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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작가 싼마오를 떠올리면 나는 전혜린이 생각난다. 싼마오는 43년생이고, 전혜린은 34년생이다. 둘 다 모두 독특한 나르시시즘을 소유한 언어 천재였고 안타깝게 요절한 수필가였다. 싼마오는 48세에, 전혜린은 31세에 세상을 떴다. 둘의 죽음엔 모두 수면제의 끔찍한 부작용이 깊이 얽혀 있다. 이외에도 타국에서 이국적인 정취를 바탕으로 '나다움'을 자유분방하게 표출할 수 있었던 타고난 노마드이면서 모국에 돌아와 대학에서 교수를 엮임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전혜린 사진에 이런 유명한 문구가 딸려 있다. "나는 그때까지 그러한 종류의 눈을 결코 본 적이 없었다. 강렬하게 번쩍이면서도 방항하는 듯한, 집중적이면서도 동요하는 그렇게도 정신적인 눈을." 이 표현은 싼마오에게도 무척 잘 어울린다. 유독 특이한 감수성과 정신세계를 지닌 예술가들에게 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둘 모두 이국 생활이 보다 적합한 유랑인이었다. 전혜린은 독일 뮌헨에, 싼마오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유학했다. 하지만 두 사람이 일상을 다룬 수필에서 보인 문체는 상반된다. 싼마오 문체가 유머감이 충만한 가정 시트콤을 연상케하는 명랑한 신변잡기쪽이라면, 전혜린의 문체는 진지하기 이를 데 없는 깊은 사색이 뿌리를 내린 묵중한 철학적 문체에 가깝다. 전혜린의 일기에서 도처에 깔린 짙은 우울감을 발견할 수 있듯이, 자칫 이국의 신혼생활을 유쾌발랄하게 다룬 싼마오의 글에서도 무심코 드러낸 우울감을 마주하게 된다. 싼마오의 우울증은 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던 소녀시절부터 시작된 고질병이었다.
"이따금 찾아드는 고독은 나라는 인간에게는 대단히 소중한 것이었다. 나는 누구에게도 내 마음을 다 열지 않았다. 호세는 내 마음속의 방을 들여다보기도 하고 앉아 있기도 하고 심지어 한자리 차지하기도 했지만, 나는 나만의 구석 자리를 갖고 있었다. 그것은 나의 것, 나 혼자만의 것이었다. 결혼도 그 구석 자리를 없앨 수는 없었고 나의 동반자에게 전부 열어 보일 필요도 없었다."(271쪽)
작가는 종종 글로 작가의 이미지를 창조해낸다. 작가 천핑은 낙관적이고 유머스럽고 다정다감한 '싼마오'라는 천방지축 캐릭터를 창조해냈고 연기했다. 작가가 비록 글을 통해 자신의 내면 세계를 바깥 세계에 투영한다고 하지만 이는 솔직한 맨얼굴 이미지가 아닌 자기가 평소 쓰고 싶었던 가면을 갖다 쓴 희망사항일 수도 있다. 소설가만 허구의 인물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수필가도 그럴듯한 자아의 이미지를 빚어내는 것이다. 싼마오가 바로 그런 반짝거리는 이미지의 성공적인 결과물이었고, 그런 가공의 이미지가 짙을수록 천핑의 내심은 더욱 어두워져 갔을 것이다. 특히 남편 호세의 잠수 사고로 인한 사별의 스트레스가 무척 컸을 것이다.
여성의 삶에서 사랑과 결혼이 차지하는 비중은 남다르다. 싼마오는 1973년 북아프리카의 서사하라에서 스페인 남자 호세(일명 '털보')와 결혼해 정착했다. 처녀작『사하라 이야기』가 사하라 사막을 배경으로 신혼생활을 위트있게 그려냈다면, 후속작『허수아비 일기』는 내전을 피해 사하라 사막을 떠나 북아프리카 부근 대서양에 있는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에 귀착한 "두 번째 집들이" 이야기다. 카나리아 제도 섬은 우리에게 매우 낯선 곳인데, 스페인령이긴 하지만 정작 스페인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고 스웨덴 같은 북유럽 사람들이 휴가를 보내거나 퇴직하고 여생을 보내는 그런 휴양지다. 내용은 신혼생활과 이웃에 얽힌 희로애락의 해프닝을 다루는데, 북유럽 노인 이웃들 이야기, 호세의 직장 동료 이야기, 털보와의 결혼 생활에 대한 단상, 악랄한 꽃장수 할머니 소동, 신혼집에 놀러온 시댁 식구 보살피기, 카나리아 제도 유람기 등이 소개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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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과의 첫 만남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싼마오의 에세이 시리즈 중 하나인 『허수아비 일기』를 받아 본 순간,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나왔던 손발이 오그라드는 명대사가 떠올랐다. 왜냐하면 책 표지 색상이 드넓은 바다를 연상시키는 에메랄드 빛 민트색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책에 대한 나의 첫인상은 대서양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청량감이 넘친다. 책 사이즈도 적당한 게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이 너무 좋다. 정말 딱 내 스타일이다.
§ 간략한 책 소개 『허수아비 일기』는 총 12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싼마오의 에세이집은 책의 장르가 소설이었나 싶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흥미진진하다. 작년에 읽었던 싼마오의 『사하라 이야기』는 밝고 유쾌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어둡고 슬픈 이야기도 수록되어 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마음이 아픈 후유증에 시달렸다. 반면, 올해 읽어 본 『허수아비 일기』는 대부분 즐거운 마음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내용이라 마지막 책장을 덮은 이후에도 기분 좋은 여운이 계속 남아 있어서 이 부분이 참 매력적이다.
§ 작가에 대한 평가 싼마오는 자유로운 영혼, 천방지축 말괄량이, 중국의 한비야 등 여러 가지 다양한 수식어로 소개되곤 한다. 하지만 나는 싼마오라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21세기형 현모양처가 아닐까 싶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물러서는 게 아니라, 현명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적응력을 보여줌으로써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전파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여전히 중국인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 인상 깊은 내용 싼마오와 그의 남편 호세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다보면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풍겨서 정겹다. 갑자기 친정 식구들이 보고 싶다고 남편에게 말도 없이 비행기 타고 타이완으로 떠나버리는 싼마오, 여기에 질투심 유발 작전을 펼쳐 맞서는 호세. 둘 다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게다가 아무리 천방지축 자유로운 영혼인 싼마오도 호세의 가족들 앞에서는 순한 양이 되어 쩔쩔매는 모습을 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며느리에게 시월드는 참 어려운 곳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이 밖에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더 많지만, 직접 읽어보아야 제대로 실감할 수 있으니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강력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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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마오의 ≪사하라 이야기≫를 너무나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었어요. 아직도 책장에서 가끔~꺼내서 재미있게 읽었던 제가 좋아하는 몇가지 에피소드를 들추어 다시 읽곤 해요.
싼마오의 필체는 뭐랄까... 제 곁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는 듯 실감나고 생동감 넘칩니다.글을 읽다보면 하나하나의 에피소드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듯 눈앞에 훤~하게 그려지지요. ≪사하라 이야기≫에서 처럼 이번에 읽은 ≪허수아비 일기≫ 역시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마치 제 눈앞에서 시트콤 처럼 그대로 그려지는 신비함을 또 한 번 느꼈어요.
원래 살았던 사하라에서 카나리아 제도로 이사오는 내용으로 책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싼마오는 사하라 사막에서 살았던 것 처럼 이웃들에게 많은 것을 베풀지도 않고 자신들만의 삶을 살며 이웃들과는 절대 친해지지 않겠노라 맹세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본성이 어디 가겠나요? 싼마오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이웃들을 알게 되었고 친하게 되지요. 그 과정이 그려진 것을 보면 정말 너무 재미있습니다. 글이 너무나 유쾌하고 생동감이 느껴져서 읽다가 정말 육성이 제대로 터지는 경험을 여러번 했답니다. 아무리 재미있는 글이라도 글은 글이지... 제가 그렇게 소리까지 내어가며 웃은 적은 정말 없었는데 싼마오의 이야기는 가슴 그대로 전해집니다. 싼마오의 따뜻하면서 유쾌발랄한 성격은 어디를 가도 주목을 받고 사람들에게 말하지 않아도 따뜻함을 전해주어 마음을 나누는 이웃들이 생길 수 밖에 없겠더라구요.
저는 여러가지 에피소드 중에 싼마오가 갑자기 친정인 대만으로 갔을 때 남편 호세가 싼마오에게 편지를 쓴 이야기가 정말 재미있었어요. 편지의 내용이 하나하나 소개가 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싼마오에게 돌아오라며, 빨리 돌아오라며 애원하듯 쓴 편지 내용을 보면서 아유, 애기 같이 왜 이리 보채~~ 했는데... 점점 싼마오를 화나게 만들만한 상황을 만들면서 너무나 멀리 있는 싼마오를 살살 약올려서 싼마오를 결국 폭발하게 만들어 부부가 살던 카나리아 제도로 돌아오게 만드는 과정을 보고 진짜 혼자 침대에 앉아 읽으면서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싼마오도 유쾌하고 생활이 시트콤 같은 여인이지만 그녀의 남편 호세 역시 그녀 못지 않게 자유 분방하고 솔직하고 멋진 사나이더라구요. 남편 호세의 이야기는 책 맨 마지막에 '털보와 나'에 좀더 나오는데 읽고 있으면 부부는 정말 이렇게 만나야 하는 구나.... 이런 마음 가짐으로 서로를 인정해주고 그 속에서 표현하지 않더라도 끈끈한 사랑으로 이어갈 수 있는 거구나..느끼기도 했네요.
열받는 장면들도 간간히 나옵니다. 특히, 호세의 시어머니와 누나 가족들이 이 부부의 새집으로 갑자기 들이닥쳤을 때의 이야기를 보면, 아... 그 시대 그런 자유로운 영혼도 시집살이라는 구렁텅이에서 헤매고 있는 모습을 보며 제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까지 들 정도 이지요. 그런 과정들이 정말 생동감있게 잘 묘사되어 있어서 제 일인 마냥 더욱 더 빠져들게 된 것 같기도 하네요^^
싼마오와 호세의 스토리는 호세의 사고로 해피앤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유로운 영혼의 유쾌 발랄한 그녀와 그의 이야기가 싼마오의 유려한 필체로 이렇게 남겨져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또다른 카타르시스를 남겨주고 있음에 또다른 해피앤딩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동안 칙칙하고 답답한 제 생활에 이런 활력이 넘치는 책을 만나게 된 것이 얼마나 행운인지요^^ 덕분에 다시 조금씩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제 삶에 또다른 원동력이 되는듯 해요.
어렵지 않은 내용이라 중1인 저희 첫째에게도 읽어보라 권했어요. 아이도 정말 깔깔~ 웃으며 보게 될거라 장담합니다. 그 속에서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또다른 시각으로 보면서 배우는 것도 분명히 많을 거 같고요^^
*이 서평은 이마녀 중국어수프 까페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보고 성실히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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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충실히 살겠다고 종종거리고 있을 때도 많다. 지금 이 자리에서 버티지 않으면 왠지 루저가 되는 것 같아서, 자존심이 상하는 것 같아서, 즐기는 마음보다는 버티는 마음이 클 때가 있다.
퍼레이드 행렬은 여태 흩어지지 않았고 거리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그때까지도 자신들의 열정을 완전히 불사르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었다. 이토록 삶을 뜨겁게 사랑하며 맘껏 누리고 저토록 솔직하게 마음을 활짝 여는 또 다른 민족을 보며, 고난과 상처의 오천 년 역사를 짊어진 중국인인 나는 깊은 감동에 젖어 들었다. -중략- 나는 인간의 본성이란 커다란 고통에 맞서 끝없이 인내하고 희생할 때 찬연히 빛난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이 쾌락 속에서 너무도 감동적이고 아름다운 또 다른 빛깔을 보았다. 어찌 쉼 없이 일해야만 보람차고 의미 있다 할까? 적당한 때에 쉬고 즐기는 것 또한 인생에서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 아닐까? <허수아비 일기> 카라리아 제도 유람기 중에서 가끔 가는 여행도 경비 문제와 해외여행을 즐기지 못하는 남편의 성격 때문에 온 가족이 함께 가지 못하였다. 아이들과 나, 우리 셋만 다녀왔다. 지금은 코시국이라 어디로 떠날 엄두를 못 내고 있지만, 다음에는 꼭 남편의 코를 꿰어서 온 가족이 함께 떠나야겠다. 주말에도 시댁에 가서 밭일을 하는 효자 남편에게 '적당한 때에 쉬고 즐기는 것'에 대한 것을 알려주어야겠다.
싼마오와 호세의 알콩달콩 신혼일기를 읽으며, 우리의 생활도 돌아보니, 그리 무미건조했던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삶의 '희노애락'이 비슷하게 버무려져 있었지만, 싼마오처럼 애정하고 기록으로 남기지 못했던 것 같다. '사하라 사막'과 '카나리아 제도'라는 특별한 곳에서의 일상도 우리네 삶의 모습과 비슷하다. 하지만 그 모습을 사랑의 눈길로 바라보고, 깊은 사색을 통한 싼마오의 따스한 목소리로 풀어내었기에, 싼마오의 작품은 더 특별한 것이다! 생활이 힘들 때마다 싼마오의 작품을 들춰보며, 그녀가 나에게 주는 지혜에 귀 기울여야겠다. 젊은 나이로 요절하여 더 아쉬움을 남기는 작가 싼마오! 싼마오 작품이 국내 번역본으로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것이 힘들다면 "이마녀중국어수프"에서 더 많은 원서들을 판매해주었으면 좋겠다!
지나북스 덕분에 절판되었던, 싼마오의 세 작품들 잘 읽어보았습니다. 〔지나북스의 서평단 활동으로 도서를 지원받았으나, 주관적인 의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허수아비일기 #지나북스 #싼마오 #사하라이야기 #이마녀중국어수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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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그 중에서도 에세이를 읽기 전 작가 소개를 가급적 읽지 않는 편이다. 소개에 제시된 작가의 배경이나 삶이 에세이이를 해석하는 테두리를 형성하여 나의 감상의 폭을 제한시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글을 먼저 읽은 후 작가에 대해 찾아보며 이런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생각해 보고 한다. 그리고 그게 나의 감상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는지도. 이번에는 처음 접하는 작가인 데다가 책을 출판하신 대표님의 작가에 대한 추천도 인상적이었어서 작가 소개글을 먼저 읽고 책을 읽었는데, 역시나 먼저 읽지 말았어야 했다. 이번에는 다른 이유였다. 책에서 싼마오는 삶의 찬란함과 하루하루의 일상을 통해 뜨겁게 느끼고 사랑하고,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데 그녀가 이 세상에 없다는 사실이 자꾸 나의 감상을 침범해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렇게도 인생을 사랑하고 마지막 순간이 찾아오지 않기를 바랐고, 그녀에게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겠지만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을 사랑했던 그녀가 어쩌다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먼저 간 남편 호세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일까. 에세이 속의 작가가 실제로 살아있기를 이만치도 절실히 바란 적도 없었다. 해외에 가는 것 조차 쉽지 않았던 시절 사하라에서 결혼하여 <사하라 이야기>를 쓴 후 카나리아 제도로 정착하며 그녀에게 새로운 나날이 펼쳐진다. . 카나리아 제도라는 배경이 이국적인 감성을 자아내면서도 그 안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겪고 느낀 이야기들은 지금 우리의 일상속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경험들이다. 즉, 그 나날은 소소하리만치 일상적이면서도 때로는 폭풍우가 몰아치듯 격정적인데, 이 모든 것이 새로운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사람에 대한 애정에서 비롯되었으리라. 코로나19로 어딘가로 갈 수 없는 나날을 보내면서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고 계속 정체되는 것 같아 하루하루가 불안했던 내 자신에게 생동감을 선사해 주었다.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필요했을 시간과 삶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스스로 생을 마감한 작가의 글을 읽으며 했다는 게 아이러니하면서도 가슴 한 끝이 여전히 저려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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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 그 가족들이 한달 동안 싼마오 집에서 묵고 갈 때는 싼마오 입장이 되어, 같이 분노하게 되었다. 이 책에서 가장 깊은 공감이 간 부분이다. 어쩜 시어머니는 동서양 다 똑같이 이렇게 시집살이를 시킬까 싶었다는 .... 남자들 어쩜 이렇게 동서양 똑같이 무책임할까 싶고..왜 다 착한 아들 콤플렉스에서 못벗어나나 싶고...결혼 전에는 속 썩이는 아들이었다가 결혼 하면 왜 하나 같이 다 착한 아들 흉내를 내고 실어할까..그것도 자기가 아닌 아내의 헌신을 발판 삼아 말이다. 싼마오는 이런 웃픈 현실을 어쩜 이렇게 생생하고 절절하게 묘사했을까 싶었다. 나도 이런 기분 느낄 때가 많은데 그냥 억울하다고만 생각하지 이렇게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할 줄도 모르고 뭐가 문제인지 냉정하게 분석도 못하는데.. 작가님 좀 멋진 듯! 친구 부부의 이야기를 소설 처럼 쓴 부분도 인상 깊었다. 사랑이 뭐지? 자기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게 사랑인가? 나는 내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매력을 가진, 좀 까탈스럽지만 정이 많은 쎈 언니의 다른 책도 찾아 읽어 보고 싶어졌다. 인생이 좀 불행했던 작가라고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의 그녀는 아주 행복해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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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원히 살고 싶었다. 영원히 이 세상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25p
이 구절이 역설적으로 느껴져서 마음 한쪽이 찌르르 했다. 그렇게 영원히 살고 싶어하던 싼마오였는데..
<허수아비 일기> 첫 장은 스페인 바닷가 마을에서 싼마오 자신은 될 수 없었던 노인의 시간을 살고 있는 사람들과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나온다. 그 노인들을 통해 삶의 통찰을 느끼면서 영원히 살고 싶다고 말해놓고는 싼마오는 노인이 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바닷가 마을의 생활 이야기들은 늘 그렇듯 너무나 싱그러웠다. 여전히 말괄량이 같은 싼마오와 그의 귀여운 남편 호세. 싼마오가 타이베이로 가출(?) 하고 나서 장모님께 구구절절 편지를 썼을 때는 어찌나 사랑스럽던지..사랑하면 닮는다더니 호세의 문장력도 만만치 않았다. 처음에는 그렇게 구구절절하더니 싼마오가 돌아오지 않자 점점 협박으로 변해가고 둘 사이에 질투라는 감정이 오고가는 이 부분도 보통 일상의 나날들 처럼 느껴져서 읽는 내내 즐거웠다. 오고 가는 편지 속에 두 사람의 감정 변화가 너무나 유쾌하고 산뜻했다.
얼마나 귀여운 부부인가.
세상일이 어떻게 다 분홍분홍만 할까 싶은데 싼마오 작가는 분홍스럽지 않은 일도 유쾌하게 쓰는 재주가 있다. 사실 뭔가 남들과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아서 늘 당차고 씩씩할 것 같은데 <허수아비 일기>에서는 싼마오의 소소한 일상들이 많이 그려져서 좋았다. 시집살이 하는 싼마오 ㅋㅋ 복권 사려고 돈 모으고 실망하는 싼마오. 그 상상의 스케일이 어찌나 크던지.. 등등
사실 싼마오하면 그녀의 인생 자체가 독특한 스토리라서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는데 이번 책에서는 평범한 일상이어도 싼마오가 이끌어내는 그녀 자체로서의 매력이 더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렇게 평범하고 소소하게 살아줘서 뭔가 그게 더 뭉클했다.
나는 싼마오 소설을 읽다보면 늘 우중산책을 하는 기분이 들곤 했다.
빗물이 만들어낸 웅덩이들 속에는 익숙한듯 낯선 세상이 여러 빛을 내며 담겨있고 높은 건물의 네온사인은 흐릿한 안개속에 파묻혀 글씨가 번지고 또 번진다. 평소라면 그 끝을 알 수 있는 그 건물들의 모서리는 수묵화처럼 뭉툭하게 닳아있어 그 끝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싼마오의 소설은 내게 있어 꿈처럼 아득한 한 폭의 우중산책 같은 그런 그림같은 책이었다.
하지만 이번 <허수아비 일기>를 읽으면서 느낀 감정은 따사로운 봄날 어딘가에 나른하게 기대 앉아 내내 흐뭇한 미소로 싼마오와 호세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면서 읽었다. 그들의 끝이 얼마나 혹독한 겨울이었는지 나는 모르겠으니 이토록 행복한 부부에게는 그저 봄날 같은 축복만 내리는 마음으로 읽었다.
이번 <허수아비 일기>를 읽는 모든 독자들 에게도 하얀 살구꽃 비가 내리는 나무 아래 평상하나 마련해 놓고 모두 옹기종기 앉아서 다 같이 읽으면 좋겠다라는 상상도 해봤다. ㅎㅎ
싼마오와 호세가 살고 있는 곳이 어딘지 모른다. 어딘지 모를 그곳이 그들이 감탄했던 라팔마 섬처럼 아름답고 하얀 살구꽃이 만발하기를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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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야 국제 결혼은 이제 흔한 현상이지만 1970년대 과거에는 국제 결혼은 쉽게 상상할 수 없었다. 1973년에 대만 사람인 저자 싼마오와 스페인 남자 호세와의 국제 결혼도 대단했지만 신혼 생활을 스페인도 아닌 사하라 사막에서 시작한 저자의 신혼 일기를 그려 화제를 모았던 『사하라 이야기』에 이어 사하라에서 카나리아 제도로 거주지를 옮긴 부부의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카나리아 제도.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해 있지만 스페인령인 이 섬에서의 생활은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저자가 누군가. 싼마오다. 사하라 사막에서도 재미있게 살아간 저자는 머나먼 카나리아 제도에서도 저자만의 위트를 뿜어낸다. 직장 문제로 남편과 주말부부로 홀로 카나리아 제도에 떨어져 지내야 하는 저자는 노인들로 붐비는 이 섬에서 마이웨이로 살아갈 것을 결심한다. 하지만 싼마오는 싼마오다. 오지랖 넒은 저자는 조금씩 마을 사람들의 삶에 개입하면서 마을의 일원이 되어간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 마을길을 청소하는 할아버지가 보기 안타까워 함께 빗자루를 들고 차를 끌고 시내에 가는 길에 지나치는 사람들을 모른 체하지 못하는 저자는 어느 새 이웃들과 함께 어울러 살아간다. 하긴 사하라 사막에서도 살아간 저자가 아니였던가.
저자가 갑작스런 시댁의 방문으로 끙끙 앓고 있는 이야기는 또 어떤가. 아무리 쾌활한 저자라 하더라도 여자에게 시댁은 어려운 존재이다. 특히 자신과의 결혼을 극구 반대했던 시어머니라면? 그것도 불시에 찾아온 어머니와 시누이의 가족들이라면! 시댁 식구들을 대접하기 위한 저자의 고군분투기를 보며 동서고금을 물론하고 시집살이는 쉽지 않구나라는 걸 체감하게 된다. 저자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애를 쓰지만 그저 부모님이 오셔서 마냥 좋기만 한 남편 호세를 보면서 역시 남자는 다 큰 아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된다.
『허수아비 일기』는 끈질긴 꽃장수 이야기, 호탕한 친구였으나 결혼 후 아내의 바가지에 주눅든 남편 호세의 친구 미카이, 대만 친정에 간 아내를 그리워하는 호세의 장난스런 편지 등등 저자 부부의 생활이 펼쳐지며 웃음을 자아 낸다. 저자를 보며 동양인을 차별하는 시선 또한 그려지기도 하고 시댁에서 자신들을 생각해 줄 걸 은근히 바라나 자식이 독립한 이상 개입하지 않는 스페인 시댁의 모습 또한 비교되는 모습 또한 그려지기도 한다. 전쟁의 위험을 피해 사하라에서 카나리아 섬에서도 행복하기를 선택하며 소중하게 보내는 이 부부를 보면 행복은 마음먹기 나름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책의 표지처럼 사하라에서든 카나리아 섬에서든 천국은 어디에나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책 속에 찬란하게 펼쳐진다.
하지만 신이 질투한 걸까. 저자의 소개란을 보면 저자의 남편 호세는 결혼한 지 6년만에 잠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만약 남편이 오래 살았다면 <사하라 이야기>와 <허수아비 일기>에 이어 또 다른 일기를 볼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싼마오와 호세의 두 번째 집들이 <허수아비 일기>를 읽고 나니 더욱 행복하고 싶다는 바램이 더욱 간절해진다.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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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문학의 작가 싼마오의 에세이다. 그녀는 중국에서 태어났지만 대만에서 성장했고 결혼과 함께 사하라 사막에서도 살고 카나리아 제도에도 살았던 유랑인이다. 그녀는 48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 버렸다. 그래서 프로필에 나온 그녀의 사진은 젊었을때의 사진이다.
48년생이면 지금 70대중반의 나이일텐데 그녀의 삶과 사고는 지금을 살아가는 사람보다도 더 개혁적인 것 같았다. 프로필 사진에서도 보면 작가보다는 모델 같았다.
허수아비 일기는 싼마오가 털보남편 호세와 사하라 사막에서 나와 북아프리카 위에 있는 카나리아제도에 사는 동안의 이야기를 엮은 글이다. 싼마오의 시선이 참 좋았다. 남편과 내가 반쪽짜리가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 아니라 완전체끼리 만났다고 했다. 그런 그녀라 그 당시만해도 남편을 내 손아귀에 쥐고 흔들어야 한다는 많은 여인들의 주장에 반대하고 남편에게 한없는 자유를 준다.
"자유롭지 못한 건 죽느냐만 못해요. 뭐 남편이 죽을까 걱정되는 건 아니예요. 문제는 남을 구속하다 보면 구속하는 사람까지 자유를 잃는다는 거죠. 나는 나 자신을 괴롭힐 생각은 전혀 없답니다."
이 말에 크게 공감했다. 난 나의 자유를 누군가가 구속하는게 싫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자유도 좌지우지 하고 싶지 않다. 그런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듯 했다.
카나리아 제도는 스페인 영토이지만 북유럽인들이 휴양을 즐기거나 은퇴하여 자리를 잡는 곳으로 유명하다. 싼마오의 집 주변에도 북유럽에서 온 노인분들이 많이 사셨다. 그들의 언어는 다 달라서 서로 소통하기 힘들었다. 숨이 넘어갈 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살아가며 요절복통할 재미있는 사건들을 글로 옮겨쓴 싼마오. 그녀는 남자 아닌 다른 대상에 상사병이 걸린다. 매년 같은 시기에 엄숙한 개인 절차에 따라 복권을 사고 그 복권이 당첨될것이라 믿으며 보내는 상사병의 시간에 대한 에피소드는 정말 웃겼다.
또 하나 기억나는 이야기는 꽃을 파는 할머니와의 전쟁이었다. 섬의 깊은 시골에서 칩거생활에 가까운 단절된 생활을 하는 그들에게 찾아온 꽃파는 외판원 할머니. 그녀의 뻔뻔스러움과 어거지 논리에 몇 번이나 당한 싼마오와 호세. 그들은 결국 그 할머니가 나타나면 화장실에 숨어버린다. 말만 섞어도 100전 100패로 싸구려 화분을 비싼 돈을 주고 사올 수 밖에 없으니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싼마오의 에세이는 재미있다. 고리타분한 생각에 갇혀있지 않은 오픈 마인드의 아시아인이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이국의 땅에서 외국인 남편과 살아간다. 글에서 전혀 세대차이를 느낄 수 없다. 딱 한 장면 세탁기없이 손빨래하는 장면에서만 시대적 차이를 느꼈을뿐. 특유의 긍정성과 탐험심을 가지고 살아가며 자신이 꽂히면 누가 말려도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사람이었던 싼마오. 그녀를 알게되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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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 일기 카나리아 섬에서의 자유와 소소한 행복
1970년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스마트폰이 없는 시대, 전보를 보내 서로 연락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전보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는 것 말고는 딱히 지금과 그 시절의 크게 구분되지 되지 않는다. 아, 세탁기가 없어서 손빨래를 하는 장면도 나온다. 생활의 불편함을 제외하면 사람사는 이야기가 다 거기서 거기다. 즉, 그녀의 이야기가 지금의 나에게도 큰 귀감이 되는 내용들이 많다. 그 시절의 이야기가 지금 내가 살아가는 모습을 찬찬히 돌아보게 했다.
스페인 남자인 남편 호세와 타이완이 고향인 중국 여인 싼마오가 살아가는 이야기가 싼마오의 시각으로 담겨 있다. 뭔가 평범해 보이지 않는 조합의 이 부부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했고, 이야기들을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사람들 살아가는 모습은 다 비슷비슷하구나'였다. 어디서 태어났는지, 어디서 사는지는 사실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그들은 서아프리카의 사하라 지역에서 살다가 전쟁을 피해 카나리아 섬으로 이주했다. 낭만으로 가득할 것만 같은 카나리아 섬의 생활은 낭만도 있지만 현실이 마주하고 있었다.
산문집이다. 열 두가지 일상의 에피소드를 담았다. 그런데 마치 소설처럼 시트콤처럼 재미있다. 일상을 재미나게 바라보는 싼마오의 글담이 뛰어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듯한 그녀의 일상이 글을 통해 생생하고 살아있는 현실의 소설과 같은 재미난 이야기로 탄생했다. 은근하게 재미나고 그 끝이 궁금해지는 그녀의 필력에 왜 중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여성작가인지를 실감한다.
청소부 할아버지는 웃통을 벗고 반바지에 맨발로 다닌다. 어느 누가 관심도 가져주지 않고 돈을 버는 일도 아니지만 청소부를 자처해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또 다른 노인이 있다. 에릭 할아버지는 퇴직 후 이웃을 위해 이러저런 잡일을 해주느라 정신없이 바쁘다. 그런데 돈은 한 푼도 받지 않는다. 이웃 집의 할머니 애니와 에릭 할아버지는 함께 살기로 했다고 한다. 서로의 과거를 이해하고 사랑의 환희가 넘친다.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 젊은 시절에는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데 카나리아 섬의 노인들은 돈 한 푼 받지 않고 남을 도우며 살아간다. 물론 돈이 의미없는 나이가 되어 그럴 수도 있겠으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에 대해 고민하게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정말 중요한게 무엇인지에 대해 인생의 끝자락에 맞닿은 노인들을 통해 다시금 생각한다.
스페인에서 온 시어머니와 시누이 가족이 한달동안 싼마오 집에 머무른다. 시댁 가족에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그 순간 싼마오는 해방감을 맞는다. 그 환희가 글 밖으로 튀어나오려 한다. 세상 어느 곳이나 시댁과 며느리의 갈등은 동일한가보다. 싼마오는 매우 순종적인 며느리다. 그간 아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남편과 시댁 식구들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건만 알아주는 이 하나 없는 마음 헛헛한 며느리의 모습이 이 짧은 이야기에서 고스란히 느껴진다. 스페인 남자라고 해서 다를 것도 없나보다. 눈치없고 아내를 나무라는 호세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 내 모습이 혹시나 그랬을까 조심스레 되돌아 본다.
대한민국의 며느리 마음을 공감해 주었던 <82년생 김지영>이 한때 핫했던 이유는 각기 다르지만 비슷하게 엄마이자 며느리의 삶을 살아가는 여인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엇기 때문이리라. 싼마오의 '나의 가정생활'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며느리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세지와 같다. 공감만큼 큰 위로도 없다.
'수호천사'는 끝부분을 읽기 전까지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이웃집 아이 토미도 그런 심정이었을 것이다. 토미와 싼마오의 대화는 천사가 세상에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논쟁이다. 싼마오는 천사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토미는 천사가 없다고 말한다. 싼마오는 천사는 잘 울기도 하고, 아이에게 몽땅 좋은 것을 내주고 지켜준다고 말한다. 그 천사를 떠나면 아이는 늙은 천사를 그리워 한다. 하지만 자신도 천사로 변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마지막까지 눈치채지 못했고 비로소 마지막 한 줄을 읽고 나서 '우와' 감탄사를 내뱉고 다시 처음부터 읽었다. 무슨 말을 하는지 눈치 없이 이번 이야기에 지루함을 느꼈던 내 자신이 뭔가 한심해지는 기분이었다. 나의 수호천사가 머릿 속에 떠올랐다. 그리고 어느 덧 날개가 돋아 난 내 모습이 보였다.
싼마오는 중국 현대문학의 대표 여성작가로 1943년 중국에서 태어나 1948년부터 타이완에서 살았다. 학교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학교를 그만두고 세계를 떠돌았다. 1973년 스페인 남자 호세와 결혼해 북아프리카 서사하라에 정착했다. 1979년 남편 호세는 잠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다시 타이완으로 돌아갔고 4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카라니아 섬으로 이주하여 살아가는 이야기가 이 책 <허수아비 일기>에 담겨 있다. 카라니아 섬으로 오기 전 싼마오는 사하라 지역에서 남편을 만나 서사하라에서 호세와 결혼하고 살았다. 이 신혼 이야기는 <사하라 이야기 1,2>에 담겨 있다. 싼마오를 처음 알게 되었고, 그녀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들었다. 더욱 그녀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조만간 <사하라 이야기 1,2> 를 구해 읽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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