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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대한 또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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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토니오 크뢰거', '베니스에서 죽다' (혹은 '베니스에서 죽음'), '트리스탄'은 예술인 특유의 예민한 감성, 탐미주의 등을 잘 보여주고 있는, 이미 잘 알려진 토마스 만의 단편들이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이 인상적이였던 것은 위의 작품들 때문이 아니라, 그 뒤에 실린 짤막짤막한 단편들 때문이다. 분위기가 다들 비슷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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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실린 '토니오 크뢰거', '베니스에서 죽다' (혹은 '베니스에서 죽음'), '트리스탄'은 예술인 특유의 예민한 감성, 탐미주의 등을 잘 보여주고 있는, 이미 잘 알려진 토마스 만의 단편들이다. 개인적으로도 매우 좋아하는 작품이고 말이다. 하지만 이 책이 인상적이였던 것은 위의 작품들 때문이 아니라, 그 뒤에 실린 짤막짤막한 단편들 때문이다. 분위기가 다들 비슷비슷하다고 볼 수 있는 작품들인데, 앞에 실린 세 작품에 비해 매우 짧은 작품들이고, 나로서는 평소 잘 들어보지 못했던 것들이였지만, 이들을 읽고 난 얼마 후까지도 그 작품들 특유의 분위기와 장면들이 내 머릿속을 꽉 채웠다. 이것은 순전히 나만의 생각이지만, 이 작품들은 사람들의 삶을 인간의 본성과 결부시켜 다루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인생의 긍정적이거나 혹은 부정적인 어떤 면만을 보여주려 하기보다는, 매우 포용적이고 자연스러운 시선에서 작품을 그려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것은 매우 의외라고 생각이 되었는데 ‘토니오 크뢰거’ 나 ‘베니스에서 죽음’ 등을 읽으며 토마스 만의 문체적 이미지를 굉장히 예민하고 어딘지 모르게 염세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것으로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아래의 단편들 중 물론 ‘어둠의 장막 속에서’와 같은 비극도 있지만 대부분은 인간 본연의 모습을 선량하고 건강한 것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그러한 예로 가장 인상적이였던 것이 ‘아아네와 암소’ 로서 오랜동안 같이 지내온 암소에게 아아네가 베푸는 소박한 배려를 보며 강자가 약자에게 베푸는 친절과는 다른 느낌의 서로에 대한 믿음이 존재하는, 이런 것이야 말로 참된 휴머니즘이라고 하는 것인가 싶었다. 하지만 이 단편들 속의 인생이 이런 미담과 같이 아름다운 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들 속의 인생들은 자신의 감정을 쉽게 추스릴수 없음으로 인해 비극을 만드는 나약하고 불안한 모습도 함께 지니고 있으며, 그들의 둘러싼 주위 환경도 그들에게 때로는 매우 가혹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중에도 건강한 삶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고,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며 딱히 말할 수 없지만 사는 것이란 건 그런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모습이 각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끝내 자신의 행복을 쟁취하는 마치 영웅과 같은 모습으로 그려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물론 서민들이지만 자신의 인생을 포용하고 타인을 배려하며 너그럽게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다웠던 것이다. 이 작품은 인물들이 특별히 개성있는 인물들도 아니고, 스토리에 특별한 굴곡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시골 속에서 자연을 배경으로 한 그들의 과장없이 표현된 삶의 굴레들과 그 속에서 싱싱하게 살아있는 인간성을 발견하며 그 여운에 오랫동안 잠겨볼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 느낌을 제대로 설명하기엔 내 문장력이 한참 모자라서 이런 글을 쓰고 나니 정말 부끄러울 뿐이다. 또한 첫출판 시기가 약간 오래된 책이라 세련된 양장본을 좋아하는 내게는 책상태가 썩 마음에 들지않았고, 번역도 약간 어색한 부분도 있는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한번 읽어봄직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l******u 2002.01.12.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토니오크뢰거: 예술가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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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4부에서, 이제 장성하여 시인인 된 토니오 크뢰거가 여자 친구이자 화가인 리자베에타에게 묻는다: 예술가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요? 글쎄, 지난 세기 초반의 유럽 소설은 아직 저러한 격조 있는 질문을 던졌던 것인데, 토니오는 자기가 묻고는 그냥 자기가 답하고 만다. 즉슨,   '그것은 천분이다'라고 비교적 예술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겸손하게 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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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4부에서, 이제 장성하여 시인인 된 토니오 크뢰거가 여자 친구이자 화가인 리자베에타에게 묻는다: 예술가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일까요?

글쎄, 지난 세기 초반의 유럽 소설은 아직 저러한 격조 있는 질문을 던졌던 것인데, 토니오는 자기가 묻고는 그냥 자기가 답하고 만다. 즉슨,

 

'그것은 천분이다'라고 비교적 예술가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들은 겸손하게 말합니다. ... 누구 한 사람도 이런 경우의 '천분'이라 함은 어쩌면 극도로 최악의 조건에서 생긴 극도로 불안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 대담하게 결론 짓는다면, 시인이 되려면 일종의 형무소살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소설의 앞부분 그러니까 3장 말미에도 비슷한 말이 있다: 원래 좋은 작품은 생활에 쪼들리고 억압을 받는데서 비로소 나온다는 것을 모르는, 자기를 살리고는 일을 할 수가 없고 완전한 창조자가 되려면 자기를 죽여한 한다는 것을 모르는 무리들이다.

 

이와 같이 완전 부담스럽기 짝이 없는 예술가관을 갖고 있는 토니오 크뢰거는 어릴 적부터 남다른 사랑을 하고 있는데, 열 네 살 적에는 동급생인 남자 친구 한스를, 열 여섯 살 적에는 사교계(정확히는 댄스 교습장) 등에서 마주치게 되는 금발미인 잉게가 그 대상들이다. 나중에 토니오가 명색이 시인이 되어 휴양 겸 재충전 겸 떠난 덴마크 여행지에서 저 둘과 재회 아닌 재회를 하기도 하지만, 토니오의 사랑의 방식은 어쩐지 좀 어색한 점이 있다. 아무려나 토니오 크뢰거의 저러한 부담스러운 예술관과 사랑의 방식은 이른바 낭만주의 예술가들의 생각과 일맥상통하는 것인지 좀 연구해볼 일이다. 다만, 토니오의 '개인관'은 최소한 영국 낭만주의 시인들의 개성적 개인관과 통하는 면이 있어 보이긴 한다:

 

왜 나는 이렇게 유별나고, 무엇에나 충돌을 좋아하며, 선생들과도 타협이 안되고, 다른 애들과 잘 어울리지도 못하는 외톨이가 되었을까? 다른 애들을 봐라. ... 누구가 생각할 수 있는, 누구나 큰 소리로 입 밖에 내놓을 수 있는 것만 생각한다. (1부)

 

토마스 만의 <토니오 크뢰거>는 짧은 양에 비해서는 참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소설이다. 문학과 예술과 사랑에 대해서 특히 그렇다. 또한 지난 세기의 아름다웠던 독일 도시들의 정경과 고고했던 작가적 풍모가 흥미롭다. 이를테면 토니오가 덴마크로 떠나며 여자 친구에게 "그 곳에서 나오는 책을 그 곳에서 읽으려 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주 그럴듯하게 보인다.

 

아무려나, 번역만 좀 잘 되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최근에는 공들인 번역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에 청목출판사의 이 책을 읽을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여튼 아쉬운 것이다. 각별히 소설의 말미, 토니오가 덴마크에서 리자베에타에게 보낸 편지의 글들은 어쩌면 이 소설뿐만 아니라 토마스 만과 독일 문학에 있어서 중요한 텍스트일 텐데 우리말로는 별 감흥 없이 전개되고 있는 듯하여 안타깝다!

r******a 2012.06.0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