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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의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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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의 여자 문지스펙트럼 1-008 오규원 지음 문학과지성사   아주 오래 전, 학창 시절에 좋아하던 시를 오랫 만에 찾아보았다. 문득 돌이켜보니, 시를 찾아서, 시를 읽던 기억은 그 때 뿐인 것 같다. 늘 메마른 정서를 갖고 있던 나였기에... 참으로 오랫만에 시집을 들춰본다. 고양시 도서관 전체에서 이 시집을 하나 겨우 찾아냈다. 지난 주에 모임의 송년회 자리에서 시낭송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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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잎의 여자

문지스펙트럼 1-008

오규원 지음

문학과지성사

 

아주 오래 전, 학창 시절에 좋아하던 시를 오랫 만에 찾아보았다. 문득 돌이켜보니, 시를 찾아서, 시를 읽던 기억은 그 때 뿐인 것 같다. 늘 메마른 정서를 갖고 있던 나였기에... 참으로 오랫만에 시집을 들춰본다. 고양시 도서관 전체에서 이 시집을 하나 겨우 찾아냈다. 지난 주에 모임의 송년회 자리에서 시낭송의 시간을 가졌는데, 그 때도 이 시를 참으로 오랫만에 읊어 보았고, 또한 내일 독서모임에서 회원들에게 들려줄 시로 골랐다.

제목도 잘 생각이 안나서 한 참을 검색을 했다. '굴렁쇠를 굴리던 아이' 라는 시도 떠올랐는데, 이 시는 찾을 수가 없다. 안타까운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한 잎의 여자'를 생각해 냈으니 그나마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싶다. 이 시를 만나고 좋아했던 일이 분명 이 시집을 통해서가 아닌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하니, 어떠한 경로로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를 만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시인 오규원 이미지 오규원(1941~2007) 한국의 시인이다. 1968년 《현대문학》을 통하여 등단한 이래 20년간 서울예술대학 교수로서 신경숙을 비롯한 많은 문인을 길러냈으며, '날이미지'의 시론을 주창하는 등 한국 현대시에 뚜렷한 자취를 남겼다. 《분명한 사건》을 비롯한 10여 권의 시집과 시론집 등을 남겼으며, 현대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고 한다. 대표시로는 〈이 시대의 죽음 또는 우화〉〈한 잎의 여자〉 등이 있으며, 주요 작품으로는《이 땅에 씌어지는 서정시》(1982), 《하늘 아래의 생》(1989),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1999) 등이 있다.

 

한 잎의 여자 1-언어는 추억에 걸려 있는 18세기형의 모자다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한 잎같이 쬐그만 여자, 그 한 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 그리고 바람이 불면 보일 듯 보일 듯한 그 한 잎으 순결과 자유를 사랑했네.

 

  정말로 나는 한 여자를 사랑했네. 여자만을 가진 여자, 여자 아닌 것은 아무것도 안 가진 여자, 여자 아니면 아무것도 아닌 여자, 눈물같은 여자, 슬픔 같은 여자, 병신 같은 여자, 시집 같은 여자, 영원히 나 혼자 가지는 여자, 그래서 불행한 여자.

 

  그러나 누구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여자, 물푸레나무 그림자 같은 슬픈 여자.

한 잎의 여자는 이외에도 한 잎의 여자 2(언어는 겨울날 서울 시가를 흔들며 가는 아내도 타지 않는 전차다)와 한 잎의 여자 3(언어는 신의 안방 문고리를 쥐고 흔드는 건방진 나의 폭력이다)까지 이어서 시리즈로 발표를 한 것 같다.

누군가에게 이런 가녀린 여자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나도 우악스럽게 변해버린 내 모습이 싫지만... 어쩌랴, 이것도 현실인 것을...

2014.12.17.(수)  두뽀사리~

i***2 2014.12.1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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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적 인간 오규원에 대한 나의 이력
"수사적 인간 오규원에 대한 나의 이력" 내용보기
1948년 3월부터 그 해 9월까지, 남들이 넉넉히 세계일주라도 할 만한 기간동안 퐁주는 물 한잔을 들여다보며 지냈다. 물 몇 cc가 담긴 투명한 용기를 탐구하는 데 무려 6개월이나 바친 것이다. 그의 작업이 늘 그래왔듯이 그는 사물의 바탕을 찾아 들어간다. 물잔을 앞에 두고 물리학자가 되어보기도 하고 음향가, 사전학자가 되어보기도 하고 혀끝으로 물맛을 음미해보기도 한다.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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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3월부터 그 해 9월까지, 남들이 넉넉히 세계일주라도 할 만한 기간동안 퐁주는 물 한잔을 들여다보며 지냈다. 물 몇 cc가 담긴 투명한 용기를 탐구하는 데 무려 6개월이나 바친 것이다. 그의 작업이 늘 그래왔듯이 그는 사물의 바탕을 찾아 들어간다. 물잔을 앞에 두고 물리학자가 되어보기도 하고 음향가, 사전학자가 되어보기도 하고 혀끝으로 물맛을 음미해보기도 한다. 잔에 물을 비웠다가는 다시 채우고, 가만히 두었다가, 오래된 물에서 피어 오르는 물방울을 바라보기도 한다. 퐁주는 인내심을 가지고 자기 앞에 놓인 사물이 자신의 세계에 몰입하고, 자신을 표현해내기를 기다린다. 그러면 마침내 사물은 스스로의 침묵을 깨고 그의 두께로부터 해방되어 내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이것이 바로 퐁주의 창작 시나리오이다. (프랑시스 퐁주/박동찬 옮김, {일요일 또는 예술가}(솔, 1995) 中 뒷표지글에서) 오규원의 시세계는 사뭇 프랑시스 퐁주의 시에 대한 태도와 맞닿아 있다. 오규원의 시 속에서 퐁주를 연상시키는 시는 무척이나 많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1995년에 나온 그의 시집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에 나오는 [안락의자와 시]라는 詩가 가장 대표적이다. 내 앞에 안락의자가 있다 나는 이 안락의자의 시를 쓰고 있다 네 개의 다리 위에 두 개의 팔걸이와 하나의 등받이 사이에 한 사람의 몸이 안락할 공간이 있다 그 공간은 작지만 아늑하다…… 아니다 나는 인간적인 편 견에서 벗어나 다시 쓴다 네 개의 다리 위에 두 개의 팔 걸이와 하나의 등받이 사이에 새끼 돼지 두 마리가 배를 깔고 누울 아니 까마귀 두 쌍이 울타리를 치고 능히 살 림을 차릴 공간이 있다 팔걸이와 등받이는 바라을 막아 주리라 아늑한 이 작은 우주에도…… 나는 아니다 아니 다라며 낭만적인 관점을 버린다 안락의자 하나가 형광 등 불빛에 폭 싸여 있다 시각을 바꾸자 안락의자가 형광 등 불빛을 가득 안고 있다 너무 많이 안고 있어 팔걸이 로 등받이를 기어오르다가 다리를 타고 내리는 놈들도 있다…… 안 되겠다 좀더 현상에 충실하자 두 개의 팔 ...... (중략) 오 이것은 수천 년이나 계속되는 관념적인 세계 읽기이 다 관점을 다시 바꾸자 내 앞에 안락의자가 있다 형광의 ......(중략) 이건 어느새 낡의 의고주의적 편견이다 나는 결코 의고 주의자는 아니다 나는 지금 안락의자의 시를 쓰고 있다 ......(중략) 평의 시간 속에서…… 아니 나는 지금 시를 쓰고 있지 않다 안락의자의 시를 보고 있다 ({길, 골목, 호텔 그리고 강물소리} 중 [안락의자와 시]. 강조와 밑줄은 필자의 것) 오규원의 시세계가 상품 언어의 물신숭배에 대한 비판적 인식에서 출발한다면, 최근 그의 시경향은 사물 그 자체에 대한 현상학적 접근이 주류를 이룬다. 인간이 바라보는 시선이 아니라 현상 그 자체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시인은 조용히 사물을 관조의 시선으로 바라볼 뿐이다. 그래야만 사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오규원의 시집은 1987년에 나온 {가끔은 주목받는 生이고 싶다}에서부터 1999년의 {토마토는 붉다 아니 달콤하다}까지 모두 네 권이다. 그런데 최근 나는 그의 시들 중 대표적인 것만을 모아놓은 그의 대표 시선집인 {한 잎의 여자}을 구함으로써 이제 나는 다섯권째 오규원의 시집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은 마을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면서 마을버스에 실려 집으로 오면서 오규원의 시들에 몰입하고 있다. '아, 그렇구나.' '맞아 바로 그거였어' 하며 나는 흐뭇해 한다. 시보다 소설이 낫다느니, 소설보다 시가 낫다느니 하는 말은 하고 싶지 않다. 단지 오규원이라는 시인을 모르는 이일지라도 그가 던지는 이 한마디에 귀기울만 하지 않을까? ...... 시는 추상的이나 구상的은 오해 마라. 시인은 병신이니 안 병신은 오해 마라. 지금 한국은 산문이다. 정치도 산문 사회 도 산문 시인도 산문이다. 산문적이기 위한 전쟁 시대, 시인 들이 전쟁터로 끌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끌려가는 시인의 빛 나는 제복, 끌려가지 못하는 병신들만 남아 제복도 없이 아, 시를 쓴다.

[인상깊은구절]
침묵의 가시적 육체 아니 침묵의 광물질적 실존
c******k 2000.05.15.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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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의 모더니즘 시인.
"이 시대 최고의 모더니즘 시인." 내용보기
시의 서정성에 대항하는 모더니즘 계열의 시는 신선하고 당차다. 그러한 모더니즘 계열 시인들의 선봉장에 선 시인은 바로 오규원 시인이다. 때론 그의 시에 서정성이 베어있기도 하다. 아주 서릿발이 선 날과 같은 이미지로 말이다. 그는 언어와 싸우는 시인이다. 문학은 도구인 언어로 인해 쓰여지기 때문에 그는 언어를 연구하고 언어로 시 자체도 풍자한다. 이 시선집은 그의 초기시
"이 시대 최고의 모더니즘 시인." 내용보기
시의 서정성에 대항하는 모더니즘 계열의 시는 신선하고 당차다. 그러한 모더니즘 계열 시인들의 선봉장에 선 시인은 바로 오규원 시인이다. 때론 그의 시에 서정성이 베어있기도 하다. 아주 서릿발이 선 날과 같은 이미지로 말이다. 그는 언어와 싸우는 시인이다. 문학은 도구인 언어로 인해 쓰여지기 때문에 그는 언어를 연구하고 언어로 시 자체도 풍자한다. 이 시선집은 그의 초기시부터 최근작까지 실려있기때문에 오규원 시인의 여러시들을 두루 살펴볼수가 있어서 즐겁다. 기발한 발상아래 시의 본질을 진지하게 느끼고 싶다면 오규원 시인의 시를 권하고 싶다.
g******g 2003.11.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