의료인들에게도 의미 있는 통찰을 심어줄 것이다.

*리딩투데이 신간살롱 지원도서 

p******6 2021.07.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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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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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는 나치즘과 스탈린주의의 참상을 연구해온 독보적인 역사학자의 병상일기로써 그때그때 적은 생각과 경험들을 통해서 의료보장을 하나의 인권으로 주장하기 위해서 쓴 책이다. 우리의 질병은 누구의 책임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나도 종식되지 않고 새로운 바이러스로 다시 우리에게 다가온다. 개인이 바꾸거나 해결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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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는 나치즘과 스탈린주의의 참상을 연구해온 독보적인 역사학자의 병상일기로써 그때그때 적은 생각과 경험들을 통해서 의료보장을 하나의 인권으로 주장하기 위해서 쓴 책이다.

우리의 질병은 누구의 책임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는 시간이 지나도

종식되지 않고 새로운 바이러스로 다시 우리에게 다가온다. 개인이 바꾸거나 해결할 수 없는 질병들은 우리의 삶을 가라앉게 만든다. 그것에 대응하는 우리의 국가는 과연 대응을 잘 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는 고통에 대해 침묵하다가 중독에 대해 침묵하는 상태에 빠질 수 있다." (p.65)

진통제는 우리에게 잠깐의 고통을 해소해 줄 수 있다. 그것이 만성이 되면 우리는 그것에 헤어 나올 수 없게 되고, 더욱더 강한 진통제를 찾게 될 것이다. '미국'이라는 자본주의 최첨단의 의료 현장은 그것을 더욱더 부추기는 듯하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것이 아닌 빠르고 간단하게 돌아가는 시스템 속에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침묵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사실은 우리가 우리의 감정과 우리를 둘러싼 세계 사이에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때

터득할 수 있다." (p.126)

우리가 기적이라고 믿는 것들 중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거짓일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기적이라는 단어 속에는 우리가 바라는 마음이 너무나 많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것을

맹신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맹신 속에서 우리는 또 다른 피해를 겪게 되고, 결국에는

돌이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더욱더 진실이라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과연 그런 시스템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치료받을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다. 부의 차이에 의해서 그것이 결정된다면, 우리는 외로움과 고립 속에서 소멸해갈 것이다. 모두가 받을 수 있는 의료 보장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자유 또한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잠깐의 고독은 즐길 수 있지만, 지속적인 외로움은 견디기 힘든 것처럼 우리는 세상이 어떤 시스템에 의해 돌아가는지 한 번 더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리딩 투데이를 통한 출판사 지원 도서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 #리투 #신간살롱 #치료받을권리 #티머시스나이더 #엘리 #역사학자

#병상일기 #의료보장시스템 #펜데믹시대

s*****8 2021.07.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더 나은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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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이란건 이제 허울뿐인 이상이 된 걸까?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으로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조국을 뒤로하고 모여든 것은 그곳에 가면 더나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서였다.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서는 누구든지 '능력'만 있으면 성공해서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이 능력이라는 것은 다수보다는 소수에게 어울리는 말이었고, 많은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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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메리칸 드림(American Dream)이란건 이제 허울뿐인 이상이 된 걸까? 이민자들의 나라인 미국으로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조국을 뒤로하고 모여든 것은 그곳에 가면 더나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있어서였다.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서는 누구든지 '능력'만 있으면 성공해서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이 능력이라는 것은 다수보다는 소수에게 어울리는 말이었고, 많은 사람들은 '능력'이 없다는 낙인이 찍힌 채 자본주의의 최첨단을 달리는 약육강식의 정글에 던져졌다. 아메리칸 드림이 균열의 조짐을 보인 것은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코로나 바이러스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내주고 있다.

 

    전체주의와 홀로코스트에 관한 연구로 유명한 역사학자 티머스 스나이더 교수는 2019년 12월 독일 뮌헨에 체류하던 중 맹장염 때문에 미국으로 귀국했다. 그러나 그가 경험한 것은 신속하고 체계적인 치료가 아니라 병원 침상에 누워 옴싹달싹 못하는 자신의 처지였다. 그리고 이러한 와중에 그는 미국의 병폐를 목도한다.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미국의 의료보험체계는 무력하고 취약점이 많다. 의료보험과 국민연금 같은 공적체계가 보편화되고 일상적으로 작용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의료를 비롯한 미국의 사회 보장 제도는 민영화된 상태라 많은 이들이 혜택 범위 밖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질병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점에서 평등하다. 그러나 질병을 치료받는 과정은 평등과는 무척이나 거리가 멀다. 보편적인 인권의 가치는 자본이 지배하는 논리 앞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이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침상에서 "외로운 분노"를 경험한 스나이더는 그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여러 사람들의 연대를 주장한다. 비록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할 지 모르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합쳐진다면 분명 바뀔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질병 중에서도 코로나 같은 전염병을 대처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공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그리하여 치료는 소수의 계층에만 적용되는 특혜가 아니라 누구나가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되어야 한다. 스나이더의 이러한 주장이 한 사람 안에서의 외침이 아니라 사회 전체로 확대되어 나갈 때, 우리는 분명 보다 나은 세상을 살고 있을 것이다.   

 

 

*. 엘리 출판사의 서평단 모집 이벤트에 당첨되어 이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YES마니아 : 골드 t****3 2021.07.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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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받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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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알게 된다. 병원에 있는 내가 얼마나 무기력한지. 저자는 무력하게 있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분노한다. 분노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에게 치료받을 권리를 달라고.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악명이 높기에 한국의 독자인 내가 공감할 부분이 있을지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환자로서 무력하게 누워있을 수밖에 없는 저자를 보며 공감했었다. 내가 사람이 아닌 데이터로서 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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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면 알게 된다. 병원에 있는 내가 얼마나 무기력한지. 저자는 무력하게 있지 않고, 좌절하지 않고, 분노한다. 분노함으로써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에게 치료받을 권리를 달라고. 미국의 의료시스템은 악명이 높기에 한국의 독자인 내가 공감할 부분이 있을지 생각하며 책을 읽었다. 환자로서 무력하게 누워있을 수밖에 없는 저자를 보며 공감했었다. 내가 사람이 아닌 데이터로서 존재하는 기분. 의례적인 진찰이 나의 병에 대한 이해를 돕지는 않는다.

한 의사가 해명했듯, "기록은 본래 의도된 목적이 아니라, 청구서를 발행하고, 의료 서비스의 정도를 결정하며, 그 과정을 문서로 남기는 일에 이용된다. 기록의 본래 목적은 진찰, 진단, 그리고 치료 계획을 전달하는 것이었다. 우리가 하는 중요한 일이 진료비 청구에 포박되었다." - 176쪽

  책은 4부로 구성되어 있지만 나는 크게 2부분으로 나눠서 생각했다. 첫 번째 교훈과 두 번째 교훈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의료 현장에서의 나이다. 세 번째 교훈과 네 번째 교훈은 팬데믹 시대의 병원이다. '나'가 병원에서 겪는 상황에서 시작해서 사회로 문제점들을 확장해나가고 유럽 병원과의 비교로 대안점을 제시한다.

  코로나 시대를 건너면서 질병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 질병은 사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공적이다. 나의 고통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 사회 전체에 영향을 준다.

약을 먹지 않고 모든 것을 참고 견디는 상황에서 만사를 포기하고 약만 먹는 상황으로 미끄러진다. 삶이 고통과 알약 사이에서 영위된다면, 우리는 너무 많은 분노와 너무 부족한 공감, 너무 많은 고독과 너무 부족한 연대로 끝나고 말 것이다. - 70~71쪽

  사람이기에 요구한다. 치료받을 권리를 달라고.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s*******4 2021.07.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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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의 사유로 만나는 의료보장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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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민낯을 드러나게 만든 게 있습니다. 바로 미국 의료 시스템이었습니다. 2020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삶을 등졌습니다. 하필 저자가 입원한 시점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되었던 시점이었고, 팬데믹에 대한 대처가 엉망인 현장을 목도합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애초에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입원했던 이유도 상업적 의료 시스템으로 비롯된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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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이 민낯을 드러나게 만든 게 있습니다. 바로 미국 의료 시스템이었습니다. 2020년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삶을 등졌습니다. 하필 저자가 입원한 시점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되었던 시점이었고, 팬데믹에 대한 대처가 엉망인 현장을 목도합니다. 무엇보다 저자가 애초에 죽음의 문턱을 넘나들며 입원했던 이유도 상업적 의료 시스템으로 비롯된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이기에, 저자는 병상일기를 세상에 내놓게 됩니다.

 

티머시 스나이더는 인종말살, 나치 홀로코스트, 소비에트 공포정치 등을 주제로 20년간 20세기 참상들에 관한 글을 써온 역사학자입니다. 하지만 자유국가라 불리는 미국의 의료 시스템을 경험하고 나서 의료보장의 권리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나 봅니다. 무엇이 그를 분노하게 했을까요.

 

2019년 12월 29일 한밤중에 응급실에 가야 했던 티머니 스나이더. 12월 초 독일 출장 중 복부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했지만 퇴원 조치를 받았고, 미국으로 돌아와서 맹장염 수술을 하게 됩니다. 이때 이미 맹장이 터진 상태여서 간에도 염증이 퍼져있었지만, 수술 후 다음날 퇴원 조치를 받습니다. 그리고 휴가 중 몸 상태가 안 좋아져 병원에 갔지만 역시 다음 날 또 퇴원 조치를 받습니다. 그리고 결국 심각해진 상태로 응급실에 갔지만 역시 다음 날 아침까지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한 채 보냅니다.

 

2주 전 맹장수술 이력을 확인조차 하지 않는 초보적인 실수는 다음날에도 이어집니다. 쓸모없는 척수 검사를 받는 중에는 수련의의 휴대전화가 울려댄 탓에 정신산만한 의사의 모습을 봅니다. 결국 그동안 무시됐던 문제를 발견하며 간 수술을 받습니다. 이마저도 수술 후 처치에 문제가 생겨 또다시 간 수술을 받습니다. 여기서 그는 분노합니다. 의사나 간호사, 자신에게 분노한 게 아니라 의사들이 쫓겨 허둥대며 실수를 저지르게 되는 시스템의 본질에 분노합니다.

 

이런 일을 지인들이 알았을 때 재력과 연줄로 일찍 처치 받지 않은 것에 놀라워했을 정도라니 의료보장은 누구나에게 공평하게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합니다. 누구나 최소한의 비용으로 적절한 의료보장을 누릴 수 있는 것, 이게 그토록 어려운 일이라는 걸 현실적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미국에서 아프리카계 미국 여성이 낳은 영아의 사망률은 알바니아, 카자흐스탄, 중국 등 다른 70여 개국들보다 높다고 합니다. 팬데믹 초기에 대처 못한 미국은 15만 명 이상이 이유 없이 죽어갔습니다. 미국인은 비용을 댈 수 없어 치료를 회피합니다. 수천만 명이 의료보험이 없습니다.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자 의료보험마저 잃게 됩니다. 직장을 잃지 않기 위해 일터로 나간 탓에 감염은 확산되었습니다.

 

건강은 생존에 있어 너무나 기본적인 요소입니다. 의료보장에 대한 신뢰는 자유를 이루는 중요한 일부임에도 의료보장이 특혜가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보편적 권리여야 하는 의료보장에 대해 저자는 고민하게 됩니다. 우리 모두 다 더 나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죠. 미국의 상업적 의료 시스템은 숫자 놀음뿐이라고 비판합니다.

 

유대인은 인종적 폐결핵이라 부른 히틀러와 다를 바 없다고 합니다. 모든 인간은 질병에 걸릴 수 있으며 평등하게 치료받을 권리가 있음을 그리고 생산성과 이익성에 대한 판단 없이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치료받을 권리가 있음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1948년 세계인권선언문 25장에서는 "모든 인간은 의식주와 의료보장, 필수적인 사회서비스 등을 포함해, 그 자신과 가족의 건강과 복지에 합당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가 있다."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의료보장이 인권으로 여겨지지 않고 있는 현실입니다. 누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이라며 의료보장을 반대하는 정치인들이 많습니다. 그들은 정부가 제공하는 건강보험을 받으면서 말이죠.

 

한국의 의료보험은 민영 의료보험인 미국에 비해 나은 편입니다. 의료보장이 적절히 이뤄질 때 의사들은 처방전을 써주는 일 말고도 뭔가를 해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걸 가능하게 하고 권장하는 시스템이라면 고통과 약 사이에 수많은 의료적 보살핌의 대안이 존재할 수 있다고 합니다.

 

다른 사람들보다 덜 끔찍한 의료보장을 받는 것에 대한 상대적 만족감은 전체 시스템이 얼마나 엉망인지 들여다보지 못하게 된다고 경고합니다. 저자가 목소리를 높이게 된 이유입니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후퇴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신호가 바로 공중보건의 위기라고 짚어줍니다. "우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상업적 의료 시스템하에 놓여 있다."라며 책임을 전가하기만 하는 현 의료 시스템을 비판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요양원 사망자 누락 등 실리콘밸리의 빅데이터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미국인들은 지역공동체에 이미 창궐한 바이러스를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지역 언론의 쇠퇴로 정치가들과 기업들 간의 부적절한 관계를 감독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전국적 참사를 규명하지 못한 채 소셜미디어에서는 음모론만 퍼졌습니다. 그리고 상업적 민영의료의 권력 집중화는 의사들의 목소리를 약화시켰습니다. 개인 방호복을 일터에 가져왔다는 이유로 의사와 간호사가 해고되기도 했습니다. 병원 비축품 부족 사실이 드러났다는 이유로 말이죠.

 

"사실을 밝히는 사람들을 잃게 되면, 우리는 진실이라는 개념 자체를 잃어버릴 위험에 처한다." - 책 속에서

 

저자는 병원에서 분노와 함께 공감이라는 감정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병문안을 온 옛 친구들과 자원봉사자 등으로부터 받은 '다정한 공감'이 작동한 겁니다. 이 분노와 공감은 미국의 질병, 즉 육체적 병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 병폐라는 질병을 공론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왜 병상이 부족한지, 왜 수술 후 다음 날 퇴원하게 되는지, 왜 의사들을 만나기 힘든지 상업적 민영의료 시스템에서 풀어내는 <치료받을 권리>. 미국의 병폐를 드러낸 이 책을 읽으며 의료보장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본 시간입니다. 모두를 위해 분노하기로 한 저자 덕분입니다.

 


 

이달의 사락 l****5 2021.07.10.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