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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단한 것이 나를 치고 지나갈 것 같은 충격에 대비하는 마음
"단단한 것이 나를 치고 지나갈 것 같은 충격에 대비하는 마음" 내용보기
이승우 작가님의 글이 얼마나 깊고 묵직한지 알기에 이 분 글은 매번 읽기 전에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단단한 것이 나를 치고 지나갈 것 같은 충격에 대비하는 마음은 결코 평화롭지 않으니.역시나 이번 작품 <한낮의 시선>도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진 않았는데...이야기 속 의도적인 상상이나 분석을 요구하는 겹겹이 쌓인 층위 때문인 것 같다.주인공 한명재
"단단한 것이 나를 치고 지나갈 것 같은 충격에 대비하는 마음" 내용보기
이승우 작가님의 글이 얼마나 깊고 묵직한지 알기에 이 분 글은 매번 읽기 전에 크게 심호흡을 하면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단단한 것이 나를 치고 지나갈 것 같은 충격에 대비하는 마음은 결코 평화롭지 않으니.

역시나 이번 작품 <한낮의 시선>도 읽는 내내 마음이 편하진 않았는데...
이야기 속 의도적인 상상이나 분석을 요구하는 겹겹이 쌓인 층위 때문인 것 같다.
주인공 한명재는 29살 결핵에 걸려 요양차 서울 근교에서 머무르고 있었다.
옆에 사는 정년퇴직한 심리학자 노 교수와 대화하던 중, 한명재는 그동안 자신의 삶 속에 아버지라는 존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가까이 있는 것은 있는 것이고, 멀리 있는 것도 있는 것이지. 더구나 부정할 수 없고, 어떤 경우에도 부정되지 않는 것이 있는데 아버지야말로 그런 존재지. 죽기 전에는 없어질 수 없다는 뜻이야. 어떤 경우에는 죽어서도, 죽은 채로 있는 게 아버지니.’라는 말을 교수에게 듣고 난 후, 필요하지도 않고 잊고 있던 ‘아버지’를 찾아 나서게 된다.

여기까지 읽어보면 자타 공인 기독교 작가 이승우 님이 ‘아버지’를 하늘에 계신 그리스도로 염두에 두고 이 글을 쓴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한데.. 물론 그렇게 읽을 수도 있다. (나중에 반전) 더군다나 이승우 작가 글에서는 꽤 자주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가 모티브로 등장하는데, 인간의 근원적인 관계를 상징하는 이 주제가 자칫 종교적인 교화의 형태를 띠는 글로 나에게 다가올까 봐 늘 조마조마한 마음이 있다. (책을 읽다가 집어던지면 어떡하지?) 

그가 얼굴도 기억하지 못하는 아버지는 아들 한명재의 꿈속에 나타나기도 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아버지와 연관지을 만한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지면서 결국 아버지를 찾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 아들.  한명재는 드라마에서 나올 법한 통속적인 일을 겪어가며 급기야 아버지를 찾고 만나게 되지만, 아버지는 아들을 철저하게 부정한다. 
아들은 아버지를 찾고 싶은 열망에 들떠있을 때 가장 열정적으로 삶의 의지를 불태우고 대범해지다가 막상 아버지에게 존재를 부정당한 후에는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되는데, 은퇴한 노 교수의 말대로, 찾다가 못 찾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추구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었을까. 

사실 난 요즘 어떤 이끌림이 동력이 되어 무엇을 찾아 길을 떠나고 헤매는 모티브는 어찌 보면 식상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왜 그럴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 여정이 끝난 후에 현실은 동화나 영화 속 주인공의 극적인 변화와는 달리, 크게 변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왜 그런 변화를 꿈꾸는지, 무엇을 갈망하는지. 혹은 ‘추구함’의 동기가 진실로 나의 내면에서 비롯된 욕구가 아니라 타인에 의해 조정된 것임을 알지 못한 채 떠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떠난 길 위에 서있는 나라는 존재가 갈망하는 진실의 실체는 없고, 여정이 끝나 돌아온 후에도 내가 진정으로 안식할 수 있는 평안을 찾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추구함이나 변화에 대한 권태로움이 있었고, 한명재가 아버지를 찾는다는 설정도 처음에는 그다지 마음에 다가오지 않았다. 찾아서 뭘? 뭐가 달라지는거지? 진부하잖아.

오히려 한명재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병약한 이미지, 소극적이고 너무 생각이 많아서 답답한 이미지가 조금씩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 흐름이 흥미로웠다.
주인공이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꿈. 여기저기 길 위에서 방황하는 모습들이 꼭 오르한 파묵 작품 ‘눈’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 같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작품 속에 파묵의 작품이 언급된다. 그리고 꿈속에서 헤매는 장면이나 계속해서 어떤 공간에 갇히는 표현 같은 것이 매우 카프카적Kafkaesque이다 싶은데, 역시나 책 속에서는 카프카의 이야기도 상당 부분 등장한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의 처음과 끝은 말테의 수기로 시작하고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 도 언급되는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책 속에 언급되는 작가들이 모두 남성이고, 공통적으로 흐르는 결이 있다. 이승우 작가님이 그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서 이 분이 쓰는 책들에 자주 등장하고, 또 그래서 이 분 작품들이 유럽에서 인기가 많은 걸까?

이 책을 읽는 내내 계속 모호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결론에 다다르면서 점점 선명해진다.

‘오랫동안 담아두고 있던, 무언지도 모르는 잡동사니들을 한꺼번에 비워낸 것처럼 개운’, ‘토해낸 것이 피가 아니라 묵은 찌꺼기’, '터널을 막 벗어난 것 같은, 기분 좋은 꿈'
이 책 말머리에 나에게도 찾아오는 것이다.

이야기가 여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후에 한명재가 본 환상에서는 숲에서 그에게 한없이 다정하고 수용하고 모든 것을 끌어안는 너그럽고 큰 웃음을 짓는 알몸의 남자가 등장한다. 그 앞에서 옷을 벗고 알몸이 되었어도 부끄러움이 없었다. 꿈속의 그 남자는 인간적인 아버지가 아니라 근원적인 아버지, 즉 신이야?
역시.. 이승우 작가님의 기독교관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하다.^^

작가의 이야기가 이래서 한계가 있다고 중얼거리면서도, 신을 암시하는 결말 속에서 안식을 찾으며 함께 들떠 기뻐하는 나를 발견한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여러 번 생각해 보았는데, 교회는 가지 않아도 나는 매일매일 아이들이 잠자리 들기 전 기도를 하고, 비록 형식적이로 짧은 기도지만 꼭 엄마한테 어떤 잘 자라~는 주문처럼 아이들은 그 기도가 있어야 하루를 마무리한다. 가늘고 미약하게 흐르는 신에게 의지하는 마음의 샘이 아예 마르지는 않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할까.

마지막은 명재의 여자친구 P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라며 서른 살 생일 노래를 부르며 천내의 숲으로 가는데, 천내의 숲은 에덴동산, 여자친구 P는 베드로의 영문 이름 Peter를 따서 P라고 부른 것은 아니었을까? 한명재의 서른 번째 생일, 즉 다시 태어남을 축하하는 것도 ‘부활’이라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 ‘막 떠오른 신생의 태양이 연한 빛을 지상에 퍼뜨리기 시작했다.’라는 마지막 문장을 보며 소설 초반에는 '죽기 위해' 천내로 왔던 한명재가 이제는 ‘살기 위해’ 천내로 향하는 반전이 말테의 수기보다 백배! 훨씬 멋지다고 생각했다.

신에 대한 이야기를, 성경을 어쩜 이토록 문학적으로 수려하게, 현실을 절묘하게 담고 빼기를 반복하며 영리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한 번 읽으면 애매모호하고 답답해서 짜증이 나는데,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되새김질하는 소가 느끼는 충만한 감각이 되살아나며 온몸에 퍼진다. 
역시.. 이승우 작가님!


오르한 파묵이나 카프카, 로맹 가리 모두 유명한 작가들이고 그들의 글들은 딱딱하고 건조하면서도 인간 내면의 깊은 곳을 건드리고 찔러대지만… 그래도 내 영혼에까지 와닿을 정도로 시원한 맛은 잘 느껴지지 않는 작가들이기도 하다. (이들의 작품은 대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이 많다^^;;)  고전 반열에 오른 작품들이라고 해도, 그래서 시대를 뛰어넘는 동시대성을 발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이들이 처했던 사회 배경이나 당대 현실이 반영된 불안의 색깔이 지금은 또 많이 다르기 때문에 그런 걸까?

어쩌면 조금 더 동질성이 많은 이승우 작가님이 저 유명한 당대의 남성 작가들과 지금 나의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초반에는 종교색을 덧씌우셨나? 싶었지만 결론에 이르면 아.. 어쩌면 그것은 나의 오해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아버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한명재가 돌아가고자 하는 곳은, 자신의 병을 치유하는 공간인 천내의 ‘숲’이었다. ‘식물들의 사생활’에서도 그랬듯이 이승우 작가의 작품들에서 ‘숲’ 안에서는 많은 것들이 치유되는 공간이다. 아무것도 갈망하지 않고, 무엇에도 쫓기는 일 없이 그저 존재할 수 있는 ‘평안’, 한 그루 나무처럼 햇빛에 휩싸인 채 다만 존재하는 것이 가능한  곳, ‘말하고 싶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할 말이 없는’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 곳. 바로 숲.
아버지를 찾고자 하는 갈망이 생성된 곳도 천내의 숲이었지만, 그런 갈망이 사라진, 번뇌가 증발한 곳도 숲이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서 이 도시로 모여든다. 하지만 내게는 도리어 죽기 위해 모인다는 생각이 든다.’ 말테의 수기의 첫 문장으로 시작된 이 책은, 말테의 수기 끝부분에 있는 돌아온 탕자 이야기로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릴케는 탕자를 조건 없이 사랑해 주며 반겨주는 순수한 사랑이 우리의 불안한 실존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하지만, 말테는 인간들의 따뜻한 사랑보다도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그분’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로 끝을 맺었다.

하지만 주인공 한명재는 책이 제시한 결말을 그대로 수용하는 겁 많은 이가 되지 않을 것이라 다짐한다. (이 책의 찐묘미가 이 결말 부분에 농축되어있다.)
‘그분’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을 비밀스럽게 감추고 있는 말테(그리고 그렇게 쓴 릴케)와는 달리, 위험이나 공허를 경험하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은 그 결말에서 멈추지 않겠다고.  아버지의 존재를 지워버리기로 하고 뾰족하고 반짝이는 칼을 환상 속 아버지 가슴으로 찌른다. 그리고 마치 영화에서 페이드아웃 효과처럼 어둠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글 속에서는 ‘칼로 찔렀다’ ‘피가 튀었다’와 같은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라 아빠를 칼로 찌르는 장면도 환상 속에서, 피가 튈 것 같은 상황도 ‘어둠’으로 전환시키는데, 이것은 다음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곧 한명재가 피를 토하고 쓰러지는 이야기로 넘어간다. 그 상황이 눈에 보이듯 선명할 정도로, ‘어둠(검정)’이 지나고 난 후 '흰 티셔츠에 붉은 피’가 환기되는 이미지가 있다. 그리고 이것은 이내 천내의 숲이 가진 ‘초록색’으로 전환되며 결말을 암시한다. 

한명재가 앓고 있었던 결핵이 더 심해진 건지, 아니면 나아지는 징조인지 알 수가 없지만 적어도 마음의 병이 되었던 자식을 부정하는 아버지라는 존재에 대한 추구는 멈춘것 처럼 보인다.

피를 토하고 쓰러진 후 깨어나서는 ‘오랫동안 담아두고 있던, 무언지도 모르는 잡동사니들을 한꺼번에 비워낸 것처럼 개운’하고, ‘토해낸 것이 피가 아니라 묵은 찌꺼기’ 인 것만 같고, 아버지 가슴을 찌르는 꿈이 터널을 막 벗어난 것 같은, 기분 좋은 꿈을 꾸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니.
아버지가 자신을 받아들이고 거부하고 상관없이, 자신을 유령처럼 따라다니던 존재의 근원을 스스로의 의지로 추구하고 찾아내고 고통을 감내하고 이내 극복한 자의 승리감이란 이런 것일까.
YES마니아 : 로얄 y********5 2024.08.31.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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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깊은 곳을 섬세하게 드러내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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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는 별로 드러내지 않고 싶은 이야기들을 낱낱이 드러내고 기어이 끄집어내 우리눈앞에 드러낸다.숨기고싶은 욕망 내면의 이야기들이 작가의 이야기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친부를 찾기위해 낯선 지역 여관방에 머물게 된 주인공.친부라 여기는 사람은 마침 지역 선거에 출마한 유력인사였고 친부를 찾아온 아들의 존재로 인해 과거가 드러나게 되자 친부는 이 사실을 공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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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작가는 별로 드러내지 않고 싶은 이야기들을 낱낱이 드러내고 기어이 끄집어내 우리눈앞에 드러낸다.
숨기고싶은 욕망 내면의 이야기들이 작가의 이야기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친부를 찾기위해 낯선 지역 여관방에 머물게 된 주인공.
친부라 여기는 사람은 마침 지역 선거에 출마한 유력인사였고 친부를 찾아온 아들의 존재로 인해 과거가 드러나게 되자 친부는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부인하게 되는데..

소설의 줄거리는 자신의 아버지를 찾기위한 한 청년의 이야기다. 감추어둔 아버지를 향한 갈망을 직면하지만 결국 아버지란 자는 이 모든 것을 부정한다.

작가는 늘 쉽지않은 이야기를 한다.간단치 않은 이야기를 독자에게 던지며 따라오라 손짓한다. 따라가기가 벅차기는 하지만 한걸음씩 발을 내딛게 만든다. 그래서 작가의 이야기는 늘 궁금하고 또 기다려진다.
YES마니아 : 로얄 m******a 2021.12.1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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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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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이름있는 소설가들의 작품은 문학소설로 풀어낸 이야기 안에 철학,종교,정치,인간내면심리성찰 등을 내포하고 녹여낸 작품들이다. 이승우작가의 작품들도 그런면에서 쉽지않은소재로 종교적상징과 철학을 심오하게 잘 풀어내는 글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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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이름있는 소설가들의 작품은 문학소설로 풀어낸 이야기 안에 철학,종교,정치,인간내면심리성찰 등을 내포하고 녹여낸 작품들이다. 이승우작가의 작품들도 그런면에서 쉽지않은소재로 종교적상징과 철학을 심오하게 잘 풀어내는 글인듯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b******h 2025.10.25. 신고 공감 0 댓글 0