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권을 읽다보면 드디어 주인공과 빌런이 등장한다는 느낌이 든다. 도스토옙스키의 본연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머리를 울리는 대사의 향연과 왜 이 책이 작가의 최고 소설 중 하나가 될 수 있는지 알 수있다. 최고의 정치소설일 수 도 있지만 인간이란 신이란 무엇인가의 아주 작은 해답이 보이는 듯 하다. |
| 이 소설을 가장 매력적이고 대작으로 만든 인물 두 사람은 주인공인 니콜라이 스타브로긴과 주변인물 중 하나인 키릴로프인데, 각각 '무(無)'와 무신론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스타브로긴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무(無)의 인물로써, 주변의 인물들에게 각기 다른 특정 사상을 주입함으로서 그들 각각을 일종의 실험 대상으로 삼는다. 그는 그가 영향을 준 인물들을 서서히 파멸시키고 결국 스스로도 파멸하지만, 정작 니콜라이 본인은 특정한 사상을 직접적으로 밀어붙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무'라는 단어가 가장 걸맞는 인물로 그려진다. 키릴로프의 경우 '인신 사상'이란 특이한 사상을 가지는데, '자살을 통하여 죽음에 대한 공포를 극복하여, 스스로가 신의 위치에 선다.'라는 사상으로써 작중 마지막에 이러한 사상을 지키기 위하여 자살한다. |
|
시종일관 경악할 만한 사건이 이어지고, 추악하고 어리석은 인간군상의 절망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좀 더 강경한 이상주의자들은 자신의 이상을 위해 자신의 생명조차 바칠 준비가 되어있다는 듯한 기세로 세상을 향해 돌진하기도 한다. 그 신념이 설사 스스로를 속이는 자기기만에 불과할지라도 그들은 자신의 신념을 절대적으로 긍정하면서 추호의 의심도 없이 질주하곤 하는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의 전매특허인, 밑바닥 인생의 철저하게 사실적인 묘사가 돋보이는 작품. |
|
아시다시피 도스토예프스키는 애초에 뾰뜨르와 같은 사람들을 비판하고자 이 책을 썼으므로 마을이 악령에 휩싸이는 가운데에도 그의 조소와 풍자가 읽는 내내 들리는 것 같았다. 또한 뾰뜨르의 모티브가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인 ‘네차예프‘라는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네차예프 역시 뽀뜨르와 마찬가지로 과격한 혁명적 사상을 가진 사람으로, 오로지 ‘혁명‘이라는 이름 하에 살인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죄와 벌‘에서와 마찬가지로 도스토예프스키는 사람보다 이념을 중요시한 자들이 어떻게 되는지 여기서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비록 러시아는 도스토예프스키가 바란 데로 흘러가지 않았지만 어느정도의 미래는 예견했다고 본다. 작중 누군가가 말했던 것처럼 ‘이 세계란 아무리 치료를 해봐도 완치될 수는 없는 것이니까 아예 과격하게 1억 개의 머리를 싹뚝 잘라 내고 이로써 자신의 짐을 더는‘과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으니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