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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에서부터 이어지는 면지의 몽환적인듯한 보랏빛이 참 좋다. 산인듯 하늘인듯 경계가 지어져 있지만 그 안을 빛으로 채운 듯 보이는데 빨간 해 같은 것이 공중에 떠 있다. 속표지에는 나무 가까이 빨간 해 같은 것이 내려와 있고 점점 더 꼬마곰에게 가까워진다.
낮잠을 자고 있ㄷ가 일어난 곰에게 보이는 하늘의 빨간 점 하나. 그 점은 더 가까이, 더 크고 더 둥글고, 더 빨갛게 변하더니 마침내 진짜 모습을 드러낸다. 풍선을 본 적이 있는 우리는 풍선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꼬마곰은 생전 처음 보는 것이었다. 호기심 가득한 꼬마곰은 잡으려고 하지만 닿을랑 말랑한 빨갛고 둥근 것은 잡히지 않는다. 살아있지 않지만 살아있는 듯 착각을 일으키는 빨갛고 둥근 것은 꼬마곰이 걸으면 따라 걷고, 춤추면 따라 춤추기도 한다.
다음 날 아침, 꼬마곰은 빨간 친구에게 주위를 구경시켜 주려고 한다. 하루 사이에 빨갛고 둥근 것에서 빨간 친구가 된 풍선의 변화는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된다. 애착을 가지고 아꼈던 인형이 있었기에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다. 꼬마곰은 빨간 친구에게 꿀을 찾아 올라가는 나무와 데굴데굴 구르는 언덕과 끙끙 똥 누는 곳도 알려 준다. 얼마나 친한 친구라 생각했으면 똥 누는 곳도 알려 주는 것일까? 웃음도 나면서 거리낌 없이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어하는 꼬마곰의 사랑스러움을 만끽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였다.
꼬마곰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빨간 친구이지만 미소로 답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표현하고 있다. 너무나도 좋아서 꼬옥 안고 싶어 앞발을 뻗는데 그만 풍선은 빨간 조각들이 되어 버린다. 간절한 마음으로 예전처럼 끈을 잡고 춤을 추려고도 해 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자 꼬마곰은 자기를 자책한다. 그것이 소중한 것을 잃거나 혹은 다치게 하는 실수를 하게 되면 얼마나 자책을 하게 되는가.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포근한 달빛을 덮고 누워 까무룩 꼬마곰은 잠이 든다. 꼬마곰은 다음 날 아마도 한 뼘 더 성장해 있을 것이다. 아들과 함께 읽으면서 꼬마곰이라면 어떨 것 같냐고 묻자 오랫동안 슬퍼할 거라고 하였다. 그때는 달처럼 함께 해 줄 것임을 약속하며 책을 덮었다
-이 도서는 제이그림책포럼에서 지원 받은 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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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작가의 손을 떠나면 독자에 의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는 것 같다. 100명이 읽으면 100개의 작품이 되는 건 아닐까? 낮잠을 자고 일어난 꼬마곰에게 둥글고 빨간 친구가 은빛끈을 매달고 온다. 꼬마곰은 빨간 친구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가장 행복한 순간에 사라진 친구. 난 보름달의 말로 위로를 받았다. 꼬마곰에게 온 빨간 친구처럼 우리에게도 선물같은 해피가 있었는데, 우리 잘못으로 해피를 잃었다. 자책하고 슬퍼하는 요즘, 보름달이 꼬마곰에게 속삭인 말은 내가 듣고 싶던 말이었나? 이 부분에서 오열하고 말았다. 꼬마곰이 극복한 것처럼 우리 가족도 꿈 속에서 해피와 다시 춤출 수 있을까? 이제 빨간 친구는 사라지고 없지만, 은빛 끈에 매달린 아름다운 추억은 남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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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빛을 뿜어내고자 지구의 자전을 거스르듯 어둠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한쪽에선 달이 떠올랐네요. 꼬마곰과 달이라는 책을 펼치는 순간 일몰 감상이 취미인 제가 가지고 있던 이 사진들과 너무나 닮아 있는 면지가 눈에 들어옵니다.
늘어지게 낮잠을 자고 일어난 꼬마곰에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정체 모를 빨간 풍선 하나...
순간순간 너와 함께 하고 싶어~
나에게 누군가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것. 살아가다 보면 의도하지 않게 소중한 게 생기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가지고 있기도 하고 꼬마곰처럼 어느 순간 생겨나기도 하지요. 소중하다는 것은 잃었을 때 상처라는 흔적을 남기기도 해요. 그 상처가 너무나 깊어 평생을 안고 살아가기도, 잘 아물어 사라지기도 하지요.
상처받기 쉬운 아이에게 그리고 저에게 위로가 되는 한마디 “괜찮아 네 잘못이 아니야”. 꼬마곰과 달이라는 책 표지만 보고 귀엽고 아기자기한 이야기가 펼쳐질 거라 생각했던 저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아이가 실수했을 때 저의 잘못으로 일을 그르쳤을 때 꼭 꺼내봐야 할 책인 것 같아요. 실의에 빠져 마음 추스르고 있던 저에게 좋은 책 읽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이포럼 서평이벤트에 당첨되어 봄의정원 제공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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